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롱이네7-5밧을 구걸하다(?)& 50밧 지폐의 의혹& 아이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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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이네7-5밧을 구걸하다(?)& 50밧 지폐의 의혹& 아이스인

재롱이네 3 1101
그렇게 다시 두려운 마음으로 홍익비치 하우스를 떠나
사우스 팟타야로 향했습니다.
일단 고속도로에서 썽태우를 탄 다음에 사우스 팟타야 근처에서
내린 후, 다시 썽태우를 타야 한다고 달이아저씨가 알려주셨습니다.

썽태우는 운전기사가 저 안쪽에 있구 승객들은 뒷쪽에 있는데다가
시끄러워서(밀폐되어 있지 않았으니) 길묻기가 참 어렵더군요.
주저주저하다가 앞에 앉은 약간은 무서워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저 사우스 팟타야 가는데, 여기가 어디죠?(태국어로^^)' 라고 물었더니
5킬로는 더 가야 한다구 하대요.
그 이후로 계속 그 아주머니를 쳐다보며 싱긋싱긋 웃었습니다.
'저는 아주머니만 믿겠어요' 이런 표정으로...^^

그랬더니 이 아주머니가 첨엔 잘 있다가 절 보시더니
혹시라도 내가 내릴데를 놓칠까봐 겁이 나셨는지
밖의 풍경을 뚫어지게 응시하더군요 ^^;;;
그러면서 전 암말 안했는데두 '아직 안왔다' '3킬로 남았다'
'2정거장 남았다' 이러시던걸요...^^
2정거장 남았다구 하실때 '타오라이 카?'하고 요금을 물어봤더니
'씹밧'이라고 하대요.

마침 지갑을 들춰보니 100밧짜리랑 500밧 짜리외에 잔돈이라고는
10밧 밖에 없더라구요. 해서 '와 잘됐다'하고 있었는데,
드뎌 제가 내릴때가 되서 벨을 누르고 내렸습니다.
앞자리로 가서 10밧짜리 동전을 건냈더니 기사가 더달라구 하네요.
바가지인가 싶어서 그 아주머니를 쳐다봤더니
'씹 하 밧' 이러시더라구요...헉...10밧이 아니라 15밧이었던 겁니다.
기사에게 100밧짜리 보여주니까 거스름돈 없다구 화내구
차는 떠나야하구 넘넘 당황스러워서 잠시 돌처럼 굳어있었습니다.

아, 그때 아까의 아주머니가 절 부르시더니
5밧짜리 동전을 딸랑 제 손바닥에 올려주시대요...흑흑...
순간 너무 고맙기두 하구 그래서 뭉클해졌죠. 괜히 제 앞자리에 앉은 죄루다가
길도 알려주시구 급기야 5밧까지 주시다니~~
어쨌든 기사에게 돈을 주고, 아줌마에게 고맙다를 연발하며
(시간만 좀더 있었더라두, 가방에서 엽서라도 꺼내드릴건데..죄송..)
떠나는 차를 향해 와이를 하며 '컵쿤카'를 크게 외쳤습니다.
지난번 경찰 아저씨가 첫번째 태국의 얼굴이었다면,
이 아주머니는 두번째 태국의 얼굴로 영원히 기억할거 같아요~ 고마운 분들~

사실 떠나기전 한비야씨의 '바람의 딸' 시리즈를 열심히 읽었는데,
읽으면서 '거 참. 인복 많은거 자랑하나. 한비야씨는 왜이리 고마운 사람이 많은거지?'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그런데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어요...
여행에서 본 풍경보다 유적보다 더 기억나는건 고마운 사람들이라는 거 말이죠.

이렇게 썽태우에서 내린 담 잔돈이 없어서 다시 썽태우를 못타겠구
모터싸이를 타고 가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래서 헬로태국의 지도를 꺼내주며 '에이펙 호텔'에 가자고 했죠.
여러명이서 지도를 보며 수근수근 하더니 '오케이. 에이펙'하던걸요.
그런데 어찌된건지 절대 40밧 이하로는 태워줄수 없다는 겁니다.

말도 안된다면서 계속 협상을 벌였지만 '흥.핏'하면서 끄덕을 안하더라구요.
그달은 마침 정신력과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었기에
에이 모르겠다 하고 40밧에 협상을 보고 탔습니다...
나중에 생각하니 그사람들이 절 일본애로 생각한게 아닐까 싶어요 --;;
협상 끝내고 떠나는데 뒤에서 재패니즈(?) 그런 소리들리더라구요.

커다란 나라야 가방 하나 들구 머리도 땋구 그래서 그랬나 --;;
어쨌든 그렇게 에이펙 호텔앞에 내렸습니다. 왜그랬는지 몰라도
비치하우스에서 떠나오면서 막연히 게시판에서 보았던 '아이스인'에 가야겠다고
불현듯 떠오르더라구요. 에이펙 호텔 옆에 있단 게 생각나구...
어쨌든 내려서 100밧 짜리를 주니까 거스름돈을 주는데
아닛!!! 그때까지 4일동안 본적이 없는 지폐를 주는 겁니다~~
의심스러워서 자세히 봤더니 50밧 짜리였구 이상하게 동그랗게 구멍이 나있구
거기에 비닐같은게 있더라구요.

그때까지 맨날 동전들하고 20밧, 100밧, 500밧, 1000밧 밖에 못봤는데
못보던 지폐가 더더구나 수상하게 생겼으니
'아. 이사람들이 아까 협상도 잘 안하더니 이제 가짜지폐를 주는건가~'하고 고민에
빠졌답니다.. 그래서 그 모터싸이 기사를 못가게 하고
다른 걸로 달라고 그랬는데, 그 사람은 아마 제가 돈을 더 깎는건줄로 알았는지
노노! 하며 손사래를 치더니, 가버렸습니다 --a

두려운 마음에 헬로태국을 꺼내어 태국의 화폐 부분을 폈는데~~~
아, 다행히 거기에 있더라구요^^ 근데 50밧은 잘 안쓰나 봐요...우웅...
괜히 의심했군 하면서 미안해하구 아이스인에 갔습니다.
평소같았으면 싼 방에 묵었겠지만, 왠지 기운을 돋구고 싶었기에
그냥 400밧에 에어컨, 욕실, 온수샤워, 위성티비가 있는 방에 묵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넘넘 좋았어요 아이스인 >.<
방 보여줄때도 넘 착하고 친절하고~ 혼자 왔냐면서 깜짝 놀라구~
아이스 인 이야기는 다음에 또 자세히 하겠습니다.
(이날이 여러가지 일도 많고 생각도 많았던 차라 얘기가 길어지네요 --;;)

3 Comments
둘리안 1970.01.01 09:00  
넘 재밌어요...  내년에 혼자 자유여행을 갈려구 계획중인데 멜로 궁금한거 여쭤봐두 돼죠?
M.B.K 1970.01.01 09:00  
50밧 짜리 예쁘지... 신기하기도 하고.... 예쁘고 새돈은 여행자들이 다 기념으로 갖는지 잘 없더군..
재롱이네 1970.01.01 09:00  
참. 아이스인에 냉장고도 있었어요^^ 물한병과 타올, 화장대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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