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014년 7월 여행기--콘캔 그 세 번째 이야기(센탄, 시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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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014년 7월 여행기--콘캔 그 세 번째 이야기(센탄, 시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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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센트럴에 도착했을 때의 사진을 보면

영문을 모르는 사람은 기이하게 생각할 만큼 [엄마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센트럴 문 앞에는 그곳에 견학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이렇게 줄지어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는 흐뭇한 광경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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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백화점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서 이 학생들도 들어왔는데

친구들끼리 백화점에 온 것이 정말 신이 났던 모양입니다.

백화점 전체에 초글링의 우르르~~  하는 소리가 울릴 정도로

전속력으로 뛰어 들어오더군요.

 

콘캔의 센트럴은 다른 곳의 센트럴과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습니다.

좀 최근에 지어진 듯한 느낌이 있고 매우 깨끗합니다.

그곳의 사진 몇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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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저 뷰티샵의 아가씨들 시선이 카메라를 향해 있고, 또 웃고 있지요?

이게 센트럴 콘캔의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좀 더 inviting하다고 해야 할까, 저 아가씨들도

[그냥 가지 말고 들어왔다 가셔요!]라고 말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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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 영업시간을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제목--Note to self: you should have noticed the difference!

-----왜 제가 이런 제목을 달았는지는 콘캔 맨 마지막 편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전편에 말씀드렸듯, 센트럴 구경을 마치고는 시내버스 터미널까지 썽태우를 잘 타고 왔습니다.

도착한 후에는 시내에서 가깝다는 박물관을 들러 보려고 했는데

그 때가 오후 2시가 되어가는 시간이라, 일단 좀 숙소에서 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전 발걸음을 돌려, 피만 가든 인 근처의 시장과 그 주변을 들러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시장에 들어왔을 때입니다.

이 고양이는 무엇을 본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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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쩐지 겁에 질린 아기고양이의 시선을 저도 따라갔다가,

이미 거의 파장이 된 시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고함을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 때의 이야기를 제 입으로 다시 하고 싶지 않으니

웬일인가 하고 다가오신 꼬치구이 노점상 부부께 제게 뭐라고 했는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누!  야이!"

 

 

저는 정말 그렇게 큰 것을 본 게 처음이었습니다.

저 고양이보다도 더 컸던 것 같아요.

 

어쨌든 이분들을 놀라게 했고, 저도 마침 꼬치를 하나 사고 싶었으니

이분들이 파시는 꼬치 하나를 사려고 하는데

그분들이 제게 태국어로 말을 거시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서 가만히 있다가, 간신히 [콘찐]이라는 말은 알아들을 수 있어서

저는 한국 사람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오, 그렇군!] 하는 표정이 되시더군요.

 

조금 전에 별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했지만, 콘캔은 정말 깨끗한 편입니다.

이곳은 미군의 거점이 되면서 도시로 거듭나기 시작했다는데

도시의 역사가 별로 깊지 않다는 것이 여러 곳에서 나타납니다.

상점들도 어찌나 깨끗한지, 평균적으로는 방콕의 신시가지보다 더 단정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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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캔에서의 오전 시간은 꽤 알차게 보냈다고 흐뭇해하면서 숙소에 들어와

다시 오후 탐험을 위해 차비를 차린 것은 네 시 반이 넘어서였습니다.

별 생각 없이, 저녁이 되었으니 이제 븡캔나콘이나 가 볼까 하다가

븡캔나콘 옆의 왓 농웽의 개방 시간이 딱 5시까지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잽싸게 숙소를 달려나와 부랴부랴 썽태우에 올라탔고

제발 이 썽태우가 어서어서 저를 왓 농웽에 데려다 주기를 빌었으나

그때는 모든 학교가 파하는 콘캔의 대대적인 러시아워였습니다.

길이 꽉꽉 막혀서 차들이 모두 느릿느릿 행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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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초조한 와중에 찍은 썽태우 안의 모녀)

 

 

다음은 그 초조한 와중에 찍은 두 번째 사진으로, 그때의 상황을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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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은 시각은 왓 농웽이 닫는 시각으로부터 4분전,

그리고 이 시각의 저는 왓 농웽 도착 800미터 전에 있습니다.

사진만 보아도 애가 바짝바짝 타죠?

이 어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들여다보면서 애타하던 저는

왓 농웽이 잘 보이는 거리에 도달하자마자 기사님께 10밧을 드리고 냅다 탑을 향해 뛰었습니다.

이 날의 기록에, 모든 썽태우 요금이 9로 기록되어 있습니다만 이때만큼은 10으로 씌어져 있는 이유가 이것이었습니다.

 

사원 경내 입구부터 맨 꼭대기층까지

(그런데 왓 농웽이 모두 몇 층이죠?  9층쯤 되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냅다 뛰었습니다.

계단 중 일부는 막 두 칸씩 올라간 것도 같습니다.

[오, 아직 닫지 않았구나, 다행이다]라면서 안심했던 그 순간,

맨 꼭대기층의 문을 막 닫고 사원을 정리하려는 청년과 저는 딱 마주쳤습니다.

올라가려는 자와 닫으려는 자는, 이렇게 뙇 하고 만나 버렸습니다.


4 Comments
공심채 2015.09.12 14:24  
아기 고양이보다 큰 쥐라니.. 혹시 뉴트리아 아닐까요?
Cal 2015.09.12 14:27  
어휴,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쥐색(회색)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쥐가 맞긴 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쥐색도 좀 기분나쁘게 희멀건한 색이었어요.
공심채 2015.09.12 14:32  
찾아보면 뉴트리아도 색이 좀 희멀건 녀석이 있더군요.. 일반 쥐와 다른 점은 크기도 크기이지만 뒷발에 물갈퀴가 달려있습니다..





Cal 2015.09.12 15:09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 덩치로는 시장 물건 아니라 웬만한 쥐도 식사할 수 있겠어요.  그러고 보니, 우돔숙 시장에서 단골 주스집 아주머니께서 옆집 고양이가 쥐를 두 마리나 잡았다고 자랑하시던 일이 떠오르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만약 그 상대가 뉴트리아였다면 그 용맹을 기리기 위한 공적비라도 세워 줬어야 했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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