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의 일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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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의 일기4

민정이 2 985
- 4월 2일 -

 
  무더위 무더위

 " 으아 ~ ."
꼭두 새벽에 일어나 일출을 보러 갔다.
엄마가 졸리면 안봐도 된다고 했지만 간신히 궁둥이를 치들고 가겠다고 했다.
안보면 후회할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고대하던 앙코르 왓의 일출은 구름으로 제대로 못보고 그냥 들어가긴
그래서 우리는 본격적으로 앙코르 왓을 구경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벽화(그 이름도 가지가지, 내용도 다양다양 ~)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모두 돌덩어리에 끼여 고생중이었다. 특히 압살라 여신의 폼은
기묘했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앙코르 왓의 그 70도 쯤 되는 계단을 기어
올라 갔다. 미물계에서 조금 올라가면 인간계, 그 다음 더 올라가면 천상계가
나온다. 뒤를 돌면 절대 안된다. 하지만 나는 살짝 뒤를 봤고 그 상태로 죽는 줄
알았다.(뒷모습이 궁금하다) 그리곤 필사적으로 기어 올라갔다. 천상계까지
올라가니 감동의 도가니였다. 신이 된 우리 가족은 사진을 찍어댔다.
천년이나 전의 옛날 사람들은 여기서 무엇을 했을까 궁금했다.
 앙코르 왓 말고도 프레아 칸, 닉포안 기타 등등(이젠 감동이라곤 남아 있지도
않다)을 다니는데 자야바르만 7세가 원수처럼 느껴졌다. 돌덩이 집들을 수십개
나 지어(자야바르만 7세가 지은게 제일 많았다)우리 가족의 땀이 욕조 한가득
차게 만들었으니...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 이제는 오사마 빈 라덴을 닮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너무나 아름다운 앙코르 톰 호텔로 돌아와 낮잠을
잤다.
 오후엔 '반떼이 삼레'와 '반떼이 스라이'를 보러 멀리까지 갔는데 차를 오래
타는 것이 더 좋았다. 구경을 마치고 정말 마지막으로 돌덩이들을 보고
똔레삽 호수로 갔다. 바다같은데 호수라고 했다. 물이 너무 더러웠는데 사실은
물자체가 흙탕물이라서 그렇지 꽤 깨끗한 물이라고 했다. 호수에 집을 짓고
사는 모습이 좀 특별해 보였다. 호수 중간에 있는 식당에서 새우 삶은 것을
줬는데 나는 왠지 찝찝해서(물에서 돼지똥 비슷한 것을 본 뒤라서)안 먹었다.
언니는 잘도 먹었다.
 오늘이 마지막 아쉬운 밤이다.

2 Comments
거부기 2005.04.21 11:13  
  민지의 글을 읽다보니 그날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새벽에도 비가조금 내렸는데 일출을 보러 다녀 왔었군요!
바로 그 자야바르만 7세의 무리한 건축 욕심때문에 재정,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찬란했던 앙코르 역사의 멸망의 한 원인이 됐다고 말씀하시는 역사학자도 있더군요!
이 미나 2005.04.22 16:23  
  간신히..엉덩이를 쳐든 민지의 모습이 그려지네.^^
표현력도 뛰어나고..출중한 글솜씨네.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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