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태국,캄보디아 배낭여행 18일- 잃어버린 책을 찾아서
15. 14일째(1월 20일): 꼬란에서 하루 더
단지 그 책 한 권 때문에 다시 꼬란 섬에 왔다. 과연 책은 그 자리에 있을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치워 두었다가 고분고분하게 돌려 줄 것인가? 최소한 내 판단으로는 누가 그 책을 가져갈 리 없고 가져갔더라도 분명 자기에게 쓸모 없는 그 책을 돌려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비키니에 햇빛 가리개 우산을 빌리고 서둘러 물로 뛰어드는 그들과는 달리 나는 이런 일에 아무런 관심이 없이 먼저 그것을 치웠을 만한 아이에게로 가서 혹시 이러이러한 책 못 보았느냐고 그리고 보았으면 좀 찾아다 주라고 손발짓으로 이야기를 했다. 자기네들끼리 무슨 책이냐며 서로 물어보고 이야기하더니 이상한 책을 한 권 들고 나오더니 이것이냐고 묻는다. 아, 얘들이 안 주려고 이러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펀뜻 들었으나 거기에서 일하는 나이 지긋한 어른이 어제 내가 물건을 넣었던 사물함에서 내 책을 꺼내어 주는 것이 아닌가. 아, 내 손때가 묻은 정든 책을 다시 찾은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가장 먼저 가족사진을 펼쳐 보았다. 어제와 다름없이 해맑은 모습으로 아이들은 나를 반겨 주었다. 일하는 아이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내 아이라고 자랑하였다. 하루를 허비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무리해서일까. 머리가 아프고 멍한 기분을 참을 수가 없다. 100밧하는 햇빛가리개를 마다하고 식당 그늘에 앉았다. 서양 사람들은 확실히 자비심이 풍부하다. 자신의 몸매가 조금만 자신이 있다고 생각되면 주위의 사람들에게 속 모습을 보여주려고 안달을 하는 것 같다. 직사광선 아래에서 두 남녀가 서로 몸에 선크림을 발라주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수많은 여자들 중에서 가장 예쁘고 늘씬해 보이는 여자 한 명이 아예 브레지어조차 벗어 던진 채 스스럼없이 남자친구의 몸을 만지고 있다. 물론 크림을 바르고 있는 체 하면서...... 그래 난 지금껏 가장 가까이서 처음 보는 실물 모델을 흘끔거릴 필요 없이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래 고맙다 서양 여인들이여, 무료로 많은 것을 그냥 구경시켜 주는 너희들의 자비심이 더욱......
배는 이곳에 11시 정도에 도착해서 2시 40분 배로 나가니까 약 4시간 머물고 점심을 주는 것으로 사람들은 꼬란을 찾는다. 내가 처음부터 이걸 알았더라면 나는 이 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영원히 이 섬에 올 일이 없을 것이다. 100밧 우산을 빌리라고 한다. 3시간만 버티면 되는데 뭐하러 3,000원을 허비하랴. 코코넛하나를 시키자. 그저 앉아만 있는 것은 미안하니까. 모든 것이 돈이다. 아무리 싼 것이라 해도 돈은 돈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다시 절감했다. 여행 내내 중요한 부분에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지만 꼭 필요하지 않다면 나는 단 1밧도 허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진작에 내가 이렇게 살았다면 나는 부자가 되었을 텐데’ 하는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아 시원하다.
이제 시간 때문에 꼬싸멧(아름다운 곳,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섬)으로 가려던 계획은 취소해야 하나보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번지점프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이젠 다시 파타야로 나가서 다시 방콕으로, 방콕 남부터미널에 내려야 한다. 카오산 거리에서 다시 숙소를 정하고 내일은 칸차나부리 버스를 타고, 그리고 남똑 열차를 타고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자. 그리고 모레는 수상시장을 찾아가는 것이다.
파타야로 나와 방콕행 버스가 30여 분 남았다. 여유가 있으니 화장실 생각이 나서 가려고 하니 3밧을 달라고 한다. ‘이곳이 무슨 중국이다냐, 아프리카다냐’, 괜히 불쾌한 생각이 들어 볼일을 보고 관리소장을 찾아갔다. ‘나는 한국에서 왔는데, 무슨 화장실에서 돈을 받는답니까. 우리는 그런 곳 없습니다.’ 말하니, ‘여기는 태국입니다’라고 강조하며 맞장구를 친다. ‘다른 나라에도 이렇게 하는 곳이 아마 없을 겁니다. 외국인에게는 이런 것을 취소해 주시오.’ ‘노우, 노우’. 나는 속으로 ‘그래 여기가 태국이라서 그런 법을 가진 당신들 지금 어디 어떻게 들 살고 있소? 자동차 하나도 못 만드는 주제에......’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발길을 돌렸다.
단지 그 책 한 권 때문에 다시 꼬란 섬에 왔다. 과연 책은 그 자리에 있을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치워 두었다가 고분고분하게 돌려 줄 것인가? 최소한 내 판단으로는 누가 그 책을 가져갈 리 없고 가져갔더라도 분명 자기에게 쓸모 없는 그 책을 돌려줄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비키니에 햇빛 가리개 우산을 빌리고 서둘러 물로 뛰어드는 그들과는 달리 나는 이런 일에 아무런 관심이 없이 먼저 그것을 치웠을 만한 아이에게로 가서 혹시 이러이러한 책 못 보았느냐고 그리고 보았으면 좀 찾아다 주라고 손발짓으로 이야기를 했다. 자기네들끼리 무슨 책이냐며 서로 물어보고 이야기하더니 이상한 책을 한 권 들고 나오더니 이것이냐고 묻는다. 아, 얘들이 안 주려고 이러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펀뜻 들었으나 거기에서 일하는 나이 지긋한 어른이 어제 내가 물건을 넣었던 사물함에서 내 책을 꺼내어 주는 것이 아닌가. 아, 내 손때가 묻은 정든 책을 다시 찾은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가장 먼저 가족사진을 펼쳐 보았다. 어제와 다름없이 해맑은 모습으로 아이들은 나를 반겨 주었다. 일하는 아이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내 아이라고 자랑하였다. 하루를 허비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무리해서일까. 머리가 아프고 멍한 기분을 참을 수가 없다. 100밧하는 햇빛가리개를 마다하고 식당 그늘에 앉았다. 서양 사람들은 확실히 자비심이 풍부하다. 자신의 몸매가 조금만 자신이 있다고 생각되면 주위의 사람들에게 속 모습을 보여주려고 안달을 하는 것 같다. 직사광선 아래에서 두 남녀가 서로 몸에 선크림을 발라주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수많은 여자들 중에서 가장 예쁘고 늘씬해 보이는 여자 한 명이 아예 브레지어조차 벗어 던진 채 스스럼없이 남자친구의 몸을 만지고 있다. 물론 크림을 바르고 있는 체 하면서...... 그래 난 지금껏 가장 가까이서 처음 보는 실물 모델을 흘끔거릴 필요 없이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래 고맙다 서양 여인들이여, 무료로 많은 것을 그냥 구경시켜 주는 너희들의 자비심이 더욱......
배는 이곳에 11시 정도에 도착해서 2시 40분 배로 나가니까 약 4시간 머물고 점심을 주는 것으로 사람들은 꼬란을 찾는다. 내가 처음부터 이걸 알았더라면 나는 이 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영원히 이 섬에 올 일이 없을 것이다. 100밧 우산을 빌리라고 한다. 3시간만 버티면 되는데 뭐하러 3,000원을 허비하랴. 코코넛하나를 시키자. 그저 앉아만 있는 것은 미안하니까. 모든 것이 돈이다. 아무리 싼 것이라 해도 돈은 돈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다시 절감했다. 여행 내내 중요한 부분에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지만 꼭 필요하지 않다면 나는 단 1밧도 허비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진작에 내가 이렇게 살았다면 나는 부자가 되었을 텐데’ 하는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아 시원하다.
이제 시간 때문에 꼬싸멧(아름다운 곳,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섬)으로 가려던 계획은 취소해야 하나보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번지점프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이젠 다시 파타야로 나가서 다시 방콕으로, 방콕 남부터미널에 내려야 한다. 카오산 거리에서 다시 숙소를 정하고 내일은 칸차나부리 버스를 타고, 그리고 남똑 열차를 타고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자. 그리고 모레는 수상시장을 찾아가는 것이다.
파타야로 나와 방콕행 버스가 30여 분 남았다. 여유가 있으니 화장실 생각이 나서 가려고 하니 3밧을 달라고 한다. ‘이곳이 무슨 중국이다냐, 아프리카다냐’, 괜히 불쾌한 생각이 들어 볼일을 보고 관리소장을 찾아갔다. ‘나는 한국에서 왔는데, 무슨 화장실에서 돈을 받는답니까. 우리는 그런 곳 없습니다.’ 말하니, ‘여기는 태국입니다’라고 강조하며 맞장구를 친다. ‘다른 나라에도 이렇게 하는 곳이 아마 없을 겁니다. 외국인에게는 이런 것을 취소해 주시오.’ ‘노우, 노우’. 나는 속으로 ‘그래 여기가 태국이라서 그런 법을 가진 당신들 지금 어디 어떻게 들 살고 있소? 자동차 하나도 못 만드는 주제에......’라는 말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