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8박9일 여행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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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 없는 8박9일 여행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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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편 - 나머지 3일동안...

1. 피피 뷰포인트 리조트
- 서울에서 예약하고 갔는데 빌딩 룸, 900밧이었죠. 실수였습니다. 직접 보고 결정하지 않으면 이렇게 실수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시내에서, 선착장에서 너무너무*2 멉니다. 등산이죠. 게다가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겨우 도착한 리조트 입구는 마치 백운계곡의 민박집이나 어린 시절 가봤던 안양 유원지를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
시내에서는 카바나 만이 유일하게 근사해 보였구요, (수영장 탐나더군요.) 싼 숙소 중에는 피피인이라고 깔끔하고 시내 중심이고 좋아보이더군요.
그런데 뷰포인트는? 우선 로비라는 것도 없습니다. 어떤 아줌마가 서있는 작은 카운터가 야외에 나와 있어요. 옷이 땀에 젖은 걸 보더니 그 가방을 끌고 걸어왔냐고 먼저 묻더군요. 시내에 사무실이 있어서 거기 부탁하면 짐꾼이 싣고 오는 건가 봐요, 원래는. 우리는 몰랐죠.
체크인하고 산등성이를 또 올라가니까 나오는 객실. 우리는 싸구려 룸인 빌딩 2층에 묵었는데요. 더 윗쪽으로는 방갈로가 있는데 비싸고 깔끔하게 잘 지어졌습니다만 그 높은 데까지 또 걸어야 하다니...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더군요. 아무리 전망이 좋아도.
우리 방은 더 가관입니다. 이런 줄 알았으면 차라리 겟하우스에서 잘껄. 화장실 물 내리는 스위치도 없습니다. 옆에 있는 들통에 물 받아서 직접 부어주어야 합니다.
아침 식사하는 장소? 바다를 내려다 보는 것 까지는 좋은데 무슨 수용소 밥 같습니다. 그나마도 주문하면 어떤 건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줍니다. 한참 후에 와서 "안먹으면 안되냐"고 묻더군요. 지금 만들 수가 없다고. (주문한 건 오믈렛이었습니다.)
참 특이한 호텔이죠?
젤 힘든 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겁니다. 아침에 나올 때 아예 밤늦게 돌아올 심산으로 다 챙겨 나가야 합니다. 몇번 씩 왔다갔다 하기엔 너무 힘듭니다.
호텔 앞 비치요? 배하구, 모래 밖에 없습니다. 낮에는 바다가 저멀리 있고 밤이 되어야 밀물이 들어옵니다.
시내까지는 모래 사장 쪽 말고 뒷동네 길도 있는데 거리 상으로는 더 짧고 포장도 되어 있지만 오만가지 오물 냄새로 별로 걸어다니고 싶지 않더군요.
그러니 결론은 여러분, 인터넷 요금이 아무리 싸게 나와 있다 하더라도 뷰포인트리조트, 특히 빌딩 룸은 예약하지 마십시오!

2. 맛있는 간식들
- 바나나와 망고 팬케잌을 먹었는데 둘다 맛있었어요. 파파야 쉐이크까지 곁들여 먹었는데 이 모두가 65밧.
10밧짜리 구운 옥수수도 맛있구요.
팬케잌 집에서 치킨 샌드위치도 사먹었는데 맛있었어요. 서브웨이 가도 그런 맛은 안나와요...
글구 세븐일레븐에서 오고가며 사먹은 딤섬의 맛도 잊을 수 없구요.
물론 저의 주식이나 다름 없었던 망고! 방콕보단 비싸지만 좋은 간식이 되었죠.
그런데 이 모든 것 보다도 저의 입맛을 확 끌어당긴 작품이 있었으니... 스콜 때문에 갑자기 나무가 부러지고 비바람이 강타할 때 세븐일레븐 처마 밑에서 먹었던 컵라면! 현지 아이들이 태국식 족구 하다말고 먹는 걸 보구 맛있어 보여 '똠얌꿍 칠리 페이스트' 라고 써있는 컵라면을 사먹었는데 환상이더군요. 나중에 10개 사왔습니다.
그에 비해 안주나 할까 하고 사먹은 다랑어로 만든 스낵은 냄새가...욱~

3. 식사
- 마마 레스토, 카바나 등에서 먹었는데요, 카바나의 야외 식당에서 저녁먹은 게 좋았어요. 바다 바로 옆에서...라이브 음악과 함께...사랑스런 고양이와 함께 씨푸드와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샐러드바가 공짜입니다. 가격은 방콕 인터콘티넨탈 씨밀란 보다 싸지요, 그러나 양와 질 면에서 두배 만족 했습니다. 무엇보다 분위기도 쥑이니까...부부, 연인 함께 한번 들러 보심이...
푸켓 공항에서 2층에 있는 타이항공 레스토랑엘 갔었는데요. 강추 입니다요. 가격은 싸진 않고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은데...여기서 게를 넣은 볶음밥이랑 미싸빰, 파파야쥬스를 마셨거든요. 무지 맛있습니다. 특히 미싸빰이. 국물이 좀 있는 짜장면 맛 국수였는데 해물 푸짐하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나중에 방콕 와서 비행기 시간까지 5시간쯤 남아서 시내 나와 메리엇 저녁부페에 갔더랬는데요, 비싸고 서비스 좋구, 고급스럽고...그러나 저희 입맛이 촌스러운지 맛있는 건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초밥만 잔뜩 먹고 나왔어요. 이름 모를 태국음식들 구경하고 맛보고...그 정도였죠.

4. 스노클링
- 450밧짜리 일일투어였습니다. 큰 배에 거의 서양에서 온 어린 총각 처녀들.
우기라서 물이 뿌옇더군요. 첨엔 아무 것도 안보였어요. 그러나! 잠시후, 물고기 정말 많더군요. 점심 먹으면서 볶음밥을 던져 주니까 모여드는 물고기들.....애들이 막 뛰어 들어가서 음식 찌꺼기에 몰려드는 물고기 틈에서 사진을 찍는데 우리는 사진기를 안가져 간게 한이 되더군요.
후회 안합니다. 진짜로.
개인적인 투어보다는 큰 배로 나가는 이런 투어를 추천합니다. 파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라서 작은 배가 좀 험해 보이구,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이들과 사심없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5. 피피 시내에서의 소일거리
- 왕롱 마사지 2시간 500밧, 그리고 뷰포인트 전망대 올라가기 추천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장기체류자가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모두들 비디오 틀어주는 식당에서 넋 놓고 앉아 있더군요. 저희 저녁마다 밤마다, 정말 심심했어요. 바, 레스토랑, 비디오 안틀어 주는 곳은 텅텅 비어 썰렁~. 비디오 틀어주는 곳은 다들 영화에 집중해서 썰렁~.

6. 타이댄스
- 이걸 꼭 보려고 했는데 방콕에서 쌈만 하느라 볼 기회가 없었죠. 마지막 날 매리엇카페에서 나와 월텟 쪽으로 걷다가 에라완 사당에서 드디어 만났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죠.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 사당안으로 들어가 등불에 향을 붙여 기도하고 북소리 섞인 전통음악이 울려 퍼지고... 춤을 추는 여인들...사진은 봤지만 글쎄요...직접 마주하고 보니...완전히 매혹되었습니다.
향 냄새와 두근두근 거리는 북소리, 어둠 속에 빛나는 화려한 전통의상...마음을 모두 빼앗겼죠. 정말 신에게 바치는 춤 답더군요. 신비로웠어요.
필름 한통을 다 써가며 수동카메라로 찍었는데 그 분위기가 사진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 제게 정말 소중한 필름으로 남았습니다. ( 제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어요. 여기에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냥 바로 첨부해서 올릴 수 있게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아요...아직도 모르겠네...)

이상으로 아쉬운 여행의 정리를 할까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제 여행기를 읽어주셨는데 여러분들은 여행 가서 파트너랑 싸우시는 일이 없기를...싸우는 것 뿐만 아니라 낯선 곳에서 황당한 경우를 겪어 모처럼 계획하고 준비해서 떠난 여행 망치는 일이 없으시기를...
그러나 요즘 가끔 그런 생각도 해요. 그 난리를 쳤으니 참 늙어서 꼬부랑 할머니 되도록 기억이 오래 가겠다 하구요. 아마 이빠진 잇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 때까지도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을지도...

여러분 모두 즐거운 여행 합시다! 하하~
1 Comments
비와별의mo 1970.01.01 09:00  
재미있게읽었어요. 매일처럼 지지퍼그님의글을기다렸는데 아쉽군요. 많은도움이되었구요.저도30일날떠납니다. 제얘기도 들려드릴께요.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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