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 만나는 자유4 - 깐짜나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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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만나는 자유4 - 깐짜나부리까지

타이걸 3 1622
첨 만나는 자유4 - 깐짜나부리까지

2001년 7월 12일 (목)

간밤에 안주도 없이 맥주를 세 병 정도 마셨더니,
속도 메스껍고, 열받은 피부도 아직 상태가 좋지 못했다.
역시, 주스,계란요리,홍차로 아침을 떼웠다.

다시 푸켓으로 돌아가는 아침배를 타야했다.9시가 첫 배였다.
잠롱님이 끊어 준 티켓엔 오후배로 표시되어 있어
내내 불안했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배를 탈 수 있었다.
근데, 내부객실밖에 없는 답답하고 작은 배였다.
쌩쌩 달려 푸켓에 빨리 도착해서 좋긴 했다.
몸상태가 안 좋아서 배에서 계속 잤다.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 우린 너무 너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여행 중 날씨가 진짜 캡이었다. 스콜도 정말 잠깐씩 밖에 안 내렸다.
배가 푸켓에 도착할 때쯤 또 스콜이 내렸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그쳐버렸다.

배에서 택시 예약을 받는데, 공항까지 500밧이라고 했다.
난 올 때 480이었고, 그것도 비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안 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선착장에서 푸켓타운까지가 꽤 먼거리였기 때문에
좀 더 비싼거였는데, 내가 무조건 왜 비싸냐고 우기니까,
신청받는 놈이 나중엔 미칠려고 했다.
사실을 이해하고 걍 신청해 버렸다.
좋은 택시라고 했는데, 역시 괜찮았다.
기사가 맘에 들어 줄 필요없는 팁도 20밧을 줬다.
올 땐 공포택시였는데, 그 후론 그런 공포택시기사는 없었다.
아무래도 그 공포택시는 VIP택시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난폭운전이었다.

오늘은 모든 교통수단을 다 이용해서 깐짜나부리까지 가는 것이 목표다.
푸켓공항에 너무 일찍도착해서,
원래 2시예정이던 방콕행을 12시10분으로 바꿨다.
공항에서 배가 고파서, 핫도그를 하나씩 먹었는데,
비행기를 타니 12시 비행기라 간단한 점심이 제공되었다.
장거리때 주는 식사보다 오히려 나았지만, 배가 불러서 별로 먹지 못했다.

일단 미리 예약해 두었던 윈저스윗에 짐을 맡기기로 했다.
아무래도 좋은 호텔이니까 수월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한국말을 조금 하는 직원도 있었는데,
우리에게 한국말로 '가이드 없어요?'하는 거였다.
'네..우리끼리 왔어요..'
그리고, 또 다른 직원이 'No guy?'라고 묻는 걸
나는 'No Thai?'로 듣고 'We are Korean.'이라고 동문서답을 했다.

아무튼 힘겹던 배낭을 맡기고 나니 너무 홀가분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트케이스 갖고 와도 될 뻔했다.
첨에 언니랑 순이 수트케이스 갖고 오겠다는 걸 내가 절대 안된다고,
다같이 배낭을 샀는데, 좀 미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쁘고 싼 배낭을 구했으니, 별로 아깝지는 않다.

남부터미널가서 깐짜나행 버스표를 끊고, 음료수랑 과자를 샀다.
에어컨1등 버스가 1인당 79밧이었다.
버스에선 물수건과 작은 생수 한병이 제공되었다.

깐짜나에 도착했을때가 6시쯤이었다.
터미널에 쌈러(앞에서 자전거가 끄는 인력거 비슷한 탈것)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1인당 30밧에 데려다 준단다. 걍 탔다.
졸리프록에도 쌤스하우스, 쌤스래프트하우스에도 방이 없었다.
피피보다 오히려 깐짜나에 여행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쌈러가 블루스타에 데려다줬다.
거기도 방이 두개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팬방과 에어컨방 하나씩, 각각 300,380이었다.
흥정도 안하고 걍 오케이했다. 이래도 되는 건가..
쌈러가 여행사도 데려다 줬다.
내가 에라완 가자고 했는데, Toi's tour앞에 세워줬다. 씽..
깐짜나행버스에서 전단지를 본 여행사이고, 숙소를 찾느라
이리 저리 헤매다 지쳤는지 일행들이 걍 여기서 하잖다.
이름으로 보나 주인아저씨 외모로 보나 프랑스사람인가보다.
우린 그 아저씨를 '알랑말랑깽'이라고 불렀다.
아저씨는 술이 얼큰하게 취한 상태로 친절하게 안내해줬다.
700으로 알고 있었는데, 행사가로 650에 해줬다.
나중에 졸리프록식당가니, 바로 옆에 에라완투어가 있고,
가격이 650으로 똑같았다.
혹시 그 여행사 첨 생기고, 손님도 없어서,
손님이 우리밖에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졸리프록식당이 맛있다고 해서 거기서 스테이크랑
해산물탕같은 걸 시켰는데, 스테이크는 맛있었는데, 해산물탕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혹시 팍치를 넣었나 해서 물어 보았는데,
안 넣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누들을 하나 더 시켜 먹었다.

졸리프록옆 인터넷방에서 메일을 보내려는데,
하나뿐인 한글 읽을 수 있는 피씨에는
사용자가 있어서 기다려야 했다.
수수료를 20밧씩 내고 콜렉트콜을 한 통씩 했는데,
난 메일을 보내려고 끝까지 버티다가 인터넷이 너무 느려서
열만 받고 동생 현정이 게시판에 짧은 영어로
나의 안부만을 남겨 놓았다.

그리고, 그 옆 마사지 가게에서
연이 소원하던 발맛사지를 1인당 150에 받았다.
아저씨,아줌마가 왓포 마사지학교에서 받아 온 수료증이
걸려 있었는데, 소문대로 정성스럽게 잘 해줬다.
연과 순이 먼저 받았는데, 어떠냐고 하니, 좋다고 한다.
베드가 세개밖에 없어서 둘씩 하기로 했다.
오일맛사지도 하고 싶다던 언니는 자기가 아줌마한테 할테니,
나보고 아저씨한테 하란다.
그리곤, 저 찝찝한 베드에 어떻게 눕냐는 둥 걱정을 했다.
언니는 도마뱀도 무지하게 무서워 했는데,
맛사지를 받는 동안 천장에 도마뱀이 몇마리 있었다.

근데, 우리 차례가 오자, 아저씨가 먼저 언니를 찍었다.
아무래도 아저씨가 힘이 좋으니까, 가족들 힘을 덜어 주려고,
나보다 조금 굵은(언니, 미안..) 언니를 먼저 찜하는 거다.
난 그 집 딸내미가 해줬다.
이번에도 재수가 없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딸내미 어찌나 힘이 센지, 완전 죽음이었다.
근데, 하고 나니 하나도 안 아프고 좋았다.

또 받고 싶다..발맛사지
카오산가서 얼굴맛사지도 받자고 했다.

맛사지 받을 때, 우리 옆에서 같이 받던 서양애랑
연이 대화를 나눈 결과 이스라엘에서 온 앤데,
우리랑 같은 블루스타에서 묵고 있으며, 낼 우리랑 같은 여행사로
투어를 간다고 한다. 근데, 걘 우리보다 싼거라 코끼리랑
뗏목은 안 탄다고 한다. 암튼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아직 여기와서 친구를 하나도 못 사귀어서 아쉬웠는데,
낼 투어에선 좀 사귈 수 있으려나..

난 피피에서 얼음찜질을 많이 했기 때문에,
열받은 피부가 좀 가라 앉고 있었는데,
연은 괜찮다고 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되어 괴로워 하고 있었다.
결국은 오이맛사지를 하겠다며, 하루종일 오이를 찾았다.
숙소로 돌아가던 중 가게에서 샀다.
그 쪽 채소가 우리랑 좀 달라서 첨엔 어떤게 오이인지 잘 분간이 안 갔다.
내가 얼굴에 붙이는 시늉을 하니, 주인 아줌마가 오이를 주신다.
크크..여기도 오이를 얼굴에 붙이나보다..
3개에 5밧이었다. 근데, 우리나라 오이같은 건 아니고, 피클용 오이였다.
문제는 언니가 갖고 온 줄 알았던 맥가이버칼이 없다는 거다.
연은 결국 순이 물어 뜯어서 피부에 문질러 주는 걸로 만족해야 했고,
우린 남은 오이 두개를 방콕의 윈저스윗 냉장고에 그냥 두고 왔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방이 하나는 팬이고, 하나는 에어컨이라 누가 어디에서 자느냐 하는 거였다.
팬방갈로가 마지막 남은 방이라 너무 외지고 구조가 나빴다.
언니는 순이 상태가 안 좋으니 양보했고,
나도 연의 상태를 생각해서 언니와 내가 팬방갈로로 갔다.
우리 방은 욕실이 방안에 있지 않고 욕실은 1층, 방은 2층이라
불편했고, 욕실문도 잠기지가 않고, 무엇보다 언니가 너무 무서워했다.
일단 연이네 에어컨방에 가서 씻기로 했다.
에어컨방은 너무 추웠다.
그리고, 깐짜나의 밤은 정말 선선하고 여름같지 않아서
사실 에어컨은 별로 필요가 없는데, 습도가 높은 편이었다.
에어컨방이라 마를 줄 알았던 빨래가 하나도 안 말랐다.
넷이 그냥 한 방에 끼어 잘려고 주인장에게 베드를 빌리러
갔는데, 주인장을 만날 수가 없었다.

언니가 그냥 우리방으로 가서 편하게 자자고 했다.
나도 영 잠이 오지 않았다.
2시까지는 머리를 말려야 한다고 언니랑
베란다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같은 숙소의 어떤 남자가 기타를 치는데 참 듣기가 좋았다.
얼굴은 보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가까이 가서 같이 놀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언니 말로는 우리가 방에 들어 가고 나서
걔도 들어간 모양이라고 한다. 이그 아까워..

어젯밤에 맥주를 많이 마셨던게 괴로워서
오늘 저녁엔 맥주를 안 마셨기 때문에 정신은 더욱 말똥말똥하고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참고 4시까지 버티다가
화장실 다녀와서 6시까지 겨우 눈을 붙였다.
3 Comments
*^^* 1970.01.01 09:00  
1박 34$ onlinetour.co.kr에서 인터넷으로 예약
*^^* 1970.01.01 09:00  
윈저스윗은 얼마에 묶었나여? 현지여행사 이용했어여?
*^^* 1970.01.01 09:00  
ㅎㅎ 오이를 물어뜯어 문지르다..ㅋㅋㅋ 넘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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