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딘... 화장을 즐겼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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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딘... 화장을 즐겼던 남자.

虛堂 6 3328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가는 것이다.

우리가 하루 하루를 그냥 보내는게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채워가며 사는 삶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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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딘(啓定) 왕은 응우엔 왕조의 12번째 왕이다.

우리 조선의 고종황제의 위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시기적으로도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 시대로 비슷하다.

그는 무척 많은 이야기를 남겼던 왕이던 것 같다.

물론 이미 나라는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고, 그 자신도 천연두를 앓아 외부와 단절을 하고 지냈고,

천연두 자국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즐겼고, 게이였다고 한다.

오잉~ 게이라고? 이런 이야기는 응우웬 왕조의 국가 기밀이 아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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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능은 완전히 동서양의 퓨전 스타일이다.

외부는 동양적인 건축 양식이 아니고 내부는 매우 화려하게 꾸며 그의 취향을 보여준다.

그의 아들 바오다이는 응우엔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 아프리카에서 돌아오는 도중 비행기 사고로

응우엔 왕조는 막을 내린다. 

 

우선 계단을 통하여 올라간다.

마치 유럽의 대저택을 연상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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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면 커다란 석재로 만든 집이 있고 그 안에 카이딘의 아들이 아버지를 칭송하는 비석이 있다.

뭘 칭송했지?

잘한게 있었나?

화장을 잘 했다고 했다.

그리고 장신구를 즐겨하고....

남자가 남자를 사랑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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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지나면 작은 광장이 나오고 양쪽으로 문,무관 석상과 코끼리와 말 석상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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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상을 지나면 다시 계단으로 이어진다.

그 위에 계성전이라는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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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그의 무덤이 있는 계성전(啓成殿)이다.

현판 아래는 그의 사진이 있고 벽에는 우리의 병풍모양의 장식이 도자기로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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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는 용이 구름속을 날아다니고 있다.

점차 사라져가는 왕조를 아쉬워 하며 용이라도 되어 하늘을 날고 싶으신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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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을 지나 뒤로 들어가면 화려한 황금색으로 치장한 가운데 옥좌에 단정히 앉아 있는 왕의 모습이고

그의 뒤로는 영원히 지지않는 의미로 해가 비치는 모습을 표현했다.

뭐가 지지않는 태양이란 말인가?

세상에 지지않는 태양이 있었던가?

프랑스의 식민지에서 왕조를 지키려는 그의 간절한 염원이 아니겠는가.....

그가 앉아 있는 의자 밑 지하 깊숙히 바로 카이딘 왕의 무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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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을 지켜달라는 의미의 문양이 화려하다.

마치 우리의 치우천왕의 모습이다.

그대~ 왜 무덤을 실내에다 만드셨는가?

혹시 화장을 즐겨한 그대가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 설마 화장이 지워질까봐 두려워 그렇게 한겐가? 

그대... 죽어서도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실내에서 숨어서 지내시려는가?

그래도 수은의 바다에 누워 2.000년 동안이나 꼼짝 못하고 있는 진시황보다는 낳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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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위로 시계와 장식....

이게 꿈 많은 어린 공주의 방이지 어찌 국사를 논하고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제왕의 방이란 말인가?  

카이딘의 취향을 보는 듯 하다.

정말 카이딘 그대는 독특하고 이상한 성격을 지니셨구먼....

그대 이렇게 인테리어를 하고 사니 게이라는 말을 듣는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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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동상이다.

동양의 나라에 있는 왕의 모습이 아니다.

손을 상의 속으로 집어 넣고 있으면 영낙없는 짝퉁 나폴레옹의 모습이다.

기다란 말 장화에...

서양의 칼을 차고 옷차림이나 모자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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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딘의 왼 손에는 반지가 세개씩이나?

그대.... 

佳人과 같은 작은 주먹으로 무엇을 움켜 쥐려고 하셨는가?

佳人과 같은 작은 가슴으로 무엇을 품으려고 하셨는가?

우리네 인생은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걸 모르셨던가?

가슴에 품었고 손아귀에 움켜잡은 욕망일랑 오늘도 말없이 흐르는 흐엉강에 흘려보내시구랴.... 

인간의 삶이란 모든게 한바탕의 일장춘몽인 것을.... 

그래봐야 그대 손에는 반지나 움켜 잡았고 가슴에는 훈장처럼 생긴 노리개 뿐일세.....

 

혹시 그대 반지의 제왕이 되고 싶으신겐가?

반지를 세개씩이나 낀다고 모두 반지의 제왕이 되는건 아니라네....

반지에 집착하면 제왕 보다는 탐욕스러운 골룸이라고 하는 스미골이 될 수도 있다네....

그대 혹시 흉칙스러운 스미골이 되고 싶으신겐가?

그 영화에 나오는 음악 중 May it be라는 뜻을 아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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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래를 그대를 위하여 이곳에 올려 드리고 싶으나 요즈음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저작권 때문에

그것도 할 수 없다네....

잘못 올렸다가는 사이버 수사대에서 "귀하께서 당첨되셨습니다"라고 즉시 연락이 온다네... 

사이버 수사대에 출두하면 조서 쓰고 지장 찍고 검찰로 넘어간다네....

 

코에는 천연두를 앓은 자국이 선명히 남아있다.

그래서 카이딘왕은 늘 화장을 진하게 했으며 평생 은둔의 생활을 했다고 한다.

얼굴만 크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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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그것은 그대의 잘못이 아니라네,,,,

우리말로는 팔자소관이라고 한다네... 

그럴수록 당당하게 국민들 앞에 나서 그대의 진실을 보여 주어야지 육체의 흉터가 마음의 병으로 지니고

살아가서야 되시겠는가?

게이로 숨어서 사는 것 보다는 당당한 삶이 더 낳지 않겠는가?

외모란 한낱 껍데기에 불과한 것... 껍데기에 연연하며 산다는 것은 점점 은둔의 생활로 살아가는 일이라네

그런 껍데기를 과감하게 벗어 던질 때 진정 그대는 일국의 황제가 된다네....

 

깨닳음이란 멀리 있고 대단한 경지에 오르는게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잠자고 있는 내 자신을 깨우는 아주

단순하고 쉬운 일이라네....

그대...  화장으로 얼굴을 가리고 훈장으로 도배를 한다고 깨닳음의 완성이 되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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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업무를 보던 그림도 남아있다.

가슴에 주렁 주렁 메달린 훈장들....

그것도 껍데기에 불과한 것...

자기가 만들고 자기가 붙인다고 변하는 건 무엇이고 바뀌는 건 또 무엇인가?

사회주의 국가들의 장성들이 정복에 붙이고 다니는 안쓰러운 모습이라네....

결국 인간들은 자신들이 만든 틀 안에 사로잡혀 발버둥치다가 가는가 보다.

그런 것 보다는 민초들의 존경과 칭송을 가슴에 붙이고 다녀야 그대가 진정 황제가 된다네.... 

 

그대의 후손인 호치민이 왜 국부로 추앙받는지 모르시겠는가?

바로 정약용 선생께서 쓰신 목민심서를 늘 가까이 두고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았다네....

후궁을 100명이나 둔 뜨득왕이 꼴보기 싫어 장가도 가지 않고.....

비록 한 때는 우리와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지만 그것은 과거 역사의 한 페이지고 호치민의 마음에는

한국의 정약용 선생님이 사부이고 인생의 등대였으며 나침반이 아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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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성전은 마치 동화속의 방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장식들이 화려하고 대부분 도자기로 멋을 부려 사치스럽게 보이나 어찌보면 깨진 자기를 모아 붙여

놓은 듯 하여 촌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것도 이들의 건축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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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도 내부처럼 화려하게 꾸몄으나 세월의 흐름에 퇴색되어 간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왕국처럼....

이때 까지도 이들의 글자는 한문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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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뭬야~~

비 맞고 있는 문신상에 우산을 씌워 주었다.

아마도 카이딘 왕을 지키는 문무신 상인데 저기 뒤에는 코끼리와 말도 있다.

카이딘 자신은 실내에서 비를 맞지도 않고 누워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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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동물인가?

"넌 누구냐?"

"용인데요...."

"쨔샤~ 용이 왜 여기에 빈둥거리며 누워있니? 그러니 살이 찌는게야....."

용이 이렇게 배를 깔고 땅바닥에 누워지내면 편하다. 그러나 그것은 용의 본분이 아니다.

"너는 이무기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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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연히 투어버스 옆자리에 앉은 베트남 커플과 내내 대화를 나누었다.

이들은 결혼한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았고 지금 신혼여행 중이란다.

오전 투어를 마치고 점심 식사때도 한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계속했다.

현재 호치민 내국인 출입국 관리소에 근무하고 있으며 남자의 장래 희망은 서울에 있는 모 대학에

유학을 오는 일이라고 한다.

영어도 모르는 佳人이 어찌 그리 많이 아느냐고?

이 남자 친구가 한국말을 워낙 잘 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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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천사며 악마며 불이며 천국이며 지옥이다.

쾌락과 고통, 행복과 슬픔과 후회가 그곳에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무엇을 보고 사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부디 행복하게 알콩달콩 사시고 그대의 한국 유학의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한국에 오실 때는 佳人의 전화번호는 꼭 지니고 오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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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는 시내에 있는 뷔페식당에서 했다.

55가지의 음식이 준비돠어 있었으며 투어의 주관사가 바로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였다.

음식 맛도 대단히 훌륭했으며 투어 비용의 몇배의 가치가 있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마도 뜨득왕의 식단 50가지를 흉내낸 뷔페로 보여진다.

그럼 佳人도 오늘 황제인게야? 그런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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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왕궁과 티엔무 사원은 버스로 그리고 수상마을은 보트를 타고 간다.

그러나 원래 예정시간에서 1시간이나 늦게 진행되고 있다.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용이라고 다 같은 용이 아니다.

                         몸이 무거우면 날지 못하고 이무기가 된다.

                         그러면 다른 용들이 이무기를 보고 "용용죽겠지"라고 놀린디.

6 Comments
cheori 2009.04.21 16:15  
예정시간보다 늦어진다고하니 제 마음이 다 불안해 집니다.
버스시간에 늦지 않을까..해서요..^^
虛堂 2009.04.22 11:42  
단 한 줄의 이야기까지 읽으셨군요?
cheori님~
우리 부부는 약간의 여유를 두고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떠나는 곳이라 사실 일자를 어찌 배정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떠났으니까요.....
그래서 15일 무비자 기간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 캄보디아 시엠립에도 다녀 왔구요....
말님 2009.04.21 17:36  
인생공부 역사공부 다하는 느낌입니다 ㅎㅎ  얻을게 많은 여행기의 매력에 요즘 빠져 살고 있습니다
언제끝나나 하는 두려움도 같이 갖으며...
虛堂 2009.04.22 11:45  
말님~
감사합니다.
그냥 돌아다니는 배낭여행자의 소소한 느낌들입니다.
이제 여행기도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군요.
차경미 2009.04.21 18:05  
그냥 껍대기<?> 만 보고온 제가 정말죄송하게느껴지는군요.어찌 동상의 반지까지꼼꼼이 눈여겨 보실수있는 혜안이신지.....다음에 훼에 다시가면 허당님의여행기에서 발췌하여 아는척<?>좀해야겠어요....ㅋ.인터넷이 종종끊겨서 자주는못보지만 정말기다려 집니다
虛堂 2009.04.22 11:52  
차경미님~
저도 무덤 껍데기만 보고 왔습니다.
속을 열어보라고 하지 못했지요...... ㅎㅎㅎ

베트남은 인터넷 사정이 좋지 얺군요...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는 느리기는 했지만 대부분 연결에는 지장이 없었는데....
그곳도 점차 좋아지겠지요...
그래도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습니까?
이역만리 먼 곳에서 실시간으로 한국의 소식을 바로 접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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