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떠난 코타키나발루 -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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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떠난 코타키나발루 -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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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니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7다. 세수만 하고 밥을 먹고, 호텔 앞 은행에서 현금서비스를 받고(아직 환전소가 문을 안열어서) 택시를 타고 하야트로 쓩~ 사실 바로 길만 건너면 하얏트였는데 어제의 쇼핑으로 급격히 짐이 무거워져서 걍 택시 탔다. 코타키나발루의 택시엔 미터기가 없지만, 기본요금은 6 RM으로 시내에서 대개 6~7 RM이면 해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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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트 도착하니 9 조금 넘었다. 시간이 너무 일러 체크인은 못하고 우선 짐만 맞기고 마누칸 섬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러 나갔다. 페리터미널까지 슬슬 걸어가던 중 눈에 띄는 한 여행사에 들어가서 원숭이 반딧불 투어를 신청했다. 사실 호텔에서도 받은 가격이 있는데, 여행사에서 직접 하는 거랑 별 차이도 없고, 가격 비교하다간 결국 예약 못하고 시간만 계속 버릴거 같아서 별 고민 않고 185RM에 예약했다.

페리 터미널에 가서 좀 어리버리 하면 삐끼들이 와서 섬 투어 갈거냐고 묻는다. 그러면 따라가서 돈을 내고 배표 및 입장권을 구입하면 된다. 10 출발해 오후 2시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마누칸섬 표를 사고서 바로 배에 올랐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어깨가 타들어 가는거 같다. 선블럭으로 범벅을 해도 화상의 아픔에서 벗어나긴 힘든 날씨 같다. 작고 빠른 모터보트로 한 20분 정도 달리는데 기분이 넘 상쾌하니 좋다. 팔에 튀는 차가운 바닷물의 감촉도 좋고, 머리모양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바닷바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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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배를 탄 사람이 나 하나 뿐이라 그런지 배를 몰던 청년이 불쌍한지 나한테만 특별히 스노클링 하기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한다. 우선 마누칸 섬에 내려 다름들을 다 내려 주고선 선착장에서 한 200m 정도 떨오진 산호초가 많은 바닷가에 날 내려 주면서 여기서 스노클링을 하라고 한다. 배에서 보이는 바닷가는 맑고 산호와 물고기도 많아 스노클링하기엔 좋았지만 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혼자서 하는건 아무래도 겁난다. 그냥 다시 선착장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데려다 준다.

배에서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를 각각 10RM씩 주고 빌려 본격적으로 스노클링에 착수 했다. 이미 탄중아루 해변에서 너무 많이 태워 어깨와 등에 화상을 입어서 오늘은 정말로 그늘에 자리를 잡고 신나게 스노클링을 했다. 여기서 팁 하나, 나한테만 해당되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스노클 장비가 일반인이 사용하기엔 그닥 편하지도 않은 데다가 (난 이거 물고 있으면 호스로 바닷물이 들어와 항상 고생한다), 전에 누가 물었다(?) 뺐는지 알 수 없는 찜찜함 구명조끼는 확실히 있는게 편하고, 스노클링 기어 대신 보통 물안경이 나한텐 더 편한거 같다. 결국 스노클 기어 한 1분 쓰고 바로 물안경으로 바꿨다. 돈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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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라는 장소를 정하면서 가장 기대 했던건 맑은 바닷가였다. 파랗고 맑은 바닷가에 형형색색의 열대어와 산호가 살고 있을거라고 생각 했는데, 실상을 그렇진 않다. 사람이 많다 보니 물이 그다지 깨끗하지 않고, 물고기가 살고 있기는 하나 사람들이 스노클 하는 부분엔 두어종류의 밋밋한 물고기만 살고 있다. 그리고 산호도 없다. 예전 플로리다 키웨스트에서 배를타고 나가서 바다 한 중간에서 했던 스노클링을 기대한 나로서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 혼자서 신나게 스노클링하고 수영하고 힘들어 지면 그늘에 올라와 선탠을 하면서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페리선착장에서 산 엽서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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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쯤이 되자 배도 고프고 배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우선 샤워를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탄중아루에선 2RM을 지불하고 샤워를 했는데, 이 섬은 들어올 때 10RM의 입장료를 내서인지 샤워실과 화장실이 무료이다. 샤워를 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식당에서 볶음국수를 (16RM) 시켜서 먹고선 선착장으로 갔다. 볶음 국수는 탄중아루에서 먹은 음식보다 맛도 떨어지고 재료도 부실한데다 가격은 3배나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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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놓칠세라 급하게 점심을 먹고 2 전에 선착장에 갔건만 배는 오지 않는다. 강렬한 햇살에 어깨는 타들어 가고 깔개로 썼던 수건을 수퍼맨인냥 어깨에 두르고 하염없이 배를 기다렸다. 20분이나 지나서 배가 왔다. 냉큼 배를 올라타니 배는 제셀턴 하버가 아닌 사피섬으로 간다. 사피섬에 들렷다 제셀턴 하버로 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배는 다시 마누칸 섬으로 컴백 선장에게 내 표를 보여주면서 제셀턴 하버로 가자고 말하니 내가 탄 배는 그쪽으로 가지 않는다면서 결국 다른 배로 갈아타야 했다. 페리선착장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매점에서 다이어트콜라를 한캔 사들고 호텔로 타박타박 걸어갔다. 내리는 보슬비가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아진다.


호텔로 오는 길에 위스마에 들려 남은 100불을 마저 환전하고, 따끈따끈한 에그 타르트와 초코커피번(1.6 RM)을 사고 호텔로 들어 왔다. 바디샾에 들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Olive Leaf Face Form도 두통이나 샀다. 이거 한통에 한국에선 18000원인데 여기선 34RM이니 거의 반값이다.

작년 방콕 여행도 그렇지만, 여행 마직막날엔 좋은 호텔에 묶으며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조금은 사치스런 기분을 느껴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은 거 같다. 사실 그닥 비싸지도 않다. 1박에 8만원 정도니, 둘 이상이서 여행한다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다. 한국에선 무지하게 할인을 받아도 이 가격의 최소 3배 이상인 것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포터가 짐들 들어다 주고 메인터넌스에서 어댑터도 빌려 발걸음도 우아하게 객실로 들어섰다. 내가 요청했던 방이 아닌 트윈 베드룸인데, 침대 한 개가 보통 싱글보다는 커서 걍 쓰기로 했다. 방은 넓고 깨끗하고 어메니티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오랜만에 특급호텔에 투숙하니 완전 대접받는 느낌에 급 우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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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MP3와 책한권을 들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아직도 비는 내리고 있다. 비가 올 때는 오히려 물 안이 따뜻하다. 짠물이 아닌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수영을 마치곤 선탠 의자로 와서 비치타월을 이불 삼아 돌돌 말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데, 이런 내 모양새가 우스운지 여러 객실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러더니 나를 내려다 본 사람들이 하나 둘 수영장으로 내려온다. 갑자기 수영장에 사람이 많아지고 애들이 소리지르고 뛰어다니길래 짐을 정리해 방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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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사온 에그타르트와 모카초코번을 먹고 옷을 갈아 입고 수영장으로 일몰을 보러 갔다. 성능 딸리는 내 디카와 부족한 내 사진 실력으로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석양이 코타키나발루의 바닷가를 물들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석양의 여운을 가슴에 담은 채 센터포인트로 택시를 탔다. 오늘의 쇼핑 미션은 슈퍼점령. 우선 지하에 있는 무지하게 맛있는 와플집에서 피넛버터와 초코를 바른 방금 구운 따끈따끈한 와플(2RM)을 손에 들고 역시 지한 1층에 있는 슈퍼에 들어 갔다. 한국에선 팔지 않는 리스테린 오리지널 (20RM) 4, 콜게이트 미백치약(6RM) 4, 사랑해 마지 않는 마일로 (3RM) 이곳의 특산품이라는 사바티(3.5RM) 두통과 밤에 마실 물과 초코바 두개, 기네스 맥주 한캔(6.7RM)까지 사고 나니 양 손이 너무 무거워져서 워터프론트에 가기로 한 계획은 급 변경 되고, 아까 와플집에서 팔던 망고 아이스크림을 (3.9RM) 손에 들고 택시를 탔다.

호텔 수영장이 바닷가를 향하고 있어 수영장 테이블에서 나름 워터프론트의 분위기를 즐기면서 맥주를 마실 거라는 나의 계획은 수영장 문이 9 잠기는걸 몰랐다는 것에서부터 틀어졌다. 어쩔 수 없이 방으로 돌아와 백주를 냉동고에 넣어두고, 혼자서 셀카도 찍고 시트팩도 하고 맥주가 최상의 온도로 차가워 지길 기다리가 영화채널을 고정하고 혼자 기네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건 천국인게야 혼자 기분 다 내고 맥주 한캔에 얼큰히 취해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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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평소 해를 별로 볼 일이 없는 나의 피부는, 선탠을 좋아하는 주인을 만나 그늘에서만 데실거렸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심하게 화상을 입고 말았다. 너무나 따끔거리고 아파서 센터 포인트에서 약국엘 갔더니 알로에 베라 에프터 선로션을 추천해 주어 온몸에 5mm 두께로 바르고 열이 식기만을 기다렸다. 오염이 덜 되어서 그런지 그늘에서 선블럭을 열심히 발라 가면 선탠아닌 선탠을 했는데도 이렇게나 심하게 화상을 입은거 보니 여기 햇살이 강력하긴 한가보다. 태닝하러 오시는 분들 반드시 화상크림 챙기세요, 아니면 저처럼 고생해요~

1 Comments
좋은.. 2007.05.07 00:38  
  진정한 여행자이신듯 싶네요~
어찌..그리 혼자서도 재미나게 노시는지~^^
화상에는 알로에로션이 최고입니다.
놀때는 정신이 없는데..저녁에는 울고 싶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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