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기억 다섯째날
이른 아침의 삼센거리는 언제나 고요합니다.
경적을 울리며 무언가를 지적하는 경찰관만 빼면 말이죠...
하루에 한개씩은 빈 속에 아침마다 꼭 챙겨먹는 매그넘 클래식...
위 (35) : 주인을 잘못만나 개(?) 고생중인 부분입니다.
빈 속에 매그넘으로 속을 헤했으니 브로콜리 스프 정도로 달래주는게
인지상정이죠...
수영장이 있는 꼭대기층에 위치한 스파샵...
특이점이 온 건 카오산 주변의 마사지샵과 가격이 비슷하단 겁니다...
요즘은 러브호텔(?) 에도 헬스장이 있나보군요...
코를 찌르는듯한 진한 락스향이 인상적인 아기자기한 수영장...
엇그제 티비에서 보니 수영장에서 쓰는 고체 염소 소독제가
원래 냄새가 안나는 무취성분인데 물속에서 사람의 땀, 소변, 배설물과 만나면
진한 락스향 같은 악취를 만든다고 봤습니다.
도대체 이 물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분비물들과 많은 시간을 담고 있는걸까요.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하는 부분입니다...
50년대의 슬레이트 지붕과 현대식 빌딩이 공존하며 언발란스를 이루는
좋다 나쁘다 할수없는 경치...
수모야 뭐야...
제발 이쪽도 한 번 봐달라구...
홍시야 뭐야...
물놀이는 언제나 즐겁죠...
아무도 없길래 튜브도 불고 가족끼리 풀빌라 기분을 한 번 내봤습니다^^
오전은 느긋하게 쉬다가 점심을 먹으로 수쿰빗에 3대째 운영중인
룽르엉 이라는 국수집으로 갑니다...
네. 태국인데 시부야가 보이네요. 재팬타운 일까요...
수쿰빗 26거리는 1미터 가는데 1분 걸리더군요...
버스커 버스커가 타고 있을꺼 같은 아기자기한 푸드트럭...
역시 맛집은 항상 인산인해(?) 네요.
손님 대부분이 현지인 이었습니다.
관광객들은 잘 안오나봅니다...
싱하와 함께 하는 센렉남과 행은 저를 미치게 만듭니다.
종류별로 2그릇씩 혼자 4그릇을 먹었습니다...
맛집에서 파는거라 맛있어 보이겠지만 수요가 없다는건 함정인거죠...
국수를 먹고 나오니 맞은편에 바로 보이는 읽을줄 모르는 간판의 일본어 마사지샵...
배도 부르겠다 받고는 싶지만 받으면 토할꺼 같애요...
소화도 시키고 차도 마실겸 태국에 오래산 지인과 함께 통러에 있는 스타벅스로 갑니다.
전 세계 어디에나 있는 별다방...
심지어 아마존 밀림점도 오픈 준비중(?) 이라는 그 다방...
그래도 전 태국에 온 이상 버디커피가 좋습니다...
결정장애가 있어서 주문시 마다 격는 애로사항입니다...
처음 먹어보는 그린티프라푸치노...
그냥 오늘의 커피나 시킬껄 그랬어요. 헤즐럿향 첨가해서...
마치 열대우림 같이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아늑한 조경들...
수쿰빗은 낮에도 모든 등을 ON 시켜놓는다면서요...
수쿰빗의 낮은 밤보다 뜨겁습니다....
아무 의미없는 그늘들...
화교 애기를 돌보고 있는 태국 유모 같다고 아내가 그러네요...
여보세요 유모라뇨...
이유없이 또 구경간 스타벅스 옆의 대형마트...
수많은 먹거리와 싱싱한(?) 꽃들...
식후인데도 불구하고 또 나의 침샘을 자극하는 태국요리들...
나를 미치게 하는 것들...
다들 매일 맥주 한 캔 씩은 먹잖아요...
이렇게 너도 나도 알콜중독이 되어가나 봅니다...
잠깐의 휴식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딸아 그런 귀신같은 표정은 벌써부터 짓지말아 달라구...
태어난지 270일 밖에 안됬잖아...
숙소에서 한참 쉬다가 저녁때가 되어서 쇼핑도 할겸 또 다시 시내로 갑니다...
가운데 필기체로 적힌 P자가 파라곤을 더 럭셔리하게 만들어 주는거 같습니다...
조금씩 떨어지는 물을 보고 있자니 몸에서 생리현상을 준비중임을 알려옵니다...
가자마자 간 곳은 역시나 화장실...
주의: 떠나기 전에 소지품을 확인하세요...
전 쇼핑전이라 아무것도 없다구요...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많지도 적지도 않는 사람들...
1층부터 즐비한 명품관들...
너희들은 나에게 부담감을 줬어...
딸내미를 미치게 만드는 오션월드...
너무 만져서 피부(?)가 벗겨진 펭귄까지...
갑자기 박명수의 이행시가 떠오르네요...
박명수: 펭! 펭현숙
귄! 귄카
무한도전:(유재석 박명수의 싸대기를 가볍게 갈기며) 해골 * 100 쾅쾅...
나라야는 매 년 봐도 너무 감각적입니다...
브런치를 먹고싶게 만드는 브런치 접시들...
사람을 정신없게 만드는 전등 아래 슬러쉬가게...
아내와 어르신들이 나라야에서 쇼핑할 동안 전 딸내미와 둘이서 장난감 코너로 갔습니다...
딸내미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레고...
어디서 타타타타 소리가 나는 곳으로 따라가보니 낚시 오락기가 있더군요.
갑자기 오른쪽에 태국 여성분의 낚시줄에 보스급(?) 거대 자라가 미끼를 무는 순간
릴을 빛의 속도로 돌리기 시작하는데 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치 참치잡이 장인이 태풍속에서 참치와 사투를 벌이는 그런 장면 같았습니다.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낚시왕 김떡밥... 그녀를요...
마에스트로의 손을 거친거 같은 고급스런 일본 오르골들...
뜬금없는 옆의 집채만한 곰인형...
포항 세차장에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 이 차는 무슨 문이 위로 열리고 ㅈㄹ이여' 하는 그 차...
아... 가지고 싶다...
저도 어쩔 수 없는 청국장남 인가봐요...
사진을 찍으며 분수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10년전 유행짤이었던 만파식적녀인 그녀가
이 중심에 서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그녀가 피리를 불자 바닥에는 용천수가 뿜어 나오고
아이들은 그 피리소리에 홀려
그녀를 따라갔으며
그 아이들은 모두 사라졌다더라...
- 만파식적녀 2장 中 -
쇼핑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위해 씨암센터 4층에 위치한 푸드 리퍼블릭으로 갑니다...
치질을 가진 사람들은 검고(?) 차갑고 기하학적인 모양을 한 벤치에 앉기를 꺼려하죠...
아마도 9년전 저였다면 그랬겠죠... 하지만 지금은 완치가...
아니 그래도 꺼려집니다. 재발이라는 암적인 놈이 언제 저에게 올지 모르니까요...
우리들은(?) 항상 언제 어디서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그쵸...
아래층부터 냄새로 사람들을 홀리더니 니들이 범인이었구나...
그나마 이곳에 손님이 많아서 여기서 먹자고 결정한 곳입니다...
그래서 간판을 보아하니 쏨땀누아...
남자분이 최자를 닮았길래 설마 맞은편 여자가 설리는 아니겠지... 하며
기대반 설렘반으로 혼자 설레발 쳤었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전 딸내미의 밥을 먼저 멕이는 친절한 협상가씨...
식전에 항상 나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보리주스...
태국가면 적어도 하루에 맥주 10캔은 마시는거 같네요...
미각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너무나도 맛있는 음식들...
아내가 디저트를 먹는 배는 따로 있다며 식후 바로 들어간 스웬센...
자기는 제2의 위가 따로 존재하나봐 그치?...
딸기로 칠갑이 된 아이스크림...
식도에서 무언가 찰랑거림을 느끼며 이제 숙소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마치기 1시간 전인 9시에 홀로 쓸쓸히 방문한 반사바이 마사지샵...
손님은 저 혼자 밖에 없습니다...
곧 마치실텐데 늦게와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발에 저렇게 많은 부위가 연결이 되있다니 참 신기하죠...
아주머니께 오늘은 위가 많이 놀란거 같으니 그쪽을 집중적으로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이렇게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삼센거리의 한 마사지샵에서 홍콩으로 지금 갑니다...
한결 가벼워진 몸을 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내일은 마지막 일정이네요. 밤 10시 50분 비행기니 가기전까지
부지런히 보고 먹고 놀고 해야 할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