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짧막한(?)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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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짧막한(?) 추억들

이수민 5 1100
태국을 3번 갔다 왔는데 한번도 여행기를 올린적이 없었네요.
여행기 올릴 자신은 없고 짤막한 느낌 정도만 올릴께요
별 재미는 없겠지만 그냥 읽어주세요.. ^^
그리고 제 여행에 많은 도움을 준 chai에게 이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물론 그 친구가 이 글을 읽을 수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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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문검색

저예산 & 오지여행에 대한 글을 여행가기전부터 읽고 또 읽었다.
"그래... 나도 저기 가보는거야!!"
왜냐고?? 새우가 싸다고 하잖수... ^^

미리 태국사랑에서 프린트해간 버스 노선표를 보고 "웡위안야이역"으로 출발
원래 기차 출발 시간을 알고 가야하는데 내가 알턱이 있나...
10Baht하는 기차표를 끊고 자리에 앉으니 3분뒤에 기차는 출발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
참고로 웡위안야이역은 시장통에 있다
우리나라 기차역을 상상했다가 못찾을뻔 했다
물론 마하차이역도 시장통에 있어서 좀 헤맸다

내 앞좌석은 남자2명, 옆좌석은 여자...
3명이 친구인데 마하차이까지 가는듯했다
셋이서 속닥 속닥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도 껴서 같이 놀고 싶었다
말 좀 걸어볼까 했더니 옆에 앉은 아가씨가 자기 시작했다

검표원이 와서 검표를 하고...
잘 나가던 기차가 갑자기 선다
이유는?? 나도 몰라... -_-;;
기차가 자꾸 중간 중간에 멈춰선다
뭐가 고장이 났는지...

철도청 직원이였는지 경찰이였는지 확실히 기억은 안난다
저 멀리 좌석에 앉아 있는 승객 신분증 검사를 하는것이다
'검문검색?? 아니... 왠 검문검색??'
검문검색 당하면 정말 기분 나쁘다
전에는 검문검색하면 인상 팍팍 쓰면서 신분증 넘겨주기도 하고
영장있냐고 반항하기도 했지만
전경들이 무슨 죄가 있냐... 그냥 이젠 포기하고 순순히 신분증을 넘겨준다

그 직원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10분뒤에 다시 돌아왔다
그러더니 내 자리로 온다
인상도 무척 드럽다...
태국말로 뭐라고 뭐라고 한다
내가 알턱이 있나...
하지만 신분증 검사한다는건 알고 있었다

'우쒸.... 여기까지 와서 내가 검문검색 당해야하다니'
솔찍히 기분 별로였다
그래서 모르는척 하고 일단 표를 보여줬다
왜냐고? 난 태국어 모르니깐... ^^
표를 보여주니 안그래도 험악한 인상이 더 험악해지며 나에게 뭐라고 태국말로 한다
그래서 영어로 한마디 해줬다... 난 태국어 모른다고
이 아저씨 단 한마디 나에게 던지는 말
"Passport"
뒤적 뒤적 여권을 찾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 자꾸 나에게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아무런 대꾸도 안했다... 대꾸하기 싫었다
내 여권을 받아들고 뒤적 뒤적 꼼꼼히 살펴본다
특히 비자 완료일을 살펴본다
'우쒸...내가 불법 체류라도 하는줄 아나?'
나에게 여권을 돌려주고 같이 앉아있던 태국인 3명 신분증 검사를 한다
그런데 이 아저씨 3명에게 무엇인가 꼬치 꼬치 물어본다
내용은??? 나도 몰라... -_-;;
근데 갑자기 이 아저씨가 한마디 하니 태국인 3명이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짐을 챙기더니 아저씨따라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곤 마하차이에 도착할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왜그럴까????
정말 궁금하다...

나중에 친구 chai에게 물어봤다
"나 검문검색 당했다. 별로 기분 안좋았다.
왜 검사하는거야?? 기분나쁘게.. 솔찍히 나 여권 보여주기 싫었다"

"너는 여권 보여줘야할 의무가 있어. 외국인이기때문에..
검문검색하는 이유는 태국으로 불법으로 넘어온 미얀마사람들이 많기때문이야
아마 너에게 신분증을 요구한 이유가 그때문일꺼야"

"그럼 내가 미얀마 불법 체류자처럼 생겼단말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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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 우
마하차이 시장엔 해산물이 많다
특히 한무더기씩 쌓여있는 새우들...
크........
요술왕자님께서 차이나타운보다 훨씬 싸다고 했지만 내가 어찌아랴...
어떻게된게 남들 한번씩 다 가보는 씨푸드 식당에도 한번 못가봤다
시장을 둘러보니 작은 새우는 Kg당 80baht도 있었다
큰머리 새우를 찾아 보니 Kg당 160baht
'톡 톡 톡 톡~~~~ (머리에서 전자계산기 두드리는 소리)'

'오옷..... 싸다....5000원도 안돼잖아'

"아줌마 이거 1kg주세요(당근 영어로)"

주인아줌마 날 피하신다.. ^^
내가 영어를 써서 피하시는건가???
그래서 그냥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1kg을 외쳤다
주인아줌마 그래도 겁먹으셨는지 옆가게 아줌마에게 도움을 요청.. ^^
새우에 얼음 팍팍 넣어서 포장해주신다
방콕까지 가는데 녹지 말라고 많이 넣어주셨다.. ^^
친절한 아주머니... ^^

기차를 타고 다시 방콕으로 돌아왔다
내 숙소는 "방박깨우"
굳이 해석하자면 개미동네이다...
동네 이름에 걸맞게 개미가 많다... -_-;;

새우를 삶아먹고 싶었다
그런데 숙소에 딸린 식당 아줌마랑 말이 통해야지...
일단 몇마리는 똠양꿍 해달라고 했다
그 숙소에서 사귄 남자애가 있었는데 그 애가 올때까지 기다렸다
그친구에게 열심히 설명을 해줬다...삶아달라고....

"삶아먹을꺼야? 이거 다??"

"응... 이거 1Kg밖에 안돼.. ^^ "

"너 혼자 다 먹을꺼야?"

"응... ^^;;
너도 같이 먹을래? 저녁에 같이 먹자~ "

"고마워...근데 나 저녁약속이 있어서....
정말 너 혼자 다 먹을꺼야?? "

"다 먹는다니깐... ^^ 걱정마~~~ "

저녁에 밥 한그릇에 새우 1Kg를 뚝딱 다 해치웠다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2Kg 사올껄... ^^;;
밤에 숙소로 남자친구가 전화가 왔다

"나 오늘 새우 1kg사서 다 삶아먹었따~
이거 5000원도 안돼... 싸지?? 크크크 "

"뭐?? 1kg?? 그걸 다 먹었다고??"

"응~~~~~~ ^^ "

"돼지...... -_-;; "

"허억!!!!!!!"

"너 태국에서 싸다고 주섬 주섬 이것 저것 주워먹고 있지??
안봐도 훤하다....
분명히 니 방에 바나나랑 망고 굴러다니고 있을꺼야.. 그치??"

"(뜨끔) 아니야... 그런거 없어... ^^;;; "
(솔찍히 방에는 바나나, 망고, 오렌지, 망고스틴까지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나 새우 먹으면서 니 생각하면서 눈물 흘렸어
우리 다음에 같이 와서 새우 많이 많이 삶아먹고 가자~~~"
(남자친구 생각은 무슨... -_-;; 새우 2kg 안사온걸 후회하며 울고 있었다 )

"태국에 있는동안 많이 주워먹고 다니지마...
안그래도 저번에 태국 갔다 와서 살 많이 쪘잖아..
이번에도 또 찔려고 그래???"

태국 여행하면서 얻는 것이 많습니다
특히 살.... -_-;;;
남들은 팍치 잘 못먹는다고 하던데 저 무지 잘먹습니다
못먹는 음식 거의 없습니다
없어서 못먹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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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박깨우

방박깨우라는 동네에서 1주일정도 머물렀다
외국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동네...

아침 5시 30분에는 친절하게 동네 닭이 "꼬끼오~~"하고 울어준다
한두번 울면 괜찮은데 10분정도는 우는것 같다
덕분에 알람시계가 없었던 나는 잘 일어날 수 있었다

밤에는 웃끼는 개들이 울어댄다
꿈나라에 가려고 바둥거리고 있는데 어느 개 한마리가 울어댄다
"아우우우~~~~~~~~~~"
그러니 조금 후에
동네 개들이 한꺼번에 울어댄다
"아우우우우~~~~~~~~~~~~~~~~"
아무래도 지네가 늑대인지 착각하는 개들인것 같았다
밤마다 동네개들은 저렇게 합창을 한다
"아우우우우우~~~~~~~~~~"

방박깨우 아침의 느낌은...
어느 시골집 같은 분위기다...
아침엔 닭이 울고
밤에는 자신이 늑대라고 착각하는 개들이 울어대며
귀에 익은 귀뚜라미 소리들......
베란다 문을 열어 놓으면 간 큰 참새들이 내 방으로 들어오기까지 한다
이런 자연들이 있어 편히 쉴 수 있었다
그립다.....

아침을 먹으러면 일찍 일어나야한다
아니다... 내가 먹고 싶은것을 먹으려면 일찍 일어나야한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아침마다 두유를 파시는 할아버지가 계신다
따뜻한 두유를 5baht에 파시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서
7시 30분이 넘으면 다 팔고 철수하신다
그러기때문에 늦어도 7시까지는 그 두유집으로 가야한다
두유 5baht에 빵 한조각 1baht
빵을 쪼개어 두유에 말아먹으면 든든한 아침이 된다
단돈 6baht에 아침이 해결되는것이다
원래 아침을 안챙겨먹는데 그 할아버지덕분에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먹게 되었다
한 두번정도 가니 이젠 할아버지가 날 알아보시고 웃으신다
그러면서 아무런 말 없어도 두유에 설탕을 타서 주신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컵쿤카"밖에....
그 두유집에 매일 매일 출근 도장 찍었는데
요즘도 아침에 그 따뜻한 두유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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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무척 길어졌네요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

5 Comments
이수민 1970.01.01 09:00  
주위에 여행자숙소는 본적이 없고요... 외국인도 하나없는 그냥 현지인들이 사는 평범한 동네입니다. 카오산에서도 지내봤기때문에 이번 여행에선 현지인들의 일상 생활을 느끼고 싶어서 방박깨우까지 가게 됐네요
이수민 1970.01.01 09:00  
네..여행자가 가는 곳은 아닙니다. 저는 친구한테 부탁해서 숙소를 알아봤습니다. 마침 빈 아파트가 있어 잠시 머물렀습니다
요술왕자 1970.01.01 09:00  
방 빡 깨우.... 여행자가 가는 곳은 아닙니다. 여행자 숙소 같은 것은 전혀 없는 곳이죠... 그죠 수민님?
이수민 1970.01.01 09:00  
방박깨우는 웡위안야이역에서 탁신Rd.를 따라 남쪽으로 15분정도 버스타고 가면 나오는 동네입니다. 탐마쌋대학교 앞에서 82번버스타면 됩니다
아줌마 1970.01.01 09:00  
정말 재밌네요.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올려 주세요,근데 방박깨우라는 동에가 어디쯤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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