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투어 효도관광 4 - 첫 날, 공항에서 호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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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투어 효도관광 4 - 첫 날, 공항에서 호텔로

Robbine 51 3252

 

미리 든든한 식사를 하고 비행기를 탄 덕분에 기내식이 부실해도 잘 견디고 도착할 수 있었다.

분명히 라운지에서 같이 먹었는데

아빠는 기내식을 받지 않았고,

우리 여자들은 기내식을 받아서 다 먹었다.

아웃풋은 인풋이 있어야 나온다는 진리를 몸소 증명;;


환전 때문에 사이버환전과 exk 중 엄청 고민을 했는데,

결국 한국에서 환전을 하고 갔기 때문에

공항에서 atm 위치를 봐두는 등의 일은 신경쓰지 않고 그냥 바로 AIS 창구를 찾아갔다.

사람들이 모여있고 줄이 꽤 있었지만 조금 기다리니 금방 내 차례가 되었다.

설명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무조건 데이터 1.5기가에 7일 짜리 유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두 개를 주문했다.

핸드폰을 하나 더 달라길래

하난 가져갈거고 하나만 해달라 하니 환불은 절대 안된다며 확실히 못을 박은 후에 해주었다.


처음으로 태국 유심까지 장착!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승강장 시스템이 바뀌었다는 글을 보고 간 터라 크게 당황하진 않았다.

하긴, 승강장 이용이 처음이기도 하다.

첫 방타이땐 공항철도를,

두 번째 방타이땐 4층에서 나가려는 택시를 잡아타고 갔기 때문이다.

승강장 아무데로나 가서 사람이 제일 없어보이는 곳의 번호표 뽑는 곳으로 가 보았다.

새 시스템을 도입한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건지 몰라도

도와주는 분이 각 구역마다 있었다.

 

기계를 대충 보았는데 빅택시(밴택시) 선택은 보이지 않아서

그 분에게 4명이고 빅 택시 원한다 했더니

저기로 가서 조금 기다리란다.

 

한 2분 기다렸나?

아무 액션이 없길래 재차 물었다.

기다리란다.

또 다시 2분 정도 기다렸을까?

그 안내하시는 분이 몇 번 승강장으로 가라고 알려주었다.

무슨 종이 쪼가리도 주었는데,

난 이걸 택시기사에게 주면 안된다는 교육을 단디 받은 사람이지 ㅋ

문제없다.

 

택시를 타려고 하니 아저씨가 종이를 보여달라는 제스쳐를 한다.

 

'나 이미 교육 단디 받았는데' 하는 마음으로

종이를 건네진 않고

들어서 보여주기만 했다.

 

내 제스쳐를 간파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쓸데없이 겁을 집어먹고 아저씨를 오해한 것인지 몰라도

아저씨도 눈으로 보기만 하고는 ㅇㅋ 하는 듯한 느낌의 말을 하더니

트렁크를 열어 짐을 싣는다.

 

택시에 짐을 실으려는데 이 아저씨가 600밧을 부른다-_-

나 분명 며칠 전에 탔다는 사람의 후기를 읽고 갔다.

미터로 수완나품에서 카오산까지 톨비 포함 355밧인가 나와서 400밧 드렸다는

아주 따끈따끈한 후기였다.

 

아저씨에게 일단 ㄴㄴ을 외친다.

 

나: 400밧!

아저씨: 550밧

나: ㄴㄴ 400밧

아저씨: 500밧

나: ㄴㄴ 400밧

 

그 사이에도 짐은 부지런히 실리고 있다.

요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뒷자석에 고갱님들과 마늘이는 이미 탑승을 했다.

 

아저씨가 운전석에 앉았고,

내가 보조석 문을 열고 타지 않은채 계속 요금 합의를 제안했다.

 

나: 400밧. 며칠 전에 내 친구가 빅택시로 400밧에 카오산 갔다고 했음. 도로비까지 350밧 나오는걸 이미 나는 알고 있음. 400밧 ㅇㅋ?

 

아저씨는 아 이 녀석 어쩔 수가 없군 하는 느낌으로 동의를 했다.

생각보다 밝고 환한 얼굴이어서 내가 오히려 조금 놀랬지만

그냥 성격이 그런 아저씨려니.. 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도중에는 한국이나 태국이나 비슷한 것 같다.

아저씨가 말을 걸거나 안걸거나.

건다고 하면 대게 비슷한 질문.

 

아저씨: 어느 나라 사람이냐?

나: 까올리

 

아저씨: 저기 나무에 불빛 보이지? 왕비님 생일이라서 저렇게 달아놓은거야

나: 왕비님 생일이 언제였죠? 이맘때 였는데

아저씨: 8월 2일. 마마데이야~

 

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생각이 안나서 건조하게 적었지만,

외국여행이 처음인 엄마가 기분좋게 웃고 있었고

우리끼리 재미나게 이야기 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아저씨도 우릴 좋게 봐주는것 같았다.

아님 그냥 립서비스였을지도;

 

여튼 람부뜨리로드 끄룽시 뱅크로 가자고 했다.

유심도 샀으니 지도 앱도 한 번 켜보고..

 

사실 이건 스마트폰 중독+심심해서 해본 거였는데,

택시 아저씨들이 약간 신경쓰이게 하는 행동인듯 했다.

나중에 다른 아저씨랑 겪은 일이었지만

택시 돌아가기 신공을 철벽방어하는데 아주 효과적인 액션이다.

 

그건 나중의 일이고, 일단 입국날의 기사님은 좋은 분이었다는거~

10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고속도로를 타는게 나은지 똑같은지 판단이 서질 않아 그냥 고속도로로 가자고 했다.

 

느낌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한국이나 방콕이나 시내에 고가도로 많고 한건 비슷하고

공항에서 방콕시내로 진입하기 까지는 인가도 드물어서

엄마는 외국이라는 느낌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고 했다.

게다가 밤이라 어둡고, 방콕의 가로등은 한국보다 많이 뿌옇고 흐리기 때문에 더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이 귀여운 아줌마는 썬글라스는 챙기고 안경은 안챙겨오기까지 해서 더 안보였겠지.


다 왔다고 하면서 짐을 내려주는 아저씨에게

400밧을 두 손으로 건냈다.

"카쿤카"

엄마도 따라한다 "카쿤카"

(공항에서 카오산까지 택시 이동시간만 계산하면 30분 조금 넘게 걸렸던 것 같다. 빨리 도착해서 기분 대땅 좋았음. 여행지에서 시간 벌기 = 개이득)

 

가방을 끌고 람부뜨리 빌리지 호텔로 향했다.

말이 호텔이지 게하급 숙소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았다.

 

미리 조사해간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보증금 2천밧도 냈고,

영수증도 단디 보관했다.

(방 1개 당 보증금 1천밧)


후기에선 카드키가 아니고 열쇠키(?)라고 했는데,

방 종류가 달라서 그랬는지

우리에겐 카드키를 줬다.

 

댕덤처럼 알아서 찾아 들어가라고 할 줄 알았는데

방 안내도 해주신다.

방이 어딘지만 알려주는가 싶었는데

에어콘 셋팅도 해주시고,

세면대랑 변기 물 잘 되는지도 체크하고 가셨다.

 

 



우리 방에서 본 뷰

 



층도 최고층(이라고 해봐야 5층)이었고,

냉장고도 없다더니 있고,

방도 꽤 넓고,

욕실도 깨깟하니 좋았다.

 

방은 매우 만족.

 

프리미어룸으로 고갱님들은 더블, 우리는 트윈으로 예약했고,

아고다에서 각 146달러 정도 였던 듯 하다.

고갱님들 방 뷰는 우리랑 반대쪽이라 다른 방들이 보이는 뷰였다.





생각보다 조용했던 람부뜨리 로드

 

 

 

무사히 호텔에 도착하였으니 이제 먹부림 타임!

마늘이와 단 둘이었다면 어디 나갈 엄두가 안나니

대강 카오산과 람부뜨리 일대의 노점 팟타이를 먹었을 것이나,

이번 여행은 고갱님들 위주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디너크루즈 따위는 애저녁에 일정에 넣지도 않은 가이드의 취향에 대한 보상으로

낀롬촘사판에서 라마8세 다리를 보며 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어중간한 거리라 뭘 타고 갈까 싶었는데,

처음 접하는 카오산의 밤거리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그리고 비행기 부터 계속 앉아서 오느라고 다리가 부었을테니 운동삼아

겸사겸사 지도를 보고 걸어가기로 했다.

물론 의논하지 않고 가이드인 내 마음대로 결정.

민주주의는 뭘 알아야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일단은 독재다.

 

그런데 가는 길이 좀 그렇긴 했다.

그 시간에 그 길을 지나가본 적이 없어서 나도 몰랐었는데

아마 마늘이랑 둘이만 갔더라면 한 블럭 가다가 되돌아 왔을 그런 느낌..

여튼 지도따라 쭉 걸어갔다.

고갱님들은 이 길이 맞나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을 것이다.

그 와중에도 아빠는 길거리에 주차된 차들을 스캐닝하다가 국산차를 발견하고 반가워하신다.

 

난 이번에 현지유심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해서

지도앱을 마음껏 쓸 수 있기 때문에

헤매지 않고 확신에 차서 낀롬에 도착하긴 했다.

 

입구에서 예상과는 달리 고급스런 리조트 분위기의 식당느낌이라 여기가 맞나 잠시 어리둥절해서

직원에게 낀롬촘사판? 하고 물어보긴 했으나

잘 찾아갔다.

 

길목을 지키고 있던 염소만한 개가 우릴 보고 짖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_-

이 놈은 들어가고 나올 때 모두 우릴 보고 짖어대서

사실 초큼 무서웠다.

태국 들개는 무섭다고 들어서..ㅠㅠ

그리고 더 무서웠던건 직원이 개에게 짖지 말라고 저지를 했던 것..

전적이 있는 놈이었을지도..

 

여튼 호기롭게 들어갔다.

저번 여행에선 꿈도 못 꾼 고급식당이었지만

이번엔 짧은 일정에 넉넉한 환전액이었으니 ㅋㅋ

고갱님들을 위한 감동서비스 차원에서

커다란 수족관을 지나 강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라마8세 다리 뷰가 그렇게 좋진 않았지만

가져다주는 메뉴판을 보면서 뭘 주문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직원이 와서 말을 건다.

 

메뉴 고를 시간은 주지 왜케 빨리 와서 독촉을 하냐

 

뭐 이런 마음이 들었는데,

직원이 우리에게 온 이유는 메뉴를 적어가기 위함이 아니었다.

주방이 가게가 12시 까지만 영업을 하는데 너희 그 때 까지 다 먹고 갈 수 있겠니? 하는 것이었다.

시간은 11시 15분..

 

고갱님들에게 삽질을 시키고야 말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공항에서 매직푸드 갔다가 택시를 탈걸 그랬다.

사실 그 두 개의 선택지가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고갱님들이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해서 그럼 가서 먹는걸로 정한 거였는데

본의 아니게 또 삽질을 해버렸다.

(원래 삽질을 본의로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덥고 지쳐서 숙소로 돌아올 때에는 그냥 택시를 탔다.

아빠가 숙소에 붙어있는 식당에 가고싶어했었는데,

내가 더 좋은 곳으로 가자고 해서 낀롬으로 간 거였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숙소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려는데,

거기도 주방이 이미 문을 닫아서 술만 주문할 수 있다고 했다.

본의아니게 빈속에 알코홀 드링킹을 했다.

 




마늘이의 칵테일

이름이 뭐더라..

내꺼 아니라 기억 안남

 




나랑 엄마는 모지또

(Mojito라 쓰고 모히또라 읽지만 나는 모지또라고 부른다. 그냥 웃겨서)

아빠는 창 비어. 사이즈를 물어보길래 큰걸로 달라고 했더니 큰 유리병을 줬다.

모지또 맛은 그냥저냥 평범

 

 

 

피곤한 와중에 빈속 알코홀이라 그랬는지

술을 물처럼 마시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화도 없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로 들어가 자기가 아쉬워서 바로 앞에 있는 골목의 노점 팟타이와 로띠를 사먹었다.

로띠는 바로 먹고,

팟타이 하나, 스프링롤 하나를 주문해서 방에서 먹었다.

고갱님들 입맛에 맞았던것 같다.

바나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빠도 로띠를 좋아하셨고,

엄마도 팟타이를 드셨다.

12시가 넘어서 안타깝게도 술은 사지 못했다.

 

 





그래서 아빠는 저 미니어쳐를 뜯었다.

지난번 홍콩여행때 먹은 잭콕이 너무 맛있어서

처음으로 면세점에서 술을 샀는데

저 술이 나름 유용했다.

다음에도 면세점에서 술은 꼭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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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여행기에서 사진까지 올렸던 로띠 장인이 있던 자리엔

다른 사람이 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분도 장인급의 경지에 이른 분이었다.

로띠 만드는 걸 보고 아빠가 좋아하셨는데,

이것도 나름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로띠는 효도관광에서 꼭 사먹어봐야 할 음식이라 생각한다.

바나나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기도 하고.

 

팟타이는 한글팟타이집에 아줌마가 장사를 하고 계셔서 거기도 사람이 바뀌었구나 싶었는데,

다음 날 보니 아저씨가 장사를 하고 있었다.

먹고있는 사람들을 봤는데, 확실히 아저씨가 많이 주는것 같다.

아줌마가 줬던 이 날의 양보다 다음 날 아저씨가 줬던 양이 1.5배 많다.


 

 

 

 

날짜 사용내역 사용금액 (THB) 비고
07월 23일 AIS 유심 299  
AIS 유심 299 부탁받은 것
공항 밴택시 400  
호텔 보증금 2000  
택시 40 낀롬에서 람부뜨리
호텔식당바 555  
바나나 허니 로띠 30  
새우 계란 팟타이 50  
스프링롤 25  
편의점 사이다 15  
  합계 3713  
51 Comments
Robbine 2015.08.17 12:21  
재밌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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