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영감 카오산 갔던 이야기 7 (후기-사는게 용하다)
말레이시아에서 살다가 몇년만에 한국에 돌아와서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가 나보고 물어본다.
"니 카톡 아디 머고?"
"??????????????"
"니 카톡이 뭔지 모르나?"
"응"
"니 페이스북이 뭔지는 아나?"
"화장품인가?"
".........."
".........."
"시발노마. 니 그럼 mp3는 아나?"
"헌병 세명"
내 친구는 나보고 사는게 용하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지금은 그래도 한번씩은 다 들어본 단어들이지만
그때는 정말 처음 듣는 단어들이었다.
지금은 지금대로 또 모르는게 자꾸 생긴다.
<라인> 이라던가 <아고다><바우처>이런거는 뭔말인지도 모르겠고
<구글맵> <exk 카드> <앱>이런 단어는 뭔말인지는 알겠는데
실제로는 어려워서 활용은 못할것 같다.
아..........
이제 또 슬슬 방랑벽이 도져서
이번에는 태국에 가서 좀 죽치고 살아볼까 싶어서 태사랑에 들락거리고 있는데
느끼는것은 나는 정말 이제 완전 시대에 뒤떨어져 버린것 같다는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말을 못 알아먹으니 테레비도 안 보고 신문도 안 보고
맨날 집앞에 로띠가게에 가서 로띠 만드는거 신기해서 나도 한번만 해보자고 졸라대고
생선대가리 카레 맛있는곳 찾아서 낄낄거리며 돌아다니며 아무 생각없이 살다가
몇년만에 한국에 오니 진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가 되어버렸다.
조선시대 사람이 타임슬립해서 지금 내 앞에 나타나도
지금 나하고 수준이 비슷할것같다.
우선 태사랑에만 들어와봐도
나는 생각 자체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것 같다.
예를들면 <묻고답하기> 이런 게시판에 보면
"치앙마이 공항에서 타페까지 성태우 요금 얼마주나요?"
이런 비슷한 질문이 거의 매일 올라온다.
그러면 나는 대뜸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니 성태우 요금을 성태우 기사한테 물어봐야지 왜 태사랑에 물어보나?
요술왕자가 요금받나?"
옛날에는 여행갈때 준비라는것은 옷이나 신발 돈 이런것뿐이었지
<지식>을 준비한다는 개념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환전 질문만 해도 나는 처음에 어디가면 환율이 좋고 어디가면 안 좋고 이런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나는 몇년동안 한번도 환율비교 라는걸 할줄 모르고
언제나 돌아다니다가 돈 떨어지면 ATM 기계에 시티은행카드 넣고 돈 빼거나
atm 기계를 못찾으면 가장 가까운 환전소에 가서 암말없이 창구에 딸라 내밀고 서있다가
링깃 주면 그냥 받아오고 그렇게 해왔는데
이것은 내가 돈이 많아서가 아니고
환율이라는것은 매일 오늘 환율 얼마라고 고지가 되니까 어느곳에 가더라도
다 똑 같은 환율로 바꾸어주는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글 쓰다보니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참 사는게 용하다.
영양가도 하나없는 씨잘데기없는소리 그만쓰고 토렌트나 다운 받아야겠다.
ㅋㅋㅋㅋㅋ
사람은 뭐라해도 다 자기나름의 사는 재주가 있는법이라
내는 그 와중에 토렌트라는건 알아가지고
일본드라마 중국드라마 한글자막까지 있는거 매일 매일 공짜로 다운받아보는 재미가 쏠쏠하여
아야세 하루카니 뭐 이시하라 사토미 이런 이쁜 일본처자들에다가
보보경심 이런데 나오는 류시시 이런 중국미인들 까지도 다 알고있는데
혼자 똑똑한체 다하는 내 친구놈은 이런것도 모르고 맨날 끙끙거리면서 가요무대 다시보기
이딴거나 뒤지고 자빠졌다.
빙시같은기...똥궁디를 확 주차뿔라.
니가 보는 동영상에는 맨날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딴 소리나 나오지
내가 보는 동영상에는
"야메떼 !!!"
이런소리 나온다 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