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독거남의 방콕방황기3부.(부제:치명적인 단점과 은혜로운 그곳)
방콕에 도착한 첫째날 아직 시간은 낮2시일뿐입니다...
앞으로도 무려 105시간 30분을 방콕에 체류할 수 있습니다...
침대에 더는 누워 있을 수 없습니다...
가~~자~~~
작년에는 사실 태국 대신에 에어아시아 얼리버드로 보라카이 4박5일 항공권을 예약했었습니다...
.....
...
.
위에 한 구절을 쉽게 넘어가지 마세요..
저는 30대 독거남이라구요 무려 보라카이를 남자 혼자 가려 했다는 말입니다...
저의 내공을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작년에 출발 일주일전에 휴가가 변경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대기업에 다닙니다...흥....
급하게 3일 후 출발 방콕 예약을 하고 3일만에 준비해서 4박5일 방콕-파타야를 다녀왔죠...
너무 급하게 오느라 옷도 제대로 못챙겨 온 후주그레한 30대 독거남 아저씨가 카라티에 스포츠 반바지를 입고
상표도 없는 녹색 쓰레빠를 끌며 온동네방네를 싸돌아 다녔습니다....
올해는 다릅니다...
나는 했습니다 준비를..
평상시 복장도 최대한 이쁘고 멋진 옷을 준비....(했지만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클럽에 가고자 전투복도 준비해 왔습니다...
(한번도 입어보지 못하고 호텔옷장에서 잘 주무시고 오셨다고 한다..)
반바지에 보라색 카라티에 흰색 스니커즈를 신고 발걸음도 가볍게...
호텔을 빠져나왔습니다..
호텔정문을 박차고 나옵니다....
우기인지라 약간은 흐리지만 내 마음은 햇살이 내려쬡니다...
룰루랄라~~~
음 호텔 바로 앞에 노천펍이 있네 아주 조그만 골목인데...노천펍이 있네 좋아라....
응 이 언니들은??
파타야 소이6에서 많이 본듯한 언니들이네?? 낮2시인데 옷이 너무 헐거워 보이는건 내 기분탓인가????
슬슬 사태가 판단됩니다...
하지만 코너를 돌자마자 이정도에 놀라기는 이르다 싶었는지
나의 손목을 잡는 그녀...아니 그 형을....그 누나 아니 형은 한마디 외치십니다...
마싸~~~~~
부탁이야 형 알겠으니까...제발 목소리 좀 얇게 내지마!!!
문화컬쳐를 느끼며...
지도상 나나역 방향으로 걷습니다...지금은 낮2시일뿐입니다...
왜 양형들은 벌써 맥주병을 들고 누나들과 이런 분위기를 내고 있느냔 말이다.....
왜 형님캅들은 자꾸 내 손목을 만지작 거리냔 말이다...
형...형손이 내손보다 크단 말이야.....
작년 파타야를 다녀오고 알고 있습니다..오늘밤 이곳이 어떻게 변할지를....
작년에는 홀리데이인파타야에 머물렀는데 밤에 좋았습니다...워킹 스트리트랑 멀어서...
근처 펍에 라이브 공연보며 맥주 한잔에 맛있는 음식들....
라이브 밴드의 멋드러진 90년대 팝을 들으며 해변에서 불어오는 밤바다바람....
라이브 밴드에게 팁을 드리니 자꾸 중국노래를 불러주신게 단점이지만....
(내 체형이 중국인같구나....)
슬슬 불길함을 느끼던 찰나....
무언가를 봅니다....그것은......
운명의 데스티니....
(이사진은 블로그에서 퍼올려왔습니다)
털썩...바로 옆이었구나....
이곳이 그곳이구나.......
나나플라자........
내 숙소에서 뛰면 1분이면 가겠구나.....
내 여행계획과는 맞지 않는 이곳....
직장상사 동료 후배가 은연중에...남자 혼자 태국을 자주 가니 얼레리꼴레리....
얼마전 가족동반여행에서 태국간다하니
아주버님 여행가셔서 좋으시겠어요를 영혼없이 외치시던 제수씨와
조용히 마른기침을 내뱉던 남동생의 나직한 한마디 "남자한테 좋은곳이지 참.."
여기가 그곳인데 하필 바로 옆인게냐...
아무튼
일단 걷습니다...4박5일동안 줄창나게 걷게 될 그길을 걷습니다...
나나역에서 아속역을 향합니다....
도로에는 택시와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뒤범벅되어 매연을 뿜으며 달립니다...
좁은 인도에는..
다양한 인종의 여행객,길거리 음식파는 아줌마,
호텔 차량 유도하는 현지청년,마사를 외치며 가게앞에 앉아있는 마사지아줌마와....화장한 형님캅....
막 여행에서 돌아온 나에게 눈만감아도 북적이는 방콕거리가 생각나네요...
이런것을 보고 즐기기 위해 온 것이니 사뭇 더운 날씨나 복잡하고 지저분한 길거리도 싫지 않습니다....
주욱 걷습니다....
보입니다...은혜로운 그곳,,
바로 터미널 21....입니다
4박5일간 지나다니며 제일 많이 오게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점심 공복이기에 터미널21 5층으로 올라갑니다...
터미널21 5층에는 많은 분들이 이용하시는 푸드코드가 있습니다...
미니멀한 금문교 옆을지나...
원하는 돈을 주면 충전된 카드를 줍니다...원하는 푸드코트 가게에서 음식을 시키면 카드에 돈을 빼갑니다...
잔액이 남으면 환불 받으셔도 되고....한달간 유효되니 그 기간안에만 사용하시면 됩니다....
음식이 상당히 저렴하오니 다음과 같은 한상을 차려도 100바트 정도가 나옵니다....
맛은 가격과 비슷할 정도이나 나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종류도 다양해서 저렴한 가격에 맛을 보고 내 입맛에 맞다 싶으면 잘한다는 맛집 찾아가셔도 됩니다....
이후에도 자주 푸드코트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였는데 한 걸음 깊게 이곳 푸드코트를 들여다보니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습니다....
터미널21 푸드코트에 입접되어있는 2~30여군데의 가게중에 가장 장사가 잘되는 곳은 단연코..
조 위에 사진에도 있는 땡모빤을 파는 음료수 집입니다...
저 플라스틱컵에 미리 과일들을 잘라놓고 세팅해 논 후 손님들이 주문하면 과일을 갈고 설탕시럽을 넣어서 완성시켜 팝니다..
단연코 식사시간엔 가장 긴 줄과 인기를 자랑합니다..
또한 까오까무를 파는 집이라던가 우리에게도 익숙한 메뉴를 파는 가게들이 대체적으로 장사가 잘됩니다...
반면 한가한 점포는 참 한가합니다...
이것이 만약 이 푸드코트에서 중복된 음식을 판매하지 못하게 제도적으로 막아논 것이라면 이는 대단히 훌륭한 판매 기법입니다..
부담없는 가격과 비교적 다양한 구색을 협소한 공간에 푸드코트가 이루어져 있는데
현지인과 외국인의 비율이 비슷하게 이루어질정도로 매출이 일어나는 곳의 점포간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해
푸드코트 운영하는 곳에서 정책으로 중복메뉴 판매 불가를 만들어 놓았다면 훌륭하고 성공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푸드코트를 떠나 먹는 장사는 남이 잘되면 우르르르 몰려서 서로 공멸하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보고있습니다...
이생각을 한 이후 태국의 길거리 노점을 보게 되더라도 제가 자주 사먹는 무삥이나 로띠도 같은 에어리어에는 한 가게정도만
팔고있지 단 한번도 바로 옆자리에서 같은 노점을 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이게 자생적으로 이루어졌는지...암묵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으나
회사에 매어있는 몸이지만 점포를 책임지고 있는 매니저 입장에서 조금은 부럽기도 한 모습이었습니다....
은혜로운 터미널 21에서 점심을 먹고 간단히 테이크아웃을 한 후 다시 걸어서 나나역으로 향합니다...
길거리에서 닭똥집 꼬치도 10바트에 2개...무삥도 10바트에 2개...먹을거리와...
어느덧 5시가 다되어서 살수 있었던 내 사랑 창,라오,싱하 삼총사를 한아름 사들고 들어와
냉장고를 채워 놓습니다...
술 파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이곳 방콕에서 냉장고에 맥주가 저장되어 있지 않으면 그건 단연코 죄악입니다...
맥주와 가지고 온 안주거리를 야금야금 먹고....살포시 낮잠을 잡니다....
응??저녁 6시에 낮잠을 잔다구요??
왜냐하면 다음편에 나오게될 방콕 나나플라자의 끈적한 밤거리를 보러 나가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