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코의 클럽투어 4편] 수상한 아저씨와 가라오케 그리고 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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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코의 클럽투어 4편] 수상한 아저씨와 가라오케 그리고 팟

라데꾸 12 10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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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팍은 밤이라는 여인의 배웅으로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하였고, 숙소에 아무도
없을 거라 기대하고 간 나는 다행히 2베드룸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팟이라는 여인, 정말 태국 출국날 까지 문자를 보내며, 놀자고 했는데... 난 그럴 수 없었다.
난 홀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 놀아야 한다. 끝까지 새로운 모험의 세계로...

<제 10막> 수상한 아저씨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A.M 8시경...
팟은 출근이라며 몇 마디 던지고 저녁에 보자고 말하고 나갔다.
난 잠결에 Ok.OK. 했지만, 그것이 저녁에 있을 일의 복선이 될줄은 몰랐다.

그녀가 출근을 하고, 난 다시 잠에 빠져 한 통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쓰러져 있었다.
정오 무렵

띠르르릉 띠르르릉 (오래된 듯 앤티크한 느낌의 전화 벨소리. 언제나 들어도 경쾌한 소리다. 태국에서 처음 유선 전화를 받아 본다. 한국모텔의 주인 아주머니의 빨리 나가라는 소리와 달랐다.)

수상한 아저씨닷!!

아저씨 : 어 ~ 8층이야. 남자 둘이서 아침에 잠만 자고 모해? 젊은 사람들이 말이야.
            (아저씨는 50대가 넘어 보였었다.)
나 : 아 ~ 예^^ 어제 좀 늦게 들어와서요.
아저씨 : 그러지 말고, 커피 한잔 하게 올라오게.
나 : 예, 친구랑 일어나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 그래 친구랑 같이 와. 좀따 보세~~

나는 싸팍을 깨우기 시작했다.

나 : 야 ~ 아저씨가 커피 먹으로 오래
싸팍 : (못 들은 척)
나 : 야 아저씨가 올라 오래.
싸팍 : (겨우 일어나서) 아~ 아~ 왜에~~?
나 : 커피... 우리 가서 밥이나 사달라고 하자.
싸팍 : 아, 여기서 오래 계신 것 같으니까 편의점 가까운데랑, 이것 저것 물어보자.
(인타마라의 22 골목길은 생각보다 모가 없다. 좀 걸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첨 오면
당황하기 마련, 아저씨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지 싸팍은 금새 깨어났다.)

간단히 세수와 머리만 깜고 5층에서 8층으로 올라갔다.
아저씨는 반갑게 커피를 타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1. 자신이 학사장교출신 (나랑 같다.)
2. 전라도 출생
3. 라오스 광산 사장인데 지금은 아파서 태국에서 잠깐 요양중이라고 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시다, 갑자기 술과 여자 이야기로 넘어갔다.

1. 자신이 아는 가라오케를 가자.
2. 리젠시브 태국 양주가 좋드라.
3. 급하면 이상한 데를 가서 깨끗하게 돈주고 해라. 팁은 2,000밧은 꼭 줘라. 불쌍한 애들 많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배가 고팠다.
한국과 중국 음식을 파는 곳에 전화를 걸어, 밥을 시켜 주셨다.
짜장면, 짬뽕, 비빔밥이었다. 개당 110바트에서 200바트 정도 되었다.
전화번호는 084-759-3077 이다. 인타마라나 후웨이쾅 근처면 시켜먹을만도 하겠다.

점심을 먹고, 오후 두시 쯤 되니 짜오프라야 강으로 관광을 시켜주겠다고 하였다.
마땅히 할일도 없었기에, 싸팍과 나는 급하게 옷과 멋을 조금 부리고 첨으로 낮에 관광을
하게 되었다. MRT, BTS를 처음 타서 선착장까지 간 후에 1시간 넘게 배를 타고 가면서
왕궁과 새벽 사원인가 아침사원인가도 보고, 다시 내려오는 일정이었다.

MRT, BTS를 타는데 아저씨께서 말이 하도 많아서, 주위 태국인들이 흘깃흘깃 쳐다보는데,
좀 챙피했지만, 말 안 받아 줄수도 없어서 싸팍과 나는 한번씩 대꾸를 해주었다.
첨 만나서 밥을 얻어먹었으니 관광시켜주어서 고마웠지만, 수상한 느낌은 지울수 가 없었다.

50여명 타는 수상버스에서 막 타고 가는데, 2정거장쯤 지났을 때 한 여인이 싸팍 옆에 앉았다.
자자라는 여인이었다.

나와 아저씨는 맨 뒷자석에 앉았었기 때문에, 싸팍에게 아저씨께서 작업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바람을 넣으셨다. 아저씨는 태국어를 잘 하셨다. 몇 마디하자 아가씨가 웃으며, 싸팍에게 돌아 앉았다. 오후였고 바람도 불고 날도 좋았고, 싸팍의 기분도 들떴다. 자자라는 여자는 어느 회사의 경리같은 업무로 방콕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오후 출장을 나온 듯 했다. 싸팍은 그녀와 아주 간단한 회화로 나이와 이름그리고 핸펀 번호를 교환하고 사진도 같이찍으며 들떠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자자라는 여인은 긴 생머리는 아니지만 긴 검은 머리에 얼굴은 혹성탈출의 여자 유인원을 약간 닮았지만 예뻤었다. 화장은 밀가루를 약간 화장품으로 사용한 듯 얼굴이 떠 보였지만, 예뻤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치마를 입었다. 싸팍은 태국을 떠나기 전까지 자자와 자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줄기차게 만나기 위해 문자질을 하였었다. 결국, 이 날 싸팍은 다른 태국여자를 알게 되어 태국을 떠나기 전까지 자자를 만날 수는 없었다.

수상버스 왕복투어가 끝나고 우리는 지나가다 수박을 봉지에 담아 파는 노점상에서 과일 몇조각을 먹고 다시 돌아왔다. 돌아오며 저녁이 되어 C급 쇼핑몰에서 쿠폰을 끊어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였다. 그리고, 다시 후웨이꽝, 인타마라로 돌아왔다. 저녁 8시쯤이 되었다.
우리는 전투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저씨께서는 낮에 이야기 했던 리젠시브 태국 양주를 사겠다며
자신이 잘 안다는 숙소 옆의 가라오케로 우리를 인도하였다.

<제 11막> 가라오케와 팟

인타마라 40에 있는 숙소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나오는 가라오케였다.
가라오케에 들어갔는데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가라오케에는 들어가기 전부터 낙후되어 보였다. 안에는 5명 가량의 젊지만, 늙어보이는 도우미들과 낡은 노래방기기 그리고 마담, 낙후된 화장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저씨가 들어가자 마치 도우미들은 자주 보는 단골인듯 상냥하게 맞아주었다. 실은 싸팍과 나를 보고 좋아한 것 같았다.
우리는 세명이었기에 세명이 옆에 앉았다. 자리 배치는 내가 맨 왼쪽 중앙에 아저씨 오른쪽에 싸팍이었다. 마담의 구령에 맞추어 모든 도우미가 오늘 영업을 알리는 신고식을 진행했다.

'무엇을 쓰는 물건인고?' 에 나오는 남자 성기를 닮은 몽둥이를 마담이 들고, 아가씨들은 가랑이를 벌리고 일자로 쭉 서면, 마담이 아가씨들 등뒤에서 몽둥이를 던져서 가랑이 사이를 가로지르는 신선한 의식이었다. ㅋㅋㅋ 싸팍과 나는 배꼽잡으며, ㅋㅋㅋ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리젠시브는 500바트 정도되었다. 아가씨 비는 일인당 200바트 정도 되었다. 물론 오늘 하루종일
아저씨가 다 내었다. 못 내게 하였다. 아가씨들은 내 파트너는 18살이라고 하였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아저씨 파트너는 젤 늙은 아가씨였고, 싸팍의 도우미는 싸팍이 똥싸러 후진 화장실로 갔을 때 밖으로 나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논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 실은 싸팍의 도우미가 가장 예뻤지만, 지가 예쁜 줄 알고 팅기는 것 같아 보였다. 한국에서는 평범한 얼굴인데, 그곳에서는 에이스 같아 보였다. 아저씨는 돈을 계산할때 싸팍의 도우미가 오지 않는다며, 마담에게 모라고 했다고 하였다.

저녁 9시경 난 속이 좋지 않았다. 몇일 째 술만 먹고 밥 다운 밥도 먹지 않고 달렸기 때문이었다.
화장실을 가고 싶었다. 그 때 한국에 있을 예쁜이로 부터 문자가 왔다. 난 가라오케 옆 모퉁이로 나가 전화를 했다. 국제 전화지만 괜찮았다.(귀국하니 44만원정도 나왔다.ㅠㅠ) 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아 문자를 보내야 했다. 문자를 보내고 있는 찰나 누군가가 내 핸드폰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팟이었다.

그렇다. 낮에 팟에게서 저녁에 보자는 짧은 정말 짧은 영어문자가 오긴 왔었다. 그래서 나는
장문의 못 만나는 이유를 변명을 들어 보냈던 기억이 났다.

그녀는 영어를 잘 못 읽었다. 왜 연락안했냐는 이야기를 하며, 우리 숙소를 갔다가 확인하고,
나오는 길에 그 수많은 골목길 중 하필 전화를 하려고 나온 그 순간, 가라오케 옆에서 그것도 어두컴컴한 그 시간에 내 앞에 있을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그녀는 오늘은 짧은 반바지에 편한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고 왔다. 그년 아니 그녀도 긴머리에 모 그렇긴 했지만, 난 오늘 분명히 못 만난다고 했는데, 그녀는 왜 여깄는지 조차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의사소통의 장애, 공황 발생.. 속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난 숙소로 돌아오며 싸팍에게 전화를 걸었다. 땀이 비오듯 내렸다. 가라오케에 있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나 : ㅠㅠ 야, 팟이야 팟.
싸팍 : 모? 어디야?
나 : 콩팟 임마 콩팟!
싸팍 : 모 콩팟? ㅋㅋ
나 : 나 속도 안좋고 숙소 갈거고 싸고 나올거니까 너가 팟좀 로비 밑에서 데꼬 있어라.
      그리고, 아저씨한테 속 안좋다고 먼저 갔다고 말 잘해주고. 알았지?
싸팍 : 여기도 금방 끝났것 같아. 금방 갈게.

나는 팟을 로비에서 잠깐 기다리면 친구가 올거라고 하고 올라가서 급한것을 해결하였다.
내가 로비에 나왔을 때, 팟과 싸팍은 다정한 사이가 되어있었다.
둘다 영어는 젬뱅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언어는 만리장성이 아닌 무너진 베를린장벽과 같았다.

그 짧은 시간 30분간 싸팍은 이국여인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서 인지 이것저것 직업과 형제 그리고
사는 곳 등을 자세히 즐겁게 이야기 했다고 하였고, 오히려 나에게 알려주기까지 하였다.
아무튼 고마웠다.

우리는 맨션 앞에 있는 그래도 야외 호프집다운 곳으로 들어가 팟과 함께 셋이서 맥주를 먹었다.
그녀를 보내기 위해 싸팍과 나는 최선을 다해 웃겨주고 즐겁게 없는 바디랭귀지 유머를 섞어가며
그래도 연락도 없이 찾아온 팟에 대한 고마움으로 그리고 그녀의 신통방통한 네이게이션보다 더 정확한 위치찾기에 대한 존경심으로 대하였다. 그리고 10시30분이 되자 우리는 어김없이 그녀를 안전하게 집에 보내주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택시비를 주고 보냈다. 팟은 담에 꼭 보자며, 웃으며 떠났지만, 나는 내심 그녀가 두려웠다.

전투준비!!! 싸팍과 나는 어서 옷과 샤워를 다시 하자고 부리나케 숙소로 돌아갔다.
씻고 재정비 후 나오니 11시 30분이 되었다. 슬림은 이미 늦었다. 어디로 갈까?
나는 스크래치독을 갔던 경험을 살려 싸팍을 데리고 나르즈와 가까운 스크래치독으로 가게 되었다.

<예고 제 5편 스크래치독 :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 그리고 빵빵한 에어컨에 완전 반한 싸팍.
  그리고 싼 술값에 놀란 나. 구석진 곳에서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고 태국여인내들은 구석진 우리  자리 주위로 댄스파티가 열리고, 그녀들과 잘 되려는 순간 판도를 바꾸는 화려한 워킹걸 밍과 으앙컴의 등장으로 우리는 농락당하고 만다.>




p.s 오늘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한번 짜릅니다. 죄송합니다. ^^


#2015-08-05 11:09:18 노는이야기에서 이동 됨]
12 Comments
미스터권 2011.11.05 19:30  
한참 재미있었는데왜짤라요 ㅋㅋㅋ
라데꾸 2011.11.06 00:56  
똥도 짜르자나요~ㅋ
가면 2011.11.07 16:30  
보면 볼수록 재미있네여 빠른시일내 읽었음합니다
무적맨 2011.11.13 09:50  
넘 재미있습니다요... 후편 기다릴께요...
메이싸이팍치 2011.11.13 22:32  
안녕하세요 라데꾸랑 지금 술한잔하고 있는 친구 싸팍입니다ㅋㅋ 다음편을 기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댓글10개이상 되면 제핸드폰에있는 은밀한(?) 사진들을 라데꾸에게 전송하여 다음편에 첨부하도록 해보겠습니다ㅎ
off 2011.11.14 17:27  
기대 만땅!!!!!
엉사마 2011.11.15 12:29  
우워워~~ 싸퐉님 원츄!!!
아랑18 2011.11.16 08:54  
싸팍님 쵝오
사자의서 2011.11.16 22:36  
아놔~~ 기다린보람이.... 기회가 된다면 함께 가보고 싶습니다 ㅋㅋ
나는프로다 2011.11.25 12:43  
어서 ~~어서~~부탁해요
강호구 2015.06.17 07:13  
가라오케 정보가 너무 없네요 ㅠㅠ
윽윽윽 2017.05.03 23:38  
이거 정말 재미 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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