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태국에서 눌러앉고 싶어요. - 저주의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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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s 태국에서 눌러앉고 싶어요. - 저주의 시작인가.

은별이 21 7000

미칠듯한 갈증에 눈을 떴다.

아... 온 몸은 땀으로 젖었고 덥고 목마르고 하여튼 최악이다.

(아.... 맞다. 나 어제 타운에서 술마셨구나?)

그래, 맞다.

술 마신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이 뚝........ 끊겨 버렸다. ㅜ.ㅜ

(나 어떻게 내 방에 이렇게 잘 누워 있지?) 

옷을 보니 어제 입은 옷 그대로 고이 잘 입고 계시고 상태도 멀쩡하다.


일단 발코니로 나갔다.

몇 시인지도 모르겠고 방에 Jin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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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한 번 죽인다.

깨질듯한 머리를 잡고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아직 이른 시간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일단 다 필요없다.

물이 필요하다. 흑........

레스토랑 냉장고로 달려가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갑자기 정신이 확 든다.

(아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레스토랑 의자에 앉아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기억을 해본다.

어제 저녁 식사도 안하고 바이킹 리조트 캡틴과 

Chang Beer를 6캔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켄지오빠, 왕비호오빠, 레오나, 그리고 캡틴과

타운에 나가서 버켓을 마신 기억까진 나름 생생하다.

그리고 나서....


아하!! 맞다.

타운에서 가장 유명하고 내가 젤 좋아라하는 Hippie Bar에 갔었지?

거기서 게임에 참가했구나, 물건 찾아오기 게임.

이미 만취 상태였던 걸로 기억되고....

너무 취한 나머지 상품도 타지 못했구......

이런이런... 하나씩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내가 그리 좋아라 하지 않는 켄지, 왕비호 오빠랑 왜 같이 갔지?)

아, 맞다.

어차피 이곳에서 함께 몇 일을 보내야 한다면

이왕이면 친해지자 싶어서 같이 술마시러 나간거였다.

그런데 그 사람들 앞에서 분명히 실수했을 것 같다. 아놔~~~~~ 7.gif

날 얼마나 돌+ 아이로 봤을까놔..... ㅜ.ㅜ

진짜 쪽팔리다....... 내 주사가 보통 주사가 아니었을텐데.......

갑자기 한숨이 나온다. 흑......

일단 숨어있을 곳이 필요했다.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배가 고팠다... 10.gif 

조심스레 밖으로 나갔다.

레스토랑에 가니 다들 모여있는 게 보인다.

눈치보며 조심스레 인사를 했다..... ㅜ.ㅜ

레오나가 먼저 속을 괜찮냐고 묻는다.

[나.. 어제 많이 취했지? 실수하고 그랬지??
우리 어떻게 여기까지 돌아왔어?
중간중간 생각이 날 것 같기도 한데 잘 안나.... 하하...]

[아냐, 웃겼어. 하하하하하]

하면서 들려주는 어제의 일화.

너무 만취한 나를 업고(그것도 하필 켄지오빠가 업었단다 ㅡㅡ;;) 

 바이킹 배에 태웠다고 한다.

그리고 배에서 바다를 향해 계속 오바이트 해 주시고

심지어 왕비호 오빠 손에다까지..... 허걱.

그러다 하늘에 무수히 많이 떠 있는 별들을 보고 외쳤단다.

[아, 저 별 10ㅅㄲ들.....]

하하하하......... 별 10ㅅㄲ들..... 하..하......하........ 19.gif

그래..... 생각보다 양호하다....

(그래, 이 정도면 괘아나......)

라고 스스로 위로해도 이건 정말 아니다.

뭔가 굉장히 창피하다, 굉장히.

난 마음을 가다듬고 최대한 친절하고 예쁘게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오빠들에게 말했다.

[어제는 정말 죄송해요... 제가 밥도 안먹고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요.
원래는 그정도는 아닌데 죄송해요~~]

[아니에여, 괜찮아요. 실수하신 거 없어요, 귀여웠어요. ^^]

정말 고맙다. 갑자기 오빠들이 좋은 사람처럼 느껴지려고 한다.

갑자기 신난 나.

[우리 이따 오후에 뭐할까요?]

[켄짱이랑 왕비호 오빠 카약 타보고 싶데.
우리 상덕이랑 Jin이랑 다같이 카약 타자.]

하고 말하는 레오나.

 [그래? 그럴까?? 상덕오빠하고 Jin이한테 물어볼게.]

라고 대답하지만 나 오늘 왠지 이상하게 카약이 별로다. ㅡㅡ;;


그리고 카약을 타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다시 레스토랑으로 모인 우리들.

이미 시간은 오후에 접어들고 있었다.

어라?

그런데 날씨가 좀 이상하다.

저 멀리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런 거에 연연할 우리가 아니지. ^^

비오면 비 맞으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던 우리들.

이 생각은 정말정말 큰 오산이었다.

우기가 시작된 피피의 바다를 우습게 여겼던 것이지...

게다가 배도 아닌 카약을 타고.

일단 카약 두 대에 여섯명이 나눠탔다.

한 대엔 상덕오빠 맨 앞, Jin이 가운데, 나 맨 뒤.

다른 한 대엔 켄지오빠, 레오나, 왕비호오빠.

그리고 멋지게 출발했다.

목적지는 바다 한가운데 쯤에 있는 샤크포인트.

카약으로 한 20여분쯤 걸리는 거리이다.

일단 여기에서 미리 밝히는 우리들의 수영실력.

켄지오빠, 왕비호오빠 - 잘함.
레오나 -  원래 못했으나 바이킹에 머무는 동안 배워서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정도.
-  한 달 넘게 배웠으나 10M이상 무서워서 가지못함.
하지만 나 하나는 건사 가능.
상덕오빠 - 수영 배운 적 없고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정도.
Jin - 태어나서 한 번도 수영이란 걸 해본 적 없다고 함.


사실 이 날.... 정말 하나님이 도우셨다.

지금도 생각하면 할 수록 가슴이 뛸 정도이니 말이다.



우리는 일단 샤크포인트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가지 못해 레오나 일행의 카약이 뒤집힌 모습이 포착되었다.

우린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웃겼기에.

게다가 그 카약에 탄 사람들은 전부 수영이 가능한 사람들이었기에

걱정이 되기는 커녕 그저 웃겼다.

그리고 그들은 몇 번이고 다시 카약에 타려고 시도하다

타지 못하고 지나가던 배에 카약과 함께 구출되었다.

우리 셋은 그 모습을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리고 다시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바다 한 가운데 쯤에 다달았을 그 때 쯤이었다.

지나가던 롱테일 보트 한 대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기 시작한다.

우리도 웃으며 함께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웃고 있지 않다.

그리고는 우리들에게 소리친다.

[Go Back!! Go Back!!!]

[상덕오빠, 저 사람들 우리한테 돌아가라고 하는 거 같은데?]

[그러게...]

하고 하늘을 보자 어느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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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날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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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변하고 있었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고 파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거이거, 정말 큰일이었다.

빨리 돌아가야만 했다.

노를 각각 하나씩 잡고 있는 나와 상덕오빠는

예전 여행 때 해봤던 노젓는 실력을 어김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말 한시가 급했다.

날씨가 정말 순식간에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이킹쪽으로 열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이킹을 눈앞에 두고 부슬부슬 쏟아지던 비가

갑자기 폭우로 변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노를 저으려고 들기만 해도 노가 뒤로 꺾일 정도의 바람까지.

내 힘으론 더이상 노젓기가 불가능했다.

난 배가 뒤집히지 않게 몸으로 중심을 잡으며 노를 더이상 젓지 않았다. 

Jin이의 겁먹은 목소리가 Jin이의 등뒤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맨 앞에서 상덕오빠는 혼자서 열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이킹 코앞인데 배가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는다.

배가 파도에 미친듯이 출렁인다.

저 바이킹 리조트에선 퀘군이 바다 앞까지 나와

우리를 걱정스레 지켜보며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카약이 뒤집혔다.


심지어 우리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이게 바로 우리 여행 악령의 저주의 시작인가...












21 Comments
필리핀 2009.07.10 12:37  
헐~ 은별님...
술 마시면 터프해지네요... ^^:

바다... 만만히 보면 안 되여...
은별이 2009.07.12 11:21  
ㅎㅎ
술마시면 본성이 막 나온다는..... ^^
그래도 험악하진 않아요~~~
lakill 2009.07.10 13:50  
아 이건 켄지켄조님 여행기에 나왔던 저주들 중 하나의 스포인건가요ㅋㅋㅋㅋㅋ


아 …저도 파타야에서 제트보드 타다가 엎어져서 물에 빠진 적이 있는데…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어도 너무 당황해가지고, 정신이 혼미했던 기억이 나네요.
은별이 2009.07.12 11:22  
네 맞아요.
그 저주들 중 하나랍니다....ㅎㅎ
앞으로 사건들이 몇 개 더 있어요.

그리고 역시 물에 빠지면 침착해야 하는 게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내맘이찡 2009.07.10 14:01  
므냥므냥~~이러시기에요?? 얼렁 담편부탁~~해욤!
은별이 2009.07.12 11:23  
넹넹~~ 열심히 연결하겠습니다~~ ^^
마살이 2009.07.10 14:25  
ㅎ ㅏ ㅎ ㅏ

이렇게 여행기를 올리시니  일단 무사하신거 같고...

얼렁 다음편 부탁요..^^
은별이 2009.07.12 11:24  
무사하니 천만다행이죵~~
지금은 이렇게 웃으며 얘기하지만 당시에는..... ㅠ.ㅠ
켄지켄죠 2009.07.10 14:30  
난 비바람치는 스콜피피를 어케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ㅋㅋ
저케 하면 되는구나~~ 센스쫭
은별이 2009.07.12 11:24  
그날은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사진을 만들어 냈죠~~ ^^
태루군v 2009.07.10 15:31  
헉 ... 저주라니 ㄷㄷㄷ ..... 정말 천만다행이군요 ㅠㅠ ...
은별님주사가 .. 저랑 비슷하신듯;; 어허허허허허 ' -'
다음편 기대중입니다 ' -')!
은별이 2009.07.12 11:25  
ㅋㅋㅋ
태루군님도 저랑 같은 과이군여??
역시 음악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엉~~~~ ㅎㅎ
방콕중 2009.07.10 17:41  

수영못하는 입장에서 남이야기 같지안네여..
자니썬 2009.07.10 22:36  
즐거운 여행 되시고~~

                    건강히 잘 다녀 오세요.... ㅡ은별님..

                                      난 언제 가지 ^.^ ??  ㅠㅠ..

 {뭔가가 좀 어색해.ㅜㅜ...내가 어색해  &..ㅋ,,}
은별이 2009.07.12 11:25  
저 일정이 바뀌어서 아직 출발 안했답니다.
중요한 일이 생겨서 14일날 출발해요~~ 잘 다녀 올게요~~ ^^
은별이 2009.07.12 11:27  
그러게여...
물...... 넘흐 무서워요.......... ㅜ.ㅜ
타완 2009.07.11 20:38  
날씨 사진에서 후기를 올리는 정성이 보입니다...
정말 쉽게 읽고...올려달라고 조르지만...
한번더 이렇게 정성을 다해 후기 올려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참....저도 그 거 듣고 싶어요..ㅋㅋㅋ 별 XXXX들 하하...
은별님이 하면 귀여울듯...
은별이 2009.07.12 11:29  
별 10ㅅㄲ들....
저도 저한테 그런 잠재력이 있을 지 몰랐어요. ㅎㅎㅎ
얼마나 신선해요?
하늘에 떠있는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보고 가장 먼저 한 말이 그거라는게. ^^
역쉬 난 개그맨 해야돼. ㅋㅋ
그리고 후기 열심히 또 올릴게요~~
시리우스70 2009.09.05 05:19  
아하하하...별 10 ㅅ ㄲ 들.....^^
코끼 2009.09.08 04:38  
[아, 저 별 10ㅅㄲ들.....]

요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막 웃다가...

카약 뒤집혔다는 글 보구서... 몸시.. 걱정중입니다.
글 쓰시고 있으시니... 아무일 없으시긴 하겠지만...
어휴~~ 큰일 날 뻔 하셨네요...
앤디훅 2009.10.08 14:31  
은별님여행기 넘 잼나게 잘보고있어요^^
켄지켄죠님 여행기를 먼저 보고 읽는 중이라서
연결이 넘 자연스러운거 있죠^^

감사합니다 소중한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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