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한 직장인의 태국 배낭 여행기.(부제 : 태국악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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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숙한 직장인의 태국 배낭 여행기.(부제 : 태국악몽기)

어리버리박 18 2776
어리숙한 직장인의 태국 배낭 여행기.(부제 : 태국악몽기)

5일간(7월10일 ~ 7월 14일)의 일정으로 꼬따오에 가서 일일 체험 다이빙-DSP(Discovery Scuba Diving)라고 불린다-을 한 후 방콕으로 가서 작년에 보지 못했던 해부학 박물관과 사파리체험, 그리고 태국 젊은이들이 많이 다닌다는 번화가에서 그들의 생활도 알고 쇼핑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일단, 7월 10일 아침 일찍 일어나 인천공항에 가서 10시반 비행기를 탑승했다. 홍콩을 경유로 방콕에 가는 비행기여서 방콕 도착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경이었다. 시작은 아주 순조로왔다.
혼자 가는 여행이었기에, 내 나름대로 이번 여행의 목적을 많은 경험과 많은 친구를 만나고 오자 였고, 그래서 소심한 나를 잊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자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었다.
다행히 방콕행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홍콩까지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드디어 방콕 도착, 꼬 따오 라는 섬에는 초행길이고 가는 방법도 조금은 복잡하여 처음엔 조금 긴장했지만, 방콕 돈무앙 공항에 내리자마자 information에 있던 한 아저씨가 어디가냐고 먼저 물었고 휠람퐁 갔다가 꼬 따오 간다고 했더니, 기차 타는 곳 알려주고, 중간에 스님들까지 나의 길 안내를 도와 줘서 휠람퐁까지 너무도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갔다. 돈무앙역에서 휠람퐁까지 가는 기차는 거의 30분정도 마다 있어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다. 요금도 10밧.
휠람퐁까지 가는 기차에서도 한 아저씨와 앞에 앉은 모녀의 도움을 받았다. 역쉬 태국인들은 너무너무 친절하고 착했다.

휠람퐁에 도착해서 꼬 따오까지 가는 2등 침실칸 조인트 티켓(기차 + 버스 + 배)을 사고 남은 시간동안 1시간 맛사지 받고, 간단히 저녁 식사했다.
기차를 타려고 역에 갔는데, 나를 보는 사람마다 표를 보자며 어느 플랫폼 어느 기차를 타면 되는지 알려줬다. 침실칸 기차를 타고 춤폰까지 거의 6~7시간을 가고, 3시간 기다렸다가 항구까지 가는 버스타고 항구 가서 다시 3시간동안 쏭썸이라는 배를 타고 들어갔다.
(실제로 그 사이에도 많은 이들을 만나고 이야기 했으나 일단 생략하고)
그 길고 긴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꼬 따오에 도착했다. 너무 좋았다. 바다가 정말 투명한 유리 같았다.
보기엔 2~3미터정도로 보이는데, 들어가면 10미터란다. 밑바닥이 다 보이는데....우와 정말 죽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마냥 어린아이처럼 팔딱팔딱 뛰면서 행복해 했다.

배에서 내려 반스다이빙가는 택시를 타고 반스다이빙 도착했고, 게시글로 인사나눴던 강사(케빈)분이 나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일정을 논의하고 헤어졌다. 첫날 수영장교육, 둘째날 바다에 나가 다이빙, 이렇게 였다. 시간이 남아 꼬따오의 싸이리 해변을 한바퀴 돌았다. 서양애들이 참 많고 시끄러워서, 생각보다 한적하거나 바다가 그리 썩 좋지만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다이빙을 한다는 설레임에 금방 다 잊었다.

점심식사 후 수영장 교육을 하고 다시 산책하는데, 반스 다이빙에서 일하는 여자 강사분(조숙희)을 만났고 저녁에 한국사람들 모여서 술한잔 하기로 했으니까 생각있으면 9시까지 나오란다. 당근 난 무조건 콜이었다.ㅋㅋ 저녁 먹고 시간이 남아서 다시 해변가를 거닐었다, 차즘 어두워지자 여기저기서 휫불같은 것들이 켜지기 시작하고 조금 더 걷자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노천 바가 보였다. 거기서 버마에서 왔다는 친구도 만나고 사진도 찍었다. 이멜 보내주기로 했다.^^ 시간이 돼서 한국사람들과 맥주한자 하러 돌아왔고 쬐끔 과하게 마시고 방으로 돌아와 잤다.

담날 아침 다이빙하러 가야하는데, 속이 너무 않좋다. 그래도 참고 배를 탔는데, 숙취와 배멀미가 울트라 파워 합체를 하는 바람에 10분마다 화장실에 가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다이빙 할 때는 너무 좋았다. 말미잘도 만져보고 오징어도 보고 물고기때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기도 하고,...
배로 다시 올라왔더니 다시 멀미 시작.. 경치 구경 거의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 너무 아쉽다.
하루 더 있다 가라고들 했지만, 나는 꼬따오의 밤낮을 모두 보았기에 이젠 방콕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그 결심이 나를 앞으로 이야기할 악몽으로 이끌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이빙이 끝나고 바로 조인트 티켓을 다시 끊고 방콕행 기차를 탔다. 이 기차 역시 침실칸으로 다음날 아침에 도착하는 기차였다. 방콕에 도착하자 엄청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방콕에 온 첫날 해부학 박물관과 사파리를 하려고 했던 계획을 바꾸어 해부학 박물관과 칼립소를 보기로 결정하고 티켓을 예매했다. 카오산에 있는 짜이띠 마사지 집에서 1시간 반 맛사지를 받고, 위엔따이호텔로 가서 짐을 풀었다.

자 이제 슬슬 나가 볼까? 하는 그 순간 부터 나의 악몽은 시작 되었다......
호텔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비가 내리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서 박물관이 있는 병원으로 갔다.

생각보다 박물관이 썩 훌륭해 보이진 않았지만, 특이하긴 했다. 샴쌍둥이 시체들을 알콜 속에 담아 둔 유리와 어린이를 죽여서 잡아 먹었다는 희대의 살인마 시체부터 사람 신체 단면까지 다 알콜 속 유리병에 전시해 두었다. 조금 끔찍하고 느낌이 안좋았다. 사진을 안 찍을려다가 그래도 온김에 몇방 찍고 나왔다.

점심때가 되어 병원을 나오고 있었는데, 한 태국인이 나에게 뭔가를 묻는데, 무슨 박물관을 찾는 거 같아서 내가 갔던 박물관 약도를 보여주었더니, 태국인인줄 알았다며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다.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이사람 너무 좋아서 날뛴다. 너무 잘 되었다고 하면서 자기 여동생이 다음달에 한국에 취직해서 가는데, 혼자 떠나는 거라 가족들이 너무많이 걱정을 한다는 거다. 여동생 주소랑 연락처를 줄테니까 내꺼도 좀 줘서 동생을 좀 도와달란다. 알았다고 했다.
사실 칼립소는 저녁 9시45분꺼여서 시간이 좀 있더 차에 이사람 나에게 또 묻는다.
"사실은 오늘 그 여동생 생일인데 깜짝파티를 해 주고 싶다. 혹시 지금 시간 좀 되면 같이 추카해줄 수 있냐?"
9시까지 칼립소 가야되니까 그때까지만 있겠다고 했다. 그 사람 어린아이처럼 너무 좋아했다. 나도 좋은 일 할 수 있을 꺼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참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씨츄에이션인데, 막상 그 당시 그 사람 앞에 있으면 너무 연기를 잘 해서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태국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착하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에 꽉 차 있던 때였다. 그래서 의심없이 그 사람을 따라간 곳은 그 사람 형네 집, 동생이 거기 와 있단다. 가는 동안 쉴새 없이 말을 건다. 자기 사는 얘기 주소, 연락처 등등 나에게 모든 정보를 주면서 담에 올 때 꼭 들르라고 했다. 대신 동생 좀 잘 봐달라고... 지금은 계속 말을 걸었던 이유를 알지만, 그 당신엔 이 사람 정말 동생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도착지는 그 사람 형네 집. 동생이 거기 와 있단다. 일단 들어갔다. 그 사람 형과 아내가 나를 정말 반갑게 맞아 주었다. 동생은 지금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같이 병원에 갔다가 올꺼라고 했다. 기다리면서 먹을 것도 차려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생이 안 오자 좀 늦는거 같다면서 자기 얘기를 했다. 명함도 줬다.
STAR CRUSES라는 배에서 일한단다. 아직도 그 명함 가지고 있다. 거기서 자기가 블랙잭 카드 딜러란다.
담에 올 때 배에 공짜로 들어오는 초대권을 준다는 둥, 담에 올 땐 자기네 집으로 바로 오라는 둥,,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라스베가스에서 슬럿머신 해 봤단 말이 나오자 블랙잭도 해 봤냐고 물어본다. 안 해 봤다고 하자 자기가 동생 올 동안 알려주겠단다. 그래서 그 사람 방으로 들어갔고 거기서 카드를 꺼내 차근 차근 설명을 해 줬다. 원래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카드 설명을 정말 이해가 잘 되게 해 줬다. 나를 데려왔던 그 사람도 같이 들었다. 설명이 끝나고 조금 실전 연습을 했다. 나보고 정말 잘 한다면서 good, exelent, perfect등등각종 칭찬이란 칭찬은 다 한 듯하다.. 그러더니 자기가 딜러이기 때문에 100%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단다. 그게 뭐냐고 물으니 또 칭찬을 남발한다. 내 약점을 간파한듯하다.. 내가 칭찬에 약하다는....
그러면서 설명을 하는데, 자기가 딜러일때는 내에게 살짝 다음에 나오는 카드 번호를 알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사기를 치자는 말이었다. 나중에 배에 와서 잠깐 하고 돈 벌수 있게 해 주겠단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 이야기를 한다, 여자랑도 자고 남자랑도 자는 그런사람이라나? 근데, 굉장이 부자고 자기를 무시하면서 괴롭힌단다. 그래서 그 사람 돈을 좀 따서 골탕먹이고 싶다고,, 그렇지만, 난 그런거 별로 하기 싫다고 했더니, 그냥 구경만 하란다. 자기 동생이 옆에서 할 꺼란다. 그러면서 200$를 빌려주며 그걸로 하란다. 내 돈인 척 하란다. 그래야 그 부자가 순순히 할 꺼란다. 그 순간 그 부자란 사람이 들어와서 인사를 한다. 내가 이해를 잘 못했던 것이다. 나중에 배에서가 아니라 지금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또 말도 안되는 일인데, 그 당시엔 어찌된 일인지 사기를 제대로 당하려다 보니 정신이 혼미해져서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덩달아 같이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게임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난 그런거 하기 싫다고 했더니 그냥 구경만 하란다. 동생이 할 꺼란다. 근데 동생을 좀 도와주란다. 알았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거의 동생이 하는게 아니라 내가 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그 때부터 그 부자란 사람도 나를 조금씩 칭찬해 주면서 대화를 주고 받는다. 일단 나랑 딜러랑 짜고 하는것이기 때문에 100% 이긴다. 하지만 간혹 져주기도 하면서 그 사람 돈을 따고 있었다. 계속 돈을 잃으니까 그 사람 자꾸 큰 돈을 내 놓는다. 하지만, 돈은 칩으로 바뀌어 게임판에 올려져서 그 돈이 얼마나 큰 돈인지에 대한 지각 능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자꾸 금액이 커지자 내게 있는 돈이 부족해 진다. 딜러가 가지고 있는 돈 없냐고 물어서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칩으로 바꾼다. 100% 이기는 게임이니까 다시 돌려봤는 건 확실하다고 믿었다. 갈 수록 큰 돈이 나와서 내가 담당할 수 없이 큰 액수가 오고 가는데도 불구 하고 옆에 있는 동생이 자꾸 콜을 하라고 꼬득인다. 나도 모르게 콜을 했다. 콜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칩을 모두 걸었지만, 돈이 모자랐다. 딜러를 한다는 친구와 잠깐 나와서 토의를 했다. 현금 서비스 가능한 금액이 얼마이며, 그 외 나머지는 부분은 자신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보겠다고 했다. 어짜피 100% 이기는 게임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면서 말이다..그 땐 내가 좀 정신이 돌았던거 같고 지금 생각하면 꿈 같기도 하다. 여튼 난 승락했고 날 데려왔던 넘과 같이 다시 곳곳의 ATM 을 찾아 다니며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돈을 찾고 있었다.
딜러는 나에게 내가 정말 중요하고 이번에 그 부자를 골탕먹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자꾸 반복해서 말을 했다. 여튼 내가 거의 1900달러정도를 찾아 주었지만,(이 때까지도 난 도깨지에 홀린듯 1900달러가 20만원 정도라 생각하고 있었다. ㅡㅡ;) 한도초과로 못 찾자 일단 모자란 돈을 담날 매꾸는 걸로 하고 자신이 그 부자한테 하루만 더 게임을 연기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했고, 난 절대 안될테니까 지금 구해보라고 했다. 돈이 모자라면 지는 게임이었기 때문에...그가 게임을 다시 연기 해주지 않으면 바로 지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그는 걱정말라고 나에게 자신을 믿으라고 말했다.

한밤중이 되어서야 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돌아와서 그 딜러에게 전화를 했다. 이상하게 첨에 전화받는 목소리가 아주 즐거워 보인다. 이상했지만, 나 케빈인데, 어떻게 되었냐고 궁금하다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목소리를 조금 바꾸며, 이미 아까 울어서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조금 울먹였다. 나에게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편히 쉬고 낼 아침에 델러 갈테니까 그 때 더 이야기 하자고 했다. 그때까지도 난 그 이야기를 모두 사실로 받아들였다. 게임은 졌고, 그는 집을 날렸던 것이다. 전화를 끊고 나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내가 너무도 선량한 한 태국의 가정을 파괴했다는 죄책감과 무능력함으로 내 자신을 나무라고 있었다.

밤새 잠을 못자고 나를 처음 만나 자신의 형 집으로 데려간 사람과 나눴던 이야기, 그 사람 형의 이야기, 또 그 부자의 이야기, 또 중간에 잠깐 통화했던 서울로 간다는 여동생 이야기... 모두 차근차근 다시 곱씹으며 정리를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내가 한 태국 가정을 망가뜨렸다는 생각이 조금씩 달라졌다.
아침이 되었을 때 난, 유주얼 서스팩트의 마지막에서 형사가 범인이 누구임을 확신했 듯 명확히 알수 있었다.
내가 그들에게, 그 사기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그 때부터 정신이 돌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또 죄책감이 아닌, 내 자신의 어리석음에 다시 괴로워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지금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 일단 내 현금 서비스가 다시 되는지 확인했으나 안 되었다.
아침에 호텔에서 체크 아웃을 하고 경찰서로 가서 일단 도난신고로 접수 하려고 했으나, 이상하게 그 날 만나는 사람들은 전부 영어를 잘 못할 뿐더러 너무도 불친절했다. 여기가서 접수 해라, 저기가서 접수해라.. 아침에 그들로 인해 걸어다니면서 고생한 시간이 몇시간되자 뒷굼치에 물집도 잡히고 너무 힘들었다. 그 동안 가지고 있던 태국인들에 대한 나의 신뢰가 너무도 무참히 깨지고 있었다..
신고는 포기하고 일단 쉬자는 마음에,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의 랏차다 거리로 가려고 택시를 잡아 탔다.
다행히 택시 기사분이 친철하고 영어를 잘 하셔서 이런 저럭 얘기 끝에 사기 당한 이야기를 했고 택시 기사분이 한국 대사관으로 데려다 주며 택시 요금도 안 받으려고 했다. 자기도 당한적이 있다며 전문 사기 갱들이라고 몸 성히 나온것도 다행으로 여기라 했다. 감동이었다. 지금껏 만난 태국인들이 모두 이런식으로 착했기에 내가 너무 쉽게 그 사기꾼을 믿었으리라 생각도 들었다. 여튼 대사관에서 신고 접수를 하고, 카드의 현금서비스는 안되지만 결재를 되리란 생각에 한참을 걸어서 근처의 Let's Relax라는 태국전통마사지집을 찾아 갔다. 땀이 비오듯 했다. 거기서 스파를 받겠다고 하며 미리 결재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결재가 안된다는 것이다. 여러번 해도 마찮가지로 안되었다. 결국은 모든걸 포기하고 공항행 택시를 탔다.

공항에 온 시간이 12시 조금 넘었다. 비행기 시간은 23시30분이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서 비행기 시간을 앞당기려고 했지만, 그날 가장 빠른 비행기가 23시30분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거기서 11시간을 넘게 보내야 했다.. 너무 비참했다. 사기당한걸 생각하면 분하고 억을하고 복수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잊기로 마음 먹었다. 점심은 50바트짜리 신라면 컵라면으로 떼우고, 또 공항을 배회하다 의자에서 자다가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정말 시간이 그렇게 안 갈수가 없었다.

왔다 갔다 하다가 본 수박주스,, 처음 태국와서 끼니때 마다 부담없이 시켜서 먹던,, 그 수박 주스를 돈이 없어 못 사먹다... 결국은 남은 한국돈 1000원과 2달라를 전부 환전해서 조금 더 생긴 돈으로 그 수박 주스를 사 먹을 때의 그 속으로 흐르던 눈물... (눈물젖은 빵 못지 않았다..ㅠㅠ)
2시 정도에 입국장으로 가 보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한국분이시죠? 물었봤다 너무 방가웠다.
그래서 혼자 왔다길래 나처럼 사기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말했다.
"저 어제 사기 당했거든요, 혼자 다니시다가...." 말을 하는 중간에
"저 일행이 오고 있어서 먼저 갈께요~" 하면서 도망치듯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난 단지 아무도 믿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이미 그는 알고 있었다..자신만 믿어야 한다는 걸...
너무 서글펐지만, 그 사람은 사기 당하지 않을꺼라 확신하고 다시 방황아닌 방황을 시작했다. 현재 가지 있는 돈은 총 250밧(7500원) 정도 너무 다리가 아프고 피곤했다. 지금 글을 쓰는데 자꾸 그 날의 기억으로 눈물이 날려고 한다. ㅠㅠ
여튼, 멀리서 발 마사지집이 보였다. 가보니 300밧이었다.. 간판만 보고 뒤돌아섰다..ㅠㅠ

비행 시간이 다가와서 티켓팅을 하고 보니, 태국 공항 이용권을 500바트(15,000원) 주고 구입해야 되는게 아닌가~!! 이런 청천벽력같은... 그래도 지금까지는 조금 남은 여윳돈으로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집에 가는 줄 았았는데,... 흑.. 하늘이 나를 실험하는듯한 느낌이었다. 공항의 여행자 경찰서에 가서 지갑을 잃어버려서 공항료가
모자라는데 도와줄 수 있느냐 했다. 단지 가지고 있는 250밧정도의 돈으로 공항이용권을 살 수 있게 해 주길 바라는마음이었건만, 그들 또한 나의 기대를 져버렸다. 나와 같은 시간 대에 한국 사람들이 티켓팅을 많이 할 테니, 그들에게 돈을 꾸라는 것이다. 자신들은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흠.. 답답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착한 한국 사람을 만나서 도움을 받는 수 밖에...

공항을 헤매는 목적이 하나 생겼다... 한국 사람 찾기... 처음 한국 아저씨를 만났다. 혹시 23시30분 비행기를 타냐고 물었더니, 23시 50분 이라며 역시 가던길을 서둘러 가는 것이었다. 더 이상 말 안하고 다시 돌아다녔다. 이번에는 저기 멀리서 한글 이름이 크게 적힌 짐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역시나 가서 몇시 비행기냐고 물었다. 23시 50분이란다. 그래서 알았다고 다시 다른 사람 찾으려고 하는데, 왜 그러냐고 나에게 물어 보았다. 그래서 공항세가 모자라서 같은 비행기면 잠시 빌려서 인천 내려서 갚으려고 했다고 했더니, 얼마 모자라냐고 자기가 보태주겠다고 했다. 무지 고마웠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내가 실은 사기를 당했다고 얘길 했다. 그랬더니 자기도 휴대폰하고 카드를 잃어버렸다고 하면서 자기 돈이 좀 있으니까 저녁 먹자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 오면 훨씬 맛난거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염치없이 저녁을 먹었다. 그제서야 조금씩 우울하던 기분이 풀리고 활력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또 다른 방콕 생활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다리던 친구 만나고 난 고마웠단 인사와 함께 먼저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오늘 아침 바로 출근했다... 초췌한 모습으로... 올때도 조금 고생을 했지만 이쯤하겠다.

제가 사내 게시판에 올렸던 글을 복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와 같이 과도한 호기심으로 처음보는 사람을 따라가지만 않는다면 정말 자유여행하기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험을 교훈으로 삼고 다시 당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겠지요..
어째뜬 담에도 태국 자유여행 갑니다~!! ^^
* 이 글은 다른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이동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꼭 게시판 성격에 맞도록 글을 올려주세요.  ^_^ (2005-07-15 22:14)
18 Comments
컵쿤 2005.07.15 21:20  
  저런저런... 잃어버린 돈보다.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마음이 더 아프겠습니다. 토닥토닥
공도리 2005.07.15 23:21  
  크헉 무서워지내요 내일 출발인데 ㅠㅠ
Teteaung 2005.07.16 01:24  
  박상형님 휴가로 갔는데 너무 고생을 하셨네요.
툭툭 털어버리고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프리스탈오로라 2005.07.16 03:42  
  정말 안타깝군요..저도 무진장 귀가 얇은 편인데..
큰일이네욤....거서 넘 친절하다시프면 안 믿어야겠네여
entendu 2005.07.16 06:30  
  아이구... 정말 호되게 당하셨네요. 대부분 여행가서 사기꾼을 만나게 되면 처음엔 - 처음에는 말이죠. - 정말 그 페이스에 휘말려 호옥 빠지게 되요. 딱 한순간이라도.. 앗~~! 이게 아닌데.. 이 생각만 들면 금방 깨지는데.. 일단 태국이라면 ㅌ 자도 싫으시겠지만..
꼭 다시 한번 도전해 보세요. 저도 예전에 보석사기단 만나서 - 저는 시간만 손해 봤지만.. 그 끈덕짐 때문에  화가 나더군요. - 첫 방콕이미지가 정말 끔찍 그 자체였거든요. 힘내시고.. 사족으로 말하자면 여행지에서 만나는 좋은 사람은 - 유감스럽지만 - 대부분 흑심을 품고 있을때가 많답니다. - 물론 안그런 현지인도 많지만요..
낙슥사 2005.07.16 10:08  
  정말 정말 안타깝네요,속아서 고장난 핸드폰을 산 저는 아무것도 아니군요.다음엔 꼭 잊지마시요.이번일을 거울삼아 다음에는 현명하게 행동하시길...그냥 액땜했다고 생각하세요.다음 부터는 좋은 일만 생길 꺼예요.
고모 2005.07.16 10:25  
  마음이 아프네요..
얼마나 어이가없으셨을지..또한 속은 자신에 대해서도
화가날것같아요..
맘먹고 속인것이고 전문적으로 속이는사람들일테니 자책은하지마시길..
오래 마음상해하지마시길..
힘내십시요.
어리버리박 2005.07.16 13:42  
  감사합니다. ㅠ_ㅠ
나와너 2005.07.16 20:12  
  고생 많으셨네요.... 그런데 공항에서 피했던 사람들....
이해가 됩니다... 작년에 어느날 카오산에서 하루에 3명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사기 당했는데 500밧만 빌려 달라는...
하루에 3명을 그것도 1시간동안에 만나다 보니까....
나중에는 한국인들 만나는 것을 오히려 꺼리게 되더군요.
오승철 2005.07.17 01:34  
  아 정말 글만 읽어도 그때의 심각함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침착히 참고 잘 견디셨네요. 다음번엔 그만큼 좋은일이 있으실테니 노여움 푸세요^^
어리버리박 2005.07.18 09:04  
  윗두분도 감솨~ ㅠㅠ
오늘도 발라당~ㅋ 2005.07.18 12:42  
  에고...ㅊㅊㅊ 참 안됐구료~

이거랑 똑같은 사기 전에두 어느 총각이 당했는데...

여기 태사랑 찾아보면 나와여~~

그거 보구 갔더라면 이런일은 안당했을텐데...
오늘도 발라당~ㅋ 2005.07.18 13:41  
  <a href=https://taesarang.com/new21/bbsimg/zboard.php?id=myinfo&page=2&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사기&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79 target=_blank>https://taesarang.com/new21/bbsimg/zboard.php?id=myinfo&page=2&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사기&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79</a>
오늘도 발라당~ㅋ 2005.07.18 13:41  
  <a href=https://taesarang.com/new21/bbsimg/zboard.php?id=myinfo&page=3&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사기&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85 target=_blank>https://taesarang.com/new21/bbsimg/zboard.php?id=myinfo&page=3&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사기&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85</a>
어리버리박 2005.07.18 15:21  
  흠... 그러네요...제가 당한거랑 똑같은 상황이네요...ㅠㅠ
미리 알고 갔으면 안 당했을것을.....
joybkk 2005.07.19 11:21  
  쉽진 않겠지만 비싼 경험 하셨다고 생각하시고 빨리 잊어버리시길 바랍니다.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생각해보면 꼭 사기가 아니더라도 너무나 바보같이 많은 돈을 날린적이 많았습니다.  그때를 계속 생각하면서 자책해봤자 그돈이 다시 돌아오는것도 아니고.. ㅠㅠ
좋게 생각하면 이젠 또 그런 비슷한 사기 당한일을 없을테니까요.. ^^
두근두근 2005.07.20 09:41  
  무사히 잘 돌아오신것만도 축하드립니다~ 사기 당해서 입었던 마음의 상처보다 님을 도와줬던 그때 그 사람들을 잊지마시길 바랍니다~
고모 2005.08.12 13:33  
  귀한 글 제카페로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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