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 태국자유여행기(5)
다섯째날.
아침에 일어나니 왠지 입이 쭉 찢어져 있다. 기분이 좋다.
오늘 밤 한국으로 돌아간다.
아침먹는 이야기 부터 시작하겠다.
8시가 채 되기전 속을 채우기로 했다.
어제처럼(편의점 식빵+콜라) 먹기는 싫은 관계로 아침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Mike orchid 호텔에서 아침을 먹을까란 생각도 했지만 그냥 지나치고 무작정 뚜벅뚜벅 걸었다.
8시 이전에 오픈하는 식당이 없다.
아직 오픈은 안한 어떤 식당에 무작정 들어갔다. 청소중이다.
아침이 가능하냐 물었더니 가능하단다.
일단 메뉴를 보니
독일식 breakfast 90바트, farm style breakfast 140바트,
영국식 정통 breakfast가 150바트 였고 , 오믈렛 세트가 90바트 였던것 같다.
나는 140바트짜리 farm style breakfast를 시켰는데..
본래의도는 너무 싼것을 신청하기가 좀 뭐해서 그냥 제일 비싼것 아닌 그 다음 비싼 것을 시킨 정도였는데... 너무 많이 나왔다.
그때 나온 품목을 기술해보면
구운 식빵 5장, 햄3조각, 치즈 3조각, 베이컨 3조각, 계란 반숙 2개 였다.
말 그대로 농부스타일의 식사였다. 이걸 다 먹으면 당연히 서구체형의 뚱땡이가 될것 같다.
베이컨 조각과 계란 반숙, 그리고 빵 세쪽을 먹고 나머진 남겼다.
나보다 10분 쯤 늦게 들어온 어떤 중년의 서양인은 가장 싼 오믈렛을 먹고 있고 대부분 90바트 짜리의 독일식 식사를 하고 있다.
경험이 없다보니...
하여간 배를 채우니 뿌듯하다.
오늘도 왠지 잘될것 같다.
오늘은 파타야에서 스노클링과 피싱을 하기로 했다.
호텔 프런트에 예약을 하니 1500바트라고 한다.
지갑을 뒤져 남은 돈을 계산하니 약 4000바트 정도 남았다.
800바트 호텔값 지불하고 공항에서 공항세 500바트, 파타야에서 공항가는 택시비 800바트.. 이래 저래 해도 돈은 좀 남을 것 같다.
가방을 정리하고 호텔을 check out 했다. 가방은 다시 프론터에 맞겼다. 한 4시 정도에 돌아올 것이다.
아직 많은 팩소주가 호텔냉장고에 남았는데, 작은 가방에 3병만 가지고 나머진 버리는 셈 치고 그냥 놔 두기로 했다.
종업원들이 뭐냐고 묻기에 코리안 위스키라고 했더니 엄청 좋아한다.
셍태우 한대가 호텔 앞에 도착했고 나를 태우고 Dive 센터로 간다.
Dive센터에는 젊은 금발머리 아가씨 2명을 비롯한 전부 백인들만 앉아있다.
낮선 황인종 1명(나)이 구석에 혼자 자리를 잡고 있는 폼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성태우에 10명 정도 되는 인원을 테우고 워킹스트리트를 지나 좀티엔 해안의 선착장에 다다른다.
어제 탓던 배와 비슷한 배에 전부 오른다. 전부 합해 15명정도 될까?
배가 선착장을 출발하자마자 백인 Dive강사가 인사를 하고 TV를 켠다. TV에서는 DIVE하는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설명하고 있다.
질소중독.. 34m이하 깊이 들어가면 안된단다..기타 등등. 한 30분 정도 VTR시청을 한 것 같다.
나는 스노클링을 신청한 관계로 전혀 관계가 없었지만 할 일이 없는 관계로 멍청히 귀기울이고 있었다.
스웨덴 계열인 금발머리 여자애 2명과 그동네 사람인듯한 빡빡머리 아저씨, 그리고 영국계 청년 하나. 이렇게 4명은 dive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스노클링이다.
산호섬 주변인 것 같은데.. 섬 기슭에 배를 대고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안경잡이인데.. 안경을 끼고 수경을 낄수 없다.
결정적으로 개인적으로 구입한 안경도수의 수경이랑 귀마개를 가방속에 놔두고 왔다.
그러나 바다속은 그런대로 볼만했다. 다리에 핀을 끼고 휘휘 저으니 생각외로 빨리나간다. 배에서 20m 이내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리 저리 섬 주변과 바다 주변을 살폈다.
줄무니 물고기, 바다 성게, 때로 지어다니는 엔젤피시... 그 정도..
디스커버리 같은 TV프로에서 하는 산호는 당근 없다. 그렇게 좋은 장소만은 아닌가 싶다. 물깊이는 깊은 곳은 한 10m 정도..
조끼를 벗으면.. 아마 죽겠지...
한 30분을 했나? 슬슬 지겨워 졌다. 배로 올라가 간이의자에 앉아 잠간 눈을 붙인다. 배가 이동을 한다. 이번에는 바다낚시를 한단다..
약간은 부실한듯한 자그마한 릴이 열 자루 정도 걸려있다. 오징어를 작살로 잡아 그걸 잘라서 미끼로 사용한다.
영어권 국가에서 온듯한 한 가족이 있었는데.. 아빠가 애들에게 낚시를 가르쳐 주고 있다.
애들이 여간 똑똑한게 아니다. 한녀석이 고기를 잡는데 잡는 방법이..
바다속을 보다가 배근처를 방황하는(?) 물고기가 보이면 그 보이는 물고기 바로 앞에 미끼를 깔닥깔닥...
그냥 눈으로 보면서 잡는다. 제일 먼저 손바닥만한 고기를 잡았다. 낚시하는 법 가르쳐 주던 그애 아빠가 습쓸한 미소를 짓는다.
결국 그 애가 물고기를 제일 많이 잡은 것 같다. 머리가 비상하다..
나는 낚시를 하는둥 마는 둥...
점심식사 시간이다.
모두를 모였는데..
금발머리 스웨덴계 아가씨는 자긴 4개 국어를 한다고 자랑한다.
스웨덴어, 영어, 독어, 스페인어...
자기나라 사람들(다른 금발머리랑 대머리 아저씨)과는 스웨덴어를 쓰고 나머지 사람들과는 영어를 사용한다.
내 맞은편에 등치가 자그마한 백인 청년이 하나 있었다.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왠걸 모자 한복판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뜻밖이다 싶어. 당신모자의 그림이 뭔지 아느냐라고 물으니.. 안다고 한다. 나보고 한국사람이냐고 되묻는데.. 한국이 좋아서 태극기마크의 모자를 쓰고 있다고 한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독일계 청년으로 보쉬(공구회사)의 인턴사원으로 현재 한국의 대전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이 무척 좋단다.
한참 떠들고 있으니 주위사람들이 대화에 동참한다. 영국계 청년이 몇년전에 한국의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고 특정동네에 가니까..
전부 러시아사람들 특히 여자들만 있더라고 한다. 갑자기 가지고 온 소주 생각이 나서 독일 청년에게 소주 먹느냐고 하니까..
엄청 좋아한다. 소주와 물컵을 꺼내놓으니.. 독일 청년계.. 한국술을 한국방법으로 마시자고 한다.
뭔소리인가 했더니, 두손으로 소주를 따른다.. 겸손하게..
영국계 청년과 스웨덴 아가씨에게 음주를 권했더니.. 다이빙 할땐 금주란다..
영국계 청년이 독일계 청년보고 왜 한국이 좋으냐고 묻는다... 아가씨가 이쁘냐고 되묻는데...
독일계 청년 왈,, 물론 아가씨들도 이쁘지만.. 그 보다는 우리의 전통사상들,,
노인을 우대하고, 정직하고 겸손(공손)하고..
회사가 끝나고 나서도 함께 하는 모습(아마 회식같은 술자리를 말하는 것 같다)등이 서양과는 많이 다르단다.
독일에서는 6시 땡 하면 전부 집으로 향하고 마는데... 한국은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돈독하고 그게 마음에 든다고 한다.
영국계 청년 왈, 그럼 한국여자와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묻는데..
독일청년,, 자기는 좀 보수적인 사람이고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고 하는데...
하여간 한국이 주제가 되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국계 청년왈 내 이름을 써보란다. 한글로...
그래서 썻더니 끼득끼득 웃으며 우리한글이 마치 애들 그림같고 매우 우끼게 생겼다고 한다.
일본말도 이쁘게 생겼고 한자도 미적감각을 가졌지만 한글은 별모양, 네모모양, 삼각형등 웃긴단다.
그래서 나는 한글의 문자 자체는 엄청 과학적이다. 500년전 우리나라의 일련의 과학자들이 만든 글자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다. 라고 했더니
계속 웃으면서 한글은 마치 아이리쉬(혹은 타이리쉬)글자처럼 생겼는데 그네들도 500년 전에 그 문자를 만들었고 그 문자를 과학적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음... 작정하고 내가 한글의 과학성을 설명했다..
"ㄱ"을 가지고 설명했는데..
"ㄱ"는 영어의 k,g 발음인데...
니가 "ㄱ"을 발음하면 네 혀가 "ㄱ"자 모양으로 될 것이다. 실제로 해봐라...
여기에 점을 하나 찍어 "ㅋ"이 되면 터프 사운드,
그리고 "ㄱ"이 두개면 "ㄲ"소리가 난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때 한방 먹였다.
"could you explain English cherecter " B" is why sound "B"?
영국애가 처절한 표정으로 날 외면했다...
갑자기 주위의 보는 눈이 변했다.
이 때부터 주위 사람들이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금발의 스웨덴 아가씨도 이쁘게 웃어주고...
배에서 서비스 하는 태국 아줌마도 날보고 어디서 왔냐면서 아는체를 한다.
세종대왕님 덕분에 갑자기 호강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 배 여행의 끝까지 영국애는 나에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사건 이후로 배에서 내릴 때 까지 상당히 대우를 받았다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살갑게 대해줬다.
마지막으로 독일 청년은 왜 한국인은 일본인을 그렇게 싫어하느냐 라는 질문을 내게 했다.
자기들의 견해로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매우 유사하단다. 겸손하고, 열심히 일하고 등등...
나는 이것은 정치적, 감정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리조상들은 중국을 형님으로, 일본을 동생으로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또한 우리는 하나의 다리 역활로써 중국문물을 일본에 많이 소개시켜주고 문화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를 침략하고 나라를 빼았았다... 감정적으로 기분이 나쁘다..
물론 일본인 개인 개인은 좋은 점이 많지만 국가대 국가의 문제가 생기면 라이벌 의식이 생긴다고 했더니..
계속 자기는 이해을 못하겠단다.. 둘다 좋은 국민성을 가진 국가인데.. 왜 사이가 나쁜지...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다시 좀티엔 해안으로 도착하여 준비된 성태우에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다. 각자 있는 호텔로....
4시 15분 쯤에 호텔로 돌아왔다.
가방을 돌려받고.. 파타야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물론 공항까지 갈수 있는 택시비는 있었지만.. 이번 여행은 극단적으로 교통비를 줄이는 여행의 모습이었다.
끝까지 최저의 교통비를 유지하자는 생각에 버스를 타고 카오산에 가기로 했다.
이 글들은 파타야에서 카오산으로 되돌아 가는 버스안에서 지난 5일간의 일들을 수첩에 단편적으로 기록해 놓은 것을 정리한 것이다.
첫 삼일 동안은 여행기분이 엉망이라서 사진찍기도 포기하고....
그러나 마지막날 한글 이야기가 내 기분을 엄청나게 UP시켜 줬다.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두자는 생각에 이 글들을 적는다.
에필로그..
다시 혼자 여행을 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여행 갈 기회가 생기는데 동반자가 안생기면?
아마 떠날 것이다.
이번 여행의 결론은 내가 태국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사람을 사랑하는 구나 하는 거였다... 사람과의 만남.. 그게 중요하더라..
그리고 만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이 중요하고..
영어공부 다시 시작해야지........
아침에 일어나니 왠지 입이 쭉 찢어져 있다. 기분이 좋다.
오늘 밤 한국으로 돌아간다.
아침먹는 이야기 부터 시작하겠다.
8시가 채 되기전 속을 채우기로 했다.
어제처럼(편의점 식빵+콜라) 먹기는 싫은 관계로 아침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Mike orchid 호텔에서 아침을 먹을까란 생각도 했지만 그냥 지나치고 무작정 뚜벅뚜벅 걸었다.
8시 이전에 오픈하는 식당이 없다.
아직 오픈은 안한 어떤 식당에 무작정 들어갔다. 청소중이다.
아침이 가능하냐 물었더니 가능하단다.
일단 메뉴를 보니
독일식 breakfast 90바트, farm style breakfast 140바트,
영국식 정통 breakfast가 150바트 였고 , 오믈렛 세트가 90바트 였던것 같다.
나는 140바트짜리 farm style breakfast를 시켰는데..
본래의도는 너무 싼것을 신청하기가 좀 뭐해서 그냥 제일 비싼것 아닌 그 다음 비싼 것을 시킨 정도였는데... 너무 많이 나왔다.
그때 나온 품목을 기술해보면
구운 식빵 5장, 햄3조각, 치즈 3조각, 베이컨 3조각, 계란 반숙 2개 였다.
말 그대로 농부스타일의 식사였다. 이걸 다 먹으면 당연히 서구체형의 뚱땡이가 될것 같다.
베이컨 조각과 계란 반숙, 그리고 빵 세쪽을 먹고 나머진 남겼다.
나보다 10분 쯤 늦게 들어온 어떤 중년의 서양인은 가장 싼 오믈렛을 먹고 있고 대부분 90바트 짜리의 독일식 식사를 하고 있다.
경험이 없다보니...
하여간 배를 채우니 뿌듯하다.
오늘도 왠지 잘될것 같다.
오늘은 파타야에서 스노클링과 피싱을 하기로 했다.
호텔 프런트에 예약을 하니 1500바트라고 한다.
지갑을 뒤져 남은 돈을 계산하니 약 4000바트 정도 남았다.
800바트 호텔값 지불하고 공항에서 공항세 500바트, 파타야에서 공항가는 택시비 800바트.. 이래 저래 해도 돈은 좀 남을 것 같다.
가방을 정리하고 호텔을 check out 했다. 가방은 다시 프론터에 맞겼다. 한 4시 정도에 돌아올 것이다.
아직 많은 팩소주가 호텔냉장고에 남았는데, 작은 가방에 3병만 가지고 나머진 버리는 셈 치고 그냥 놔 두기로 했다.
종업원들이 뭐냐고 묻기에 코리안 위스키라고 했더니 엄청 좋아한다.
셍태우 한대가 호텔 앞에 도착했고 나를 태우고 Dive 센터로 간다.
Dive센터에는 젊은 금발머리 아가씨 2명을 비롯한 전부 백인들만 앉아있다.
낮선 황인종 1명(나)이 구석에 혼자 자리를 잡고 있는 폼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성태우에 10명 정도 되는 인원을 테우고 워킹스트리트를 지나 좀티엔 해안의 선착장에 다다른다.
어제 탓던 배와 비슷한 배에 전부 오른다. 전부 합해 15명정도 될까?
배가 선착장을 출발하자마자 백인 Dive강사가 인사를 하고 TV를 켠다. TV에서는 DIVE하는데 필요한 기초 지식을 설명하고 있다.
질소중독.. 34m이하 깊이 들어가면 안된단다..기타 등등. 한 30분 정도 VTR시청을 한 것 같다.
나는 스노클링을 신청한 관계로 전혀 관계가 없었지만 할 일이 없는 관계로 멍청히 귀기울이고 있었다.
스웨덴 계열인 금발머리 여자애 2명과 그동네 사람인듯한 빡빡머리 아저씨, 그리고 영국계 청년 하나. 이렇게 4명은 dive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스노클링이다.
산호섬 주변인 것 같은데.. 섬 기슭에 배를 대고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안경잡이인데.. 안경을 끼고 수경을 낄수 없다.
결정적으로 개인적으로 구입한 안경도수의 수경이랑 귀마개를 가방속에 놔두고 왔다.
그러나 바다속은 그런대로 볼만했다. 다리에 핀을 끼고 휘휘 저으니 생각외로 빨리나간다. 배에서 20m 이내 거리를 유지하면서 이리 저리 섬 주변과 바다 주변을 살폈다.
줄무니 물고기, 바다 성게, 때로 지어다니는 엔젤피시... 그 정도..
디스커버리 같은 TV프로에서 하는 산호는 당근 없다. 그렇게 좋은 장소만은 아닌가 싶다. 물깊이는 깊은 곳은 한 10m 정도..
조끼를 벗으면.. 아마 죽겠지...
한 30분을 했나? 슬슬 지겨워 졌다. 배로 올라가 간이의자에 앉아 잠간 눈을 붙인다. 배가 이동을 한다. 이번에는 바다낚시를 한단다..
약간은 부실한듯한 자그마한 릴이 열 자루 정도 걸려있다. 오징어를 작살로 잡아 그걸 잘라서 미끼로 사용한다.
영어권 국가에서 온듯한 한 가족이 있었는데.. 아빠가 애들에게 낚시를 가르쳐 주고 있다.
애들이 여간 똑똑한게 아니다. 한녀석이 고기를 잡는데 잡는 방법이..
바다속을 보다가 배근처를 방황하는(?) 물고기가 보이면 그 보이는 물고기 바로 앞에 미끼를 깔닥깔닥...
그냥 눈으로 보면서 잡는다. 제일 먼저 손바닥만한 고기를 잡았다. 낚시하는 법 가르쳐 주던 그애 아빠가 습쓸한 미소를 짓는다.
결국 그 애가 물고기를 제일 많이 잡은 것 같다. 머리가 비상하다..
나는 낚시를 하는둥 마는 둥...
점심식사 시간이다.
모두를 모였는데..
금발머리 스웨덴계 아가씨는 자긴 4개 국어를 한다고 자랑한다.
스웨덴어, 영어, 독어, 스페인어...
자기나라 사람들(다른 금발머리랑 대머리 아저씨)과는 스웨덴어를 쓰고 나머지 사람들과는 영어를 사용한다.
내 맞은편에 등치가 자그마한 백인 청년이 하나 있었다.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왠걸 모자 한복판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뜻밖이다 싶어. 당신모자의 그림이 뭔지 아느냐라고 물으니.. 안다고 한다. 나보고 한국사람이냐고 되묻는데.. 한국이 좋아서 태극기마크의 모자를 쓰고 있다고 한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독일계 청년으로 보쉬(공구회사)의 인턴사원으로 현재 한국의 대전에서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이 무척 좋단다.
한참 떠들고 있으니 주위사람들이 대화에 동참한다. 영국계 청년이 몇년전에 한국의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고 특정동네에 가니까..
전부 러시아사람들 특히 여자들만 있더라고 한다. 갑자기 가지고 온 소주 생각이 나서 독일 청년에게 소주 먹느냐고 하니까..
엄청 좋아한다. 소주와 물컵을 꺼내놓으니.. 독일 청년계.. 한국술을 한국방법으로 마시자고 한다.
뭔소리인가 했더니, 두손으로 소주를 따른다.. 겸손하게..
영국계 청년과 스웨덴 아가씨에게 음주를 권했더니.. 다이빙 할땐 금주란다..
영국계 청년이 독일계 청년보고 왜 한국이 좋으냐고 묻는다... 아가씨가 이쁘냐고 되묻는데...
독일계 청년 왈,, 물론 아가씨들도 이쁘지만.. 그 보다는 우리의 전통사상들,,
노인을 우대하고, 정직하고 겸손(공손)하고..
회사가 끝나고 나서도 함께 하는 모습(아마 회식같은 술자리를 말하는 것 같다)등이 서양과는 많이 다르단다.
독일에서는 6시 땡 하면 전부 집으로 향하고 마는데... 한국은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돈독하고 그게 마음에 든다고 한다.
영국계 청년 왈, 그럼 한국여자와 결혼할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묻는데..
독일청년,, 자기는 좀 보수적인 사람이고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고 하는데...
하여간 한국이 주제가 되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국계 청년왈 내 이름을 써보란다. 한글로...
그래서 썻더니 끼득끼득 웃으며 우리한글이 마치 애들 그림같고 매우 우끼게 생겼다고 한다.
일본말도 이쁘게 생겼고 한자도 미적감각을 가졌지만 한글은 별모양, 네모모양, 삼각형등 웃긴단다.
그래서 나는 한글의 문자 자체는 엄청 과학적이다. 500년전 우리나라의 일련의 과학자들이 만든 글자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다. 라고 했더니
계속 웃으면서 한글은 마치 아이리쉬(혹은 타이리쉬)글자처럼 생겼는데 그네들도 500년 전에 그 문자를 만들었고 그 문자를 과학적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음... 작정하고 내가 한글의 과학성을 설명했다..
"ㄱ"을 가지고 설명했는데..
"ㄱ"는 영어의 k,g 발음인데...
니가 "ㄱ"을 발음하면 네 혀가 "ㄱ"자 모양으로 될 것이다. 실제로 해봐라...
여기에 점을 하나 찍어 "ㅋ"이 되면 터프 사운드,
그리고 "ㄱ"이 두개면 "ㄲ"소리가 난다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때 한방 먹였다.
"could you explain English cherecter " B" is why sound "B"?
영국애가 처절한 표정으로 날 외면했다...
갑자기 주위의 보는 눈이 변했다.
이 때부터 주위 사람들이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금발의 스웨덴 아가씨도 이쁘게 웃어주고...
배에서 서비스 하는 태국 아줌마도 날보고 어디서 왔냐면서 아는체를 한다.
세종대왕님 덕분에 갑자기 호강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 배 여행의 끝까지 영국애는 나에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 사건 이후로 배에서 내릴 때 까지 상당히 대우를 받았다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살갑게 대해줬다.
마지막으로 독일 청년은 왜 한국인은 일본인을 그렇게 싫어하느냐 라는 질문을 내게 했다.
자기들의 견해로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매우 유사하단다. 겸손하고, 열심히 일하고 등등...
나는 이것은 정치적, 감정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리조상들은 중국을 형님으로, 일본을 동생으로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또한 우리는 하나의 다리 역활로써 중국문물을 일본에 많이 소개시켜주고 문화발전에 기여를 많이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우리를 침략하고 나라를 빼았았다... 감정적으로 기분이 나쁘다..
물론 일본인 개인 개인은 좋은 점이 많지만 국가대 국가의 문제가 생기면 라이벌 의식이 생긴다고 했더니..
계속 자기는 이해을 못하겠단다.. 둘다 좋은 국민성을 가진 국가인데.. 왜 사이가 나쁜지...
어느덧 시간이 흘러서.. 다시 좀티엔 해안으로 도착하여 준비된 성태우에 사람들이 자리를 채웠다. 각자 있는 호텔로....
4시 15분 쯤에 호텔로 돌아왔다.
가방을 돌려받고.. 파타야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물론 공항까지 갈수 있는 택시비는 있었지만.. 이번 여행은 극단적으로 교통비를 줄이는 여행의 모습이었다.
끝까지 최저의 교통비를 유지하자는 생각에 버스를 타고 카오산에 가기로 했다.
이 글들은 파타야에서 카오산으로 되돌아 가는 버스안에서 지난 5일간의 일들을 수첩에 단편적으로 기록해 놓은 것을 정리한 것이다.
첫 삼일 동안은 여행기분이 엉망이라서 사진찍기도 포기하고....
그러나 마지막날 한글 이야기가 내 기분을 엄청나게 UP시켜 줬다.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두자는 생각에 이 글들을 적는다.
에필로그..
다시 혼자 여행을 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여행 갈 기회가 생기는데 동반자가 안생기면?
아마 떠날 것이다.
이번 여행의 결론은 내가 태국을 사랑하는 것보다는 사람을 사랑하는 구나 하는 거였다... 사람과의 만남.. 그게 중요하더라..
그리고 만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말이 중요하고..
영어공부 다시 시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