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이런 차이나타운, 어떠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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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런 차이나타운, 어떠셔요?

Cal 10 1338

바로 앞의 여행기에도 썼지만

저는 이번에 후알람퐁역을 통해서 쌈펭 시장에 갔다가 새로운 차이나타운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항상 제가 차이나타운의 입구에서 깔짝깔짝거리다가 돌아온 것뿐임을 통감했습니다.

아, 이렇게 가는 방법도 있었구나, 앞으로는 이 방법을 좀 더 개선해서 갈 때에도 버스를 타고 다녀 봐야 하겠다 하는

미래를 향한 암팡진 계획까지 세우고 왔어요.

갈 때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 걸어갔지만, 시장에서 돌아올 때에는 너무도 쉽게 버스를 타고 후알람퐁까지 돌아왔거든요.

이 근처는 차이나타운을 둘러싸고 아래 위로 일방통행 도로가 나 있어서

그 흐름만 파악된다면, 버스를 타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쌈펭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늘 재미있는 볼 거리가 있는 곳이라서, 아마 차이나타운도 앞으로 두 번은 더 가지 않을까 해요.

이번에는 시장 구경을 하면서, 깎은 단감과 망고를 20바트씩에 먹었는데

어찌나 달고 맛있었는지, 그 이후에도 수퍼마켓에서 단감을 보면 계속 눈독을 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여러분,

방콕의 행정구역에 속하지는 않지만, 방콕 근교에 꽤 유명한 차이나타운 하나가 또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사실 저도 여기에 대해 처음 검색해 볼 때에는, 지도상에 차이나타운이라는 명칭이 있긴 하길래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인가 보네] 정도의 인식만 있었을 뿐,

제 관심은 그 근처의 마히돈대, 던와이시장, 푸타몬톤 등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살라야에서 잡은 숙소가 우연히 차이나타운과 같은 도로상에 있었는지라

별로 할 일이 없었던 저녁, 천천히 산보 삼아서 살라야의 차이나타운에 걸어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거리는 멀지 않아도 제 경험상 여기까지 걷는 것은 정말 비추입니다.

랍짱이나, 그래도 살라야에서는 다행히 희귀동물이 아닌 택시를 타시기를 권합니다.

살라야라는 곳이, 방콕 경계를 딱 넘어서면 신기하게도 나무와 풀 냄새가 날 정도의 한적한 곳이라서

여기까지 걸어갈 때에 더워서가 아니라, 흙먼지가 날리고 공사장에 들개들이 많아서 좀 애를 먹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이 북-남으로 뚫린 길을 걸어오시지 않고, 동서로 뚫린 센탄 살라야로 가는 길을 선택하신다면

깨끗하게 포장된 도로로 흙먼지 없이 오실 수 있을 거여요.

 

여기에 도착했을 때에는 세 번 놀랄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갑자기 누군가가 길에 물을 확 쏟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어 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억수로 퍼붓는 바람에 놀랐습니다.

사람의 자취가 전혀 없는 길에  저 혼자였지만, 저는 중국식 회랑의 처마 밑에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비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 동안 이 이후로도 저녁 때에 비가 오는 적이 많았는데, 이 날을 제외하고는 배낭 속에 우비가 있는 날이 많았지만

한 번도 그 우비를 쓸 일이 없었어요.  이 날도 비를 맞지는 않았고요.  정말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던 그곳의 장관에 놀랐습니다.

그것은 이 이후에 사진을 붙여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세번째는, 이곳의 경비원님께 놀랐습니다.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면서 제가 여기에서 머문 시간이 적어도 30분은 되었어요.

그런데 그 동안에는 참견 없이 그냥 저를 지켜보시다가, 나중에 제가 갈 차비를 차리자

그 때에는 제가 비를 맞을 것 같아서 걱정되셨던지, 큰 우산을 받치고 제게 다가오셔서 택시를 잡아 주시더군요.

태국 분들은 참 이런 은근한 품위가 있으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제가 이런 분들만 만난 걸까 잘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그분께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안전히 집에까지 돌아왔습니다.

(바로 그 길에서 좌회전했으면 되는 걸, 빙 돌아서 마히돈대학 저녁 관광을 하고 돌아왔다는 것은 작은 흠....... 하지만

기사 아저씨께서 별 것도 아닌 일에 엄청 미안해 하셨고, 저는 마히돈왕자 기념관의 밤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도 날씨가 나쁘고 어두워서 사진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요)

 

살라야의 당인가(唐人街), 차이나타운의 사진들입니다.

 

 

 

10 Comments
빅야드 2016.08.29 07:42  
별론데요... 중국스런건 중국가야죠.. 조잡스런 느낌이 좀 납니다.
Cal 2016.08.29 10:57  
아무래도 사진이 실물보다 못하고, 본토의 유명 관광지만은 못하겠지요.
rony2109 2016.08.29 11:29  
차이나타운에서 본토만큼을 바라는 것도 어불성설인듯.
아무렴 방콕에서 한식 먹는다고 한국에서 먹는것과 같을까요?
그럴수는 없겠죠.
Cal 2016.08.29 11:51  
그건 그래요.  맞는 말씀이어요.  제게 이곳의 특이점은, 세상 어디에 이렇게 조용한 차이나타운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정성들여 지어 놓은 게 좀 아까울 정도인데, 관광객 유치가 목적이 아닌 자기 만족이 목적이 아니었을까 하는 면이 느껴집니다.  한 개인이 투자를 해서 지어 놓은 곳 같은 느낌인데, 내막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우유탄쬬리퐁 2016.08.30 00:22  
저도 좋기만 한걸요. 방콕에 이런 이국적인 곳이 있다니...이제 안게 억울할 정도네요. 태국에 있을 때 알게 됐더라면 꼭 가봤을텐데 아쉽네요. 다음에 가면 가봐야겟어요. 좋은 곳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al 2016.08.30 00:47  
좀 멀지만, 이 근처에는 그래도 볼 것들이 이 차이나타운 말고도 이것저것 많으니 한 번쯤은 꼭 가 보셔요.  감사합니다~
아이시희야 2016.08.31 22:53  
요코하마에서 본 차이나타운 같지 않은 깨끗함이 여기에도 보이네요~ ^^
Cal 2016.09.01 10:58  
요코하마에 차이나타운이 있었군요!  모르던 사실을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천포 2016.09.02 19:18  
태국 사람은 은근한 품위가 있다는 표현이
딱인것 같아요.
저도 종종 그런 걸 느꼈거든요.
뭔가 막 티나지 않는 여유로운 품격??ㅎ
딱 한마디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암튼
그런거요.^^;;;
Cal 2016.09.03 00:50  
삼천포님께서도 저의 그런 느낌에 동의하시는군요!  우리나라에서 [양반스럽다]라고 하는 장점들을, 동양의 많은 나라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정말 기쁘고, 저도 그렇게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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