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미와 신양의 태국 여행기 4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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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미와 신양의 태국 여행기 4 -상

etoil 4 2059
요즘 회사일로 힘들어 하는 신양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_^
신양 힘내라!
역시 길어서 상 하로 짤랐는데 어정쩡하네요


4월 25일 여행 3일째

또 사부작 사부작 소리..
으으...
신양 진짜 너무 한다.
어쩌겠노..
6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는 것을.
신양을 원망하며 일어날 수 밖에.
아직 렌즈를 끼지 못해 모든 게 희뿌연한 상태..
어여 씼어야지 하는데 내 샌달이 안보인다.
잠시 신양의 조리를 빌려 신고 욕실로 가 샤워를 마쳤다.
오후에는 물이 따땃 하던데 지금은 조금 싸늘하다.
라차따가 좋은 게 매일 물 한 병이랑 깨끗한 큰 파란색 바스타월을 준비해놓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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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 타월과 휴지.

언제나와 같이 타월로 몸을 감싸고 서둘러 렌즈를 찾아 끼면서 아침이 시작되었다.
그 사이 침대에 앉아 여유롭게 티비를 보고 있는 신양.
빨아놓은 옷을 밖에 널어 났더니 완전 바짝 말라있었다.
탈수기가 필요 없어 좋긴 한데...
문밖으로 따끈한 공기를 느끼자 기분이 착잡하다.
언제 이 더위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모레면 떠나야 하는 신양이기에 열대섬으로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말았다.
구지 가고자 한다면 못 갈 건 없지만 힘들고 빡빡한 일정이 될게 뻔한 것을 우리는 자신이 없었다.
신양 이렇게 된 이상 그냥 편하게 쉬다 갈꺼란다.
그래 트레킹도 하고 맥주나 마시며 호사스럽게 지내보자.
그렇게 결정 내리고 헬로 태국군을 보는데..
억.
순간 눈에 띈 나의 발바닥.
새빨갛다.
어제 무식하게 걸은 후유증인가..
그 순간 이제껏 멀쩡하던 발이 아파오는 듯하다.

"신양 내 발바닥, 발바닥 봐라~~ㅠ.ㅜ"

신양에게 우는 소리로 나의 연약함을 어필했다.
신양이 내 발을 보며 놀라며 역시 자신의 발바닥을 보더니 억한다.
왠 걸 더 빨갛다 못해 터질 거 같다.
신양 경악한다.

"뭐고 이게..."

이 상태가 되도록 몰랐단 말인가...
역시 둔하다 신양.

"안 아프나?"
"전혀...잘 모르겠다. 별로 안 아픈 것 같은데…이상하네"

그 상태로 안 아플 리가 없을 긴데.
신양과 난 당혹해 했다.
순간 눈에 띈 빨간 조리!
설마!
범인은 역시 신양의 조리였다.
어쩐지 첨 볼 때부터 허접 하더라니 염색 물이 배어나와 발바닥을 물 들인 것 이다.
기가 막혀서 어이가 없다.
버리라고 하니 신양 그래도 이게 편하다며 그냥 계속 신겠다고 한다.
-_-;
그래 개인의 자유지만 죽어도 모른다 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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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왕 허접한 불량 조리와 신양의 물든 발바닥.


배고프다...
시간만 되면 미친 듯이 요동치는 배.
전화기로 김씨에게 모닝 콜을 해주었다.
졸린목소리.
"
헬로우"

-_-
웬 영어?

"일어나세요...깨워달라고 그랬잖아요 아저씨"
"아 네"


자기가 부탁했으면서 태도가 불량한데...
다시 해주나 봐라.

"밥 먹으러 가자"
"아저씨 혼잔데 같이 밥 먹을 건지 물어 보까?"
"그러자"

조금 후에 김씨 룸 두드리니 김씨 이미 머리를 감은 상태다.
밥 같이 먹자니 아저씨 흔쾌히 오케이한다.
근데 짐 정리를 배낭에 싹 해놓은 상태가 아닌가.
숙소를 옮길건지 물어보니 2박3일 트레킹을 예약해놓은 상태라 짐을 싸 났다고 했다.
당장 오늘 오후 출발이었다.
어디냐고 물어보니 치앙마이란다.

"그거 빡세다고 하던데...괜찮겠어요?"

영 부실해보이는 김씨에게 한마디 던져주니 김씨 눈 동그랗게 뜬다.

"뭔소리야.. 트레킹이 뭐가 힘들어...차 타고 뗏목타고 그냥 코끼리 타고 그러는 건데"
"깐짜나부리라면 몰라도 치앙마이는 4-5시간 걷는다고 하던데요"

증거로 헬로태국군을 들어 꼭 집어 보여주니 김씨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그 순간부터 골을 싸매고 퍼지는게 아닌가.
지금 감기기운도 있고 몸이 안 좋은 상태라 평소라면 몰라도 강행군은 자신 없다며 고개를 젖는다.
신양이 왜 '삐끼사건' 때 즐거워했는 줄 알겠다.
남의 불행이 와 이리 재밌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주로 산길로 걷는데 무지 힘들다고 하던데.."

살살 놀리니 김씨 고민하다가 취소해야겠다고 한다.

"너희들은 오늘 뭐 할건데?"
"홍익인간 가서 트레킹 신청하구요..쇼핑 할려구요"
"어디서?"
"씨암요"

김씨 씨암은 몇 번이나 가봤는데 쇼핑하기는 제일 좋다며 권해준다.
몇 번이나 가봤단 말이지...?
^-^
흐흐흐..
트레킹이 취소되면 오후에 별다른 일정이 없어보이는 김씨를 살살 꼬시니 씨암까지 데려다 준다고 한다.
아이고 고마워라.
점심은 우리가 한턱낼께요~
프론트에 첵인을 하는 동안 김씨 능숙하게 전화를 한다.
미처 몰랐는데 프론트에 한국으로 통하는 수신자 부담 전화기가 있었던 것이다.
500바트 카드 사서 국제 전화 거는 법을 몰라 고생하다 겨우 가족과 통화가 된 기억이 아련히 떠오르고...
진짜 눈앞에 두고 뭘 했는지...
김씨 여자친구랑 통화하나보다. 깨가 쏟아진다.
재수없다-_-
그사이 아침식사는 요플레인 프론트 아가씨랑 좀 친해져 보려고 안 되는 영어로 찝적거려 봤다.

아가씨 저런 거(전화기) 있으면 진작 알려주지 응?

이 말은 나의 희망 사항 일 뿐...

"하이"
"왓 두유 두 투데이?"
"쇼핑 고 투 더 씨암"
"오 씨암? %@#@$#%^&**%##$%(모르는 영어) 해브 나이스 데이"
"씨야"

-_-
대체로 이런 대화였다.

김씨가 쌀국수 먹으러 가자고 꼬신다.
그렇게 맛있고 싸다고 한다.
그럼 당근 가줘야지.
하며 라차따를 나서니 가깝다.
인도인계열의 뚱뚱한 주인 아주머니가 김씨 보더니 반갑다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게 아닌가.
오지랖도 넓어요.

작은 가게에 쌀국수를 먹고있던 몇 명의 태국인들이 우리들을 신기한 듯 쳐다본다.
그래….이런 곳이 진정한 현지인들의 식당..
태국에 왔으면 현지 음식을 먹어야지!

김씨 쌀국수 세 개 시키고 노팍치 소리친다.
오오 신양처럼 팍치 못 먹는 사람이 또 나왔다.

으음..
여기도 국왕사진이 있네.
벽에 달력처럼 붙어있는 이제는 거의 외울거 같이 친숙한 나이스한 모습의 국왕사진.
역시나 옆에 높은 지위의 중으로 보이는 늙은 스님의 사진이 붙어있다.
어딜 가나 왕궁패밀리랑 스님사진을 예사로 보니 이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왕궁과 불교를 따르는지 알만하다.

오! 바로 나오네.
이것이 바로 신속배달...-_-;
금방 나오니 참 좋다.
투명한 국물에 역시 투명한 면발에 튀긴 어묵 같은 게 여러 개 올려져 있다.
면이 쫄깃하고 국물은 담백하다.
맛있다.
가격도 20바트 밖에 안 한다.
그런데도 물은 공짜.
아저씨가 좋지 좋지 하며 호들갑이다.
많이 드세요...
-_-

"아저씨는 이런 곳 어떻게 알았어요?"
"응...나도 아는 형 따라서 왔어. 이 가게 딸이 진짜 예쁘다고 소문났거든."

-_-;;
그런 검은 속셈이..

“ㅋㅋㅋㅋ 근데 그 딸 보려고 형이랑 몇 번이나 왔는데 정작 형은 못보고 집으로 가고 나는 나중에 봤지"
"어때요?"
"어 이뻐. 날씬하고 섹시한게..."

므흣하게 웃는 김씨.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정말 잘하는 짓이군요.

"크크크..내가 한국에 있는 형한테 전화로 알려줬거든. 그 형 어찌나 아쉬워 하든지..크크크크…안 그래도 그 형이 형광팔찌인가 올 때 사오라고 하던데 씨암에서 그거나 사야겠다."

뭘 일부로 전화까지 해서 약을 올리십니까...
김씨의 내공도 참 상당하다.
근데 자꾸 아저씨라고 한다고 김씨 투덜거린다.
아저씨라는 소리는 난생처음 들어본단다.
가만있으면 성시경 조금 닮았는데 웃으면 앞니가 토끼 이빨이라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30이면 아저씨라고 놀리니 나이차이 얼마 난다고 하며 짜증이다.
하긴 정말 주름하나 없이 탱탱하니...
그래도 김씨는 아저씨라고 부를 것이다.
왜냐...
재밌으니깐..ㅋㅋㅋ
김씨의 피부를 부러워했더니 김씨 태연하게 말을 던지는데 그 말이 가관이다.

"원래 안 늙는 피부래"
"그런게 어딨어요?"
"몰라. 피부과에 갔는데 의사가 그러던데..이런 피부는 잘 안 늙는다고.."

-_-
그 피부는 신에게 선택 받은 피부라서 울트라 초 경량 알루미늄 같은걸로 코팅한 피부라덥니까?
당신의 호칭은 이제 영원한 아저씨.
각오하세요

어차피 김씨도 빨리 트레킹을 취소해야 하기 때문에 홍익인간 여행사 쪽으로 같이 가기로 했다. 김씨가 길을 안내해주니 참 편하다.
왜 그 동안 가이드로 착취당했었는지 알 거 같다.
아 이쪽으로 빠지는 거구나..
김씨가 환전할 동안 슈퍼 옆의 노란 전화기로 아빠에게 전화하니 역시 받지 않는다.
뭐야...
동생도 친구도 안받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번호가 이상하게 떠서 일부러 안 받은 거 란다.
홍삼드링크에 몇 번 당했다나.
홍삼 드링크에 지다니...
-_-;;
그것도 모르고 헛짓만 했다.
사원을 지나쳐서 가는데 웬걸...
못 봤던 한국인이 여기 다 모여있더라!
어제 한 뻔짓이 떠오르니 쪽 팔린다.
진작 여기로 올껄...
김씨 홍익여행사 앞까지 바래다 주고 자기는 트레킹 예약한 여행사로 갔다.
오호...
재밌는게 많다.
아시아호텔에서 하는 게이쇼는 씨암이랑 가까워서 씨암에서 쇼핑하다가 가면 딱 안성맞춤이 아닌가.
우리는 오늘 저녘에 게이쇼를 보기로 하고 내일은 당일 예정의 깐짜나부리 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게이쇼는 일인당 450바트 트레킹은 500바트로 졸지에 2000바트라는 거금이 나갔다.
그래도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다시 만난 김씨 얼굴을 오만상을 다 찌뿌리고 있다.
생각대로 일이 안 풀렸나 보다.
여행사에서 절대 환불 안 된다고 했단다.
며칠 후도 아니고 당장 당일 예정 변경 안 된다며 다른 쉬운 코스로 옮기려는 것도 불가.
김씨 1100바트나 냈기 때문에 아까워서라도 절대 안 갈수는 없단다.
결국 사정해서 겨우 하루 연기하기로 한 게 끝.
그래도 하루라도 연기한 게 어딘가.

어제 고마웠던 두 분에게 인사나 하려고 벨라벨라 하우스를 찾아가니 프론트에서 407호는 오전에 방을 비웠다고 한다.
참 고마웠는데 인사도 못하고 헤어지게 되어 좀 그렇다.
밥이나 사드릴려고 했는데...

바로 씨암으로 가려고 했는데 김씨 지금은 덥다고 말린다.
11-2시 사이는 하루 중에도 진짜 제일 더울 때라 자기는 그 시간에 낮잠을 잤다며 더울 때가서 고생하는 것 보다 방에서 쉬어줘야 한단다.
듣고 보니 그렇다.
우리가 길을 헤메며 생고생할 때도 그 즈음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이드가 싫다는데 우리가 뭔 이견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서 태국프로만 나오는 티비도 조금 봐주고...
이렇게 여유롭게 지내본 적이 없었는데 나름대로 괜찮다.
김씨 자기는 이제 필요 없다며 커다란 방콕 지도와 카오산 지도를 들고 우리 방으로 직접 와서 준다.
고맙긴 한데 너무 너덜너덜해서 보기가 참 그렇다.
-_-;
심심해서 김씨를 붙잡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김씨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주로 김씨의 나이트 여행기다.
우연히 현지 태국대학생과 만나 이곳 저곳 놀러 다녔다는데 사진을 보여주는데 얼굴이 하얀게 눈도 크고 꽤 이쁘게 생긴 여자 애다.
대학생치고는 10대로 보일 정도로 어려보인다.
김씨 귀엽다고 하면서 연신 흐믓해 한다.
우리가 애인한테 고자질하겠다고 놀리자 김씨 천연덕스럽게 하는 말
그냥 동생같이 귀여운 거란다.
-_-
그렇겠지.

"나이트 어디가 제일 좋아요?"
"RCA"

물이 장난 아니라며 태국 젊은이들 정말 잘 논다고 한다.
그렇겠지..-_-
우리가 칼립소쇼 보러 간다고 자랑하니 김씨 게이는 싫다며 고개를 젖는다.
알고 보니 슬픈 사연이 있었다.

유럽여행을 하던 김씨...
방값을 아끼느라 두 명이 같이 쓰는 방에 일박을 하는 그.
근데 자는데 누군가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만지더 란다.
-_-;;
순간 정신이 번쩍 든 김씨.
냅다 치한을 발로 차버렸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자기가 키가 큰데도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만만하게 본다면서 게이를 조심해야 한 단다.
우리야 게이를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ㅋㅋㅋ
남의 일이니 마냥 즐겁다.

그러면서 김씨 디카를 만지작거리더니 누군가를 보여준다.
묘령의 섹시하고 아담한 여인네의 기막힌 옆 모습이다.
꼭 자세라도 잡아준 듯한 것처럼 쫙 빠진 긴다리와 심플한 샤기컷, 코의 옆선이 기가 막힐정도로 모델처럼 잘나왔다.
누구냐고 물으니 미용실에 일하는 미용사라며 누구 따라 갔는데 정말 장난 아니게 이쁘고 자기 타입이라 몰래 찍어왔다고 한다.
도찰...
이 아저씨 범죄 수준 이다.
왜 대쉬하지 하고 놀리니 김씨가 안 그래도 너무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어서 망설이다가 옆의 미용사한테 애인 있냐고 한번 물어봤단다.
그런데 그 미용사 묘한 얼굴로 씨익 웃더니 조용하게 말해주는 한마디
"쉬 이즈 게이"
허걱...
나도 믿을 수가 없다.
생긴 것도 그렇고 볼록한 가슴하며 날씬한 허리 어께도 좁은 게 완전 여자다.
아니 여자보다 더 이쁘다.
아저씨 게이만 아니었어도 하며 못내 아쉬워 했다.
게이만 아니었어도 뭘 어쩐다는 거냐...애인도 있으면서..-_-

얘기 중에 신양 배 고프다고 한다.
쌀국수로는 배가 차지 않는다나..
김씨도 뭘 먹자고 해서 신양이 결국 나가서 커다란 치킨조각 3개랑 콜라와 맥주까지 사 들고 왔다.
치킨은 후추와 소금으로 간한 짭잘하고 매콤한 맛인데 꼭 예전에 즐겨먹던 후라이드 동키 치킨 맛이다.
꼭 안 먹을 것처럼 점잔 빼고 있던 나도 합세해 미친 듯이 먹어치우니 개 눈 감추듯 치킨조각이 사라지고 신양 맥주까지 시원하게 한 캔 마신다.
김씨는 한숨 자야겠다며 자기 방으로 사라지고 2시쯤 다시 만나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늦게까지 얘기하느라 부족한 잠이 실실 온다.

신양 우리 잠이나 잘까 돌아보니 신양은 이미 잠들어 있다.
-_-
진짜 강적이라니깐.
알람 소리에 놀라 눈을 뜨니 진짜 깜박 몇분 존 거 같은데 벌써 2시를 훌쩍 지나있다.
이크 서두르자!

우리는 씨암으로 가기 위해 김씨와 함께 택시를 탔다.
차가 꽉 꽉 막힌다.
방콕의 트래픽은 장난 아니다.
돈 올라가는 거 보면 속만 터진다.
사실 우리나라 돈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그래도 기분이 틀리다.

씨암에서 내리니 빌딩 숲이다.
정말 화려하다.
사람도 버글버글한데다 공기도 이글이글이다.
으휴...
특이하게 백화점과 백화점이 지상으로 길을 만들어서 연결되어있다.
역시 쇼핑 천국 다웠다.
여기가 씨암 스퀘어야 하는데 온통 옷가게와 보석가게 레스토랑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서둘리 뜨거운 공기를 피해 mbk 즉 마분콩으로 들어섰다.
안은 정말 시원하고 넓었다.
복합매장처럼 되어있는 마분콩은 저렴해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태국인 젊은이들이 참 많고 쇼핑을 하려는 외국인도 참 많았다.
우리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앞에서 긴 발을 이용하여 슥슥 걷고있는 김씨를 놓칠 새라 두리번거리며 쫓아다녔다.
어쩜 물건이 이래 많은지..
뭘 사야 할지도 모르겠다.
신양이 높으신 분들한테 받은 목록대로 썬글래스와 나이키 티를 사야 한다고 하니 김씨 마분콩옆에 바로 붙어있는 토코 백화점으로 간다.
마침 세일 중이었다.
신양 무난한 나이키티를 고르고 있을 동안 잠시 매장을 구경하기로 하고 돌아다녔다.
끝이 없는 신양의 목록을 어이 다 맞출꼬...
그러다 리바이스 매장에서 내 맘에 쏙 드는 옷을 발견했다.
아이보리색의 티인데 너무 귀엽고 게다가 싸다!
조아라 하면서 냉큼 샀다.
나이키 매장에 오니 신양 나이키 티 뿐 만이 아니라 스프리스 운동화까지 샀다.
김씨가 예쁘다고 예쁘다고 한국에는 이런 디자인 없다고 사라고 꼬셨다고 한다.
조금 무겁긴 해도 이쁘긴 하다.
김씨 의외로 안목이 세련됐는걸..
내가 리바이스 티를 샀다고 하니 김씨가 싸이즈는 맞게 샀냐고 묻는다.
아이고 내가 싸이즈도 모를까 봐..
s싸이즈로 샀다고 했더니 김씨 한마디 던지는데 폭탄이다.
"태국싸이즈랑 한국싸이즈랑 틀려. 여기는 싸이즈가 작게 나오거든. 여자들이 말랐잖아"
꽝!
허걱!
설마 했지만...
지나가는 타이트한 교복차림의 여대생을 보니 설마가 사람 잡겠다.
어찌나 호리호리한지 45킬로도 안되어보인다.
그런데 그게 태국의 보통 아가씨 몸매니..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나는 미친듯이 리바이스 매장에 되돌아갔다.
입어봐도 되냐고 하니 피팅룸을 가르쳐준다.
입어보니 숨도 못 쉬겠다.
옷은 당장이라도 찢어질 듯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초등학생 옷을 껴입은 것도 아니고 이게 뭔 창피인가..
바로 벗어버리고 창피하지만 더 큰 싸이즈 있다고 물어보니 없단다!
미쳐...
환불해달라고 하자 아가씨 다른 옷을 보여준다.
마음에 안 든다.
또 다른 옷을 보여준다.
우짜라고...
환불 안 해줄 라고 버티고 있는 점원 아가씨..
있는 옷 다 보여줄 태세다.
아이고..
마지못해 옷을 다시 뒤지니 그럭저럭 내 맘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
m싸이즈로 달라고 했더니 기다리란다.
창고에서 꺼내오는 듯 한참 걸린다.
열 받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계산을 먼저 하니 첫번째 옷보다 좀 더 싸다.
남는 금액을 받고 기다리니 신양과 김씨 아직도 안 끝났냐며 찾아온다.
겨우 겨우 옷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빨리 뜨고 싶은데 신양과 김씨 남의 속도 모르고 여유롭게 리바이스 옷을 감상한다.
음,..
근데 나에게는 심드렁하고 무관심하게 대했던 카운터 언니..
김씨를 보니 눈이 반짝한다.
찰싹 붙어 난리났다.
이봐...반응이 너무 틀리잖아..-_-

신양이 과장에서 부탁 받은 썬글란스를 고르는데 역시 싼 게 비지떡이라고 그럴싸한 것은 다 1000바트 이상이다.
썬글라스를 고르고 올라가는데 영화관이 있다.
김씨 태국영화도 함 봐야 하는데 하며 둘러보는데...
시설도 깨끗하니 잘 되어 있다.
하지만 별로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가 없다.
말도 모르는 영화 굳이 보고플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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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개봉 하는 듯한 영화. 코미디 영화같다. 이 포스터를 거리를 지나가다 종종 보게 된다.

지나가는데 문 앞에 푹신한 의자가 보인다.
왠 의자를 가져다 났을까 하며 보는데 딱 보기에도 의자가 쇼파 수준의 편안함을 자랑한다.
김씨 골드클래스 써비슨가 그렇다며 그런 의자로 영화 한번 보는데 일인당 1000밧 이상이란다.
허걱..
써비스가 틀리겠지 하면서도 왠 미친 짓인가 싶다.
별세계가 따로 없네...


4 Comments
곰돌이 2005.10.07 17:13  
  신양께선 지금 열심히 일하시고,
etoil님은 백조인 덕에 재미있는 여행기를 감상하는군요[[으힛]]
그나저나 쪼리에 물든 저 벌건 발바닥.. 쇼킹합니다. 꼭 단두대에 올라가 있는 느낌[[으에]]
윤희영 2005.10.07 22:41  
  벌건 발바닥은...뷁 그자첸데요...ㅋㅋㅋ
저도 리바이스에서 완젼맘에드는티봤는데,,,,,
사이즈에서 대략OTL.....
유통기간 만년 2005.10.08 14:24  
  빠~~알간 발바닥!!! 쵝오~~~ㅋㅋㅋ
마리아 2005.10.08 20:25  
  내 발바닥 ,,, 허락도 없이 올리다니...
그래도 고맙다.. 내를 위해서 이 글을 바치다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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