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태국 차량, 오토바이 현지 운전 면허증을 제 손에 쥐었습니다. 태사랑에도 관련글이 이미 여럿 있고 모르는 부분 질문 했을 때 많은 분들이 도움 주셨습니다.

다른 글들을 읽어봐도 잘 감이 안 잡히시는분들은 제가 한 대로 그대로 따라하시면 무난하게 현지 면허증 취득 가능하실겁니다. 방콕 기준입니다.

일단 재외국민 등록 후 재외국민 등본을 받아야합니다. 보통 인터넷으로 신청하시던데 저는 외교부 홈페이지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서 직접 대사관을 찾아가서 신청했습니다. 오후에 가서 신청하니 다음날에 수령하러 오라고 하더군요.

대사관은 MRT 태국문화센터역에서 내려서 10분~15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무더운 태국 날씨에 이 정도 거리를 걸으면 온 몸이 땀으로 젖기 쉽상이죠. 3번 출구 쪽에 있는 에스플라네이드 몰 입구쪽에 납짱 기사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까올리 엠바씨 가겠다고 하면 30바트 부르네요. 오토바이로 3~4분 정도면 갑니다. 하지만 에스플라네이드 몰이 오전 10시 오픈이라 그 전에 가면 대기하고 있는 납짱 아저씨들이 없더군요. 지나가는 납짱이나 택시 잡아타시면 됩니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대사관에서 택시 타고 다시 태국문화센터역으로 돌아오니 50바트 나오네요.

대사관 가시면 5번 창구에서 관련 업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번호표 뽑고 한 쪽에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하시고 한국 운전면허증 앞 뒷면 복사, 여권 사진있는 면과 입국 스탬프 찍힌 면 각 두 장씩 복사해서 제출하시면 됩니다. 등본은 당연히 영어로 신청하셔야 합니다. 잘 모르겠으면 태국 면허증 취득 때문에 왔다고 말씀하시면 직원분이 안내해드릴겁니다. 차량 면허와 오토바이 면허 두 개를 받고 싶다고 서류를 두 장씩 발급해주시면 안 되냐 했더니 면허 확인서는 한 장만 발급이 된다고 하네요. 이 한 장 갖고 도로교통국에서 오토바이, 차량 면허 둘 다 발급되는게 원래 맞다고 합니다.

입구쪽에서 시큐리티분이 문서나 여권 복사하는걸 도와주십니다. 무료구요. 떠나기 전에 복사할 거 있으면 여기서 다 하고 가셔도 됩니다. 오토바이와 차량 면허 두 가지 다 발급 받으실 분은 모든 문서를 두 장씩 준비하는게 좋습니다. 꼭 원본이 아니어도 되니 복사해가시면 됩니다. 재외국민 등본, 건강진단서, 운전면허 확인서, 여권 사진면과 입국 도장면, 한국 운전면허증 앞뒷면 - 이 모든 문서를 전부 2장씩 준비해가면 됩니다. 모칫의 도로교통국 1층에서도 복사는 가능하지만 장당 1~2바트를 받습니다.

건강진단서는 아무 병원이나 클리닉에서 받아도 되는걸로 아는데 아직 준비 못하신 분들은 모칫까지 가셔서 납짱 기사에게 드라이버 라이센스 때문에 건강 진단서 받아야된다고 근처 클리닉 데려가달라고 하면 데려가줍니다. 아직 저도 정확히 무슨 말인지 모르지만 "바이랍롱페"라고 하면 대부분 다 알아듣더군요. 저는 MRT 짜뚜짝역에서 내려서 교통국 방향으로 가다가 보이는 납짱 기사에게 바이랍롱페라고 하니 클리닉 들렀다가 교통국에 내려주겠다고 60바트 부르더군요. 

어딘가로 한참 가더니 Sutthisan Winitchai Rd 근처의 한 작은 클리닉에 내려줍니다. 들어가니 저 같은 외국인이 많이 찾아오는지 보자마자 대뜸 드라이버 라이센스? 라고 묻네요. 여권 제출하고 앉아있으면 간단한 질문을 합니다. 사인펜을 하나씩 들면서 무슨 색인지 말해보라고 하고는 몸에 별 이상 없냐? 묻고 이상 없다고 하면 문서에 사인하라 하고 100바트 지불하면 건강진단서가 나옵니다.

납짱 기사가 콘쏭 도로교통국 건물에 내려주면 건물 안 정면에 복사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복사 못 한 것 있으면 여기서 하시면 되구요, 준비가 되면 2층 인포메이션으로 가서 가져간 서류들 내밀면 알아서 준비해줍니다. 이 때 꼭 오토바이와 차량 면허 두 가지를 원한다고 확실히 말하세요. 그럼 직원이 문서를 분류해서 2개의 뭉치로 만들어줍니다. 번호표와 함께 문서를 돌려받으면 대기실 같은곳에 가서 기다리다가 자기 번호 뜨면 해당 창구로 가면 됩니다. 아마 17번이나 18번 둘 중 하나일겁니다. 가면 여권도 보여주고 가져간 문서 하단에 사인을 하라고 시킵니다. 여기서 볼 일이 끝나면 3층으로 올라가서 간단한 검사를 받으라고 할 겁니다. 

3층으로 올라가면 또 인포 데스크 같은곳이 있습니다. 여권과 문서를 주면 번호표를 줍니다.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직원이 나와서 몇 번부터 몇 번까지 나오라고 부르는데 눈치껏 들어가시면 됩니다. 태국어로 숫자 읽는법 아시면 더 좋겠지요. 들어가면 순서대로 줄 서서 불 켜지는 거 무슨 색깔인지 말하라고 하고 통과하면 서류뭉치와 여권 다시 받아서 밸런스 테스트, 순발력 테스트, 시야각 테스트 등을 거칩니다. 처음에 밸런스 테스트가 뭐하는건지 몰라서 멍 때리고 있었는데 오른쪽 기둥이 고정돼 있으면 버튼으로 움직이는 왼쪽 기둥을 오른쪽 기둥과 비슷한 위치에 오게끔 만드는 테스트입니다. 
 

테스트까지 다 마치면 4층으로 올라가서 또 인포데스크에 서류를 내밀면 몇 번 방으로 가서 시청각 자료를 시청하라고 할겁니다. 가서 영상보며 지루하게 앉아있다보면 직원이 와서 종료시키고 서류를 돌려줍니다. 이제 다시 2층으로 내려가서 다시 인포메이션으로 가면 번호표를 또 나눠줍니다. 다시 대기실로 가서 자기 번호 기다리다가 번호 부르면 해당 창구로 가서 요금 결제하고 면허증에 박힐 사진을 찍습니다. 비용은 차량 면허 305바트, 오토바이 면허 205바트 해서 총 510바트를 냈습니다. 잠시 옆에 앉아서 기다리면 짠~ 그 자리에서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면허증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면허증 유효기간이 원래 1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2018년까지로 찍힌걸 보니 2년으로 바뀌었나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찍는 사진은 다 이상하게 나오나봐요. 나름 거울 보며 신경쓴다고 했는데도 이상한 사람 얼굴이 면허증에 박혀있습니다. ㅠㅠ 이건 염두에 두세요.

아무튼 재외국민 등록만 미리 해놨으면 하루만에 면허증 발급도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대신 오전부터 움직이셔야 합니다. 태국에 오래 머무를 예정이시거나 오토바이, 차량 렌트를 자주 이용하실거라면 현지 면허증 취득해두는게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루나 이틀 정도만 투자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