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에 쓰는 여행기 - 쇼너와 레커의 태국 배낭여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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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에 쓰는 여행기 - 쇼너와 레커의 태국 배낭여행(2)

쇼너 0 1031
떠나기 전에

내가 배낭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사실 뭐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 다닐시절때는 가고 싶었으나 내 수많은 단점중의 하나인 ‘엄두못내기’와 ‘우유부단’ 때문에 못갔고(지금 생각하면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서 내 뒤통수를 해머로 후려치고 싶을정도로 후회스럽다) 직장에 다니기 시작한 이후는 뭐 말안해도 뻔하다. 배낭여행을 할만한 시간이 없으니까. 휴가 암만 길게 늘여봐야 일주일 안쪽인 건 직장인들은 다 안다.
그러나, 천재일우의 기회가 느닷없이 찾아왔으니…

그 기회가 왜 오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려면 귀찮겠지만 나의 직업에 대해서 간단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나는 외국계 SI업체에 근무하면서 은행의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길게는 2년에서 짧게는 반년까지 은행에 파견을 나가서 근무하는 형태로 직장에 다니게 된다.(실제 난 내 진짜 직장에 앉아 있었던 날보다 남의 회사에 나가서 일한 날이 더 많다)

그렇게 나간 1년반짜리 프로젝트가 거의 끝나갈 무렵, 프로젝트 매니저(현장소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프로젝트 내에서는 무소불위의 왕이다)가 한마디 툭 던진다.

‘우리 그 동안 너무 고생한 거 아니냐? 휴가도 제대로 못가고 주말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프로젝트 끝나면 우리 매니저한테 말해서 한 보름씩 쉬자’

오홋! 이게 왠 신의 가호란 말이냐… 흥분이 지나가고 잠시 난 생각에 잠겼다.
이 황금같은(표현이 너무 상투적이지만 그 표현의 적합성은 아는 사람만이 안다)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꼬박 하루의 고민끝에 나는 배낭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15일이라는 제한된 시간과 내가 초보임을 감안해서 목적지는 태국. 배낭여행은 태국에서 시작해서 태국으로 끝난다는 누군가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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