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기억 둘째날
하루가 또 밝았습니다. 자고 일어난 침대의 상태는 혼돈 그 자체네요.
그래도 러브러브(?)한 호텔에서 제공해준 큐티큐티한 아기침대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우스키퍼씨의 치매예방(?) 과 방청소를 위한 작은 성의...
조식 마감시간이 다가오기에 씻지도 않고 얼른 식당으로 내려왔습니다.
예상대로 분위기가 러브러브(?) 하네요. 아침을 먹는 식당에 야릇한 보라색빛 조명은
제발 좀 참아달라구...
뷔페에 진열되 있는 과일보다 모형과일이 더 맛있어 보이는건 아마 기분탓이겠죠...
나에게 밥위에 뿌려진 프릭남빠란?
우라늄 같은 존재죠. 나의 몸에 하루를 버틸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그런 어떤 보이지않는...
한국의 집에 있는 냉장고에도 있다는...
딸내미의 필살기 식빵 이도류...
자기야. 자다가 일어나서 멍한거야, 아니면 나의 얼굴에 반해서(?) 멍한거야.
제발 멍때리지 말고 정신 좀 차리라구...
죄송합니다... (--)(__)(--)
누군가 그랬죠. 커피란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같이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지만 키스처럼
달콤하다 라고...
네. 전 오늘 악마의 맛을 보았습니다...
조식도 챙겨 먹었겠다 오늘 하루도 불지옥 짜뚜짝에서 잘 살아남아 보자고...
... 우연찮게 사진을 찍다 뒤따라 가던차에 대화를 엿듣게 되었습니다.
뚝뚝이기사: 헤이 마담? 웨얼 아유 고잉? 쁠로팅 마껫?
아내: (옆으로 한 번 쳐다보고 시크한 척 쌩) ......
제가 미안하기도 하고 머쓱해서 짜뚜짝까지 얼마냐고 물으니 500바트라 하더군요.
저도 웃고 기사도 웃고 뚝뚝이도 웃었습니다...
짜뚜짝 주말시장을 가기전에 환전을 해야되서 잠시 걸었습니다.
단풍인듯 단풍아닌 단풍같은 나무들과 오색물감을 풀어놓은 듯 거무티티한 방람푸 운하...
땅화쌩 백화점 앞 반찬 노점상...
먹음직스런 비쥬얼과 짭쪼름한 냄새를 풍겼으나 막상 먹으라고
차려주면 주춤거릴꺼 같은 로컬음식들...
레인보우 환전소와 환율을 비교하기위해 600만달러 사나이의 눈을 가동중인 아내...
자기야 0 .3 바트 차이야. 제발 여기까지만 하라구. 내가 그렇게 못벌어다 줬니...
이날은 100달러 지폐 기준 35.25 였습니다^^
가리키는자: 오늘은 왕궁이 문을 닫았어. 저기 대기하고 있는 뚝뚝이 쪽으로 가보라구.
단돈 20바트에 시내 올 투어야. 넌 오늘 운이 좋아. 잘하면 덤으로
대박 세일하는 보석상까지 들를 수 있다구...
까만티 행인: 저쪽 경찰서 앞에 있는거요?
가리키는자: 뜨끔...
금방 스콜이라도 쏟을꺼같은 성난 구름들...
짜뚜짝에 도착하니 안의 열기를 미리 예상케해주는 초입에 설치된 음료수 가판대...
겉절이를 파는거야. 새우를 파는거야. 뭐야. 그래도 군침이 도는건 함정...
태국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이쁜 가방들...
짜뚜짝에 나만의 핫플레이스. 방향제, 귀금속 코너의 문을 열고 에어컨을 트는 곳.
한국이었으면 300만원 과태료를 맞는 곳. 그러나 나에겐 아름답고 너무나 시원한
오아시스 같은 그 곳...
70바트라며 너무나도 이쁘고 한국돈으로 2100원밖에 안한다며 엄청 행복해하던 아내가...
제가 자세히 다시 보니 700바트였던 그 머리띠. 그녀는 결코 그걸 사지 않았습니다.
비싸다고 계속 궁시렁 댔습니다. 난대없이 물가타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기야, 재화를 날로 먹을려고 좀 하지마. 핸드메이드 라잖아.
태국에도 기본 인건비라는게 있다구...
지나가다 장모님이 우연히 발견한 아이스크림가게네요.
장모님: 김서방 우리 아이스께끼 하나씩 먹고 가게나.
네...
직접 만들어 먹어라길래 그랬더니...
지 멋대로의 맛이 났습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말아야 될 맛...
여러분들은 그냥 단품으로 사먹으세요. 저처럼 객기 부리시지 말구요.
제발요...
비가 올랑말랑... 이거 애매~한데요?
장도 구경 다 했으니 점심 먹으로 출발...
딸내미: 아빠양반, 모히또가서 몰디브 한 잔 해야제...
참추리스퀘어 입니다. 머네요...
참추리스퀘어 안에 있는 솜분씨푸드 쌈얀점.
유일하게 오전부터 하는 곳...
정직한 위생상태, 정직한 스탠바이, 정직한 왕사진...
역시 새우바베큐네요. 맛은 뭐 다들 아시잖아요...
집사람은 새우 대가리까지 까잡수더군요. 마치 새우의 천적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뿌팟퐁까리... 말이 필요없죠^^
장모님: 김서방 이거는 매운 카레맛이 많이 나네. 여기 소주는 없는가.
네. 없네요. 혹시 맥주라도 괜찮으시면;;;
장모님: 혹시나 해서 내가 가방에 소주팩 챙겨왔네...
뜨끔...
살을 안발라먹고 통째로 씹어먹다가 새우다리가 이사이 잇몸에 껴서
피보고 낑낑대고 제대로 혼구녕 났습니다.
갑각류는 야무지게 발라먹읍시다...
점심먹고 소화도 시킬겸 구경온 테스코...
너무나도 새콤달콤해 보이지만 독버섯 독사과 같은 존재들...
너희들은 나의 혀에 모욕감을 줬어...
죽어서도 먹이사슬의 우두머리를 피해 플랑크톤이 풍부한 해류교차지점으로 떼어지
이동하는거 같은 장면...
나를 미치게 만드는 것들...
이제 마지막 일정인 라자망갈라 야시장을 가는 길 입니다.
낮에 올랑말랑 하던 비가 이제서야 오네요...
장모님: 김서방 저녁엔 어딜가나.
야시장이요
장모님:낮에 큰 재래시장 갔지 않았는가
그쵸. 아내가 오늘 일정을 시장 3군데를 잡았네요...
장모님:맙소사...
비가 오니 물건을 비닐로 덮는 노점들...
먹자골목은 그나마 천막이 쳐져있어서 다행이네요...
비가와도 아무렇지 않은듯 비 맞으며 쇼핑하는 태국사람들.
집사람이 좋아하는 샤닐 루이바통 입생파랑 디온 등등이 보이네요...
비가 그치면 구경할려고 목도 축일 겸 잠시 앉았는데 1분만에 그치더군요.
디제이 디오씨가 부릅니다. 머피의 법칙...
피 흘리는 꼬막, 얌운센, 쏨땀도 같이 먹었습니다. 얌얌~ 묘하게 중독되는 맛인걸~
아이오아이 좋아요...
비가 오나 안오나 아무 관계가 없다는듯 계속 불타는(?) 영업을 하는 야시장을 뒤로하고
이제 숙소로 갑니다...
이렇게 또 긴 하루가 갑니다. 장모님께서 내 딸이 시장을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고 하시네요.
저도 몰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시장 가는 걸 본적이 없으니까요...
아내가 다음날 일정은 왕궁하고 아시아티크 칼립소쇼 보는거 라네요. 자기는 왕궁 두 번 봤다고 딸내미랑 호텔에서 수영하고 있겠대요.
전 이번에 두 분 모시고 다녀오면 다섯 번짼데 말이죠.
왕궁투어 전문 가이드로 이직을 할까봅니다.
벌써부터 또 땀이 흐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