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린 & 씨밀란 여행기 5-인어가 되고 싶었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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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린 & 씨밀란 여행기 5-인어가 되고 싶었던 남자

필리핀 5 2304
결론부터 말하자면, 쑤린은 스노클링의 천국이었다.
쑤린에 머물렀던 2박 3일 동안
너는 4번의 스노클링 투어를 나가서
총 10군데의 스노클링 포인트를 경험했다.
도착한 날 오후에 갔던 스노클링 포인트는
네게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주었지만,
나머지 8군데의 스노클링 포인트는
너와 너의 일행들에게 끝없는 탄성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너는 물속에서 나오기가 싫어서
두 팔과 두 다리가 그대로 지느러미로 변해
푸른 바다 속을 영원히 배회하는
한 마리 인어가 되는 환상에 사로잡히기도 했을까. 
첫날의 스노클링 포인트에 대한 실망감도
따지고 보면 쑤린에 대한 너의 기대감과,
그동안 네가 경험했던 다른 섬들과 상대적 비교했을 때
눈높이가 너무 높았던 탓이지 않았을까...

[image]IMG_0106.jpg[/image]
*리셉션에 공지되는 그날의 스노클링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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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현재 4회의 스노클링 투어, 총 10군데의 스노클링 포인트를 경험할 수 있다



아무튼 너는 쑤린에서
네가 태국에서 경험했던 스노클링 중
최고의 스노클링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쑤린의 바다에 머무르는 2박 3일 동안
너는 그렇게 한 마리가 인어가 되는 환상에 빠져 지냈다.
아니, 너뿐만이 아니라
어쩌면 그곳의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저마다의 환상을 좇아 쑤린을 찾은 것이 아닐까...

[image]IMG_0099.jpg[/image]
*그들은 어떤 환상을 품고 쑤린을 찾았을까?



너는 틈만 나면 입버릇처럼
태국의 웬만한 섬과 해변은 다 가봤다고 떠벌였다.
더불어 태국의 웬만한 스노클링 포인트도
빠짐없이 경험해보았다고 자랑했다.
그리고 네 나름대로 평점도 매겨놓았다고 했다.
네가 쑤린에 준 점수는 100점 만점에 95점이었다.
한 때 배낭여행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꼬 따오(꼬 낭유안)는
수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대부분의 산호가 파괴되어서
너는 75점밖에 줄 수 없었지.
하지만 아직도 꼬 따오는
스노클링 초보자들에게는 놀라운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곳이지.
꼬 사무이에서는 앙텅 국립해양공원 투어 프로그램에
스노클링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아무 것도 볼 게 없었으므로 50점을 주었지.
말레샤 국경과 인접한 꼬 리페와 그 인근의 섬들은
태국 최고의 산호밭을 간직하고 있었지.
너는 그곳에서 산호의 색깔이 그렇게 다양하고
화려할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생생하게 목격했지.
하지만 옥의 티는 있는 법,
물고기들이 많지 않고 물살이 거칠어서 95점을 주었지.
꼬 묵과 그 인근의 섬들은
물고기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만 따지면
태국에서 1~2등을 다툴 곳이었지.
하지만 산호가 거의 없고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80점밖에 줄 수 없었지.
끄라비에서 4아일랜드 투어를 가면
역시 스노클링을 할 수 있지.
초보자에게는 대단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지만
스노클링을 몇 번 해본 사람은 70점의 만족밖에
얻을 수 없을 거야.
꼬 피피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노클링 포인트지.
섬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 따지면,
태국에서 최고로 손꼽아도 이의가 없을 정도지만,
산호가 전무하고 물고기 종류가 다양하지 못해서
80점을 주었지.
푸켓에서 가장 간편하게 스노클링을 하려면
1일 투어나 반일 투어로 코랄 아일랜드를 가면 되지.
초보자들이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인 그곳을
너는 75점을 주었지.
태국은 아니지만 말레샤의 쁘렌티안 섬도
스노클링을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지.
이곳의 최대 장점을 바다거북을 원없이 볼 수 있다는 거야.
바다거북과 함께 수영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어.
그것은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낄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이었지. 

[image]IMG_0101.jpg[/image]
*그곳에서 너는 자연과 대화하고 바다와 하나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태국의 바다는 산호가 많으면 물고기가 없거나
물고기가 많으면 산화가 없는 게 특징이다.
그런데 쑤린의 바다 속은
산호와 물고기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산호도 아름답고 물고기의 종류도 다양했다.
그리고 1~2군데가 아니라
무려 10군데의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다는 것도
쑤린의 장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풀 한 포기 돌 하나 모래 한 줌도
외부로 반출하지 못하고,
낚시 행위도 일체 금지하여
자연 상태를 고스란히 보호하고 있는
무공해 청정지역,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
태국인들의 휴가철만 피하면
마치 무인도에 표류한 로빈슨 크루소처럼
자연과 대화하면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
그곳이 쑤린이었다.

[image]IMG_0105.jpg[/image]
*태국의 의대생, 법대생들에게 인기 MT장소인 무 꼬 쑤린 국립공원. 외국인들은 별로 없다.

5 Comments
고구마 2006.03.06 13:29  
  우아~ 태국 섬들에 대한 , 일목요연하고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느낌의 글들...참 좋아요.
그리고 '나' 와 '우리' 를 이인칭으로 '너'와 '너희' 라고 쓰신거 특이하네요. [[웃음]]
필리핀 2006.03.06 18:13  
  오~ 고구마님 오랜만이여요~ 잘 지내시져~~~
이 미나 2006.03.07 09:17  
  인어왕자님의 글솜씨와,고구마님의 평론..
둘다..죽음입니다.[[윙크]]
후니니 2006.04.01 16:21  
  20년전에 스쿠버를 배웠는데 스킨은 항상 두번째라고 알 았는데

가고 싶네요 수린..
아리잠 2006.06.07 19:02  
  3박 4일간 단한번도 쉬지않고 미친듯이 나갔습니다.
담에 단체로 배한번 빌려 만타훼일샤크포인트 나가보는것이
목표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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