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땡과 심씨의 배낭여행19 - 방황, 그 후의 이야기
캄보디아 사건 이후,
소심함이 최고조에 달했던 우리는
가이드 책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는 건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간다는 것과 같다는 결론을 내려
결국, 말레이시아행을 포기해야만 했었다.
또 다시 18시간을 기차안에서 버틸 수 없었던 우리,
저녁 8시쯤에 방콕으로 떠나는 오리엔트 타이 항공을 예약했다.
이런.. 1시간 연착이다.
더이상 늦게 도착하면 방 잡기 곤란한데..
1시간을 더 기다린 뒤에야 비행기에 탈 수 있었다.
" 승무원이 좀 그렇다. "
" 저 언니 얼굴에 상처도 있디..
봤나 봤나? "
" 솔직히 승무원 얼굴로 뽑는거 반대하는 나지만
저 사람은 이 일을 하기엔
좋은 이미지는 아닌데.. "
" 그러게.. 개그맨 누구 닮았다.. "
우리 둘이 이러쿵 저러쿵
몰래 속닥거리며
이 언니를 욕했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던 그 순간,
이 언니의 부드러운 미소에 둘 다 넋이 나갔었다.
" 저 언니 다시 보니까 너무 귀엽따!! "
미소가 아름다웠던 언니.
타이 항공의 싸가X 없던 승뭔보다 오백만배는 이뻤다.
ㅎㅎㅎ
오리엔트에서 준 기내과자.
10시가 조금 넘어서 방콕에 도착했다.
핫야이에서 방콕까지 1시간 걸렸다.
기차로는 18시간 걸렸는데..
역시 돈이 좋구나..;;
카오산으로 들어가기 위해 택시를 잡을려고 하는데
외국인 커플이 합석하지 않겠냐고 물어온다.
좋죠. 택시비 반값이 굳는데^- ^
나, 택시 기사와 가격 합의 보고 있었다.
영어가 아닌 태국어로..
숫자와 기본적인 대화는 그동안의 여행으로 입에 익었던 터라
합의 보는데 별 문제 없었다.
( 여기서 사용하는 대화는 대충
얼마예요? 비싸요, 깍아주세요.. 정도로 뻔하니까ㅋ )
250밧에 합의를 보고 택시에 올랐다.
외국인 커플, 이탈리아에서 왔단다.
임땡보고 어디서 왔는지 묻는다.
임땡이랑 나, 떠들고 있으니
이탈리아 커플.. 화들짝 놀란다.
날 보고 태국사람 아니었냐고 묻는다.
엥?!
아니, 이렇게 황당할수가..
나, 한국인인데요..
태국말을 잘하길래 당연히 태국사람인 줄 알았단다.
택시 기사 아저씨도 한마디 거든다.
나의 태국어 실력.. 베리 굿 이란다.. ㅡ_ ㅡ;;
난 단지,
타올라이 카? ( 얼마예요? )
팽 빠이 ( 비싸요. )
커롯 너이 나 카 ( 깍아주세요 )
썽 러이 하십밧? ( 250밧? )
이 말 밖에 안했는데..?
뭐,
이 상황에서 태국사람으로 오해받은건 이해할 수 있다고 치는데..
집에 돌아와서 주위 사람들한테
태국인 같다는 말을 듣는 이유는 뭘까.
과연, 좋은 뜻이 담긴거긴 하나. ㅡ_ ㅡ
밤 11시가 넘었어도
카오산 거리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초저녁 같은 느낌이다.
랏차다 호텔로 가기 위해
카오산에서 조금만 벗어나니 암흑 그 자체다.
마치 다른 세상으로 순간이동 한 것 같다.
다음날, 삔까오의 대형 쇼핑몰 구경을 하다
식사를 하기 위해 후지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우리가 주문했던 음식.
가격이 조금 센 곳이다.
일본 음식점인데
너무 당당하게 우리 김치가 나온다.
이거 정말 화딱질 난다!!
왜 일본식 레스토랑에 김치가 나오는건데~~
여기를 찾는 태국인과 외국인들,
당연히 김치를 기무치로..
일본 음식으로 오해할 거 아니냐고!!
이런 작은것에서도 느낄 수 있는 국력의 약함..ㅠ
왕궁 구경도 하고..
파란하늘과 금색의 어울림.
다시 봐도 멋지다..ㅎ
사진찍고 있는데 저쪽에서 어설픈 한국말이 들려온다.
" 오모님들~ 요기 보세요 "
헉! 저 사람!!!
나 패키지 관광왔을 때
왕궁 구경시켜줬던
한국말 잘하던 태국인 가이드다!
그때 당시에는 좋지 않은 감정 가지고 있었는데
( 거짓말을 하도 잘해서..
팁도 많이 줬어야 했었고..ㅋ )
막상 이렇게 우연히 보게 되니 반갑기만하다ㅎㅎ
아저씨,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시네요..
근데 봉녀랑 싸농이 아저씨 만나면 가만 안둔대요ㅋ
조심하셈..ㅎㅎ
으아, 무지 덥다.
체감 온도 35도..ㅡ_ ㅡ
푹 푹 찐다 쪄..
무더위 때문에 눈이 안떠진다.
임땡 왈,
심씨.. 니 표정 장난이 아니다ㅋ
따른건 다 괜찮은데
더위엔 약하네..ㅋㅋ
이 더위에 저 언니,
긴팔에 목도리까지 두르고 간다.
저 언니 보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쪄 죽을 것 같다.
아.. 괜히 봐버렸다.. ㅠ
왓포사원으로 가서 거대한 와불상도 보고..
우와.. 정말 크다.
너무 커서 사진 찍기도 힘드네..
부처님의 엄청난 발바닥
포즈며 표정이 삘릴리 뻴롤롱한데..
뭐하는 자세지? ㅡ_ ㅡ
내 얼굴, 빨갛게 익어서 떨어지기 직전이다.
더워서 더이상 못 보겠다.
우리 숙소의 에어컨 바람이 그리워ㅠ
쉬었다가 해질녘 쯤에 다시 나오자!
저녁이 되어
우리의 밥을 해결할 곳인
토스트 전문점 " 몬 " 을 찾았다.
치앙마이에서 먹었던
그 숯불 토스트가 그리워 찾아갔건만
그것만 못하다.
물론, 맛있긴 하지만...
카오산에 있던 수나미 기부금통.
( 돌아와 보니 쓰나미라고 발음한다.
여기선 수나미로 들리던데.. )
임땡이랑 나 각 각 100밧씩 기부하고 왔다.
나중에..
너무 적게 내고 왔다고 엄마한테 혼났다.ㅠ
(삼천원 냈다고 괜히 말했다;;)
현지 물가에 적응 된지라
이땐 100밧도 크게 느껴졌었는데..
잘못했어요..ㅠ_ㅠ
그래두..
돈의 액수보다
기부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더 가치있는게 아닐까..
........
아닌가베... ㅡ_ ㅡ;
실종자 사진들을 보니 눈물이 난다.
모두들 무사하기를...
담날 아침을 해결했던 곳.
카오산에 위치한 하찌방 라멘..
한마디로
저주받은 음식.. ㅡ_ ㅡ
돈은 비싼데,
입맛은 배린...
게다가 불친절한 종업원들까지!
환상적인 조화다..ㅡ_ ㅡ
아침부터 기분 망가진 우리들..
방콕은 지금 선거 중!
이분 사진, 너무나 많이 봐서인지
나에겐 방콕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어버렸다.ㅎ
위만멕 궁전에서...
라마 2센가 3세 왕이 유럽 여행 후,
유럽식으로 꾸몄다는 궁전.
안타깝게도 내부는 촬영금지!
저녁이 되어
팟퐁 근처에 있던 쏨분 씨푸드를 찾아갔다.
드뎌 그 곳에 가는구나.. ^- ^
살이 통실 통실한 새우랑,
해물탕이랑,
내사랑 뿌팟 뽕까리♡
게 커리 볶음인 뿌팟 뽕까리,
정말 눈물나게 맛있다ㅠ
요걸 밥에 샤샤샥 비벼먹으면
정말 최고!
짱. 짱. 짱. *^-----------^*
임땡,
하늘이 내린 최고의 맛이라고 극찬을 한다.
너무 너무 사랑해 뿌팟 뽕까리ㅋ
완젼 감동이다.
우리끼리
쏨분 씨푸드에 대한 그 감동을
다섯가지로 표현해 보았다.
1. 맛의 감동.
2. 양의 감동.
3. 질의 감동.
4. 가격의 감동.
5. 서비스의 감동.
하하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보았던 파수멘 요새.
너무 이쁘다.
어느덧,
우리의 여행도
막바지에 접어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