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커플 미얀마여행 4) 양곤을 벗어나고 싶다.
이 여행의 시작은 우리가 함께 하는 거.
이 여행은 우리들의 발자취다.
그리고 이 여행에 끝은......
지금 시간 새벽 5시. 옆 침대에서 울리는 알람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렇다. 나는 지금 미얀마 양곤 시내에 있는 agga youth hotel 도미토리에 머물고 있다.
알람소리는 10분동안 울려 퍼졌다. 옆 침대의 중국인으로 보이는 40대 후반의 동양 남자는 시끄러운 정체모를 멜모디의 알람을 끌 생각이 없는듯 했다. ( 15분 뒤 확인하니 미얀마인이었다. 섣불리 중국인이라 오해한 내안에 선입견에 대해 반성했다. )
아 ~~ 빌어먹을 XX.
결국엔 다들 자고 있으니 소리를 꺼달라고 요청을 하고서야 노래 소리를 줄이는 이 XX. 그 와중에도 나는 그에게 please라고 정중함을 표시했다.
아 ~~ 잠 다 잤구나. 노래 소리는 꺼졌지만 불을 키고 왔다갔다 시끄럽게 하는탓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도미토리룸은 남녀 혼숙으로 2층 침대가 6대 비치되어 있다. 6층이었지만 엘레베이터가 있어서 크게 불편함을 느낄 순 없었다. 만실은 아니었지만 빈자리가 몇군데 되지 않았다.
( 조식을 먹으면서 느낀거지만 다들 양곤에서 일을 하면서 장기로 투숙하는 사람들이었다. 일요일 아침이라 그들은 퇴실전까지 나와 함께했다. 아니 내가 그들에 공간에 침범해 있었다는게 맞는 말일 것이다.)
적어도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서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어제 저녁 방이 떠나가라 시끄럽게 통화한 30대 중반에 우람한 흑인 여자와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면서 침대를 들썩이며 깔깔되는 30대초반에 깡마른 흑인 남자를 떠올린다. 그 시간이 저녁 12시었다.
이들은 공동체 공간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걸까. 각자가 이 삶에서 터득한 자유인건지. 이런 결론이 굳혀질때쯤 그들에 시선에 비친 나는, 하루나 이틀 머물다 가는 이방인에 불가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며 내가 이들에 행동을 받아 드려야 하는게 맞겠구나.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밖게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 그들에게는 어쩔수 없는 것임을 나는 이해하려 애썼다. 그리고 그러함은 결국 나를 위함이었다.
2018년 11월 25일 미얀마 양곤에서의 아침이 밝아온다.
아 ~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