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롱이네-혼자서 이렇게 헤맸다^^ 3편 - 깐짜나부리 트렉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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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이네-혼자서 이렇게 헤맸다^^ 3편 - 깐짜나부리 트렉킹

재롱이네 2 1020
3. 깐짜나부리 1일 트렉킹

전 방이 깜깜해야 잠을 잘자는 체질이랍니다. 그래서 밤마다 커튼도 꼭꼭 치고 잡니다.
괜히 햇살때문에 일찍 일어나게 될까봐 아까워서^^
그런데 어제 잤던 그 방 바로 앞에 조명이 있었지 뭡니까.
덕분에 알람없이도 6시에 눈이 떠지고 말았다는 비극이~

어쨌든 다시 그 방에 묵을 생각은 없었으므로 짐을 꾸려서는
체크아웃을 하고 이지투어를 향했습니다.
트렉킹하는 동안 짐을 맡겨놓으려고 말이죠.
한데 이지투어에서는 짐을 맡아주지 않는다더군요. --;;
그래서 어쩌나 싶었는데, 대신 도미토리 자리가 하나 났다길래
잘됐다 싶어서 바로 체크인을 했습니다.
시트가 아주 깨끗해서 맘놓고 짐을 내려놓은 다음 간단한 것들만
챙겨서 트렉킹을 하러 갔습니다.

미니버스에는 한국인 커플 한 쌍이 앞자리에 앉아 있었고
뒤쪽에 한국 남자 2명이 더 있었습니다. 특별히 맨뒤쪽의 남자분은 바로 한국인인거 알고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는데, 그 앞자리는 좀 아리까리했죠.
전체적으로 너무 까매서^^ '혹시 한국인?'하고 물었더니 '네'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제 옆에 있던 그 한국 오빠가 '헉. 정말?? 그것도 모르고 '하이'라고 인사했네' ^^;;
제 옆의 오빠는 저보다 1살 많았고 유럽에 갔다가 스톱오버로 태국에 온거라고~
그 앞의 까만애는^^ 방년 스무살이었는데, 나중에 '구준엽'이라고 별명을 붙였습니다. ㅋㅋ

이 때, 등장한 한국인 가족 세명!
인도를 한달 여행하고 돌아왔다는 아주머니와 딸(초등6), 아들(초등3 정도)였는데,
이 딸이 (앞으로 써니라고 부름...한국 이름은 안가르쳐 주고 그냥 이렇게 부르라더군요)
엄청나게 에너제틱 했습니다.
저랑 유럽갔다온 오빠 사이에 앉아서 정신없이 인도얘기며,
어젯밤 봤던 전통 디너쇼 이야기를 지치지 않고 했습니다.
더불어 저나 저쪽의 오빠가 버스에서 잠을 자려고 하면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잠들면 얼굴에 이따만한 점을 그려줄거야'라는 협박^^을 해댔죠.
결국 저의 팔뚝에는 'BABO'라는 문신아닌 문신이 그려졌다는 ;;;;

트렉킹의 첫번째는 유엔군 묘지였는데, 전 의외로 여기가 재미있었답니다.
아무것도 아니고 잘꾸며진 묘지였지만
묘비명을 읽어보는 게 재미있더라구요.
외국인들은 맨날 R.I.P. (Rest In Peace = 평화롭게 잠드소서)만 묘에 적어놓는줄 알았는데,
'너무 소중해서 잊을 수 없는 나의 아들, 천국에서 행복해라' 라던지
'그토록 선량했기에 하늘이 일찍 부른 모양이에요. 잊지 않을게요. - 아내' 등등의
글귀에서 왠지 모를 사연들을 추측해 가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죠.

그 다음으로는 전쟁 박물관인가 하는 곳에 갔지만,
전 원체 박물관에는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서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기념품 가게를 구경했습니다.

그리고는 기차역으로 가서 죽음의 계곡가는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써니네 가족은 1박 2일짜리였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갔고
나머지 사람들은 3등 열차에 몸을 실었죠.
그런데 태사랑 사이트에선가 헬로태국에선가
죽음의 철도 지나는 기차 안에서 '찹쌀밥'도 팔고 여러 가지를 판대서
그런거 사먹으려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바나나 튀김이나 야자 열매(맛없더군요--;;)만 팔던걸요. 우웅~
죽음의 철도는 정말 어떻게 이런 곳에 철도를 놓았을까 싶은 곳이더군요.
가끔 고개를 밖으로 내밀어 가며^^ 사진도 찍고~
여기서는 아까의 구준엽이 치앙마이에서 함께 트렉킹을 했다는
초등학교 교사 언니도 함께 동행했구요.

기차여행이 끝나고 다음 순서는 뗏목 타기와 코끼리 타기 였는데,
구준엽과 초등학교 교사 언니는 치앙마이에서 이미 다 했다며 안한다고 했고
유럽갔다온 그 오빠도 안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뗏목팀에 합류한 한국인은 저랑 아까의 한국인 커플뿐.
(저 커플을 잊으셨다면 쭈욱 올려보세요. 미니버스에 타고 있던 한국인 커플입니다^^)

참. 뗏목타기 전에 점심을 먹었는데, 맛있었어요.
치킨 카레랑 야채 볶음외의 반찬 2가지와 흰밥을 주는데, 깨끗이 먹었죠.
그리고 뗏목타러 가는길!
하지만 난관이 있었으니 갑자기 '흔들다리'를 건너야 하더라구요.
전 사실 약간의 고소공포증과 물공포증이 있는데,
강위의 흔들다리란 더할나위없이 강적이었던 것입니다. 흑흑...
게다가 저희를 데려가던 태국 여자애가 저의 괴로워 하는 표정을 보더니
신이 났는지 앞에서 팡팡 뛰고 일부러 흔들고 해서
'에잇, 죽기 살기로 뛰자'고 결심한 채 미친듯이 다리를 건넜습니다.
뒤돌아보니 다들 즐거워하며 흔들흔들 잘도 놀더군요. 쩝~

뗏목타기는 뗏목에 그저 앉아 있으면 태국애가 노를 저어
움직여 주는데, 참 평화로웠구요.
이어진 코끼리 타기는 넘 재미있었어요~ 끼야~~~
흔들 흔들 가는 동안 이 코끼리는 앞으로는 코로 나뭇가지들을 따먹으며
뒤로는 엄청나게 똥과 오줌을 싸가며 잘도 가더군요.
그 덩치를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먹고 싸야 하는지
그거 잠깐 가는 동안에도 계속 먹고 싸더군요.
중간에는 한번씩 반항의 표시인지 코로 '우어~'하는 소리 내면서
콧물도 튀기고 (으..더러워...^^)
특히 갑자기 멈춰서 오줌쌀때는 흡사 그 소리가
폭포수같았다죠 --;;
물론 그때마다 조련사 아저씨의 망치에 머리를 얻어맞았죠..불쌍한 것...음음..

어쨌든 깐짜나부리 트렉킹 - 너무 평온한 감은 있지만^^-
재미있습니다~ 싸이욕 폭포는 요즘 너무 비가 안와서인지
물줄기가 말라버려서 썰렁했지만...
(우기라는데, 제가 있는 6일동안 낮에는 한번도 비가 안왔어요.
둘째날인가 저녁에 잠깐 온거 빼고는.
다른 분이 97년엔가 같은 폭포에서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그때는 분명 물이 콸콸 흐르더라구요.
이번에 갔을 적에는 가운데에만 얇은 폭의 물이 졸졸 내려오고 있었는데 --;;)
에라완 다녀온 사람들은 (1박 2일인 사람들) 멋있다고 하대요.

참. 이날의 기억나는 삽질은 (매일같이 삽질을 했으니..쩝..^^)
점심먹고 뗏목타는 곳까지 썽테우 타고 이동하는데,
몇분쯤 지났을까 제 카메라가 없는 겁니다.
'Oh, I left my camera in the restaurant!'하고 비명을 지르자,
옆에 있던 서양애들이 운전석을 두드리며
다시 돌아가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운전사가 뭔일인가 싶어 멈췄을때
제 앞에 있던 이스라엘 여자애가 던진 한마디.
"얘, 니 발밑의 그건 모야??" 카메라가 거기 있더군요.
쪽팔렸죠.

참, 이스라엘 여행자들은 짠돌이 짠순이가 많다더니
그 이스라엘 여자애도 상당했답니다.
점심 식사중에 음료를 주문하면 음료값을 따로 내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그 여자애, 부르르 떨면서
'누구도 내게서 (기존에 지불한 투어비용외에) 10밧도 더 가져갈수 없어'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해서 트렉킹 끝~
쿨쿨~
2 Comments
재롱이네 1970.01.01 09:00  
가고파님 정말 저랑 비슷하게 여행하셨나봐요^^ 망고에서 묵으신것도 같다니~~~ 게다가 이런 에피소드까지~^^
가고파 1970.01.01 09:00  
전 깐짜나부리 투어가는도중에 화장살이 넘 가고싶어서 " I want to go toilet!!!" 외쳤죠.. ^^:  이글보니까 갑자기 생각이 나네여...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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