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에 쓰는 여행기 - 쇼너와 레커의 태국 배낭여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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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에 쓰는 여행기 - 쇼너와 레커의 태국 배낭여행(3)

쇼너 0 1147
프로젝트팀 멤버간의 난상토론 끝에(서로 좋은 일정에 가려고 피튀겼다) 나의 휴가는 1999년3월1일(월)부터 1999년 3월 14일(일)까지로 결정되었고 나는 그 일정에 맞춰서 정보를 수집하고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일단 가이드 북 선정. 인터넷과 하이텔 배낭여행동호회 ‘세계로 가는 기차’에서 뒤진끝에 ‘굿모닝 태국’으로 선정하였다.(그때는 Hello태국이 없었다. 이 책도 요술왕자가 참여한 책. 이때부터 요술왕자와의 인연의 시작인듯…^^)
휴가 일정이 결정된 이후 쏟아지는 눈총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서 조금이라도 남는 시간은 모두 하이텔과 인터넷을 뒤지는데 소비되었고(집에서 모뎀으로 정보를 뒤지기에는 너무나도 답답하였기에… 그 환상의 모뎀속도… 축복받을지어다! 초고속 인터넷) .
3주간의 준비기간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누군가 그랬다. 여행은 한 번 가는 것은 3번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고.
여행을 떠나기전 준비하고 계획하면서 머리 속으로 떠나는 여행(외국의 혹자는 안락의자를 타고 떠난다고 하기도 하더군요), 실제로 나의 몸이 떠나는 여행, 다녀와서 추억으로 다시 가는 여행.

본격적인 여행준비에 들어가면서 배낭여행의 3대 요소-항공권, 여권, 돈-를 챙기기 시작했다.
우선 여권. 나는 원래 여권이 있었고, 이 여행의 여행동반자인 레커는 여권이 없었다. 가이드북을 열심히 읽던 레커는 직접 여권을 만들겠단다.
여기서 잠깐 소개. 레커는 어떤 인물인가?
레커는 나의 그 당시(1999년) 여자친구이며, 지금의 애인이며, 미래의 와이프다. 성격은 극한 다혈질이며, 애교가 많다. 한마디로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다. 배낭여행은커녕 바다를 건너간 경험은 수학여행으로 제주도 간 것이 고작이며, 밥과 김치를무지하게 사랑한다.
어쨌거나, 레커는 자신이 손수 여권을 만들고(말은 경험이 되니까라고 했지만, 눈치로 보아하니 백조라 시간도 남고 돈도 싸게 먹힌다는 사실이 주요원인인 것 같았다) 자랑스럽게 내게 떡하니 내민다. 얼굴에 써있다. ‘나 잘했지?’

다음은 항공권. 배낭여행을 결정한 후, 예전에 캐나다 출장을 갔을 때, 항공권이 없어서 똥줄이 타는 듯한 긴장을 맛본 경험이 있어서 일정이 잡히자마자 종로 소재 T항공을 찾았다.
방학이 끝나서일까? 어렵지 않게 3월1일 출발 3월13일 도착의 타이항공 직항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10시 50분 출발해서 오후에 방콕에 도착하는 비행기였다.(흑흑… 이럴줄 알았으면 몇 시 도착인지 좀 써놓을 걸…)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타이항공이 있었는데 도착시간이 낮인 점(이거 중요하다)과 가격측면(1인 왕복 38만원으로 기억)에서 타이항공을 선택했다.
이제 남은 것은 돈… 일단 비상용으로 신용카드를 하나 가져간다는 생각을 하고, 내가 프로젝트를 하던 은행의 친한 사람하나를 꼬셔서 우대환율적용받아 타이 바트로 직접 환전했다.. 환율 30.XX(사실 기억이 잘 안난다…)

시간은 잘도 갔다.
매일 레커와 만나 워드문서로 표를 그려서 거기에 우리의 일정을 적어놓고 수집한 중요한 정보들을 코멘트로 달고, 꾸려갈 짐들의 목록을 적어 하나씩 지워가며 배낭을 꾸리고…

최종적으로 결정된 일정은 방콕 --> 끄라비 --> 피피 --> 푸켓 --> 방콕. 지금 생각하면 좀 느슨하게 짠 일정이었지만, 배낭여행과 휴가의 두가지 성격을 겸한 여행이라는 점과 초보자의 두려움이 좀 느슨하게 짠 일정을 만들어 내었다.

밤길의 그림자처럼 그렇게 출발 전날은 다가왔다.
준비된 것들은 여권, 항공권, 바트화, 이스트백 1개씩, 기타 태국여행하는데 필요한 것들(가이드북에 다 나온다… 알아서 생각들 하시라).
배낭을 머리맡에 두고는 설레는 맘으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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