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둘이 합쳐 65 - 카오산의 8옥타브녀(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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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둘이 합쳐 65 - 카오산의 8옥타브녀(女)

6공병 11 5583
벌써 9편째네요.

여행기도 여행스타일 따라가나 봅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일일투어도 가고 빨빨거리며 여행 많이 했는데 요즘은 설렁설렁 돌아다니고 수영장에서 죽치고 있고.

집에서도 똑같네요. 여행기 쓸 생각은 안하고 소파에 앉아서 축구보고 맥주나 마시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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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해서 운하버스를 잘못타서 삔까오에서 내리긴 했는데 영~ 생소한 동네다.

사람사는 동네니 우리네랑 틀린모습 있겠거니 하고 안쪽으로 좀 들어가보는데 뭐가 딱히 나올것 같은 동네는 아닌갑다.

포기가 빠른 6공병과 안양님.

7-11에서 환타 하나 빨아주시고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찾아내서 카오산으로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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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삔까오 선착장에서 안쪽으로 조금 걷다보면 육교가 나오는데 바로 버스정류장과 인접해있다. 우리는 삔까오 산책 포기하고 버스타고 카오산으로...>

무슨 버스를 타야 카오산근처로 가나....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왠 시내버스 한대가 서더니 기사인지 안내원인지 그냥 우리를 막 타라고 한다.

그래서......탔다.

뭐지?ㅋㅋㅋ

버스타고 '빠이 카오산?'하니까 간다는데... 아무래도 감잡고 내려야 할듯. 카오산안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별로 본적도 없거니와 대충 민주기념탑정도에서 내려도 될 듯 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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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삔까오다리를 건너 카오산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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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태국 시내버스의 내부는 뭔가 정겹다. 안내원이 있는것도 그렇고.>

돈통으로 티켓을 끊어주는것은 항상 봐도 재미있고 안내원 자체가 있다는것이 또 재미있다.

나 초딩저학년때도 안내원 누나가 있었는데, 문열고 버스를 탕~탕~ 치며  '오라이~~~'하던게 어찌나 박력넘치는 언니들이었던지.

아차!

그냥 삔까오다리를 건너자 마자 내릴것을 조금 개기고 있었더니 국립박물관쪽으로 좀 흘러내려간 것 같다.
걸을만한 길이 나오길래 내려서 가려고 했던 카오산을 등지고 타창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일부나마 도보여행코스를 경험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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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랏 거리의 호신부,부적거리,요왕님의 지도에도 나와있슴다.>

걷다보니 마하랏 거리. 구경할것들이 점점 늘어나긴 하는거 같은데 전부 비슷비슷한 부적, 유리통안에 든 불상들이다.

처음에 봤을땐 '와~ 이거 되게 오래된거 같네.' '귀한거 아닌가? 골동품같아.'
등등 살펴봤는데 길거리 전체가 이런걸 10밧,20밧정도에 팔고 있다.ㅡㅡ;

기념삼아 사볼만도 하고 마침 평소에 하고다닐 목걸이도 하나 사려고 해서
불상펜던트 하나와 목걸이줄을 샀다.

마음에 드는 좌불상 펜던트는 단돈 10밧.

목걸이 줄은 직쩝 짜고 있는 행상에게서 100밧. 줄이 훨~ 비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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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밧짜리 목걸이 완성~ 한 지인은 이 사진을 보고 튀김장수 같다고 했다.히밤...식사중이신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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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판파다 대략 이런것들이 산더미처럼 있다. 기념품으로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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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를 싸돌아댕기는데 군것질거리만큼 우릴 반겨주는 것도 없지. 바나나튀김. 10밧인가에 한봉지 사주신다. 바나나를 구워먹는다는 것도 이해못했는데 이젠 튀김도 썩~ 맛있다. 기름기가 좀 있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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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수많은 펜던트를 헤치며 마음에 드는 펜던트를 획득! 단돈 5밧~1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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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창 바로앞의 노점들. 중앙의 짧은 머리 아줌마네 가게가 장사가 좀 되는편. 맛도 괜찮다.>

이것저것 구경하며 걷다보니 금새 타창이다. 여기서 배를 타고 파아팃으로 가면 바로 카오산.

노점이 쫘~악 깔려있길래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역시 사람많은 곳에서 먹는것이 장땡이여.

이내 자리를 잡고 국수를 시켰다.

치킨 뭐시깽이를 주문했는데 예상했던것과는 조금 다른 메뉴.

통닭다리에 선지,내장도 조금 껴있다.

간장소스의 국물.

그러나 맛있다.ㅋㅋ 닭내장은 별로 즐기지는 않는터라 건더기는 좀 남겼지만 적당히 짭쪼름한것이 맛있었다.

옆에 노점에서 꼬치도 몇개 사다먹으면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

망고스틴도 철에 비해서 그나마 좀 저렴한거 같아서 한봉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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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닥 맛깔스러워 보이진 않더라도 맛은 좋다~50밧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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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창에서 배를 기다린다.또 뭐가 저리 심통이 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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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은 좋아하는 망쿳을 한아름 사서 고이 모시고 있다. 나는 무거워서 들기 싫더라.ㅋㅋ>

배를 타고 파아팃까지는 금새다. 익숙한 선착장이지만 몇개월사이에 또 변화된 느낌.

방콕이건 카오산이건 몇개월만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매년 몇번씩 오더라도 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변화가 좋다. 변하지 말았으면 하는것들도 많지만.



한낮의 카오산은 특별히 뭔가를 즐기러 올만한 곳은 아니다.
그냥 그런 분위기? 자유스러움? 여행자들에게는 태국내에서의 고향과 같은 곳.

안양과 처음 카오산에 왔을때는 에라완에서 지냈었다.
그 바로앞에 위치한 레스토랑이 와일드 오키드.

그 옛날 값싸고 맛있는 마르게리따 피자에 꽂혀 방금 점심을 먹었음에도
다시 와일드 오키드로 가서 피자를 시켰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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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건없건, 운치가 있건없건 사람에게는 없어지지 말았으면 하는 장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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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오키드의 마르게리따 피자. 처음먹었을때는 환율도 좋고 물가도 쌌던때라 한판에 6천원정도라는 엄청난 가격이었는데...지금은 좀 올랐다.>


동대문가서 필요한 인터넷을 통한 정보도 얻고
(와일드 오키드는 무선랜이 안되더라..ㅡㅡ; 괜히 무거운 넷북만 들고 다녔다.)
쇼핑도 좀 한다음 다시 숙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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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의 카오산은 뭔가를 준비하는 듯한 인상. 깨어있는 느낌은 아니다>

돌아온 사톤 메리엇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좀 늦었나?

10시정도라 왠만한 음식점은 문을 닫을 채비를 하고 있고 노점은 거의 take-away만 가능한 상태들.

맥도널드를 가기도 그렇고, 팟퐁거리를 구경삼아 돌아댕기다 쓸데없이 비싼 멕시코 음식점에 가서 퀘사디아 하나로 저녁을 때웠다.

이번여행에서는 밤에 무엇을 할지 적당한 계획이 정말 없었다.
뭐...낮에도 뭐할 계획따위 없었지만.

결국 생각해낸게....또 카오산이다.

텅러나 에까마이의 클럽은 사전지식이 별로 없어서 헤멜거 같고, RCA는 번잡번잡,
왠만한 술집같은거야 어디든 있는거고 낮에는 설렁설렁 다녀왔으니 이젠 제대로 된
카오산의 밤을 즐겨보러 택시를 잡았다.

일단 한잔 걸쳐야지~

노변에 옹기종기 모여 마시는 알콜바스켓을 마시기로 한다.
조금 마시다보니 맛은 있는데 역시 한국사람은 안주거리가 좀 있어줘야 한다는...

결국 따로 밖에서 꼬치와 짭짤고소한 안주거리를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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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고단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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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요놈. 메뚜기 튀김이다. 고소~한것이 맛남. 한봉지에 20밧인지 40밧인지 준거 같은데... 물방개같은건 아직 못먹겠더라. 손톱의 때는 애교로 봐주시라~>

바스켓 한통을 안양이랑 나눠먹다보니 얼큰하게 좀 취기가 오른다.

또 목욕탕의자같은 것을 놓고 옹기종기 모여서 먹다보니 자연스레 옆에 있는 애들과 말도 트게 되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는 것 같다.

안타깝께도 이름은 기억 못하지만 여기서 일도 하면서 놀러왔다는 게이친구랑 많은 얘기를 했다.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둥, 클럽 좋아하고 있다 더클럽 간다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양볼에 키스도...ㅡㅡ;


클럽은 간단한 소지품 검사만 하면 들어갈 수 있다.
카오산에 숱하게 있었지만 클럽은 처음.
뭐 홍대나 다를바는 없었다. 시끄러운 음악, 맛난 술들.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드는 군상들.

흥겹다~ 오호라~
음악에 맞춰 나의 관절들도 삐걱대기 시작한다.

이내 앉을 곳을 찾아 헤메기 시작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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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일레븐 티셔츠 같은건....왜 사입을까??? 했는데 나도 발리가서 빈땅맥주 티셔츠 사왔다는...>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데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작렬하기 시작한다!!!

꺄악~~~ 꺄악~~~

함께 춤추던 사람들도 어리둥절. 환호성인가? 비명인가?

으잉?

왠 타이 아낙네가 뽕맞은냥 소리를 질러가며 분위기를 up & down 시키고 있다.

와우~ 대형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더 째진다.
8옥타브를 넘나드는 풍부한 성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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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분이십니다....주위에 있는 남자들을 돌아가며 껴안고 계속 소리를 지르고 계시는 이분!!!
죄송합니다. 제가 뽀샵을 못하는 관계로 당신의 초상권따위는 안드로메다로...ㅡㅡ;
옆에 이여자분 친구는 쪽팔리면서도 웃긴가보다.ㅋㅋ>



클럽을 마지막으로 갔던것이 약 3년전...

그때에도 안양과 홍대의 모 클럽에 갔었는데 신나게 놀다가 둘이서 소파에 나란이 기대어 2시간 자다 나왔다. 그 굉음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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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다음날 여행기는 2009년 12월31일이군요.

여행기가 슬슬 종착역에 다가갑니다.


11 Comments
Pole™ 2010.05.16 03:04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방콕에선 특별히 구경하고 관람하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먹고 쉬고 즐기기만 해도 너무나 좋고 매력적인 도시인것 같습니다. ^^
6공병 2010.05.16 21:02  
그냥 길거리에 앉아만 있어도 좋다니까요.ㅎㅎ
인디언썸머 2010.05.16 11:53  
제 눈엔 안길강씨가 보이는걸까?  칠숙님.
6공병 2010.05.16 21:03  
윽...곰돌이님에 이어 저의 분신을 알아차리신분이 또 있군요!
캐절정꽃미남 2010.05.16 20:08  
헉....나도 칠숙님이 생각났었는데...ㅋㅋ
6공병 2010.05.16 21:03  
또 한분 추가.ㅋㅋ 수염 꼭 깎고 다녀야겠어요.
열혈쵸코 2010.05.16 20:51  
제가 식전이라서 그런가 국수랑 피자랑 바나나튀김이 눈에 확들어옵니다.
아... 먹거리때문에라도 그리운 곳입니다. ^^
6공병 2010.05.16 21:06  
가끔 먹는 이야기 게시판에 들어가기 두려울때가 있습니다.
먹고싶은게 너무 많아요.
zoo 2010.05.16 22:25  
쌀국수 면발이 예술입니다^^ ㅎㅎ 그리고 피자도 맛있어 보이구요. 거기다가 망고스틴까지.ㅠ.ㅠ 조금전 TV에
태국에서 망고스틴 먹는 모습이 나와서 너무 부러웠는데 6공병님 글 보니 먹고 싶은게 많아지네요^^
곰돌이 2010.05.17 12:10  
역시 식당은,  손님이 많은 곳을 들어가야 하는군요 ^^*

타창 앞 짧은 빨강머리 아줌마 사진....  느낌이 옵니다 ^^


그리고...

인디언썸머님,  케절정꽃미남님...

두분의  혜안(?)에 박수를 보냅니다.

tomoj 2010.06.08 21:26  
와일드오키드의 마르게리따 피자.. 정말 끝내주죠.. 갈 때 마다 늘 혼자서 책 한 권 들고가서 마르게리따에다가 싱하를 마시고 오곤 한답니다 ^^
지난 번에 갔을때는 마르게리따 피자에 취한 나머지 돈을 다 이저먹고 왔다는.. (무려 천밧!!!! ㅠ_ㅠ)
세상에서 젤 비싼 마르게리따 피자였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