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빠이 빠이 - 빠이 (빠이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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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빠이 빠이 - 빠이 (빠이의 아침)

공심채 20 3466
[8] 빠이의 아침 (11월 10일)

뭐라고 해야 할까. 빠이의 아침은.
자욱한 안개. 서늘하고 상쾌한 공기. 고즈넉한 분위기. 산책하기 좋은 시간.
어쩌면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빠이의 아침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첩첩 산중에 놓인 분지마을이라서 그런걸까.. 11월, 빠이의 아침은 마을을 감싼 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오전 9시무렵까지는 해 뜨기 전의 새벽녘과 같은 분위기.. 일단 따가운 햇살이 안개와 같은 구름을 뚫고 나오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온도를 올려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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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7시.. 숙소 앞 풍경.. 길었던 밤의 잔재인듯.. 아직도 꺼지지 않은 가로등.. 길 건너 울타리 너머에는 빠이 중고등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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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전통악기 연주하는 아저씨를 만났던 곳..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이른 시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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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는 아직도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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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거리와 딱밧 공양 음식을 파는 노점만이 아침부터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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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 분은.. '아니.. 벌써???' 라고 해야 하는 걸까.. '이런.. 아직도???'라고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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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홀로 딱밧에 나선 승려.. 태국사람들은 공양을 드릴 때 저렇게 맨발로 스님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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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좋은 이야기를 듣고 있길래.. 공양을 드리는 두 사람의 표정이 한없이 밝아 보인다.. 스님의 시주바랑은 무척이나 두둑해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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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 아니.. 홀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 조금 늦게 나선 네분의 스님들.. 아직까지는 시주 바구니 별로 그득해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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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왕님의 자료에 소개된 쪽(죽) 파는 노점과 남따오후(두유)/빠텅꼬(도넛) 파는 노점.. 벌써부터 아침 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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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 한 그릇으로 아침을 해결.. 무쌉(다진 돼지고기), 헷(버섯), 카이(계란)에 팍치도 넣고.. 킹(생강)과 미껍(국수 튀긴 것)만 빼도 대충 다 넣은 듯.. 상당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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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산책하면서 간식으로 먹으려고 남따오후와 빠텅꼬 2개도 샀다.. 그런데.. 개인적으론.. 빠텅고는 별 다른 맛이 없이 심심하고.. 남따오후는 두유치곤 달아서 TV CF에 나오는 '이넘아, 그럼 거긴 뭐 넣은겨!'라는 할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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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 사원이 있어서일까.. 태국 남부에서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전체의 인구의 4.6%에 불과한 무슬림들을 빠이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역시 빠텅꼬와 남따오후가 주 메뉴인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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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같은 무슬림이 하는 가게라서??? 무슬림 손님들은 이 집만 찾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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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옆에는 무슬림이 운영하는 쪽 노점도 있다.. 그런데.. 한국사람이 많이 찾는 듯 메뉴판에 한글로 '닭죽'이라고 쓰여져 있다.. 혹여.. 한국 여행자들이 요왕님의 정보에 나와 있는 쪽집과 남따오후 집을 이곳으로 착각하고 많이 이용한 건 아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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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새 거리에는 사람들이 꽤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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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연 옷가게.. 만져보니 다리 그림이 그려진 옷의 촉감이 꽤 괜찮아 보여 하나 샀다.. 그런데.. 화교의 영향인 걸까.. 마수걸이라는 개념이 있는 듯.. 가격을 물어보고 난 후 어느 색상으로 살까 잠깐 고민하고 있으려니 살까 말까 망설이는 줄 착각하여 첫 손님이니 꼭 사달라며 쥔장이 알아서 디스카운트 해 주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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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에는 세븐일레븐이 있는 거리(타논 랑씨야논)와 버스터미널이 있는 거리(타논 차이쏭크람)가 마주치는 사거리에서 오른쪽(버스터미널 쪽)으로 마을 구경을 했었기에 아침에는 왼쪽 방향으로 한 바퀴 산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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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이 기념품에도 종종 등장하는 폭스바겐 미니버스.. 근데.. 뭐 파는 곳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저녁에 문을 연 걸 분명히 봤었는데.. 음료 파는 곳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기념품 파는 곳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항상 저 자리에 있는 걸로 봐서은 움직이지 못하는 차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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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어바웃 커피(All about Coffee) 발견.. 잠깐 들러볼까 하다가 아직 손에 들린 남따오후를 다 해치우지 못한 상태라 그냥 패스.. 버리긴 아깝고, 먹기엔 달고.. 그냥 아침 손난로 대용으로 사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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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밋타이 아트샵의 셔터에 그려진 그림들.. 빠이스럽다고나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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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 있는 빠이 리퍼블릭(바나나 리퍼블릭의 짝퉁 상호??)은 아침부터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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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비아 사거리 맞은 편에 있는 북쪽 지방 전통 음식 레스토랑.. 건물 스타일부터가 그런 듯 하여 한장 찰칵.. 요왕님 지도에는 농비아 맞은 편에 블랙캐년 커피샵이 있는 걸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이 음식점이 있고, 커피샵은 음식점 길 건너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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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캐년 커피샵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태국 커플...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어 댄다.. 연인들의 행동은 우리네나 저네들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듯.. 이른 아침부터 닭살 만빵..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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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이 병원 가는 길... 목이 긴 카렌족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쪽팔리게 대로변에서 누가 저런 걸 이용할까.. 생각했었는데... 조금 있다 보니 아까 그 커피샵 커플이 저곳에서 좋아라 사진을 찍고 있더라는.. 역시.. 연인들은 대단하다.. 콩깍지가 씌여서 그런건지 자기들 외에는 눈에 뵈는 게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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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거리에서 북쪽으로 난.. 매홍손 가는 길.. 방콕에서 종종 보던 99B 무양 까올리(한국식 돼지고기 구이 부페)가 아니라 89B Thai Style BBQ buffet(무양 타이 라고 해야 하나..) 간판이 보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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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가서 보니.. 오오.. 꽤나 그럴싸해 보인다.. 저녁에 한 번 들러야지.. 했는데.. 결국 못 들리고 말았다.. 일정은 짧고, 먹을 곳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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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노라니 꼬맹이들을 그득 태운 쏭테우들이 연방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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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에 들어가 보니 초등학교.. 앞에 계신 분은 선생님이신 듯 한데, 꼬맹이들을 태운 썽테우나 모떠싸이가 들어올 때마다 들고 계신 노트에 뭔가를 체크하신다.. 설마.. 저걸로 출석체크를??? 오래 하시다보니 그냥 쓱 보면 '이번 차에는 xxx, xxx, 000이 타고 왔군'하는 경지에 이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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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여 든 꼬맹이들은 학교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저렇게 골목 한 켠에 서 있다.. 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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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로 줄지어 들어가는 꼬맹이들.. 시간을 보니 8시 정각.. 특별히 아침 조회를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굳이 8시까지 기다렸다가 학교로 들여 보내는 이유가 뭔지.. -_-;


<To Be Continued...>



[PS]

남따오후(두유)를 달지 않게 드시려면 '마이 싸이 남딴(설탕 넣지 마세요)'이라고 하시면 되고, 빠텅꼬(도넛)의 맛이 심심하다면 초록색 소스를 찍어 드시면 맛있다고 하네요(sourced from Charlie님). 그리고, 무슬림이 운영하는 노점의 빠텅꼬는 깨 같은 걸 위에 뿌려 놓았더군요. 맛이 좀 다를 것 같기도 한데, 먹어보지는 않았습니다.



20 Comments
공심채 2009.12.06 19:26  
제 컴퓨터가 이상한지.. 글을 쓰다가 두번이나 날려 먹었네요.. 처음에는 실수로 익스플로러를 종료 시킨 줄 알았는데.. 나중에보니 갑자기 익스플로러가 종료되어버리더라는.. 원래는 매홍손에 다녀 온 하루 일정을 한 편에 다 쓸려고 했는데.. 두 번 날려 먹고 나니 허탈해서 의욕이 안 생기네요.. 불가피하게 아침 산책에서 끊었습니다.. 여행기 써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한번 썼던 내용을 다시 쓰려고 하면 처음 쓸 때와 같은 그런 재미를 느낄 수가 없거든요.. 지루하다고나 할까..
요술왕자 2009.12.06 19:44  
저도 그런적 있어요... 황당하고 허무하고... 짜증도 나고 -_-;;
요즘은 꼭 다른 곳에 미리 써둡니다.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ㅠㅠ

저도 빠이에서는 술 많이 먹은 다음날도 왠지 일찍 일어나지더라고요... ㅎㅎ
아침에 죽 한그릇으로 해장하고... 동네한바퀴 돌며 운동...
아... 블랙캐년은 나중에 바로 앞으로 이사했더라고요...
공심채 2009.12.06 21:15  
아.. 이사한 거 였군요.. 어쩐지.. 제 경우는 주로 사진에다 설명을 붙이는 식이다보니 사진을 배열해 놓고 보면서 적는게 필요해서 다른 곳에다 미리 써 두지 않고 중간중간에 비밀글로 저장해 놓고 수정하는 편인데, 오늘은 미처 저장하기도 전에 날려 먹었네요.. 두번째는 저장해 놓고 한참 쓰다가 추가로 쓴 부분을 다 날려 먹고요.. 다음부터는 딴 곳에 써 두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겠네요..
동쪽마녀 2009.12.06 20:33  
멀미가 심해서
매홍손까지 비행기로 왕복해야지,
빠이는 가지 말아야지,
하고 야무지게 결심하고 있었습니다.
그 결심이 마구 마구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잉잉.ㅠㅠ
공심채 2009.12.06 21:18  
멀미.. 글쿤요.. 버스타고 가면 멀미난다는 이야기를 저도 들었던 것 같네요.. 모떠싸이로 가면 직접 운전하기 때문에 멀미 걱정이 전혀 없는데.. 키미테를 공수해서 가져가심이.. ^^ 아.. 글고.. 빠이도 공항이 있답니다.. 치앙마이에서 15~20분 걸린다고..
블루파라다이스 2009.12.06 21:00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낮선곳에서 만난 한글.. 반가우셨을것 같아요..

그곳도 마수걸이가 있네요~

선생님의 출석체크 모습도 재미있네요~!!^^
공심채 2009.12.06 21:22  
반갑다기보다는.. '엥.. 이게 뭐여??' 하는.. 느낌.. ^^; .. 왠지 여행을 다니다보면 한국사람들이 많이 없을수록 '아.. 여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주 안 오는 곳이군.. 그나마 빨리 온 편이네..ㅎㅎ'하는 그런 기분이 있거든요.
꼬무신 2009.12.06 23:27  
늘 열심히 읽고 있어요. 기다리고있겠습니다~~ 부지런히 올려주세요.^^
공심채 2009.12.07 00:06  
예.. 새로운 정보는 별로 없는데, 찍어 놓은 사진이 많아서리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Charlie 2009.12.07 02:20  
남떠후에 설탕물 넣지말라구 하구 빠똥코는 녹색으로 된 쏘스가 있읍니다.
저두 이름은 잘 모르는데...그거에 찍어먹으면 맛나게 먹을수있어용..~
날두 추워지는데 따뜻한(?) 빠이가 그리워집니당..~
공심채 2009.12.07 12:26  
그게 설탕물을 넣은 거였군요.. 뭘 넣긴 넣었네요..^^ 태국어로 뭐라고 해야 하나요? '마이 싸이 남 딴' 정도 될려나..
요술왕자 2009.12.07 23:07  
뚝떵 캅~ ^^
공심채 2009.12.08 03:03  
아.. 순간적으로 '뚝떵 캅'이라고 해야 하는 걸로 착각...^^;  다시 생각해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정답입니다'란 뜻이죠? ^^
정의구현 2009.12.07 10:25  
많이 준비한 여행이라 그런지 정말 좋네요~~어스름한 새벽사진들이

빠이를 잘표현하고 있는 것도 같고...잘읽고 있슴다
공심채 2009.12.07 12:30  
감사합니다~.. 7시~9시 사이에 찍은 사진이니 새벽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안개가 껴서 항상 저렇더군요..
영국산흑표범 2009.12.09 18:05  
아... 또 가고 싶네요..ㅠ.ㅠ 폭스 바겐 버스는 장난감 팔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아닌가..^^;;;
2달전 갔던 저 사진들이 왜이리 밟히는지..
공심채 2009.12.09 19:55  
제 생각으로도 음료는 아니고, 조그만 장난감이나 기념품류를 팔았던 것 같네요.. 나중에 저녁 때 분명히 사진을 찍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요..-_-;
everland 2009.12.17 12:54  
마이싸이 팍취 에 이어서 하나 더 배웠습니다. 마이싸이 남딴.
빠이에 여행객들이 엄청 몰린다는 얘기듣고 궁금했는데 잘 보고있습니다.
공심채 2009.12.20 19:42  
남떠후에 남딴이 들어가는 걸 진즉에 알았더라면 저도 좀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텐데.. 역시 여행은 아는 게 힘!!
라데팡스 2010.01.06 17:54  
다시가고싶은 빠이... 그립네요. 폭스바겐 버스에서는 커피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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