푸켓 & 피피 일주일 간추린 실속정보
아이를 포함한 가족여행이지만 도저히 3박5일 패키지는 안되겠다 싶어서 6박8일 자유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태국은 이래저래 세 번째지만 푸켓, 피피 섬은 어떻게 이제야 처음 다녀와봤네요.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기분으로 몇 가지 실속정보만 올립니다.
- 뒤늦은 비행기표 구하기
결국 스카이스캐너가 최고더군요. 딱 2주를 남겨놓고 국내 사이트들에서 50만원 밑으로 없던 표가 스카이스캐너에선 40만원 밑으로까지 나오네요. 중국동방항공/상해항공으로 상해 경유라 시간은 좀 많이 걸립니다만...
다시 1주일만 늦추면 5~10만원이 더 싸지지만, 일정 변경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러니 불과 2주 정도만 남겨놓았다 해도 포기하지 마세요. 열심히, 날짜별로, 기간별로 일일이 검색해보시면 분명 싼 표가 있습니다.
- 야밤에 공항에 도착한다면
공항 바로 근처에 중급 숙소들이 꽤 여럿 있습니다. 예약하면서 사전요청을 해두시면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차 가지고 마중나옵니다.
불과 몇백미터일지언정 야밤에 짐 들고 애 안고 초행길을 걸어서 찾긴 쉽지 않죠.
그 밤에 운행하는 차량들도 있지만, 역시 보통 많이들 이동하는 빠통 등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차라리 근처에서 눈을 붙이고 다음날 아침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게 나을 듯합니다.
- 공항 근처 숙소: BS 에어포트 앳 푸켓
그래서 제가 묵었던 공항 근처 숙소입니다. 딱 그냥 모텔 정도입니다. 이상도 이하도 아니므로 만류할 이유가 없네요. 하룻밤 묵고 바로 떠나는 곳이니까요.
- 공항에서 다른 곳으로의 교통편
공항 건물 밖으로 나오면 미니버스와 택시 예약하는 곳이 있습니다. 사전예약 필요 없고, 정찰제입니다. 그냥 거기서 사람 수대로 표 사서 조금 기다렸다 타면 됩니다.
다만 미니버스는 중간에 여행사 사무실에 괜히 한 번 들어가게 합니다. 마치 의무처럼 굴면서 팔아먹으려는 뻔한 수법이죠. 혹시라도 속지 마세요. 현지보다 훨씬 비쌉니다.
- 까따 (야이) 비치
"푸켓 자체의 비치는 그리 기대하지 말라"던 말이 역시나였군요. 까따 비치든 빠통 비치든, 물 색깔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그냥 해운대, 경포대입니다. 남국의 환상적인 에메랄드빛 바다와 한적한 야자수 그늘, 아니에요...
딱 잘라 말해서 제주도 북서쪽과 북동쪽 해변들이 비치 자체로만 보자면 더 나았습니다. 다만 골목들의 자유분방하고도 아기자기한 분위기, 겨울에도 한여름인 그쪽 날씨, 저렴한 물가, 비키니 대풍년^^같은 장점들이 있겠죠.
비치 자체만으로는 피피 섬을 가야 뭔가가 나오더군요.
- 까따 비치의 숙소: 까따 풀사이드 리조트
까따 야이 비치 남쪽 끝 정도에 있는 중급 리조트입니다. 리조트치고 중급, 딱 그 정도입니다. 모든 면에서 가족여행용으론 무난합니다.
다만 버젓한 중급 리조트가 이찌 이렇게 와이파이는 느려터졌는지... 여기 빼곤 다 쓸만한 속도였거든요.
- 까따 비치의 식당: 아웃도어 레스토랑
가본 식당 중 괜찮았던 곳들만 쓸게요. 까따 비치 남쪽에선 여기가 유명한 듯합니다.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과 맛이었습니다. 친절도도 괜찮고, 무료 스프/샐러드바도 있습니다. 별 네 개는 충분히 줄 만했습니다.
- 까따~피피 섬 배편
어지간한 비치 근처에선 여행사를 부지기수로 찾을 수 있고 피피 섬 등에 가는 배편, 투어도 다 준비하고 있습니다.
투어야 인원이 한정적이니 또 모르지만 일반 배편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왕복표를 사면 올 때는 아무 날이나 내 마음에 드는 걸로 타고 와도 되는 오픈 타입입니다. 좌석지정같은 것도 없고요. 마음껏 자유롭게 이용하세요.
어지간하면 호텔~부두 사이 왕복 픽업도 다 해줍니다. 부두는 또 어떻게 갈지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단, 갈 때와 올 때 차 내리는 곳이 다르다면 예약시 미리 말해두셔야 합니다.
- 피피 섬 일일 투어
피피 섬은 그냥 부두 근처의 비치에만 가도 환상적입니다. 드디어 남국의 해변에 도착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일일 투어를 해야만 갈 수 있는 몇몇 무인도가 훨씬 더 좋습니다. 피피 섬에 가시는 분은 반드시(수영할 줄 몰라도 좋으니까) 일일 투어를 하시기 바랍니다.
피피 레 섬의 마야 비치와 뱀부 아일랜드는 환상 그 자체였고, 일일 스노클링 투어 중에 총 세 번 스노클링 타임을 주더군요(각각 30분~1시간 가량). 스노클링을 마다하지 않으신다면 월드클래스의 열대 바닷속을 보시게 되겠죠.
스피드보트 투어의 경우 물안경, 스노클, 오리발, 구명조끼까지 다 비치되어 있습니다. 점심도 주고 이동시간도 빠릅니다. 낚시배를 이용한 투어가 더 싸긴 하지만 저라면 500바트 더 주고 스피트보트 쪽을 이용합니다.
- 피피 섬의 숙소: 총카오 리조트
부두 서쪽에 위치한 평이한 숙소입니다. 피피 섬엔 워낙 싸고 좋은 숙소가 별로 없어서 이 정도면 부족한대로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 방이 좁은 것 외에 크게 문제 삼을 건 또 없더군요.
- 피피 섬의 식당: 톤사이 시푸드
유명한 식당들은 부두 동쪽으로 저만큼 가야 돼서 비교적 가깝고 유명하다는 이곳엘 두 번 갔습니다. 기본 정도나 하는 곳입니다. 바베큐, 꼬치 류가 유명한 듯하고 나머지 음식은 보통 수준이네요. 추천까지 할 만하진 않았어요.
- 빠통의 숙소: 섬머 브리즈 호텔
여기보다 위치 좋기도 어렵습니다. 정실론까지 3분, 유명 맛집인 넘버 6까지도 3분, 해변까지 5분.
친절도도 높고 방도 널찍하고 가격도 괜찮고... 다 좋은데 아쉬웠던 건 시설이 전반적으로 낡은 거였어요.
오래된 유명 숙소가 충분히 문이 삐걱거릴 수 있고 가구가 낡을 수도 있는데, 침대가 푹푹 꺼지는 건 좀 많이 걸릴 수도 있죠. 허리 아프니까요.ㅠㅠ 그것만 아니었어도 별 다섯 개 줬을지도 모릅니다.
- 빠통의 식당들
[넘버 6] 너무나 유명한 맛집이라 기대이하였다는 평도 흔하지만, 엄연히 여기는 실비 맛집입니다. 그것도 방콕이 아닌 휴양지 푸켓의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맛이 없다는 분들의 의견에는 딱 잘라 반대하구요. 기대보다는 별로일지 모르겠으나 가격이 실비집이니까요. 저는 적극추천입니다. 10분쯤 기다려도 좋습니다.
[홀리데이 인 리조트 씨브리즈 해산물 뷔페] 넘버 6에서 실컷 시키는 것의 두 배쯤 되는 가격이죠. 대신 분위기 좋고, 여유있게 천천히 먹어도 되구요. 그래서 그렇게 한국인 천지였는지^^, 하여튼 손님의 절반은 한국인인 듯했습니다. 그러나 음식은 우리 나라의 흔한 3~4만원짜리 뷔페 체인점 수준을 넘지 못했습니다. 계절밥상이 나을지도요. 다만 성인 2인이면 어린이 2인까지 무료라는 게 큰 장점인 듯했습니다. 저도 그래서 갔으니까요.
[정실론 지하 푸드코트] 근처의 또다른 푸드코트인 빠통 프롬나드는 폐업했다더군요. 정실론 구경 겸 간단히 한 끼 해결하기 편합니다. 여느 푸드코트와 별다를 거 없는 수준입니다. 다만 주문 전에 캐쉬 카드에 충전을 하고 이걸로 결제하는 특이한 시스템(추가 및 환불 가능) 정도가 차이랄까요.
- 빠통 비치
위의 까따 야이 비치 항목으로 대신합니다. 그냥 해운대예요.^^
- 사파리 투어
가족여행이라는 특성상 늦게 하는 푸켓 판타시 공연도 이동거리가 먼 팡아만 투어와 시밀란 투어도 다 포기하고 남는 대안은 결국 사파리 투어더군요.
그러나 어느 프로그램을 선택하셔도 크게 기대할 만한 건 없으니 그냥 아이를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하시고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시기 바랍니다.
핵심이랄 코끼리 트래킹도 그냥 코끼리를 타본다는 데 의의가 있지 그밖의 아무 것도 없습니다. 원숭이 쇼, 코끼리 쇼, 물소와 사진 찍기... 그냥 시골 서커스단 수준 그 이하입니다. ATV 탈 곳은 한국에도 널렸고, 내륙 카누 체험은 그야말로 카누를 타본다는 데 의의가 있을 뿐입니다. 잊으세요.
가격도 만만찮고 어린이라도 비싸기 때문에 굳이 애가 코끼리 타보고 싶다고 조르면 가장 간략하고 싼 프로그램으로 선택하시고, 대신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엘 데려가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택시 대절 일일투어를 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더군요.
- 마사지
저는 취미가 없고 아내의 말에 의하면 대충 아무 데나 들어가서 마사지 받아도 한국의 잘한다는 집보다 훨 잘한다더군요. 마사지, 안마 좋아하시면 매일 밤마다 적극 이용하셔도 좋을 듯하네요.
- 쇼핑
정실론에 큰 기대하지 마세요. 우리나라 지방소도시의 백화점 정도입니다. 푸켓이니까 최대의 쇼핑몰인 것이죠. 기념품은 지하층에서 많이 팝니다만, 일대 번화가에 기념품점 여럿 있으니 그곳들을 더 적극적으로 돌아보시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는 득템했습니다. 아이는 2층에서 뚝뚝 미니카를 사곤 좋아했고, 지하 푸드코트 옆에서 파는 과일 사탕(소프트 캔디)도 꽤 맛있고 공항 면세점보다 쌌습니다.
가족여행이라는 한계에 더해 이쪽은 또 처음이라 부족하고 엉성합니다만 저 못지 않게 급히 첫 여정을 준비하는 분도 계실 것 같아 한 삽 거들어봅니다.
참고로 푸켓 가이드북만 나온 것은 딱히 마땅한 게 없더군요. 태국관광청 한국 홈페이지에 가시면 한국어로 된 가이드북과 지도 등이 PDF로 다 준비돼있고, 신청하면 종이책을 보내주시도 합니다(물론 배송료는 내야죠.) 이것을 먼저 보신 뒤 부족하다 싶으면 그때 추가 가이드북을 찾으셔도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