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떠난 코타키나발루 - 마지막날
아침에 눈을 뜨니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7시가 좀 안되었다. 세수만 하고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방문 앞에 얌전히 걸려있는 조간신문을 들고 식당으로 향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중인 로비층 카페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테이블로 자리를 잡고선 식사를 가지러 갔다. 생각보다 조식이 잘 갖추어져 있지는 않지만, 빵과 과일, 진한 커피의 컨터넨탈 조식을 고수하는 나로서는 애플데니쉬와 뺑오쇼콜라에 마냥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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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식사를 할떄 가장 덜 처량해 보이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읽는 것이다. 가져온 조간신문을 펼처들고 몇장을 넘기니 너무나 사랑스런(또한 자랑스런) 비의 사진이 실린 기사가 나온다. 피플지가 선정한 알흠다운 100인에 선정되었단 기사다. (비야~ 넌 나의 영원한 1위야, 알지? 동건 오라버니랑 TG 빼고…)
내가 예약한 하얏트 객실은, 하얏트 홈페이지에서 예약과 동시에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최저가에 나온 객실이었고 조식은 포함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조식 부페가 20RM밖에 안해서 별 부담이 없었다. 참고로 서울 파크하얏트의 브런치 부페가 일인당 6만원 정도 한다니 비교해 보삼~
조식 후엔 바로 선데이마켓을 구경갔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았지만, 이런 장을 구경하는건 언제나 재미있다. 시장을 한바퀴 돌고 나서 내 손엔 4kg의 커피와 수세미, 풀빵같이 생긴 미니팬케잌, 망고스틴, 사롱이 들려져 있었다.
특히나 커피는 추천해 줄만하다. 1kg에 14RM이고, 방금 볶은 커피를 눈앞에서 곱게 갈아서 밀봉포장 해주는데, 원하는 무게대로 포장을 해주므로 난 선물용으로 500g씩 포장했다. 일리커피가 250g에 25000원씩 하는걸 감안해보면 정말이지 착한 가격이다. 한국에 와서 마셔본 결과, 굉장히 검게 볶은 로스팅에 비하면 맛는 너무나도 부드러워 사실 조금 실망스럽긴 하다. 프렌치로스팅 정도의 독한 커피와 섞어서 마시면 좋을거 같다.
생각보다 선데이마켓에서 돈을 많이 쓴 관계로 오는 길에 은행에서 100RM을 더 인출하고 다시 수영장으로 향했다. 또 비가 온다. 화상을 심하게 입은 피부 때문에 비오는 날씨가 더 좋다. 코타키나발루에서의 마지막 수영이라고 생각하니 시간 가는게 아쉬어진다.
1시부터 원숭이투어(정식명칭은 열대우림투어인데, 걍 내맘대로 원숭이투어라고 부른다)에 참석해야 하므로 방으로 들어와 씻고 짐을 다 챙기고 체크아웃을 한 후 호텔에 짐을 맞기고 투어에 조인했다.
투어에 참석한 일행은 호주인 가족 3, 한국가족3, 말레이지아 가족 4, 홍콩 커플, 혼자온 말레이지아 아가씨와 나 이렇게 14명이다. 우선 버스를 타고 두어시간을 달리는데 난 너무 피곤해서 도착할때까지 푹 잠이 들었다. 투어가 시작되는 곳에 도착해선 우선 간단한 티타임을 가지고 작은 모터보트에 올라타 원숭이를 보러 간다.
사실 난 동물을 안좋아한다. 무섭고 냄새나고 관심도 없다. 내가 이 투어를 신청한 것은 순전히 열대우림과 반딧불, 석양을 보는 것이었는데, 난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배를 타고 조금 달리면 이 지역에서만 서식한다는 이름이 기억 안나는 원숭이가 나온다. 대개는 암컷이고 수컷은 숨어 있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가이드는 설명해 주었다. 수컷을 덩치가 크고 코가 더 늘어져 있다고도 설명해 주었다. 배에 있는 사람들은 제각각 만원경으로 수컷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고 드디어 한 사람이 저기 수컷이 있다고 말하면서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I don’t see his nose, I just see his balls.’
이상 19금이었슴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너무나 아름다운 석양이 열대우림을 물들여갔다.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일몰에, 꼭 원숭이가 아니더라고 충분히 볼 만할 가치가 있는 투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6시경쯤 다시 보트를 탄 곳으로 돌아와 간단한 부페식 식사를 하고 나선, 식당 근처로 반딧불을 보러 간다. 기대만큼 많지는 않았지만, 도시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라 시기했다.
참고로, 원숭이 투어를 가시는 분들은 모기패치를 붙이기 바란다. 투어에 참가한 한국인 가족은 모기 패치를 붙이고 왔는데, 첨에 유난스럽다고 생각했지만 투어 중 물린 모리고 아직도 가려운걸 보니 절대 유난스러운거 아니다.
다시 차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호텔에 도착하니 9시가 좀 넘었다. 짐을 찾고 서둘러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엔 한국사람들이 즐비하다. 지친 몸으로 티케팅을 하고 출국장에 줄을 서 있었다. 내 뒤로 몇몇의 사람이 더 서 있었는데, 갑자기 한 커플이 내 옆에와서 줄을 섰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서 나아가는데 새치기한 사람이 내 앞으로 후닥 가벼리는게 아닌가… 그래서 ‘제가 먼저 왔는데요’, 이렇게 얘기했더니 양보해 주는척 ‘그럼 먼저 하세요~’ 하는데 완전 부글부글… 니넨 새치기 한거란 말이다…
맨 뒤쪽이긴 하지만 가장자리 복도쪽에 않아 타자마자 기절했다. 비행기에선 항상 못자서 비상용 수면제를 들고 왔는데, 먹을 필요도 없이 완전 기절하다 눈을 뜨니 아침 식사를 준다. 맛없는 아침식사를 하고 지친 몸으로 입국장을 빠져 나오니 저만치 남친이 날 기다리고 있다. 짜식, Welcome 사인과 꽃목걸이도 준비 안하다니… 성의가 부족해. 사실 잠보가 아침 6시까지 공항에 나올 거라고는 기대를 안했는데, 너무 고마웠다.
이로서 나의 짧은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마쳤다. 올해 안에 앙코르와트도 꼭 다녀와서 후기 올릴게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