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여행기 3편!(만만치 않은 국경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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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여행기 3편!(만만치 않은 국경통과!)

낙화유수 4 1276
예전 우본에서 방콕을 가기 위해 이용했던 당시의 리무진 버스와 같은 종류인 독일의 벤츠사가 제작한 쾌적하고 안락한 리무진 버스에 앉아 잠시 이동을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단정한 제복의 여승무원이 승객들에게 나누어줄 군것질 거리를 가득 담은 프라스틱 받침대를 가지고 등장을 한다?????

이거야 원...... 우본에서 씨사켓 까지 겨우 한 시간 거리 밖에는 되지 않는데 웬 횡재????

여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는 군것질 거리를 생각 없이 받았는데 물종이, 스낵류가 두 봉지, 음료가 한 병 그리고 생수를 한 병 나누어 준다????

씨사켓 까지의 운임으로 겨우 60밧 만을 지불한 나의 상식으로는 이러한 여승무원의 대책 없는 대 승객서비스에 대해서 불만이 있을 수 없지만 하지만......내가 볼 때 이는 명백한 여승무원의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사안임이 분명하다.

장거리 버스의 경우 장거리 이동을 하는 승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보너스를 줄 수 있다 생각이 들지만 겨우 60밧의 운임으로 1시간 정도의 단거리를 이동하는 승객들까지 이러한 혜택을 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갖춘 소속감이 있는 여승무원이라면 보다 합리적으로 군것질 거리를 승객에게 나누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나의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으로는 단거리 승객이 모두 내리고 난 후 그 이후에 장거리 여행을 하는 승객들만을 위해 군것질 거리를 선별해서 나누어 주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 좀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완전히 회사 말아먹을 뇬이다!

내가 만약 버스회사 사장이라면 이렇게 생각 없는 무뇌충 직원은 무조건 짜르고 보겠다!

무뇌충 여승무원이 방금 나누어 준 많은 군것질 거리를 전달 받았지만 조금 전 점심식사를 한 사유도 있고 겨우 60밧의 요금만을 주고 이동하는 처지라서 도저히 그 군것질 거리를 아작 낼 기분이 들지 않는다.........

한 시간을 이동한 리무진버스가 드디어 첫 번째 목적지인 씨사켓에 도착을 했지만 나는 여승무원이 나누어 준 군것질 거리에 손도 대지 않은 채 모두 버스에 놓아두고 내렸는데 거의 70% 정도나 되는 많은 승객들이 모조리 씨사켓에서 우르르 내린다.

빈손인 나와는 달리 그들의 손에는 조금 전 여승무원이 나누어 준 스낵 두 봉지, 음료 한 병, 생수 까지 알뜰히 챙겨져서 들려져 있다??????

얼마라도 아껴 보겠다고 우본에서 씨사켓을 운행하는 20밧 인가 30밧 짜리 선풍기 로컬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그럼 뭐냐! 띠 바!

씨사켓은 나로서도 처음 방문하는 도시다.

씨사켓 버스정류장에 내려 현지인 청년에게 총쌍암을 가고 싶다고 하자 방금 내린 버스정류장과 마주 보고 있는 길 건너편의 허름한 다른 버스정류장까지 직접 안내를 하는 성의를 보여준다.

원 이렇게 고마울 수 가...... ^^**

나를 위해 직접 길 건너편의 버스정류장 까지 안내해 준 청년은 더욱 고맙게도 정차해 있는 구닥다리 선풍기 로컬버스를 가리키더니 그 버스를 타고 다시 갈아타야 한다고 전해준다.

엥?? 다시 갈아 타??? 어디에서????

그러나 청년은 자기 할 일이 끝났다는 듯 밝은 미소를 보여주며 나에게서 멀어져 간다.

모르겠다! 일단 갈 때 까지 가 보자! 띠 바!

우리나라 마을버스 만 한 크기의 선풍기 돌아가는 중형버스에 올라타니 곧 출발을 한다.

버스에 승차하고 보니 외국인은 한 명도 없다.

현지인 승객들은 깡 촌 중에서도 깡 촌을 찾아가기 위해 덜덜거리는 고물 버스에 올라 탄 이방인이 신기한지 호기심 가득한 눈길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나는 그들의 호기심어린 눈길이 부담스러워서 배낭에서 색상 짙은 선글라스를 꺼내어 그들로 부터 나의 눈망울을 은폐 시켜 버렸다.

잠시 후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차장이 버스요금을 받으러 왔기에 총쌍암을 간다고 말하자 청년은 주저 없이 씹쨋 밧(17밧)을 부른다.

별다른 상황 없이 간단히 17밧을 요금으로 달라고 하는 남자차장을 대하자 조금 전 나를 버스정류장 까지 안내해 준 청년이 알려준 한 번 더 갈아타야 한다는 말로 인해 다소 찝찝했었던 기분이 사라지면서 음.......종점에 내린 다음 국경까지 오토바이나 뚝뚝이를 이용하라는 말이었나 보군......하고 나 역시 간단히 즉심판결을 때려버린다.

그러나 이런 낭만적인 즉심판결이 나의 커다란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종점에 도착한 이후 무려 60킬로미터를 오토바이에 의지한 공포의 질주를 하게 되었는데 총쌍암 가는 길이 그렇게 피곤할 줄을 정말 꿈에도 몰랐다. 띠 바~~~

한 시간을 조금 넘게 빌빌거리면서 이동하던 고물 로컬버스가 드디어 종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종점에 내리고 보니 총쌍암이 아닌 전혀 예상 밖의 지명인 쿠칸!

쿠칸??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지명인데???

느닷없이 멕시코의 한 지명이 떠오른다........

이게 웬 날 벼락이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상황을 파악한 나는 앗 뜨거라 싶어서 즉시로 남자차장에게 나는 총쌍암을 가는 중이라고 하소연을 하게 되었는데 녀석은 별 일 아니라는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나를 주차되어 있는 픽업차량으로 안내 하더니 픽업트럭을 타고 총쌍암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전한다.

엥?? 이게 무슨 말 뼈다귀 굴러가는 스피킹???

녀석을 붙잡고 다시 궁금한 몇 가지를 더 질문 했지만 이 곳 쿠칸에서 총쌍암 까지 운행하는 정규교통편이 없어서 오로지 픽업트럭 아니면 오토바이로 이동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갑자기 피곤이 엄습을 해 오려고 한다.

오늘 오전에 방문했던 우본 피씨방의 아줌씨 말이 사실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피씨방의 아줌마가 나에게 씨사켓이 아닌 다른 곳으로 해서 총쌍암을 가야 한다고 그렇게 이빨에 땀나도록 설명을 해 주었건만 순박한 아줌씨의 설명을 무시하고 론리 플레닛을 신뢰한 결과가 이렇게 피곤한 상황을 유발시키다니..............

이곳 쿠칸에서 총쌍암까지의 이동거리는 무려 60킬로!

후회가 물밀듯이 몰려오지만 이미 버스 떠난 뒤에 손 흔들기다.

어쩔 것이냐........이미 이동은 시작됐는데........

상황은 좋지 않게 변했지만 변모된 상황에서의 차선책을 찾아야만 했다.

픽업트럭 기사와의 흥정이 즉각적으로 벌어진다.

좋다! 그래 총쌍암까지 얼마를 우려먹겠냐! 하고 타진을 하니 띠바넘이 이게 웬 횡재! 하는 표정을 얼굴가득 보여주면서 800밧을 거침없이 부른다!

윽! 띠바넘이 겨우 60킬로 이동하는데 800밧이나 부르고 있다!

돈무앙 공항에서 파타야 까지 택시를 대절해도 1000밧이면 떡을 치는데.......

비싸다고 정색을 하자 그럼 얼마를 원하느냐고 해서 500밧이면 가겠다고 했더니 못 가겠단다.........

당시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 육박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있는 바트는 비자피 1000밧을 포함한 1600밧 만이 있을 뿐이므로 녀석에게 이동수단비로 800밧을 뜯긴다면 비자피가 모자란다.

잠시 갈등에 빠진다. 쿠칸은 규모가 작아서 달러를 환전할 수 있는 은행이 있는지도 불확실하고 설사 있다하더라도 지금 시각이 4시 가까이 되었으므로 벌써 은행 문을 닫았을 시간이다.

국경이 몇 시에 문을 닫는지는 이용객이 드문 실정이므로 더더욱 알 길이 없고........

픽업트럭 비용은 그렇다 치고 만약 국경까지 어찌어찌해서 이동을 했다 하더라도 재수 없게 국경이 폐쇄되는 시간에 도착을 한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더욱 우려 된다.

정말 왕재수를 만나 국경이 폐쇄되는 시간에 도착을 하고 만약 국경지대에 숙박시설이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라도 된다면????

그 때는 정말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사전 정보 없이 무대책으로 국경을 향해 출발한다는 것은 무모한 행보가 될 것도 같아 조용한 쿠칸시에서 하루를 유숙하며 정보를 조금 더 규합한 다음 내일 출발하는 것이 만수무강에 지장이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른다.

픽업트럭 기사 옆에서 오토바이로 이동하면 400밧에 갈 수 있다며 허연 이빨을 연신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넘팽이를 왕 무시하고 쿠칸시에 호텔이 있냐고 물어보니 없다네????

우라질!

잠시 후 쿠칸시 강변에 딱 한 곳의 숙박업소가 있는데 하루 150밧 짜리 팬룸이라고 전해온다.

오잉! 있어! 그럼 가야지!

녀석의 뒤에 매달려 잠시 쿠칸시 변두리 쪽으로 달리다 보니 털털거리는 비포장 길로 접어든다.

잠시 후 도착한 150밧 짜리 숙소는 그러나......마치 금방 쓰러질 것만 같은 허름하기만 한 단층 겟하우스였는데 나는 한국에서도 이렇게 허름한 구조를 지닌 가옥을 여지껏 접해본 기억이 없다!

마치 난민수용소를 연상케 하는 다 썩어빠진 겟하우스가 정내미 떨어져서 싫다는 한마디를 단호히 전하자 녀석은 나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시금 쿠칸시내를 향해 이동을 막 시작하려고 했는데..............

띠 바! 느닷없이 송아지 만 한 시커먼 개가 컹컹거리면서 이빨을 드러낸 채 우리를 향해 뛰어오고 있다!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태국의 견공들과 친숙할 수 밖에 없는 녀석도 오토바이 주변을 서성이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채 계속 신경질 적으로 으르릉 대고 있는 견공으로 인해 긴장되는지 운행을 멈추고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피곤한 상황이 발생되고야 말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횡재수냐! 띠 바!

느닷없이 뛰어든 송아지만한 시커먼 견공으로 인해 오토바이 뒤에 달랑 매달려 달달 떨고 있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채 녀석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던 중 마침 숙소의 쥔장으로 보이는 꾀죄죄한 아줌씨를 발견한 오토바이 기사 녀석이 뭐라 뭐라 떠들어 댔는데 이내 꾀죄죄한 복장과 몰골의 아줌씨가 큼지막한 돌맹이를 집어 들고는 우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증상이 극에 달해 있던 견공을 향해 냅다 집어던지자 녀석이 순간적으로 물러났고 그 순간을 이용해서 우리는 걸음아 나 살려라 줄행랑을 놓는다..........휴~~십년감수했네.........

시내로 진입하는 녀석과 함께 처음의 장소로 되돌아간 후 다른 숙소를 물어보니 조금 전의 숙소 외에는 다른 숙소가 전혀 없다면서 오늘 자신과 함께 총쌍암으로 이동하던지 아니면 다시 씨사켓으로 돌아가서 숙소를 잡고 내일 총쌍암으로 이동하라고 전해온다.

대략 난감.........

할 수 없이 피씨방으로 이동해서 인터넷으로 나름대로 검색을 했지만 쿠칸이나 총쌍암, 국경지대와 관련한 정보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오로지 목적지인 안롱웽에 대한 정보만이 있을 뿐..........

이대로 씨사켓으로 돌아가야 하느냐, 아니면 그냥 무대뽀 정신을 십분 발휘해서 국경을 향해 돌진해야 하느냐, 나는 졸지에 기로에 처해버렸다........

다시 터덜 터덜 걸음을 처음의 장소로 옮기니 오토바이 기사 녀석이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한 채 허연 이빨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오로지 달러만 있을 뿐 태국 돈이라고는 1600밧 만이 있는 상황인데........오토바이 이동비용으로  400밧을 주고 나면 1200밧이 전부다.

다행히 오늘 국경을 넘게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만 만약 오늘 중으로 국경을 넘지 못하고 국경지대에서 유숙이라도 하게 되는 결코 원치 않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그 때는 정말 200밧으로 하루를 해결해야 하는데.........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서 진지한 고민에 빠져든다.

시간은 오후 4시 30분.

녀석에게 국경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어보니 한 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고 한다.

윽! 한 시간에 60킬로를 이동하려면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땡겨야 한다는 말이냐????

잠시 녀석과 그늘진 평상에 앉아 고민에 빠져있었는데 이윽고 나는 될대로 되라 하는 무대뽀 정신을 십분 발휘해서 녀석과 함께 국경을 향해 이동하기로 결단을 내려버렸다!

결단을 내리니 앞으로 어떠한 골 때리는 상황이 내 앞에 닥칠지는 모르겠지만 차라리 마음은 편안하다~~~

녀석은 400밧을 벌었다는 희열 때문인지 즉시 내 배낭을 오토바이 앞쪽으로 이동시켜 놓고는 출동태세가 완료되었음을 알린다.

배낭을 녀석의 앞쪽으로 이동시킨 덕분에 몸이 홀가분해진 나는 녀석의 뒤에 매달린 채 선글라스 하나 달랑 쓰고는 드디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머리카락 휘날리면서 내달리기 시작한다.

쿠칸 시내를 빠져나와 제법 곧게 뻗은 지방도로에 진입하자 코랏이라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코랏 까지 연결되는 국도인 것 같은데 녀석은 곧게 뻗은 국도에 진입하자 드디어 때가 왔다는 듯 갑자기 액셀레이터에 힘을 준다.

100 씨씨 배기량의 소형 오토바이 임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겁나게 땡기고 있다.

머리를 빼꼼히 쳐들고 계기판을 쳐다보니 윽! 시속 90킬로!

내가 미쳐!

태국에서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땡겨대는 오토바이는 난생 처음이다.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달리다가 아차 삐끗해서 나자빠지기라도 하면 내 면상은 그대로 아작 날 판이다.

띠바넘아 좀 살살 땡겨라 심장박동 수 높아진다! 우라질!

20여분 정도를 코랏행 국도에서 살 떨리는 죽기 살기 식 고속주행을 하던 녀석이 속도를 줄이더니 왼쪽으로 나 있는 한적한 도로로 방향을 튼다 싶었는데 새로이 진입한 제법 넓은 도로변에 갑자기 차량이며 이동수단의 모습이 전멸상태를 보인다?????

드디어 본격적인 총쌍암 국경지대로의 이동이 시작되는가 보군........

새로이 진입한 도로를 이용해서 총쌍암까지 이동하는 과정 중 자전거나 경운기 비슷한 이동수단 외 마주 오는 차량은 단 한 대도 목격하지를 못했으니 총쌍암이 깡촌이 맞기는 맞는가 보다.........

하긴, 오죽이나 깡촌이면 쿠칸에서 총쌍암까지 정규교통편도 없겠느냐마는.........

새로 진입한 도로를 10여 분 주행하다 보니 녀석이 새로 등장한 이정표를 가리키면서 총쌍암 까지 약 30킬로를 이동하면 된다고 전해온다.

그나저나, 뒤에 앉아있으면서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맞바람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상태인데 녀석은 헬멧은 커녕 강한 맞바람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는 선글라스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그저 죽기 살기로 냅다 달리고만  있다.

처음에는 의식을 하지 않았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일신상의 안위가 불안해져서 나는 착용하고 있던 선글라스를 서슴없이 벗어서는 한창 주행에 열중인 녀석의 눈에 기꺼이 착용을 시켜준다.

녀석은 이방인으로 부터 전해진 의외의 호의에 컵쿤 캅! 하는 한 마디를 남기고는 역시나 죽기 살기로 땡기는 데에만 전념중이다.

얼마를 이동해도 마주 오는 차량은 도통 접할 수가 없다.
도대체 총쌍암이라는 곳이 얼마나 깡촌이란 말이냐........

약 50분 정도를 주행 했다.

갑자기 눈앞에 제법 웅장한 산맥이 등장을 한다.

녀석이 저 산맥을 넘어가면 바로 총쌍암이라고 전해온다.

총쌍암이 이렇게 고지대에 있었나??

눈앞에 등장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산맥을 향해 오토바이가 지금까지의 고속주행과는 달리 힘겹다는 듯 낑낑거리면서 올라가기 시작을 했는데 기상변화가 제법 요란하다.

갑자기 서늘한 한기가 몰려오는가 하면 갑자기 따뜻해지고 하는 등의 기상변화를 수시로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산맥을 향해 올라가다 보니 주변경관도 제법이다.

뒤에 매달려 고속으로 50분간을 주행하다 보니 몸이 서서히 뻣뻣해지고 욱신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상쾌하기 까지 한 산맥을 향해 올라가면서 역시나 상큼하기 까지 한 주변경관을 감상하게 되어서인지 피로감이 일순 사라지면서 정신이 맑아진다.

총쌍암 쪽에 무슨 프로젝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산맥정상을 향해 줄기차게 이어지는 도로의 상태는 최근에 확장포장공사를 했는지 마치 고속도로 같이 넓고 쾌적하기만 하다.

오고가는 차량의 모습을 목격할 수 없다는 점 외에는........

이렇게 차량이동이 없는 오지에 무슨 이유로 이런 넓고 잘 포장된 도로를 만들었을까????

잠시 후 오토바이가 산맥정상에 도달했다 싶었는데 올라올 때 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

녀석은 포장상태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죽기 살기 식 고속주행과는 전혀 딴 판으로 저단기어를 사용해서 조심스럽게 내리막길을 내려가고 있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서 주변경관을 살펴보니 산을 관통해서 도로를 공사한 듯 도로변 양 옆은 각종 수목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누군가가 사람을 납치해서 눈을 가리고 그 빽빽한 산림 안으로 10미터 안쪽으로라도 집어넣은 후 눈가리개를 풀어준다면 빽빽하게 들어 찬 산림으로 인해 이내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헤맬 것만 같다.

빽빽한 산림과는 달리 수목의 높이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이 조금 의외라면 의외랄까????

올라오던 도로와는 달리 내리막길의 도로는 의외로 짧다.

다시금 평평한 도로가 등장을 하자 총쌈암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허름한 목조가옥들만이 드문 드문 보일 뿐 너무도 인적이 없이 한적하기만 해서 나름대로 뽀이뻿과 같은 활발한 국경지대의 분위기를 기대했던 선입견은 순간적으로 소멸되어 버린다.

포장도로가 끝이 났고 비포장도로에 진입을 한 후 몇 분간을 달렸는데 태국군인들이 M16소총으로 경계를 서고 있는 검문소 비스무리한 장소에 당도하자 드디어 우리의 용감무쌍한 드라이버가 오토바이의 시동을 끈다.

외국인의 등장, 특히나 동양인의 등장이 무척이나 의외라는 듯 초소에 있던 일단의 군인들이 무슨 동물원 원숭이라도 접한 듯 우르르 몰려나와서는 순식간에 나를 에워싼다.

군기라고는 전혀 들어 보이지 않는 완전 당나라 군대다!

명색이 국경초소라는 곳이 뭐가 이따위냐!

나무로 대충 만들어진 판자때기 초소에 비쩍 마른 작대기 하나만 달랑 걸쳐 놓고서는 그 작대기를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들었다, 놨다, 하면서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그 와중에도 전혀 국경초소 같지도 않은 그 알량한 초소를 지키고 있던 당나라 군대의 책임자인 듯 보여 지는 군인이 드라이버에게 무슨 말인가를 하는 듯 했는데 질문을 하던 군인이 갑자기 나를 쳐다보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파안대소를 한다.

아마 드라이버 녀석에게 나에 대해 질문을 한 것 같은데 이 정신 나간 동양인이 오토바이에 타고서는 쿠칸에서 이곳까지 60킬로를 이동해 왔다고 전한 것 같다.

하긴 내가 생각해도 지금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띠~~바~~안롱웽에 금덩어리를 짱박아 놓은 것도 아닌데 지금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씨추에이션이냐!

이번에는 나에게 질문공세가 퍼부어진다.

어디에서 왔냐고?

마짝 까올리 캅!(한국에서 왔어용! ^^*)

느닷없이 외국인의 입에서 태국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자 주위에 몰려있던 군인들이 무척이나 놀랍다는 듯 눈이 커지면서 몹시도 즐거워한다.

어디를 가느냐는 등 이어서 몇몇 질문을 더 받았지만 빠이 캄푸챠 캅!(캄보디아 간다 띠바야!)하는 대답을 신호로 책임자로 보여 지는 군인이 손가락으로 초소를 지나 안쪽으로 이동하라면서 친절히 안내해 준다.

기사 녀석에게 약정한 400밧을 지불하고 일단의 군인들과도 작별한 채 나는 태국 출국사무소를 향해 작대기를 걸쳐 놓고 국경의 통행객을 통제하는 그 알량한 국경초소를 뒤로 하고 거침없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태국출국사무소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5시 50분.........

동양인 여행자를 접한 태국출국사무소에서 또 한 번 난리법석이 난다.

어디를 가냐는 등, 왜 이곳을 왔냐는 등, 기타 별 별 소소 잡다한 질문을 다 한다.

입국하는 것도 아니고 출국하는 사람인데 빨랑 빨랑 출국스템프나 한 방 쾅 찍어주면 간단할 것을 뭘 이리 부산을 떠냐, 에잉!

이곳을 통과하는 외국인이 극히 드물기 때문인지 녀석은 여권에 찍혀있는 그 알량한 입국스템프 하나를 찾지 못해 몇 분인가를 꿈지럭 거리는 바람에 성질 급한 내가 여권을 빼앗다 시피 해서 간단하게 찾아주자 계면쩍은 표정을 한 채 출국스템프를 쾅 하고 찍어준다.

부산스럽기는 했지만 태국출국은 끝났고..........

잠시 숨을 고른 후 나는 캄보디아 입국을 위해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캄보디아 입국사무소를 향해 걸음을 옮겨본다.

만약....... 비자를 사전에 발급 받아오지 않았다는 땡깡을 부리면서 오늘 캄보디아 입국을 시켜주지 않으면 나는 정말이지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면 오늘 잠은 어서 자냐???

까짓 거 태국국경초소의 군인들과 이빨이나 까면서 간만에 병영생활이나 한 번 체험하지 뭐!

캄보디아국경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캄보디아 입국사무소에 도착하니 조금 전의 태국 국경경찰은 캄보디아 국경경찰에 비한다면 양반 중에 상 양반이다.

태국국경경찰은 깔끔하고 단정하게 제복을 잘 착용하고 있어서 제법 위엄 있는 상태를 보여 주었었는데 캄보디아 입국사무소의 경찰은 런닝셔츠 바람으로 근무를 하고 있네????

표정도 무표정이다!

음.......띠바넘 에게 잘 못 약세를 보였다가는 삥을 뜯길 수도 있겠구만.........

비자 어쩌구 저쩌구 하는 걸로 봐서 비자가 있느냐고 하는 것으로 대충 추정을 하고는 비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자 반대편 쪽에 있는 원두막 비스무리하게 생긴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비자 어쩌구 한다.

엥??비자발급사무소가 원두막이냐???

어찌되었건 이 곳 초암에서도 도착비자가 발급되는 것만은 확실한 것으로 판명되어지자 과연 도착비자가 발급되는 것인지, 아닌지, 다소 찜찜한 마음으로 초암으로의 캄보디아 입국을 시도했던 긴장감이 일순 무장해제를 당하면서 다소 싱겁기까지 한 기분이 든다~~^^**

원두막을 향해 걸음을 옮기니 인상이 좋고 왜소하게 생긴 캄보디아 청년이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어디론 가를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긴다 싶었는데 느닷없이 007가방을 가지고 등장을 한다.

이건 또 뭐냐???

캄보디아 비자를 발급 받는다는 원두막에 잠시 앉아서 직원을 기다리던 그 짧은 시간에 모기한테 등짝을 두 방이나 물렸다.

에고~~가려워라~~

등짝을 물린 바람에 손이 닿지 않아서 긁지도 못하겠고........
신경질 난다~~띠 바~~~

캄보디아비자발급 직원이 가지고 온 007가방을 열자 그 안에서 캄보디아비자가 나온다.
생전 처음으로 시도하는 캄보디아 직원과의 1:1 맞짱 비자발급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

익숙한 비자신청서류를 거침없이 작성하던 중 입국장소를 적는 난에서 잠시 멈칫하게 되었는데 순간적으로 이제 막 입국하려는 캄보디아 지명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만????지금 내가 입국하려고 하는 캄보디아 지명이 뭐였지??????

거침없이 비자신청서류에 빠짐없이 기재를 하던 외국인이 입국지명 장소 란에서 펜을 멈추자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캄보디아직원이 친절하게 초암.........어쩌구 한 것 같았는데 생전 처음으로 들어보는 캄보디아 지명이다 보니 정확하게 전달이 되지 않아서 잠시 꿈지럭 거리고 있으니 직접 종이에다가 CHOAM 이라고 똑똑하고도 선명하게 적어준다.

오~~내가 입국하는 곳이 초암이었지~~^^*

비자신청서류 작성이 끝나자 비자를 여권에 부착시켜주기 위해 내 여권의 빈칸을 뒤적이던 캄보디아 직원이 캄보디아비자가 무려 12장이나 붙어있는 전혀 의외의 상황을 접하고는 새삼스런 눈길을 보낸다.

크념 쩔쭛 캄푸챠 찌란 찌란~~(나 캄보디아 정말 좋아해용~~^^**)

입국신고소의 날라리 경찰과는 달리 비자를 발급해 주는 직원은 인상이 무척이나 선하게 생겼고 친절하기 까지 해서 호감이 갔는데 한창 비자업무를 하고 있는 그 캄보디아 직원의 옆에는 귀엽게 생긴 캄보디아 소녀가 호기심어린 눈망울로 우리에게 뜨거운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캄보디아 비자발급 직원의 딸로 추정되는 그 소녀가 너무 앙증맞고 사랑스러워서 나는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한국전통문양이 새겨진 황금빛 색상의 책갈피 꽂이를 그 소녀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선물하니 소녀의 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지는가 싶더니 잠시 후 또래의 소녀를 데리고 온다.

하지만 10개를 준비한 책갈피 꽂이도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상태라서 웃으면서 없다고 하자 기대감을 가지고 따라 왔을 소녀의 얼굴이 즉시 울상으로 변해버린다.

순간 마음이 약해진 낙화유수, 기대감을 가지고 소녀를 따라왔을 또래의 소녀에게도 황금빛 색상의 책갈피 꽂이를 줄까.....어쩔까......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책갈피 꽂이가 몇개 남지 않아서 책갈피 꽂이 대신 한국 10000원권 문양이 앙증맞게 달려있는 열쇠고리를 대신 선물로 주니 조금전 까지도 울상이던 소녀의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이방인으로 부터 선물을 받고 만족감에 미소짓는 두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심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캄보디아 초암으로의 입국을 시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별 말썽 없이 비자발급이 무사히 완료되었다.

내가 발급받은 캄보디아비자의 입국지명란에는 CHOAM이라는 지명이 붉은 글씨로 선명하고도 강렬하게 드러나고 있다.

론리 플레닛에도 그 정보가 불확실한 캄보디아 초암을 통한 국경통과와 안롱웽, 쌈라옹, 씨소폰으로 연결되는 최신 이동루트 및 이동수단에 대한 윤곽이 서서히 열리려 하고 있는 중이다.

뿌듯하기만 하다!

이제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입국 스템프만 받으면 된다!

그나저나 조금 전 그 복장상태가 개판인 날라리 캄보디아 국경경찰 녀석이 삥이나 뜯지 않으려는지 모르겠다.

국경을 통과하는 여행자는 오로지 나 혼자 뿐 아무도 없다!

띠바넘~ 만약 삥만 뜯어봐라~~

입국사무소가 조금은 시끄러워질 거다~~~




4 Comments
오징어다리 2006.03.23 02:08  
  님의 글 보면 .........
꼭 우연이라도 만나고 싶다는 희미한 희망사항이 꼬물꼬물,,,이윤 없는데 ^^
작은거인 2006.03.23 03:52  
  쥑여줍니다.도전정신이 부럽습니다.
곰돌이 2006.03.23 15:12  
  ㅎㅎㅎ 가시는 광경이 눈에 선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삥은 안 뜯기셨겠지요? ^^*
선미네 2006.03.26 18:32  
  아 역시 재미 있어요. 모험적인 여행기는 읽다 보면 손에 땀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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