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시골영감 카오산 갔던 이야기 4 (마지막회-눈물의 똥쌍피)
람부트리거리 카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 바라보고있는데
저 건너편에 앉아있던 이쁜 아줌마가 내앞으로 다가온다.
"아저씨 한국에서 오셨지요?"
"그런데요?"
"왠지 분위기있어 보여서 같이 차 한잔 하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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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이다
시바......
커피 마시고
정신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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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죄다 쌍쌍이 앉아있는데
나만 혼자앉아 커피 홀짝거리고 있으니 어색하고 뻘쭘하다.
드나드는 사람마다 쳐다보고
"저 영감 뭐야? 우리들은 다들 쌍쌍인데 지는 무슨 쌍피라고 혼자 앉아있네.
국화쌍피야 똥쌍피야?"
"쌍피는 무슨.....딱 봐도 그냥 흑싸리 쭉지 같은데..."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가자 가자
돌아가자.
말레이시아 내집으로 돌아가자
거실 형광등 위에 꼬맹이 도마뱀도 나를 반겨주고
화장실에 흰개미들도 나를 반겨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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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나는 어쨌거나 국경넘어 태국에 다녀온 덕분에
여권에 다시 말레이시아 90일 체류허가 도장을 받아가지고
"면피했다! 법대로 해라!" 낄낄거리며 페낭 집으로 돌아왔다.
수심 20 미터에 노는 고기 있고
수심 50 미터에 노는 고기 있어
한 바다에 같이 살아도 서로 만날 일 없듯이
전세계 사람들이 다 모여드는 배낭여행자 거리에 가서도
나는 아무런 다른 물고기 만나 어울리지 못하고
나혼자 이리저리 외롭게 헤엄치다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