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여행기17> '트래블러스 롯지'에서의 시끌벅적한 추억
<동남아여행기17> '트래블러스 롯지'에서의 시끌벅적한 추억
그때였다. 한 남자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고개를 드니 말레이시아 사람이었는데 까만 얼굴에 안경을 쓰고 아랫턱에 수염을 약간 기른 이였다. 물론 어디서 왔냐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남자 일단 말문이 터지니 보통 수다스러운 남자가 아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그의 이름은 카이룬, 나이는 나와 동갑.(하지만 그냥 보기엔 꼭 아저씨 같았는데, 뭐 나도 아줌마처럼 보였을 수도 있으니 일단 할말이 없다.) 다 알다시피 말레이시아 언어는 영어는 공통, 각 민족마다 말레이어, 중국어, 인도어 등을 각각 쓴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영어를 쓰는데 문제는 내 실력으로는 그들의 영어가 잘 안들린다는 것이었다. 왜 그렇지 않은가. 미국식 발음만을 배워왔던 우리들로서는 그 발음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헷갈릴 수밖에 없는 실력들... 내가 못알아듣고 왓? 하고 물어보면 그때마다 카이룬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꼬리를 끄는 독특한 억양으로 "윤정..."이러며 한심하다는 듯이 내 이름을 부른다. 그럴 때마다 난 지지않고 "네 발음이 이상한거야!"라며 따지고 그랬다.
그렇게 재밌게 얘기를 나누던 중 한 남자가 또 다가왔다. 조금만 키의 전형적인 말레이계의 그는 애미(Amy)로 둘다 해리의 친구라고 한다. 듣자하니 해리의 친구들은 아예 여기서 먹고 자고 산단다. 각자 직장을 갖고 있는데 저녁엔 여기서들 모여서 떠들고 놀다가 거실에서 자고 그렇게 산단다.
난 어쨌던 이들과의 만남이 무척 반가워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자, 갑자기 베란다의 그의 친구들이 우∼ 하며 카이룬에게 뭐라고 한다. 말레이말이지만 역시 통역은 가능하다. ^^ 뭐 이런 말인 것 같다.
"야, 카이룬. 너 (작업에) 성공했다? 사진까지 같이 찍고 말야?"
난 개의치 않고 애미와 카이룬에게 선물까지 준다. 난 매번 여행 때마나 한국을 나타낼 수 있는 조그마한 열쇠고리 같은 선물을 챙겨간다. 현지에서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꼭 한국과 나를 기억하라고 선물을 주는 것이다. 늘 효과가 있었다. 그들은 그 선물을 받고 너무도 기뻐했고, 아마도 그 선물을 보며 나를 기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올해는 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한국 월드컵팀 선수들 얼굴과 뒷면에 태극기가 그려져있는 핸드폰줄 말이다!
애미와 카이룬이 몹시도 기뻐한다. 애미는 바로 자기 핸드폰에다가 줄을 매달더니 "영원히 잊지 않을게" 한다. 이건 완전히 효과만점이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1시. 난 말라카를 오전 중 돌아다녔다가 점심때쯤 싱가포르로 떠날 계획이었으므로, 일찍(?) 자야만 했다. 그들과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는 내 방으로 돌아가니, 이럴수가! 내가 우려했던대로 진짜 양쪽 침대에는 모두 남자들이 곤히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깨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조심 내 침대로 갔으나, 글쎄, 그날 밤 난 잠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때였다. 한 남자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고개를 드니 말레이시아 사람이었는데 까만 얼굴에 안경을 쓰고 아랫턱에 수염을 약간 기른 이였다. 물론 어디서 왔냐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남자 일단 말문이 터지니 보통 수다스러운 남자가 아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그의 이름은 카이룬, 나이는 나와 동갑.(하지만 그냥 보기엔 꼭 아저씨 같았는데, 뭐 나도 아줌마처럼 보였을 수도 있으니 일단 할말이 없다.) 다 알다시피 말레이시아 언어는 영어는 공통, 각 민족마다 말레이어, 중국어, 인도어 등을 각각 쓴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영어를 쓰는데 문제는 내 실력으로는 그들의 영어가 잘 안들린다는 것이었다. 왜 그렇지 않은가. 미국식 발음만을 배워왔던 우리들로서는 그 발음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헷갈릴 수밖에 없는 실력들... 내가 못알아듣고 왓? 하고 물어보면 그때마다 카이룬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꼬리를 끄는 독특한 억양으로 "윤정..."이러며 한심하다는 듯이 내 이름을 부른다. 그럴 때마다 난 지지않고 "네 발음이 이상한거야!"라며 따지고 그랬다.
그렇게 재밌게 얘기를 나누던 중 한 남자가 또 다가왔다. 조금만 키의 전형적인 말레이계의 그는 애미(Amy)로 둘다 해리의 친구라고 한다. 듣자하니 해리의 친구들은 아예 여기서 먹고 자고 산단다. 각자 직장을 갖고 있는데 저녁엔 여기서들 모여서 떠들고 놀다가 거실에서 자고 그렇게 산단다.
난 어쨌던 이들과의 만남이 무척 반가워서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자, 갑자기 베란다의 그의 친구들이 우∼ 하며 카이룬에게 뭐라고 한다. 말레이말이지만 역시 통역은 가능하다. ^^ 뭐 이런 말인 것 같다.
"야, 카이룬. 너 (작업에) 성공했다? 사진까지 같이 찍고 말야?"
난 개의치 않고 애미와 카이룬에게 선물까지 준다. 난 매번 여행 때마나 한국을 나타낼 수 있는 조그마한 열쇠고리 같은 선물을 챙겨간다. 현지에서 맘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꼭 한국과 나를 기억하라고 선물을 주는 것이다. 늘 효과가 있었다. 그들은 그 선물을 받고 너무도 기뻐했고, 아마도 그 선물을 보며 나를 기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올해는 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바로 한국 월드컵팀 선수들 얼굴과 뒷면에 태극기가 그려져있는 핸드폰줄 말이다!
애미와 카이룬이 몹시도 기뻐한다. 애미는 바로 자기 핸드폰에다가 줄을 매달더니 "영원히 잊지 않을게" 한다. 이건 완전히 효과만점이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1시. 난 말라카를 오전 중 돌아다녔다가 점심때쯤 싱가포르로 떠날 계획이었으므로, 일찍(?) 자야만 했다. 그들과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는 내 방으로 돌아가니, 이럴수가! 내가 우려했던대로 진짜 양쪽 침대에는 모두 남자들이 곤히 자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깨지 않기를 바라며 조심조심 내 침대로 갔으나, 글쎄, 그날 밤 난 잠을 이룰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