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남자의 수어스다이 캄보디아(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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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의 수어스다이 캄보디아(12)

하로동선 2 3281
- 프놈펜 시내 관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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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얼슬렝과 킬링필드를 보고 돌아온 우리들은 점심식사를 위해 곧바로 리버사이드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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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레삽 강변에 조성된 공원의 모습. 정말 여기가 캄보디아가 맞나 싶을 정도로 산뜻하다. 곳곳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어서 엄마와 아이가 나와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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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FCC에서 했다. 원래 이름은 Foreign Corresponds Club of Cambodia인데, 그냥 간단히 줄여서 FCC라고 부른다. 크메르 루즈의 집권 시기에 캄보디아의 참상을 알린 사람들은 외국 특파원의 기자들이었는데, 그들은 이곳에 모여 본국으로 기사를 송고했었다. 그랬던 곳이 지금은 카페로 변신한 것인데, 한 눈에 들어오는 인상적인 유럽풍의 건물로 2층 발코니를 통해 강변전망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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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 보면서 생맥주 한 잔을 들이키면 참 좋다. 격조있는 식당답게 음식값은 꽤 비싸다. 물론 그렇더라도 한국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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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왔다. 가격은 15.5불. 이 집에서 제일 비싼 메뉴이다. 그래봐야 우리 돈으로는 2만원도 안 된다. 고기의 두께부터가 타의 추종불허. 내가 이런 스테이크를 어디서 먹어보겠나 싶다. 당연히 음식의 맛도 출중하다.
 

오후 시내관광의 첫 목적지는 왕궁이다. 1866년에 건설되었고, 노로돔 시하모니 현 국왕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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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중앙의 건물로 왕이 대관식을 하던 곳이다. 동시에 프랑스와 신탁통치에 서명한 곳이기도 하다. 건물 이름은 Throne Hall. 정식 명칭은 쁘리아 띠티앙 떼웨아 위니쯔아이(Preah Tineang Tevea Vinicchay)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이다. 이렇게 멀리서 찍어야 건물 전체의 상이 잡힐 만큼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 중앙의 탑에는 바욘의 얼굴을 모방한 얼굴조각이 있다. 안에도 들어갈 수 있는데 신발을 벗어야 하며 사진촬영은 금지한다. 그래서 그 화려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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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내의 또 다른 전각이다. 원래는 이것보다 훨씬 유명한 찬차야 궁(Chan Chaya Pavilion)을 보았어야 했는데, 내가 왕궁의 화려함에 정신이 없어서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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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멀리서 본 왕궁의 모습. 태국의 왕궁과는 또 다른 의미에서 화려하고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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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실버 파고다. 왕실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사원이다. 태국의 왕궁에 왓 프라깨우(속칭 에메랄드 사원)가 있는 것과 같다. 안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아쉽게도 사진촬영이 금지된다. 바닥에는 1.1kg의 은으로 된 타일이 5,000개나 깔려 있어서 <실버 파고다>라고 부르는데, 지금은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다. 또한 9,584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90kg짜리 순금 불상이 모셔져 있다.
 

이곳에도 태국의 왓 프라깨우처럼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상태는 태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훼손되어 있다. 페인트의 색이 변했고 떨어져 나간 부분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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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자랑 앙코르 와트는 이곳에도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똑같은 것이 태국의 왓 프라깨우에도 만들어져 있다. 여기도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문화재 때문에 갈등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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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파고다의 매력은 이처럼 흰색으로 만들어진 탑들에 있다. 이것들은 모두 왕실의 가족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모두가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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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원을 세운 노로돔 국왕을 위한 탑이다. 가운데 말을 타고 있는 사람이 노로돔 국왕. 1859년에 즉위하여 1904년까지 46년 동안 왕위에 있으면서 1863년에는 나라를 프랑스에 뺏긴 비운의 왕이다. 우리 역사의 고종 황제와 같은 입장인데, 이 나라에서는 존경을 받는 모양이다. 프놈펜의 중심가인 왓 프놈에서 독립기념탑에 이르는 도로의 이름이 <Norodom Blvd>이다.
 

실버 파고다에서 나오면 보통 다음 방문지는 국립박물관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씨엠립에서 보았다는 이유로 생략했다. 따라서 다음 방문지는 왓 보뚬(Wat Botu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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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는 이렇게 조용하지만 평범하다. 다시 나에게 쏟아지는 비난... “너.. 여기 왜 오자고 했니?” 하지만 이래뵈도 여기는 왕실 사원이다. 에효.. 길거리에서 만난 뚝뚝 기사의 말대로 차라리 왓 우날롬(Wat Ounalom)으로 가야 했다.
 

나는 멀쩡하지만 다들 피곤해서 죽으려고 한다. 내가 사정했다. “제발 마지막으로 왓 프놈은 가봅시다” 형이 마치 선심이라도 쓰듯이 말했다. “프놈펜이란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니 내가 가보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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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입구. 오른쪽에서 사람이 하나 튀어나오더니 입장료를 받아간다. 1불. 위에서 잠깐 말했듯이 이곳은 27미터의 언덕 위에 있는 사원으로 <프놈펜>이라는 이름이 유래된 곳이다. 과거에 큰 물난리가 났을 때 <펜>이라는 여인이 강가로 떠내려 온 부처상을 발견하여 이 절에 봉안하였는데, 여인의 이름과 사원의 이름이 합쳐져서 오늘날 캄보디아의 수도 <Phnom Penh>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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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연은 아름다운데, 실상 볼 것은 별로 없었다. 게다가 사원의 옆으로 길을 잡아 내려오니 표 파는 사람도 없다. 다시 나에게 쏟아지는 비난... “가이드가 뭐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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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의 아래쪽에 조성된 공원. 차라리 여기가 고즈넉하고 더 좋다. 난 아직도 가고 싶은 곳이 많지만, 친구들의 얼굴 표정을 보니 “이제는 제발 들어가서 쉬자”는 분위기이다.
 

그렇게 쉬었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내가 독립기념탑은 밤에 봐야 멋있다며 친구들을 부추겼고, 그들은 낮에 그 근처의 어디에서 본 한인마트에 가서 소주랑 김치를 사다가 먹고 싶어진 것이다. 이렇듯 이유는 다르지만 의기가 투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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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돔 거리와 시하누크 거리가 만나는 교차로에 세워진 독립기념탑(Victory monument)이다. 1953년 11월 9일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캄보디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앙코르 와트의 중앙탑을 본 따서 만들었다. 낮에도 보았지만 이렇게 은은하게 조명이 비치는 밤에 보니 훨씬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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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근을 지나는데 길 옆 공터에서 낯익은 함성이 들려왔다. “타이 콴 도” 아이들의 외침에 다가가 보니 이렇게 달밤에 태권도를 하고 있었다. 신기하고 또 자랑스러워서 한참 구경하며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었다.
 

예상과 달리 한인마트의 주인은 캄보디아 아줌마였다. 대단한 것은 아줌마가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는 점. 우리가 모두 “대단하시다”며 칭찬을 해 드렸다. “그런 실력이면 한국에 가서 일하셔도 충분하겠다”고 하자 그냥 웃으신다. 남의 나라의 말을 저 정도로 구사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텐데 아줌마의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족:
 

1) 프놈펜에는 우리나라 관광객은 별로 없지만, 상사 주재원들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곳곳에 한국의 식품을 파는 마트들도 있고요. 제가 나중에 어떤 기회로라도 이곳에 오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가가 워낙 싸니까요. 돈의 가치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2)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아내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평소에 집사람하고 여행을 다니면 돌아다닐 생각은 않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려고만 듭니다. 애들 핑계도 대고, 아프다는 소리도 하고. 그러면 정말 짜증이 많이 났었는데, 이번에 친구들하고 다니면서 보니 돌아다니고 싶어하는 나의 욕구가 지나치더군요. 남들은 조금 돌아다니면 다들 그냥 쉬고 싶어합니다. 아내가 심한 것이 아니었던거죠.
 

3) 친구가 찍은 사진에는 캄보디아 왕궁에서 제가 빼먹은 <찬차야 궁>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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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구하 2012.02.27 09:27  
하로동선님의 글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같이 따라다닌 것 같은 느낌에요. ^^
하로동선 2012.02.27 14:00  
칭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진이 안 보이시죠? 이전 게시판의 사진자료랑 링크가 안되서 그렇다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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