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태국 여행기 3편(생선 매운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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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태국 여행기 3편(생선 매운탕 파티!)

낙화유수 1 2008
카오 키여우 정상에 올라서니 일단의 태국 군인들이 산 정상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주둔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와 같이 남, 북간에 군사적 긴장감이 상시 존재하는 특수한 상황도 아닐 것인데, 카오 키여우 산 정상에 대공포나 미사일 기지를 키우고 있나????

일단의 군인들이 산 정상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주둔하고 있는 현상이 다소 의아스럽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나름대로 무슨 내부사정이 있을 것으로 짐작해서 더 이상은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껑과 몽은 차 뒷문짝을 열고 맥주를 꺼낸다, 안주거리를 꺼낸다, 제법 분주하게 카오 키여우 정상에 있는 휴게실로 몇 번인가의 왕복운동을 신바람나게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비가 온 탓인지 카오 키여우 정상의 간이휴계실 옆에 돌로 만들어져 있는 탁자와 의자에는 빗물이 흥건히 젖어있어서 휴게실에서 걸레를 빌려와 임시 처방을 했지만 워낙에 젖은 부분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조금 전 폭포입구의 기념품매장에서 50밧을 주고 구입한 크메르 루지 스타일의 촌스러운 수건을 꺼내어 기꺼이 빗물에 젖어있는 돌 의자를 빡빡 문지르기에 이른다. 아깝다! 내 촌스러운 크메르 루지 스타일의 새 수건, 졸지에 수건이 걸레가 되는 순간이다! 띠~~바~~ ^^

대충 빗물에 젖어 있는 돌 의자를 닦아내고 어느 정도 앉을 만 하게 되자 일행들이 모두 모여 앉아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카오 키여우 산 정상에서의 담소가 맥주를 곁들이며 이어진다.

카오 키여우 정상에는 카오 키여우 산맥 전체에 대한 모형도가 커다란 돌판 위에 그려져 있었는데 카오 키여우 정상에서 바라본 운무가 짙게 펼쳐져 있는 광대한 카오 키여우 산맥의 정경을 감회에 젖어 바라보니 마치 우리나라에 있는 어느 명산의 정상에 올라 주변경관을 감상하는 기분이다.

태국여성들의 식탐이 대단한 것인가! 아니면 닝의 먹성이 좋은 것인가!

도대체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닝은 카오 키여우 정상의 간이매점에서 느닷없이 컵라면을 주문하더니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B군에게 와이프인 닝의 먹성이 너무 끝내준다고 의아스런 질문을 하니 B군 역시 쓴웃음을 지으며 원래가 먹성이 좋아서 아침에 눈을 뜨면 밤에 잠들기 전 까지 저렇게 틈만 나면 끊임없이 먹어대는 막강한 식욕을 자랑한다고 한다.

저렇게 끊임없는 먹성을 자랑하면서도 미스코리아 뺨칠 정도의 몸매를 간직하고 있는 닝의 특이체질이 불가사의 하게 느껴진다.......

어찌되었건 닝의 먹성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침 식사 후 과자며 빵 등등을 비롯한 중간 간식을 필히 챙겨먹으며, 이 후 점심은 당연히 냠냠, 쩝쩝 맛있게 먹는 것은 일견 당연하고 점심이후 저녁식사 전까지 또 다시 무언가 간식거리를 싸들고는 차량 이동 중 끊임없이 먹어치운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확실히 챙기는 것은 물론 그 이후에도 그 끊임없는 먹성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저녁을 배불리 먹은 것 같은데도 어느 틈엔가 잠들기 전 까지 일행들과 모이게 되면 또 다시 군것질거리를 향해 거침없이 대시하는 닝의 그 불가사의한 먹성!!

놀라움의 경지를 넘어 존경스럽게 까지 느껴진다고나 할까 좌우지간 닝의 끊임없는 그 왕성한 먹성은 불가사의 바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몸매 하나는 군살 하나 없이 쭉쭉빵빵하니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 못 할 미스테리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그렇게 끊임 없이 먹어치우는 그 막대한 군것질거리로 인한 칼로리는 모두 다 어디로 증발한다는 말인가????

컵라면에 이어 또 다시 다른 군것질거리에 탐닉하는 사랑스런 B군의 와이프 닝의 대단한 식탐을 감탄과 존경어린 시선으로 가만히 쳐다본다!

카오 키여우 정상에서 일행과 담소를 나누며 캔 맥주를 기울이다 보니 비 까지 왔고 또한 고지대인 탓인지 상당히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카오 키여우 정상에는 우리 일행 외에 방금 도착한 한 쌍의 젊은 연인이 정상에 있는 관망대에서 함께 사진을 찍으며 서로간의 애정을 마치 우리 일행들에게 과시라도 하는 듯 보란듯이 뽐내고 있다. 닭살 돋는 현지인 커플의 애정행각에 괜히 신경질 난다! ^^

나와 B군 그리고 껑은 모두 함께 모여 카오 키여우 정상에 올라선 기념으로 단체사진을 한 방 찍고 오후 4시 30분이 넘어서는 시각 일행 모두는 카오 키여우 정상에서 서서히 철수준비를 한다.

카오 키여우 정상에서 차량에 탑승해서 하산하고 있던 중 정상에 오르기 전에는 목격 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눈에 들어온다.

분명 정상에 올라 갈 때의 도로는 깨끗했었다고 하는데 하산 길의 도로는 방금 산사태가 났는지 큼지막한 바위덩어리와 함께 그 바위에서 깨어져 나온 잔해 더미가 도로에 수북이 쌓여있다! 아차 시간대를 잘 못 맞추었으면 우리 일행을 실은 차량은 그 바위더미에 깔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미치니 등골이 서늘해진다........

산사태로 인해 도로 곳곳에는 방금 목격한 형상과 유사한 형태의 바위 잔해더미가 도로위를 뒤덮고 있었는데 결코 유쾌하다고 할 수 없는 흉물스런 광경을 한 동안 목격하며 이동해야만 했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량은 도로위에 어지럽게 쌓여있는 바위덩어리들을 조심스럽게 피해가면서도 한 편 급하게 속도를 높여 찜찜한 현장으로부터의 탈출을 신속하게 감행한다!

이 곳 카오 키여우 정상은 처음에 입장했던 카오 야이 국립공원 매표소 입구에서도 꽤나 멀리 떨어진 듯 한참을 이동해도 카오 야이 국립공원의 매표소 입구는 전혀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제법 빠른 속도로 이동을 했는데도 근 40분 이상을 이동해서야 처음 표를 끊었던 매표소입구에 도착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카오 야이 국립공원이 생각보다 제법 방대한 것 같다.

매표소입구 까지의 이동중 야생 순록과 사슴도 자주 목격 할 수 있었는데 이렇듯 카오 야이 국립공원 내에는 외부인의 간섭 없이 각종 야생동물들이 야생상태로 자연스럽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카오 야이 국립공원의 색다른 특징 중 하나인 듯 여러 곳에 야영장이 있었고 또한 야행성인 야생동물들의 생태환경을 세밀히 관찰 할 수 있도록 야생동물 관망대가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었는데 야생동물들의 생태를 관찰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이곳 야영장에서 야영을 하면서 야영장 인근에 있는 야생동물 관망대를 이용, 밤~새도록 야생동물들이 살아가는 자연스런 상태를 관찰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니 야생동물의 서식환경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우리나라의 생태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태국의 여유로운 자연생태환경에 일순 부러움이 몰려온다.

또한 국립공원 부지 내에는 멋들어진 산장풍의 숙박시설도 있었는데 1박에 단 돈 100밧 이라고 하며 모포도 준다고 한다. 내부시설은 살펴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일단 뽀다구 나면서도 고급스럽게 지어져 있는 산장의 겉모습만 보아도 우리나라의 어지간한 팬션은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제법 멋스럽게 만들어져있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비록 소득은 높아졌다고 해도 높아진 국민소득과는 달리 전반적인 삶의 형태는 너무 빡빡한 환경 하에 놓여있다는 점에 있어서 다소 억울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정 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하긴.......세계 2위의 경제력을 자랑한다는 일본이지만 좁은 국토와 살인적인 고물가로 인해 일본 또한 빡빡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뭐! 별다를게 있겠는가!

멋들어진 팬션풍의 산장을 지나치자 갑자기 앞에서 허연 친구들을 하나 가득 태운 썽태우 비슷한 형태의 허름한 오픈카가 지나간다.

10여명 이상의 허연 친구들이 빡빡하게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는데 그들의 다리에는 하나 같이 산거머리 퇴치용 양말을 무릎까지 뒤집어쓰고 있었고 꽤나 빡빡한 이동스케줄로 고생들을 했는지 모두가 하나 같이 피곤에 찌든 모습들이다.

개중에는 흔들거리면서 이동 중인 그 와중에도 차량 구석탱이에 처박혀 꼰닥 꼰닥 졸고 있는 허연넘의 측은한 모습도 보이고......

상대적으로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안락한 쪽바리 도요타 RV차량에 탑승한 우리 일행들과 너무도 비교되는 순간이다. 마치 포로수용소에 끌려가는 것 같은 형상의 몰골을 한 허연 친구들을 기분 좋게 추월하며 우린 우리의 갈 길을 간다...........

카오 야이 국립공원을 빠져 나오니 이미 해가 져서 어둑어둑해져 있다.
카오 야이 국립공원을 빠져 나온 후 20분 정도를 이동해서 아침에 쪽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던 나컨 나욕 인근 도로변에 있었던 노점식당가에 차량이 정차하자 아침나절의 한산했던 광경과는 달리 도로변의 노점식당가가 순식간에 대규모의 야시장으로 변신해 있다.

B군이 이곳에서 음식을 장만해 가지고 별장에서 저녁식사를 해결 할 예정이라고 전하는 말에 순간 귀가 솔깃해진다. 그~~래~~그렇다면 마침 잘 됐다!

그렇잖아도 우리 일행을 배려한 껑 녀석의 지칠 줄 모르는 금전지출과 마음씀씀에 뭔가 보답 할 길은 없을까~ 나름대로 고심하고 있었는데 저녁을 별장에서 해결하겠다면 오늘의 특식으로 한국인인 내가 직접 조리한 특별한 한국요리를 선사함으로서 성의표시를 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 오른 것이다. ^^

B군에게 생각을 전하니 얼큰한 한국의 매운탕을 먹을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들어서인지 B군이 더 좋아라한다~~

즉각적으로 B군과 함께 장보기가 시작됐다.
생선매운탕은 동태나 우럭이 제격이겠지만 이곳에 한국과 같은 어종이 있을리 만무한지라 대충 어물전을 둘러 본 결과 큼지막한 붕어를 판매하고 있는 좌판이 눈에 들어온다.

붕어 매운탕이라??????

한국에서의 붕어라면 제법 견적이 나오는 만만치 않는 생선이다!
좋다! 오늘의 메뉴는 붕어 매운탕으로 하자!
붕어의 가격을 문의하니 거의 월척에 가까운 큼지막한 붕어가 3마리에 단 돈 50밧!

홍합은 1킬로에 단 돈 30밧!

기타 쥐똥 고추도 사고, 양파도 사고, 쪽 파도 사고,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무도 사고 하다 보니 왠지 오늘의 저녁만찬에 대한 기대감으로 즐겁기만 하다! ^^*

붕어와 홍합, 기타 여러 가지 채소를 제법 구입했음에도 150밧이 넘지 않는다!
양도 많아 우리 일행 모두가 먹고도 남을 양이다.

태국의 서민물가는 정말 겂나게 저렴하다!

마무리 보너스로 오늘 저녁만찬을 위해 꼬냑 까뮤나 한 병 쏠려고 편의점에 들렀으나 제법 고급술에 포함되는지 보이지가 않아서 그중 그래도 고급에 속한다는 태국 최고의 위스키 리젠시 700밀리를 390밧에 구입하고 차량으로 돌아오니 껑과 몽 역시 우리가 특별한 저녁을 만드는 계획을 모르고 있었던 관계로 개별적으로 우리를 위한 저녁거리로 이것저것 푸짐하게 장만해서는 장만한 십여개 이상의 음식 봉투를 차량의 뒷트렁크에 꽤나 집어넣고 있는 중이다.

어찌 되었건 오늘의 저녁만찬이 너무 기대된다!

이국에서의 한국 매운탕이라~~

오늘 밤 태국인들에게 결코 잊지 못 할 한국의 자랑스런 생선매운탕을 서투른 솜씨나마 한 껏 발휘를 해서 오묘한 한국의 맛을 확실히 각인시켜 줄 것이라 마음을 다 잡아본다!

일행 모두가 차량에 탑승하니 껑 녀석이 이 곳에서 별장까지 13분이 걸린다면서 순간적으로 출발한다 싶었는데 갑자기 녀석이 광분을 했는지, 무얼 잘 못 먹었는지 느닷없는 난폭운전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녀석의 난폭운전은 도를 더해간다.
어이! B군 갑자기 껑 녀석이 왜 이리 헐크모드로 변신을 하냐????하고 문의하니 B군의 들려오는 답변이 가관이다.

껑 녀석이 자신의 입으로 말 한 이 곳에서 별장까지 13분이 걸린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이렇듯 죽기 살기로 밟아대고 있단다???????

별 싱거운 놈을 다 보겠네~~^^**

어찌되었건 껑의 난폭운전에 힘 입어 정확히 13분 만에 끼이익~~하는 급브레이크의 파열음 소리를 끝으로 껑은 자신이 방금 전에 한 약속과 같이 시간 내에 차질 없이 별장에 도착시키는 순발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별장에 차량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나 역시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나도 약속을 했다! 30분이면 한국의 별미를 완성해서 맛을 보여주겠노라고~~^^*

이 곳에 와서 처음으로 별장의 주방구경을 하게되었는데 별장의 주방은 별도로 별장본채 왼편에 있었으며 한동으로 이루어진 주방이 있는 별관은 반으로 나누어져 오른쪽은 손님들은 위한 별채로 그리고 왼쪽은 주방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두 공간은 서로 연결되지 못하도록 벽으로 막혀져 있으면서 각각 구분되어 있다.

주방으로 들어가니 정면과 왼편으로 한국과 별 차이 없는 디자인의 싱크대가 ㄱ 자로 포진하고 있었고 그 외에는 전부 빈 넓은 공간으로 되어있었는데 주방의 싱크대 내부에는 각종 조리용 냄비, 칼 등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고 싱크대 위에 붙어있는 붙박이 선반에는 조리에 필요한 각종 양념이 들어 있는 양념통과 다양한 접시며 그릇들이 역시나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어서 한국에 있는 어지간한 가정집 주방은 감히 명함 내밀기가 부끄러울 지경으로 정갈하게 정돈되어 있다!

정갈하고 널찍한 주방이 보기에 너무도 좋구나~~

요리준비를 막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B군도 함께 들어와서 나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고 양파를 깐다, 무를 깍는다, 하면서 제법 일손을 덜어준다.

나 역시 붕어를 씻는다, 홍합을 물에 씻는다, 어쩐다 하면서 근 15분 간이나 생쑈를 하며 어느덧 졸지에 일일 주방장의 신분으로 변신한다.

모든 재료가 준비 끝이다!

깨끗이 씻어 잘 다듬어 놓은 무, 쪽 파, 쥐똥 고추, 양파 있고, 혹시 몰라 한국에서 부터 이 몸과 함께 특별히 공수되어 온 500밀리 고추장도 있고, 비록 태국식이지만 쥐똥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도 있고, 역시나 깨끗이 물에 씻어 놓은 붕어며, 홍합도 있고 이 정도면 훌륭한 매운탕 재료다! ^^

음.......그럼 어디 한 번 슬슬 실력발휘를 해 볼까~~

먼저 붕어와 홍합, 무와 함께 고추장을 큼직하게 퍼 넣고 이어서 고춧가루와 잘게 썰은 쥐똥고추를 인정사정 없이 팍팍 뿌려 넣고 물을 충분히 부어 넣은 다음 가스렌지에 불을 땡기고 끓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잠시 후 오늘의 빅 메뉴 생선매운탕이 얼큰~하면서도 매콤~한 맛있는 냄새를 솔솔 풍기면서 슬슬 끓기 시작한다.

충분히 끓기를 기다리다 이어서 양파, 쪽파를 마저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마지막으로 역시나 한국에서부터 특별 공수되어 온 비장의 조미료 감치미로 마무리를 하자 엉성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 한 붕어매운탕이 완성되었다.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드디어 완성된 자랑스런 오늘의 빅 메뉴 생선매운탕!

그런데.......완성 된 붕어매운탕의 맛을 보니 어째 좀 맛이 텁~텁~하다???

거 이상하다???왜 이렇게 매운탕 맛이 텁텁하지???

띠~~바~~모르겠다. 이제와서 어떡할거냐~~

가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오늘 생선매운탕의 주 재료인 붕어란 녀석 때문인 것 같다.
붕어란 녀석이 원래 민물에서만 살다 보니 우리나라와는 달리 태국의 그 혼탁한 흙탕물속에서만 살던 녀석이라서 흙탕물이 체내에 많이 누적되어 그 영향 때문인 듯 하다.

어찌되었건 이제와서 무를 수도 없는 일인지라 왜 이렇게 매운탕 맛이 개운하지가 않고 텁텁하냐는둥 B군과 함께 둘이 궁시렁 거리면서 기대감을 가지고 한국의 생선매운탕을 기다리고 있을 일행들이 모여 있는 홈 바로 완성된 생선매운탕이 들어 있는 큼지막한 냄비를 어기적 거리면서 낑낑거리면서 들고 간다.

내가 보기에는 텁텁한 것이 맛이 영~~ 별로 였는데 워낙에 맵고, 얼~큰한 음식이라면 또 일가견이 있는 태국인들이라서 그런지 어설픈 솜씨로 급조해서 만든 생선매운탕이었지만 단연 인기 캡이다!

맛있댄다! 맛 있어 죽겠단다!

양으로 보아 거의 10인분 이상이 나오고도 남을 생선매운탕이 순식간에 거의 바닥이 난다. 알로이 찡찡~ 알로이 찡찡~~ 하면서 정말 겁나게 잘 먹는다.

기본이 두 대접이고 닝은 거의 4대접이나 먹었는데 껑이란 녀석은 나중에는 아예 생선매운탕 국물에다 밥 까지 말아서 마치 걸신들린 듯이 와구! 와구! 쩝쩝소리 까지 들려주면서 정신없이 먹어대더라~~^^***

생선매운탕 국물에다 밥 까지 말아서 먹는 태국인은 나도 오늘 처음 봤다!

너무도 맛 있게 먹어대는 일행들을 바라보니 나는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면서 그저 흐믓해지기만 한다~~

남편과 가족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맛 있게 먹는 그들을 흐믓하게 바라보는 주부의 마음이 아마도 오늘 나와 같은 기분이리라~~^^*

요란스럽고도 화기애애한 즐거운 저녁식사가 끝이 나니 이어서 2차전이 벌어진다!

몽이란 녀석이 어제 맛 본 소주가 그리웠는지 B군에게 소주가 더 있느냐고 물어보던데 B군은 소주가 한 병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지 네 녀석이 어제 다 퍼마시고 없다고 전하자 몽의 눈에 실망감이 스쳐지나간다.

몽이란 녀석 어제 맛 본 소주에 완전히 뻑이 갔구나!

소주를 그리워 하며 입 맛을 다시고 있는 녀석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한 편 재미있게도 생각이 들어 이왕 쏘는 거 확실하게 쏘~자 하는 생각에 다시 방으로 들어가 마지막으로 딱! 한 병밖에 남지 않은 소주를 망설임 없이 몽 녀석을 위해 기꺼이 희사하기로 하고 소주를 가지고 홈 바로 되돌아 가니 몽이란 녀석의 눈이 순간적으로 빛남을 나는 똑똑히 봤다!

난데없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주를 가지고 내가 등장을 하자 몽 녀석은 마치 저승길에 친구 만난 표정을 얼굴 하나 가득 지으며 너무도 반가워 하더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걸신들린 듯이 소주에 집착하는 녀석으로 인해 나와 B군은 연속으로 소주잔을 바쁘게 입으로 가져가는 녀석의 위세에 눌려 그 맛 있는 소주를 몇 잔 마시지도 못하고 입 맛만 다신 채 모조리 몽 녀석에게 헌납하고야 만다! 띠~~바~~

보통 태국인들은 맥주가 되었건 위스키가 되었건 얼음을 무지막지 하게 잔에 집어넣고 맹맹하게 마시는 스타일인데 몽 녀석은 한국식으로 그냥 스트레이트로 거푸 들이킨다.

지금 생각해도 참 별난 녀석이 아닐 수 없었는데 유독 소주만 스트레이트로 마셔대는 바람에 소주가 생각보다 일찍 동이 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소주 한 병이 아작나는 것을 시작으로 이어서 생선매운탕거리와 함께 사 온 리젠시가 등장을 했는데 요놈마저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바닥을 보인다.


이제 준비된 술이라고는 배만 부른 맥주만 눈에 보일 뿐 이어서 다소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껑 녀석이 짱 박아 놓았던 리젠시를 또 한병 꺼내온다.

새로이 등장한 리젠시를 일행은 대대적으로 환영하며 연신 술잔을 입에 가져가던 와중에  나와 껑, 몽은 서로간에 의기투합되어 어깨동무를 한 채 CD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태국노래를 들으면서 분위기에 취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나의 18번 “쿤 루 메이 크랍!” 이 흘러나오자 자연스럽게 이방인인 나의 입에서 갈고 닦은 태국노래가 원어에 충실한 채 흘러나오는 순간 껑과 몽의 눈이 놀라움으로 인해 점점 커지는구나!

피앙캐 쩡 따~~짜이 꺼 싼 와이~~
캄티 푿 빠이~~짜이 방 캄 마~~
약하 쿤다이 루 와이~와 커 쾀티 쏭 빠이~~
끌란 마 짝 짜이~~확 빠이 땀 싸이 롬~~

도화선에 불을 댕겼는가! 느닷없이 이방인으로부터 흘러나오는 태국노래를 감상하게 되자 기분이 한 껏 엎 되었는지 껑과 몽은 함께 춤을 추자면서 나의 팔을 잡아끈다.

인적이 드문 별장지대에 있는 껑의 대지 750평 짜리 별장은 아무러한 주위의 간섭도 받지 않으면서 우리들만의 즉흥공연을 마음 껏 펼칠수 있는 환경을 기꺼이 제공하기에 그야말로 고성방가에 막춤을 아무리 연출해도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날 나에 대한 친밀도가 급상승을 했는지 껑과 몽의 나에 대한 명칭이 처음의 미스터 낙화유수에서 피 낙화유수!(낙화유수 형님!)로 변해 버렸다는 점이다!


이날 나는 기분이 대책없이 엎그레이드 되서 고꾸라지게 퍼 마셨다.
평소 주량보다도 꽤나 많이 마셨는데도 술도 취하지 않고 잘만 넘어간다.

직접 솜씨를 발휘한 맛 있는 한국의 생선매운탕으로 한국인의 성의표시를 했고 예상치 못 했던 나의 태국노래로 인해 더욱 더 친밀감이 형성된 듯 껑과 몽은 나와 함께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면서 연신 흥겨워 할 즈음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몹시도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B군 부부의 따스한 눈길과 어우러지며 의미있는 현지인 동생들과의 인연은 밤이 깊어지면서 점점 무르익어만 가고 있다.........


1 Comments
이수랑 2005.11.25 20:32  
  재미나게 읽고 갑니다. 너무 생동감 넘치고 잼나는 얘기네요...태국에서 붕어 매운탕이라..누가 상상인들 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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