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 8 - 푸켓~ 빠똥 해변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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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의 여행얘기 8 - 푸켓~ 빠똥 해변에서 2

BINA 1 1298
잠이 들었는데.....뭔가 이상해서 눈을 번쩍 뜨게 됐다. 헉...해는 어느덧 뉘엿뉘엿지고 있고.. 우리몸은 아까 먹은 닭고기 마냥 보기 좋게 익어있었다...-_- 그래 익는 다는 표현이 맞지...물론 썬크림을 등에도 발라주고 팔에도 바르고 얼굴에도 발랐지만. 썬탠하는 사람들처럼 엎어져 잔 것도 아니고 비치의자에 널려져서 잠이 들었으니..애써 태우기 힘든 부위인 목과 수영복으로 안가려지는 가슴팍,배 부위 등이 몽땅 다 탔다. 영자댁은 썬그라스를 쓰고 잠들었는데 썬그라스 모양으로 타 버려서 참 웃긴 얼굴이 되어있다..
돌아와 온수샤워두고 찬물로 좀 식혀 볼려고 물을 끼얹었더니 따끔따끔한것이...장난이 아니다...

몸이 타 들어갔어도 (?) 식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허구헌날 먹는 얘기를 쓰는게 정말 민망하기도 하지만...이 날도 우리는 멋진 저녁을 먹었다. 영자댁이 워낙에 국물있는 음식을 좋아하던 애라서 꼬옥 수끼를 먹어보고 싶단다. 내가 샤워하는동안 헬로태국에서 "찹스틱"이라는 수끼집이 소개된 페이지를 찾아놓고 내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 열의를 보이는 영자댁. 조금만 가니 빵집 이층으로 수끼집이 보인다. 손님은 아무도 없다...왜 아무도 없지?? 시간이 8시가 넘었었는데 저녁시간이 지나서 일꺼라고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는데...생각같아선 한가지씩 다 넣어서 먹고 싶었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사건도 있고 해서 우린 새우 한접시, 두부, 계란면, 조개하나, 버섯한가지, 소고기 한접시..등..둘이 합쳐 500밧 어치 정도를 주문했다. 수끼를 처음먹어본다고 했더니 거기 웨이트리스가 친절하게도 옆에서 하나하나 다 설명해 주고 요리까지 해 준다. 새우가 핑크빛으로 알맞게 익어갈 무렵 국물과함께 한숟갈 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예술이다~ 우리는 또 걸신들린 사람처럼 버섯줄기하나 안남기고 몽땅 먹었다..멸발 몇가닥 남은걸 아쉼게 건져먹고 있는데 영자댁이 헬로태국을 보더니 기쁨에 차서 소리지른다."우리 밥 비벼 먹자!" 스팀라이스와 계란을 주문하니까 김과 참기름을 알아서 가져온다. 또 다시 맛있게 비벼주는 친절한 웨이트리스 언니.
솔직히 말해서 그거 둘이먹기는 좀 많은양이었는데...워낙에 크리스마스 이브때부터 위를 늘려놔서인지..바닥까지 닥닥 긁어서 자알 먹었다. 세금이 조금 붙어서 물도 한병 포함해서 600밧 좀 안나왔다.

밖에 나와서 우린 휘황찬란한 거리를 한바퀴 돌면서 소화를 좀 시킨후 "샤크 클럽 & 디스코텍" 으로 갔다 100밧짜리 입장권을 끊으면 칵테일이나 맥주중에 선택해서 한잔 마실수 있다. 칵테일 두 잔을 주문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조명이 끝내준다.
워낙에 춤을 좋아했던 우리라서 여행 내내 몸 풀기(?)를 기다리고 있던중에 왕 시설 좋은 무대를 보니 뛰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던 와중에 칵테일이 나왔는데 잔마다 화려한 색깔의 꽃송이를 하나씩 꼽아준다..어서 많이 본 듯한 꽃인데....하고 보니 그것은 바로 서양 란. 우리 집에서 아빠가 애지중지 겨울에 날씨 추워서 얼어죽을까봐 안방에 모셔두고 키우고 있는 그 향기 좋은 난꽃들을...모가지만 똑 꺽어서 칵테일 잔마다 꼽아놨다. 더운나라가 좋긴 좋구나...그걸 가져다가 책갈피에 잘 꼽아서 말려서 아빠 가져다 드릴까...하다가 기절하실거 같아서 그만뒀다. 내가 잠깐 헛생각을 하고 있는동안 영자댁은 벌써 나가서 미친듯이 춤을 추고 있다.
태국가요나 이상한 디스코 음악 나오면 어떡하나..하던 걱정도 잠시.. 힙합과 트랜스를 적당히 돌려가면서 정말 신이 나게 만들어주고 있다. 유명한 디제이를 부른다더니 정말 맞구나...영자댁 상기된 얼굴로 돌아와 "바닥이 너무 미끄러워!" 하더니 신발을 휙 벗어던지고 맨날로 다시 나간다. 꿍짝 꿍짝 음악에 맞춰 한 두시간 놀고 나니 사람이 무진장 많아지고 태국여인네들이 외국인 여행자 꼬시기 이상야릇한 분위기로 들어간다. 무대도 더이상 발디딜 틈이 없고 놀만큼 놀았다 생각이 들어 그 곳을 빠져나와 숙소로 돌아왔다.

12월28일

아침부터 어제 익은부분이 따갑고 가렵고...그래도 꿋꿋이 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싸롱을 휙 두르고 1000 밧씩 챙겨서 해변가로 갔다. 오늘은 맘먹었던 대로 패러세일링을 하리라.....
또다시 해변가에 자리를 잡자 마자 어제 그 삐끼분들이 또 와서 "제트스키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한다. 그래서 패러세일링 얼마냐?하니까 한사람당 700밧이란다. 너무 비싸!!!! 좀 깍아줘요 했더니 지정된 가격이라서 깍아줄수가 없단다. 두사람 할꺼니까 좀 깍아줘요..깍아줘 깍아줘 해서 겨우 100밧깍았다. 두사람이서 1300 밧.
무거운 고리로 연결된 옷 입히고 구명조끼 입히고,,도저히 뛰기 힘들만큼 조여놓고서 "Run!!" 하란다. 뒤뚱거리면서 뛰다가보니 어느새 이 무거운 몸이 하늘을 날고 있다. 오우~~~스릴만점인데!!!
아래로 보이는 녹색바다 안에서 물고기떼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이고...영자댁은 보라색 해파리도 봤다고 한다. 박경림이 광고하는 "나 천사 맞잖아.." 하는 광고를 생각하고 있는데 바람이 멈춘 듯 하더니 바다로 퐁당 빠진다. 난... 무지하게 바보같은 생각이지만....바다로 빠지는건지 몰랐다. 올라갈때 땅에서 올라갔으니 등에 낙하산도 달고 있겠다..다시 사뿐히 땅으로 떨어지는건줄 알았다. 바다에 빠져서 허부적 대고 있으니 보트가 와서 툭 건져준다 -_-;;
"이게 끝??" 이냐고 하니까 끝난거랜다. 윽 너무 아쉽잖아...

패러세일링이 끝난후 제트스키를 타라는 끈질긴 삐끼들의 꼬심이 있었지만 물리치고 그냥 해수욕을 했다. (사실 돈도 없었다)
바다위에 떠서 노는것도 조금 지루해 질 무렵..허벅지 정도 오는 깊이의 물속에서 요상한 포즈로 조금씩 움직거리고 있었더니 영자댁이 "아메바"같단다. 그때 부터 우리는 아메바 놀이를 하면서 발끝으로 조개 잡기, 티안나게 개헤엄치기등등을 했다. (그거 참 유치하지만 그 당시에 우린 동심으로 돌아가서 정말 재밌게 놀았다)

빠똥의 해변가에는 개들도 참 많다. 몇몇 허기진 개들은 얕은 물 속에서 뭔가를 잡아먹고 있었다. 그거 참 안타깝기 그지 없어서 우린 닭고기 조금 남은걸 줬더니 아예 우리의 비치의자 밑에 들어가 앉아서 '또 뭐 안주나....' 하는 얼굴로 바라보더라...-_-;;;;

어제처럼 또 잠들어 내 살들을 well done 으로 익히게 될까봐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파라다이스 컴플렉스 맞은편에 있는 수산물 시장에서 60밧짜리 게살과 새우 볶음밥과 수박쉐이크(20밧)를 먹었는데!!! 정말 해산물들을 듬뿍듬뿍 담아주었다. 모양새만 좋게 새우 몇마리 넣어준게 아니라 마지막 한 숟갈까지도 해산물이 씹히는 감동의 저렴하고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첫마디가 "밥은 잘 먹니?? 음식은 입에 잘 맞니??" 하신다. 나중에 나 돌아가면 못 알아보지 말아요.....살 쪄 서....-_-;;;

내일은 드디어 피피로 간다...피피행 왕복 오픈 티켓을 500밧주고 예매했다.





1 Comments
... 1970.01.01 09:00  
아.. 넘넘 재밌어여^^ 제가 계획해논 루트랑 같아서 한자도 빠짐없이 읽고있답니다^^ 먹는얘기.. 맘에들어여. 저두 먹는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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