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의 셋째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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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의 셋째날-1

rosa 1 1272
셋째날 1


잘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많이 걷고.....여행와서 몸에 좋다는 건 다 한다. 그러니 아침 일찍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고 상쾌하다.
오늘도 기상 시간은 아침 6시다.
물론 배가 고파서지......ㅋㅋ
잠꾸러기 울남편도 일찍 일어난다. 눈 뜨자마자 밥 먹고...
수건과 샌달을 넣은 가방을 들고 호텔 로비로 내려 갔다.

오늘은 고대하고 고대하던 트레킹 가는날. 맘이 설렌다.
픽업하러온 온 봉고차가 와서 우리를 부른다. 차에는 영국 커플, 네덜란드 아줌마,스웨덴 커플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고 다른 곳에서 넉넉하게 생긴 독일인 부부와 영국 아저씨 한분을 더 태우고 출발했다.
오늘의 가이드는 부쉬-태국말로 캥거루라는데 내가 잘 들은 건가?-. 지난 밤 술 먹느라 1시간 밖에 못 잤다며 간단한 인사말을 한 후 바로 고개를 쳐박고 꿈나라로 간다.

우리가 가는 곳은 매땡-MAE TAENG-이라는 곳. 단골 트레킹 지역이란다. 주변 경치가 좋다.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도 이렇게 한가로운 시골풍경이 나온다. 울나라 보다 넓어선가? 잡풀이 무성하게 자란 노는 땅이 곳곳에 보인다. 울나라 같음 가만 둘 땅이 아닌데......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는라 잠시 정차. 잠에서 깬 부쉬....농담을 섞은 유창한 영어로 우리 일행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역쉬!!!!! 여기서도 오하이요 고자이마스다. 나 한국인이야 했더니 바로 나오는 말
"여보 마누라, 싸~랑해요"
뭐시라? 이건 또 뭐야?
알고보니 부쉬가 아는 유일한 한국말이란다. 아이구....
하필이면 마누라가 뭐야? 도대체 누가 그런 말부터 가르쳐 준거지? 외국말 배울 때 첫 코스가 욕이랑 사랑한다는 말이라더니...참내...인사말도 아니구....
뒤이어 안녕하세요부터 시작된 나의 한국말 강의가 이어지고....한참을 웃으며 얘기하다 보니 벌써 목적지에 다 왔다.

먼저 코끼리를 탄단다. 우와, 코끼리가 일케 생긴 녀석들이로구나.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조금은 위태로워 보이는 의자가 날 불안하게 했지만 ' 뭐, 이제껏 코끼리 타다가 떨어져 죽은 사람 얘기 못 들어봤네' 하면서 굳은 의지를 불태웠다. 능숙한 조련사 아저씨들의 코끼리 모는 솜씨를 보니 더 안심이 된다.
코끼리를 탈 수 있게 나무로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단 위로 올라가 두 명씩 코끼리 등에 올라탄다. 우린 맨 마지막이다. 우리 바로 앞에서 코끼리를 타는 영국 아가씨, 몸집에 걸맞지 않게 비명을 고래고래 질러대고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두근두근.

아까 사진 찍을 때부터 나를 유심히 보던 이빨빠진 조련사 할배? 아저씨? 역시 예감은 무서운거다.-나중에 그 아저씨가 조련사 대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울 부부 그 아저씨 덕분에 무쟈게 스릴 넘치는 경험을 했다- 우린 그 아저씨가 모는 코끼리를 탔다.
기우뚱기우뚱 중심을 못 잡겠다. 의자 난간을 온 몸에 힘을 모아 붙잡고 무사히 안정된 자세를 취하는데 성공.

첨부터 난코스다. 강이라고 하기엔 좁고 개울이라고 하긴엔 좀 넓은 폭 좁은 강을 건너기 시작하는데 아기코끼리가 엄마코끼리 옆에 찰싹 붙어 가다 강 한가운데서 작은 나무둥치만한 똥을 싼다.
일행 모두 푸하하하하하하하... 코끼리 똥을 보고 나니 앞으론 절때로 네 똥 굵다라는 말 못 쓰겄다.

강을 건너 산길을 타기 시작했다. 코끼리가 한발한발 내딛을때마다 단발마성 비명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오메... 재밌어 죽겄다.
내가 넘 재밌어하자 울 아저씨 뒤를 돌아보며 씩 웃는다. 진짜 남아 있는 이빨이 별로 없네...아저씨야? 할배야?
평지는 좀 나은데 내리막길만 나오면 우리 부부, 온 몸의 내공을 팔에 모아 난간을 붙잡고 용을 쓴다. 코끼리한테 미안해서 코끼리 등에 발을 못 딛고 허공에 발을 맡기고 있자니 넘 힘들다. 에라 모르겄다. 조심스럽게 발을 등에 갖다 대본다. 좀 낫네....


1 Comments
*^^* 1970.01.01 09:00  
코끼리 타고싶다~ 구여븐 아가코끼리도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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