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 천탑의 나라, 순수한 미소의 사람들 미얀마 - 만달레이2
2019.03.12/화
아침 7시반쯤 잠이 깼다...그러면 서울은 9시 반이다.
이상한 개꿈을 꿨다. 그런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잠자리가 바뀌고 낮선 곳이라 그런가보다.
내가 이렇게 민감했었나? 머리도 조금 아프다.
아내에게 아침 문안 톡을 잠깐 하고, 세수도 안하고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간다.
조식은 간단했고, 몇가지 배를 조금 채우고 나왔다.
나가서 미얀마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배를 채워야 한다.
잠시 나가서 골목 안 동네 풍경을 구경한다. 우물가에 치솔질 하는 사람 세수 하는 사람들이 마치
어렸을때 우리나라 같다.
.
https://goo.gl/maps/nX3kHndf2gm
오늘부터 파고다를 돌아 다니려면, 긴바지를 사야한다. 바지 짧다고 문전 박대 당하지는 말자...
어제 잠시 들렀던 다이아몬드 플라자로 간다. 어제는 파장이었는데 아침 일찍 가니 대부분 열었다.
남대문 시장 같은 구조다. 헤메지 말고 눈에 보이는거 사자. 초입에 보니 5~6부 정도 되는 무릎을 덮는 길이의
바지가 눈에 들어 온다. 9000짯
호텔로 돌아와 갈아입고, 바로 나온다.
오늘은 왕궁주변의 쿠도또 파야, 산다무니 파고다, 아투마시 짜웅등 왕궁 동북쪽에 있는 사원과
왕궁, 옥시장, 저녁에는 우베인브릿지에서 일몰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려고 한다.
미얀마의 사원 이름은 머리 속에 잘 안들어 온다. 어렵다.
그리고 짜웅, 파야, 파고다...얼마전에 단어별 차이점을 읽었는데 생각이 안난다
방문포인트는 크게 욕심 부리지 말자...라는 생각인데 계획하고 나니 빡빡하기도 한것 같다.
그래도 먼 이동 구간은 그랩이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하므로 가능할것 같다.
호텔에서 걸어가려고 구글 지도를 보니 한시간 10분 걸린다. 30m쯤 걸어가다가 생각을 바꾼다.
초반에 힘빼지 말고 택시를 타고 가자...이제 슬슬 더워지기 시작한다.
호텔앞에 늘상 서있는 툭툭택시를 흥정해서 타고 간다.
타고 가다보니 꽤 멀다. 걸어갔으면 아침에 힘 다 뺄 뻔 했다는 생각이다. 타길 잘 했다.
툭툭택시는 아투시마 짜웅 앞에 내려주며, 여기 여기 그다음에 이쪽으로 가라고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https://goo.gl/maps/LBYbi67Mcuw
아투시마 짜웅에는 단체 관광객도 좀 있다. 둘러본 후 티크목으로 만들었다는 쉐난도 수도원으로 간다.
이곳을 들어 가려면 만달레이 전체 입장권을 구매 해야 한다. 1만짯.
미얀마는 도시총괄로 외국인에게 입장료를 징수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어제부터 받는데가 없어서
이상하다 생각했다. 그래도 티크목으로 지어진 이곳이 가장 핵심 관광지 인가보다...이곳에서만 받고
다른 사원은 받지 않는다.
https://goo.gl/maps/i86PLvQz8Lp
쉐난도 수도원은 디테일, 조각솜씨로 보면 그리 디테일 하지 않지만, 전체 사원이 모두 목공예 품이다.
규모의 목공예 솜씨가 미얀마인의 불심을 대변해 주는 것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관리가 제대로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단단한 나무라지만, 얼마나 갈까라는 생각을
하니 아쉽다. 100년, 200년 후엔 이 사원이 존재할까? '티크목으로 만들어 졌던 사원 터'라는 푯말과
사진으로 대체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은 유상하여도, 종교와 역사는 무상일텐데...
사원뒤에 구걸을 하는 할머니가 있다. 눈이 마추쳤는데 그냥 외면하고 걷다가 다시 돌아가 1천짯을 건넨다.
미얀마는 걸인도 참 많은 편이다. 잘 안주는 편인데 그 할머니 눈과 마주치고는 그냥 지나치기 그랬다.
길을 지나다 보니 물동아리가 놓여 있다. 미얀마에서는 이런 물항아리를 쉽게 만날수 있다.
그리고 안에 컵이 하나씩 있다. 어디에서 읽었는데 이 항아리가 물이 살짝 겉에 스며들며 증발하여
항상 물이 시원하다고 한다. 한번 마셔 보고 싶었지만, 배앓이 할것 같아 열어보기만 하고
지나간다.
양곤에서도 도시에 이런 모양은 아니지만 페트병 큰것에 수도 꼭지가 달려 있고, 컵이 하나씩 놓여 있었다. 더운나라에서의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보인다.
https://goo.gl/maps/N3oK5xfraUP2
블로그사진으로 많이 나온 산다무니, 꾸또도파야를 지나 뒷길로 나온다. 흰탑과 안의 경전이 끝도 없다.
거기다 하얀 탑이라 햇볕에 직사광을 받으니 밝기가 해변가 보다 밝은 것 같다.
보는 것 만으로도 눈이 부시다.
https://goo.gl/maps/FJCfyui13cp
https://goo.gl/maps/KqcWVA74STJ2
https://goo.gl/maps/hTgsQBSLCZ22
https://goo.gl/maps/Z7CoYaDNtSK2
다시 나와 길가 노점에 커피푯말이 붙어 있어 커피 있냐고 물어보니, 주렁주렁 걸어 놓은 인스턴트 커피봉지를
가리킨다. 그럼 그렇지...원두를 기대했던 내가 바보지...
그래도 한잔 달라고 하고, 앞의 파라솔에 앉아 더운 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부려 본다.
이럴땐 베트남이 생각난다.
길가 어디나 다크로스팅의 베트남 로부스타 커피를 즐길수 있었던 베트남.
그리고 어제부터 더운나라의 갈증을 해소하려고, 코코넛을 찾았는데 코코넛 파는데가 없다.
차이나타운 야시장도 마찬 가지다. 이렇게 더운 지방이라도 위도가 높아서 인가보다.
나중에 양곤에 가니 거기는 코코넛이 있었다.
어느덧 점심때가 다 되었다. 터벅 터벅 걸어 왕궁 옆의 인터넷에서 봤던 미얀마 정식집을 갔다.
그런데 블로그에서 본 생각과 너무 딴판이다, 관광객위주 영업의 식당이다. 점심때라 그런지
관광버스로 내려놓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테이블은 원탁 6~8인석들이다.
거기다가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중국인이다. 음식을 산더미 처럼 챙겨 먹고, 식탁위 음식물 찌꺼기도
가득 차 있다.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자리는 없는 식당이다.
주변에 식당이 없는 것 같아 아예 그랩을 불러 옥시장으로 가서 인근에서 밥을 먹기로 한다.
그랩은 바로 왔다. 타고 보니 왕궁을 안들럿다.
내릴까? 그냥갈까?
고민하다 나와의 인연이 아닌가 보다...하고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블로그 후기에도 제한적인 입장과 별거 없다고 했다. 일정상 안가는 것이 맞다고 자위한다.
그러면서 인지 부조화를 애써 해결하려고 한다. 마치 이솝우화에서 포도를 못따먹고 돌아서는 여우가
'포도가 실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 여우 된건가?
옥시장도 별거 없다.
원석과 가공된 팔찌, 반지, 액세서리 등이 있는데 좋아 보이지 않는다.
아내 조공품으로 하나 구매 하려다가, 아내에게 쓸데없는 것 샀다고 구박받을것 같아 그만 둔다.
현지인들이 원석을 랜턴을 비추어 가며 등급을 가려내고 있고, 한켠에서는 원석 가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원석 가공 방법이 완전 수작업이다.
게다가 원석을 다듬는 사람들은 대부분 청소년 들이다. 물레 돌리듯이 발로 돌려서 원석을 가공하고 있는데 애처롭다.
문득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생각난다.
아프리카 다이아몬드가 반군 지원 자금으로 사용되어 원주민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와서 유명한 다이아몬드 회사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았다. 보석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무모하다 싶다.
https://goo.gl/maps/FrVPYirWPeu
근처에 있는 쉐인빈 사원으로 걸어 간다. 1층을 기둥으로 올려 2층에 법당이 있는 티크목으로 지은 사원이다.
난이도와 예술적 가치는 쉐난도 사원보다는 덜하다. 지붕 일부와 내부만 목공예 수준인데 조금 못하다.
쉐인빈 수도원을 나와 걷다 보니 개울가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개울이 그리 깨끗하지는 않다. 저 낚시꾼은 정말 고기를 잡는 걸까? 아니면 세월을 낚는건가?
https://goo.gl/maps/8r98W5LsEgM2
사원은 너무 고요하다. 스님도 안보인다. 사람은 나혼자...몇마리 고양이들이 있다.
1층 기둥사이에 앉아 땀을 식히며 여유를 즐기다가, 우물 한켠으로 가서 손발을 씻고 나온다.
사원은 화장실 무료, 세수도 무료로 할수 있어 좋다.
마음은 못 씻었지만 손발이라도 씻고 나오니 조금은 개운 하다.
https://goo.gl/maps/fxcd3Ukhqd92
사원을 나와 구글에 있는 식당을 들어 갔는데 맥주는 없단다. 그냥 밥만...
여행을 오면 점심부터 항상 맥주와 식사를 하는데 오늘은 그리 땡기지 않는다. 그래서 밥만 먹기로 한다.
밥은 내가 잘못 시킨 건지 그저 그런 밥과 하이라이스 같은 케첩맛에 해물이 들어가 있다. 그래도 먹을만 하다.
주변 시장을 둘러본 후 마하무니 사원으로 간다.
마하무니 사원은 크고 그 유명한 남자만 들어가 금 붙이는 불상이 있었으나
약간 상업적인 사원 느낌이다. 회랑에 기념품가게와 실내에서 사진 찍으면 어떤 이유라도 1000짯을 내라고 써있다.
이런 돈은 100짯이라도 아깝다. 사진을 안찍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가. 돌아 나오면서 한두장 찍는다.
난 이미 만달레이 사원 관람권을 산사람이니 괜찮다구~!!!
그래도 사원의 외관은 금박이라 볼만 하다.
https://goo.gl/maps/ks5WH3FskiL2
조금 걸어가니 난다 파고다가 나온다. 보는 각도에 따라 표정이 바뀐다고 다큐에서 봤다.
사면 네개의 불상 모습이 모두 다르지만 멀리서는 온화한 표정, 가까이 가면 근엄한 표정으로 바뀐다.
과거 불공 시 가까이는 지배층이, 멀리는 일반인들이 앉아서 불공을 드렸다고 한다.
일반인에게는 한없는 애정을, 승려와 지배층에는 엄격하게 사회적 책임을 묻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와서 좀 보고, 정신차렸으면 좋겠다.
https://goo.gl/maps/94dvtwgG6gG2
길을 나오다 이름모를 수도원을 지나갔다. 나중에 보니 빠이또? 수도원(
Paytaw Monastery)이었다.. 우물가에서 수도승들이 서로 머리를 깍아 주고 있다.
중이 제머리 못깍는다는 속담의 실제 현장이다...ㅎㅎ
발에 너무 서걱거려, 수도승에게 발좀 씻어도 되냐고 물어 보니 혼쾌히 씻으라고 자리를 내어준다.
고마운 마음으로 물안 튀게 조용히 씻고 개운하게 다음 목적지로 출발한다
https://goo.gl/maps/9SS9pCmLeiB2
이제 대망의 우베인 브릿지로...
우베인브릿지는 그랩을 불러 부근 사원 까지 갔다.
그랩이 내 위치를 못찾고 주변에서 헤메길래, 앞에 있는 휴대폰 가게 청년에게 그랩기사와 통화를 해서
위치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기꺼이 전화로 위치 확인해주고, 그랩기사 오니 타는 것과 목적지도 다시 설명해주면서
확인해 준다. 너무 고마웠다.
미얀마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너무 착하다...고맙다...
우베인 브릿지 부근 사원에 도착.
블로그에서 봤는데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원이라나???
사원에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는데 내가 갔을때에는 별루 없었다.
다시 약 10분을 걸어서 우베인 브릿지 도착했다. 해는 눈보다 위에 있고 조금 있어야 석양을 볼수 있다.
우베인 브릿지는 매우 흔들리고 바닥의 틈새 간격이 커서 좀 불안하다. 기둥도 삭은 기둥이 많다.
슬리퍼에 땀이나 미끄러워 걷기도 조심스럽다.
조금 걸어 중간 집같은 곳으로 가본다. 강변에는 물에서 자라는 풀, 이름을 모를 풀이 초원을 이루고 있다.
더 가봤자 의미 없다는 생각에 10분을 걸어 갔다가 거기서 낙조를 본다.
열심히 사진을 찍어 보지만 눈으로 보는 실제 풍광이 이쁘다.
그런데 실제도 붉은 해가 자그마해서 아주 감동스럽지는 않다.
더군다나 조금 위에 떠있을때는 붉었는데 지면으로 내려갈수록 뿌연 지평선 먼지로 인해 희미해지고
급기야 지평선 전에는 안개속으로 사라져 안보인다.
그래도 잘 봤다. 미얀마에서 보는 첫 선셋이다.
https://goo.gl/maps/d6uCHZWDNzT2
다시 시내로 가서 구글에서 찾은 딤섬집을 가려고 한다.
입구 택시에게 물어 봤더니 7000을 부른다. 이왕 온거 조금 걸어가면서 주변에 있는 음식점을 들어갈까
20분을 걸어가봤는데 별게 없다. 그랩을 타려고 콜을 해보니 주변에 없단다. 대략 난감...ㅠㅠ
돌아가기에도 먼 거리다.
시내까지 구글지도를 보니 두시간 걸린단다.
일단 시내쪽으로 걸어가 본다. 미얀마에는 태국의 성테우 같은 일반인의 이동수단인 트럭이 있는데, 뒷 화물칸에
의자 없이 바닥에 앉아 간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바닥에 앉아 갈 엄두가 나지 않아 지나친다.
역시 이곳도 트럭은 사람이 차야 가나 보다. 트럭 뒤에는 주로 여성과 학생들이 옹기종기 바닥에 앉아 있다.
이제 해가 완전히 떨어져 어두운 길을 걷는데 먼지와 차의 매연이 장난이 아니다.
한참을 걷는데 툭툭택시가 온다. 딤섬집 근처 만달레이 호텔을 구글 지도를 보여 줬더니, 4만짯을 부른다.
그랩을 부를경우 6천짯인데 조금 덜줘도 된다. 그런데 4만짯 부른 넘에게 5천짯 부르긴 조금 뭐해서 6천을 계산기에 찍는다.
안된다면 걸어 가야 겠다. 그런데 4만짯을 부르던 애가 6천에 오케이를 한다. 장난 하나...
그렇게 타고 가다 보니 만달레이 호텔을 모르는 것 같다. 구글신을 보느여주고 내가 안내한다...역시 구글신!!!
찾아간 음식점에서 만두와 꼬치를 먹으면서 아내와 톡을 한다. 같이 못와 미안하다.
아내는 이런 스타일의 여행을 힘들어 한다. 그리고 현지식을 거의 못해서 얼마전 대만에 가족여행을 갔을때도
맨밥에 편의점에서 파는 종가집 김치를 들고 다녔다. 같이 가자고 해도 고개를 절레 절레 한다.
다음 여행은 리조트에서 아내 중심의 여행을 해야 하겠다.
다시 낮선 거리를 걸어 차이나타운 야시장을 거쳐 아침에 봐둔 호텔근처 맥주 집에 간다.
메뉴가 미얀마어라 일단 생맥주와 추천을 해달라고 해서 치킨을 시킨다.
미얀마 맥주는 맛있다. 치킨이 나왔는데 밥 한공기와 간장 치킨 맛의 찜닭느낌 치킨 반마리...너무 많은데
먹어보니 멋있다. 생맥 2잔과 배터지게 치킨을 먹고 호텔로 들어 간다.
오늘 먹음 음식들...
※ 위에 언급된 사원명은 헷갈리고 이름 외우는데 제가 좀 약해서 발음이나 지명이 틀릴수도 있습니다. 그냥 부근의 사원을 지나쳤다고 이해 하시면 좋겠습니다.
▶사용내역(모두 짯)
긴반바지 9,000
꾸뚜또 사원 택시 5,000
사원입장료 10,000
길가 커피 300
적선 1,000
흰탑사원 에서 옥시장 그랩 5,400
수박 500
티크목사원에서 마하무니 사원 그랩 4,000
점심 식당 덥밥, 음료 2,400
물 250
그랩 우베인브릿지 5,500
콜라 700
우베인에서 만달레이 호텔 택시 6,000
저녁 딤섬 맥주 꼬치 6,500
맥주와 간장치킨 7,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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