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생의 여행기- 카오야이를 가다.(2)
방금 접한 비보를 하나 전해드리자면..
텔레비젼을 보던 도중 제 여동생님께서 저에게 달려오면서
아악! 언니 ㅠ_ㅠ
why?
내 원피스가......... 원피스가 죽었어!! ㅠㅠ
우리 할머니께서 제가 인도에서 사온 남색 알라딘 바지를
(카오산에서도 흔히 파는)
동생의 흰 원피스랑 같이 돌려버리셔서 칙칙한 회색원피스가 탄생한거죠.
동생아, 내가 니 원피스가 흰색이었다는걸 기억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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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여섯시.
바비) 쾅쾅쾅쾅! 줄리! 일어나!
악! 바비! 일어났어!!!!(후다닥)
어제 모닝콜을 부탁한 바비(게스트하우스 주인)가 깨우는 소리.
1분 1초도 어긋나지 않는구나.
이 집요하고도 정확한 놈.
대답할때까지 노크를 멈추지 않는다.
냉큼 씻고 준비하고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여유롭게 담배 한모금 빨고
국립공원 사파리 시작.
나와 벨기에 여자아이 둘이서 사파리를 했다.
안녕! 난 줄리라고 해. 너네 이름은 뭐야?
난 엘리?? , 얘는 리즈베흐?????
아.. 그래.. 엘리..(버버벅), 리즈베흐,.?(버버벅)
만나서 반가워^^;;
하하하하. 그냥 엘리, 리지라고 불러.
내가 참 영어를 못하는데도 느긋하게 끝까지 들어주고 쉬운 단어만
골라서 이야기를 이어나가주는 귀여운 녀석들.
왠지 오늘 투어 예감이 좋은데? ㅋㅋ
오늘 우리 가이드는 '녹'이라는 여자 가이드다.
요술왕자님 태국 이름과도 같은^^
눈치가 없고 영어를 잘 못한다는게 흠이지만
나 혼자 왔다는 이유로 나만 너무 잘 챙겨주고 다정하게 대해주고
너무 좋았다.
가만, 그러고 보니 가이드가 영어를 잘 못하면 어떡해......;
그래도 투어하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으니 뭐 ㅋㅋㅋㅋㅋㅋ
맨 처음에 들린 곳은 박물관 같은 곳이었다.
영어도 못읽으면서 괜히 못읽는 티 날까봐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데
눈 앞에 다람쥐 한마리가 알짱댄다.
엘리와 내가 귀여워서 사진기를 들이대는 순간,
다람쥐가 내 몸을 타고 올라왔다...-_-
요놈이 내 힙쌕을 갉작대며 갉아먹을 때
난 여기가 국립공원이 아니라면, 눈 앞에 엘리가 없었다면 다람쥐를 한대
후려쳤을지도 모르겠다.
야임마 이게 얼마짜린데 갉아먹고 난리야...........
너 자꾸 그러면 라오스로 보내버린다..(라오스에선 다람쥐 먹음)
아무튼, 아침을 먹고 사파리 시작!
생각했던 것 만큼 그렇게 정글은 아니었고,
치앙마이보다는 정글이었다.
신기한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녹이 자꾸 그네같이 뻗어있는 내 가슴높이의 나무에 올라가서 타잔처럼
사진을 찍으라는데..
저기요.. 그쪽이 보기에도 제가 짧아보이지 않나요?
아무튼. 녹의 강요에 의해 탄생한 사진이다.
저 무지개 색 모자를 쓰신 분이 녹이다.
저분은 나에게 뭔가 숨겨진 능력이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하셨는지
자꾸 높은 곳을 올라가봐라 등등..
날 하루종일 난감하게 만들었다..ㅋㅋㅋㅋㅋ
이런 사람에게 달려드는(?)
사람을 잘 따르는 새도 보고.
야생 모니터도 봤다^^
악어는 내가 간 날 햇볕이 안좋아서 보지 못했다.
대신 이걸 봤다..ㅋㅋㅋㅋ
악어가 사슴을 잡아먹고 남은 살점이 덜렁덜렁 붙어있는 사슴 다리..
음..
보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어...
영화 '비치'에 나온 폭포도 보고.
물이 생각보다 맑지 않아서 다들 수영할 생각에 들떴었는데 급실망.
폭포 주변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녹이 갑자기 태국 회화책을 꺼내들더니
엘리와 리지에게 태국어 강습을 시작했어.
그것도.. 영어로 뜻이 적힌게 아닌..
발음기호만 적힌 문장이 적혀있는 책을 가지고....
엘리의 저 짜증나는 표정.
그래도 엘리가 성격이 참 밝고 귀여워서 보고있던 나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ㅋㅋㅋㅋ
그 후에 산 정상(?)에 가서 경치도 보고 하는데
난 그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잤던지라 (이유는.. 다들 알 듯.. 거짓말 아니었다)
썽태우에서 꾸벅꾸벅 졸기만 하고.
그 날의 하이라이트!
야생코끼리를 봤다>_<
한참을 자고 있는데 엘리가 갑자기 막 때리면서
줄리! 줄리! 엘리펀트!!!!!
응..? 엘리펀트가 뭐더라.. 엘리.. 코끼리??
정신이 번쩍 들어 눈을 떠보니 정말 하얀색 코끼리가 저 멀리 유유히
걸어다니고 있었다.
우와. 야생의 코끼리는 저렇게 생겼구나!
정말 너무 예뻤다.
줌을 최대로 땡겨서 선명하진 않지만.
야생 코끼리다.
투어가 모두 끝나고, 다 같이 호숫가에 앉아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엘리와 리지는 완전 만족스런 표정이었지만..
난 2% 부족했다.
녹.. 킹코브라랑 코브라는 왜 안나왔어...? ㅠ_ㅠ
-_-........
순간 녹의 표정이 이렇게 바뀌었다.
그리고 곧이어 모두의 표정이 이렇게 바뀌었다.
그냥 보고싶었을 뿐이라고.. 멀리서만이라도..ㅠㅠ
이왕이면..ㅠㅠ
'아.. 그래...' 라고 말하는 모두의 표정이 썩어있었던 것은 내 착각이었겠지.
투어를 마치고, 엘리와 리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영어의 한계를 느끼고 잔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_-;
맥주를 마시려고 했는데 여기 사람들은 9시밖에 안됐는데 죄다 자버린다;;;
그래도 마시고 싶을 땐 마셔야해.
이.. 익스큐즈미(모기만한 소리로)
예스. 벌컥(문 여는 소리)
헉.. 심장이야.
잠귀하나 끝장나게 밝구나..
암튼..
맥주를 마시고 잠이 들어서 담날 아침 8시차를 타고 방콕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집안 사정만 아니었다면 정말 오래오래 머물고싶은 그런 곳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다.
그런데, 정말 동양인은 태국인과 나밖에 안보였다..
바다, 치앙마이도 좋지만 여기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곳이니 한번쯤
가보시는것도 괜찮을 듯^^
1일 투어비: 7:00AM~ 7:00PM = 1300밧
나이트 투어도 가격이 같다고 들었어요~
나이트는 3:00PM~ 7:00PM
엘리와 리지는 나이트도 했었는데 둘 다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나이트도 하고싶네요 ㅠ_ㅠ
게스트하우스 정보
Bobby's Apartment and jungel tours
German Managenment
tel) 044-328177
mob) 086-262-7066
web) www.BobbysJungleToursKhaoYai.com
E-mail) bobbysappartementandjungletours@hatmail.com
웹사이트에 대문자가 지원이 됐던가요..
암튼 명함에 적힌 그대로 썼으니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