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시골영감 카오산 갔던 이야기 2 (카오산에도 현대건설이 다녀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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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골영감 카오산 갔던 이야기 2 (카오산에도 현대건설이 다녀가야)

bomnalcafe 31 4881


계속해서 홍익인간 앞에 서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아무도 안 나타나는것이라

나는 또 소심증이 발동하여 아! 이거 뭔가 내가 잘못 알고있는건가 다른곳에서 기다려야하는거 아닌가?

그러지말고 배낭 맨 사람 아무나 좀 나타나봐라 하고 골목입구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데

재수좋은 과부는 넘어져도 가지밭에 넘어지고

재수없는 놈은 날계란을 먹고도 목에 가시가 걸린다더니

배낭 맨 사람은 안 나타나고 골목 저 끝에서 아까부터  어슬렁 거리고있던 큼직한 개가

하필이면 내가 서있는쪽으로 슬슬 다가오기 시작한것이다.


개가 다가오는게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나로 말하자면 개 공포증이 심하게 있는 사람이라

태사랑 <묻고답하기> 게시판에 개를 만나면 어떡하면 좋으냐고 질문글도 올린적이 

있을정도이다.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qna_thai3&wr_id=131260

위에 링크에 가보면 있다구요. 진짜로....


그런데 이놈의 개가 내 앞까지 왔으면 어서어서 가던길로 나를 지나쳐서 가버려야 되는데

그게 아니고 내앞에서 털석 주저앉더니 나를 쳐다보고 있는것이다 아...시바....무서워...


그 와중에 천만 다행한것은 내가 잔뜩 쫄아가지고 가만 살펴보니까 이 개가 

완전 양아치처럼 생긴 개는 아니고 뭔가 좀 배운티가 나는 교양있는 개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이름도 아마 <해피> 아니면 <누렁이> 이런 촌빨날리는 이름이 아니고

<슈미트 폰 오펜하이머> 이런식으로 지적인 이름을 갖고있을것 같았다......는 개뿔


이 망할녀석이 내가 이렇게 지놈을 좋게 생각해주고 있는것도 모르고

갑자기 뭐가 수틀렸는지 나를보고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 거리다가 또 가만 있다가

이런식으로 완전 나를 갖고노는것이었다.


나는 잔뜩 쫄아가지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이놈의 카오산! 이놈의 똥개들! 우짜든동 이놈의 동네에 휸다이(Hyun Dai)가

한번 다녀가야 되는데..." 하면서 계속 시부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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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페낭대교는 총 길이 13.5km로

세계에서도 가장긴 다리들중에 속하는데 1985년에 완공되었다.


이 페낭대교는 당시 한국의 현대건설이 시공하였는데 말레이시아에 숙련된 근로자가 부족하여

한국에서 수많은 근로자들이 이곳에 와서 일하였는데 숙소가 부족하여 여기저기에 합숙소 같은것을 만들어서 

수용하였다.


그런데 다리공사가 점점 진행되면서 페낭 현지인들이 처음에는 몰랐는데

어쩐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개들이 조금씩 덜 보이기 시작한다는것을 깨달았는데

긴가민가 하다가 마침내 페낭 길거리에서 개들이 거의 안보이게 되어서야 정신이 번쩍들어

개들을 집 안에다가 가둬놓게 되었던것이다.


페낭 길거리의 개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확실한것은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는 페낭의 노인들은

길거리 식당에 앉아서 밥을 먹다가 개들이 탁자밑으로 돌아다니며 귀찮게하며는

이렇게 말한다는것입니다.


"이놈의 짜식들! 이것들은 그저 휸다이(Hyun Dai)가 한번 더 왔다가야 싹 정리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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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야는 대체 언제가는거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유타야 다녀온 이야기 쓰고나면 더 쓸게 없기 때문에

최대한 질질질질질........




31 Comments
썬82 2015.03.24 14:41  
아.....로그인을 안할수가 없네요.....
지금 직장인데 오셔서 제 배꼽을 찾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근데 아유타야 가시긴 한거죠?ㅋㅋㅋㅋㅋ
bomnalcafe 2015.03.24 18:49  
썬82님.
일부러 로그인까지 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아유타야 진짜 가긴 간걸까요?
이젠 저도 헷갈립니다.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참새하루 2015.03.24 15:13  
타고난 천부적인 흡인력을 가진분
저 댓글 찾아가본 사람이 저뿐일까요
어렴풋이 기억이 나서 가보니
정말 봄날카페님이셨네요
그때 답글 달면서 그냥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방문자들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했지
이처럼 재미난 여행기를 '보답으로 던져주실거라곤
(던져주는 맛난 이야기를 덥썩 무는 나는 멍멍이?)
전혀 몰랐습니다
아유타야 여행기의 프롤로그가
활극 1부
훈다이 2부네요^^
bomnalcafe 2015.03.24 18:53  
참새하루님.
노인네들은 단순합니다.
자꾸만 재미있다고 해주시면 정말로 재미있는줄알고 끝을 못냅니다.
ㅋㅋㅋㅋㅋ
링크까지 따라가 보셨군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개는 정말 싫어요!!!!!!!!!!!!!!!!!
잔챠 2015.03.24 15:23  
첨부설명을 읽고서야 위에 쓰신 훈다이를 이해했어요 ㅎㅎㅎ
bomnalcafe 2015.03.24 18:56  
ㅋㅋㅋ
잔챠님.(혹시 잔챠=자전거?)
저도 처음에 갔을때는 현지인들이 <휸다이> <샘숭> 그래서 뭔말인지 몰랐어요.
잔챠 2015.03.27 09:55  
허걱 들켰네요...ㅋㅋㅋ
자전거 맞습니당 ㅋㅋㅋ
콩콩1 2015.03.24 15:55  
정말 재밌습니다! ^^
bomnalcafe 2015.03.24 18:56  
콩콩1님.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진짜진짜 감사합니다.
스위트 2015.03.24 16:51  
다음편 빨리요......
bomnalcafe 2015.03.24 18:58  
스위트님.
이제 쓸것도 없는데 다음편을 빨리 올리라구요?
아...어떡허나...
ㅋ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상아씨 2015.03.24 16:51  
ㅎㅎㅎ세상에 그런일이...
bomnalcafe 2015.03.24 18:59  
상아씨님.
세상에 재밌는일이 많지요?
답글 감사합니당.
Robbine 2015.03.26 01:25  
Aㅏ.... 웃긴데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네요.
이거 매일 연제하시는건가요?? 아님 격일?
연재일을 정하시죠 ㅋㅋ
bomnalcafe 2015.03.26 07:27  
로빈님.
아유타야 다녀온 이야기 끝내야 되는데 이거 큰일 났습니다.
이제 다들 싫증내고 계실텐데...
어쩌나....
엔젤폭포 2015.03.26 09:38  
오~~글이 맛깔납니다.
bomnalcafe 2015.03.26 20:27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그냥 기분좋으라고 해주신 말씀 맞죠?
길이있는곳 2015.03.26 13:16  
글이 착착 감기네요...^^
bomnalcafe 2015.03.26 20:29  
헤~
뭐 착착 감길것까지야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그리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원격탐사 2015.03.26 16:56  
한참 웃었스빈다...ㅋㅋㅋ
bomnalcafe 2015.03.26 20:29  
원격탐사님.
재미있어하시니저도 왠지 기쁩니다.
검객션군 2015.03.26 19:26  
아...정말 글솜씨 좋으세요. 재밌게 잘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완전 기대중이에요!!!!
bomnalcafe 2015.03.26 20:30  
이제 밑천이 떨어져서요....
큰일났읍니다.
ㅋㅋㅋ
meiyu 2015.03.27 12:07  
감사합니다.
혼자서 빵 터졌습니다.
bomnalcafe 2015.03.27 17:55  
meiyu님.
재미있어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빵터졌다고까지 말씀해주시니....
날자보더™ 2015.03.28 19:39  
믿거나말거나겠지만...
페낭에서 자취를 감춘 견공들의 명복을 빕니다.
잼있네요, 여전히~ ^^
bomnalcafe 2015.03.28 20:36  
날자보더님.
잼있다고 해주시니 기쁩니다.
특히 "여전히~"라고 해주신 부분이 즐겁습니다.
앞에것도 재미있었다는...ㅋㅋㅋ...자뻑입니다.
구름에달가네 2015.05.31 12:56  
진짜 재미집니다. 한가로운 휴일 오후..여유있게 읽으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숨좀쉬자 2015.06.01 12:19  
아유타야 가기전부터 재밌네요,,,아유타가서가 기다려지네요,,
샤이키 2015.08.19 18:18  
너무 재밌어요 ㅎㅎㅎ
이런 재밌는글을 늦게 발견하였네요
저도 이런 여행기를 쓰고싶은데 내공이 너무나 부족하네요 ㅎㅎㅎㅎㅎ
기원전 2015.09.07 06:23  
자전거 못타고 개 무서워서 여행하기 무척 힘든 사람입니다. 빙그레 싱긋 .....진짜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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