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도시 이야기,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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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도시 이야기, 첫번째

Cal 18 1354

[그 도시에 도착한 지 6시간째, 18:00]

 

저는 숙소 리셉션 데스크의 창문을 똑똑 두드리고는

이 도시를 둘러보면서 제가 내내 궁금해하고 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제가 창문을 두드리자, 안쪽에 계셨던 세 분이 다같이 나와서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더군요.

 

저: (영어로) 안녕하셔요!  이곳을 여행하면서 제게 궁금한 점이 생겨서 질문드려요.

두 가지 질문인데, 첫번째는 리셉션 오프닝 시간에 대한 질문이어요.

내일 아침에 여기는 몇 시에 여시나요?

 

여 1: (영어로) 우리는 24시간 오픈이어요.

 

저: 그러면 안심이어요!  두번째 질문은, 이곳 교통에 대한 건데요,

제가 여길 다니면서 택시가 다니는 걸 본 적이 없네요.

이 도시에는 원래 택시가 없나요?

 

 

(여 1, 여 2, 여 3: 심각한 얼굴로 태국말을 몇 마디 나누시더니)

 

 

여 3: 여긴 정말 택시가 없어요.  있다고 해도, 방콕에서 잠시 들른 택시 정도?

 

여 1: 그랩이나 우버는?  하긴, 그것도 방콕에서나 있는 거지, 여기서는 안 써 봤어.

 

여 2: 뭐, 여기 교통수단은 단 하나지.  모터싸이(클).

 

여 1과 여 3: (심하게 맞장구치며) 그래그래, 역시 모터싸이밖에 없지!

 

 

저(이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속으로 한숨을 쉬며): 수트케이스를 가지고도 모터싸이를 타는 수밖에 없나요?

 

여 1,2,3: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듯, 동시에 고개를 끄덕) 뭐, 그렇지요.

 

여 2: 가지고 계신 수트케이스가 얼마나 큰데요?

 

저: 좀 많이 커요(속으로 생각--통아저씨라면 그 안에서 아주 편안히 계실 수 있을 정도?).  그러고 보니 이 도시엔 롯뚜들도 좀 있던데, 기차역에 가는 롯뚜는 없나요?

 

여 1: 롯뚜는 대부분 자기 노선을 가지고 운행하기 때문에, 롯뚜로 기차역에 가기는 좀 어려울 거여요.

 

여 3: 여기에선 수트케이스도 모터싸이로 옮겨요.  Why not?  정 어렵다면, 모터싸이 두 대를 고용해서 한 대는 수트케이스를 맡기고, 그건 당신이 탄 모터싸이를 따라오게 하는 방법도 있을 거여요.

(여 1,2, 3; 다시 한 번 너무나 태연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이 당연한 듯한 태도에 점점 설득당하기 시작한다)

 

저: 아, 그런가요(수트케이스를 가지고 모터싸이클을 타라는, 나로서는 전대미문함에 이렇게 설득당하면 안 되는 거 아냐? 라고 속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여러분의 조언이 참 많은 힌트가 되었어요.  고마워요!

 

여 2: 그러고 보니....... 당신, 애초에 여기까지는 어떻게 왔어요?  뭘 타고 왔어요?

(여 1,2,3; 나를 궁금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18 Comments
클래식s 2016.08.25 21:30  
롭부리,?? 내용상으로는 방콕에서 3시간 이내 거리로 북부나 이싼 지방쪽의 어느도시인데 썽태우나 툭툭이 없으면서 기차역을 가진 도시로는 두개밖에 안떠오르네요. 그이상은 3시간 범위를 벗어나서요.
Cal 2016.08.25 21:43  
롭부리~  꼭 가 보고 싶은 도시들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이 도시]는 아닙니다!  하지만 역시 클래식님이셔요!
모기당 2016.08.26 14:39  
홋 진짜 가실땐 어떻게 가셨어요?
ㅎ ㅎ
Cal 2016.08.26 17:12  
위의 네번째 이야기에 나옵니다~
파란공작 2016.08.26 15:01  
하하... 오지 탐험을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좋아하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머뭇거리다가 마는 듯 합니다.
Cal 2016.08.26 17:13  
여기는 택시 없는 것만 빼면, 그래도 도회지여요!
클래식s 2016.08.26 15:49  



Cal 2016.08.26 17:14  
이렇게 보니 나컨빠톰 역이 좀 달리 보이네요!  고맙습니다~
마하수카 2016.08.27 23:22  
스무고개식, 아니 역추리식 기법 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역시나 클래식s님이 두 번째 고개에서 궁금증을 해소해 주네요^^
Cal 2016.08.28 02:27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클래식님이시죠?
그언니 2016.08.29 12:05  
어머!글 올리시길 학수고대하고 있었어요.
천천히 아껴서 읽을게요.
Cal 2016.08.29 12:27  
제 여행기가 뭐라고......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아이시희야 2016.08.31 13:16  
글을 재밌게 잘 쓰시네요~ 계속 볼께요~ ^^
Cal 2016.08.31 14:19  
고맙습니다~
LuciaChoi 2016.09.02 11:41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다음글도 기대하고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al 2016.09.02 17:14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천포 2016.09.02 17:50  
오랜만에 태사랑 들어왔는데 Cal님의 여행기가 올라와 있네요.
ㅎㅎㅎ 완전 기뻐요.
Cal 2016.09.03 00:41  
저도 이렇게 삼천포님을 뵈오니 마음이 그냥 화창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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