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여행기(싱가폴편) ㅠ,.ㅠ 욕하지만 말아줘여~ (2)
1월 11일
8시 정도에 일어났다.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한 후, 일찌감치 체크아웃했다. 택시를 잡아타고는 그 무거운 짐들을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는 300바트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미터'를 주장했고 결국 미터로 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돈을 더 주고 싶어도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주지.. ㅡ,.ㅡ;; 공항세랑 택시비 빼곤 몇푼 남지도 않았는걸.. ㅡ,.ㅡ;;;;;
공항에서 엽서 부치고, 짐부치고, 면세점 구경하니 시간이 다가 버렸다. ㅡ,.ㅡ;;
비행기를 탔다. 여전히 아름다운 스튜어디스 언니들.. 요번 자리도 창가이긴 하지만 창문이 없는 창가이다. ㅡ,.ㅡ;; 모니터는 있었지만 잡음이 심해서 영화는 포기 ㅡ,.ㅡ;; 여전히 짠 기내식을 먹고 싱가폴책 조금 읽으니 벌써 도착이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싱가폴..
창이 공항은 정말 한때 아시아 최고의 공항이라 자랑할 만 하다. 정말 효과적인 동선으로 되어있는 공항.. 입출국 면세점이 공존한다는것이 흥미롭고, 또한 입출국 절차를 하는 데스크에 공항 이용객을 위해 비치되어 있는 사탕들도 맛있었다. ( 난 원래 이런거에 약하다. ㅡ,.ㅡ;; ) 자.. 이제 벌금의 나라 싱가폴이다. 교통 질서가 존재 하지 않는듯 했던 방콕에서 이제는 세계 최고의 벌금국가 싱가폴.. 우리는 살짝 떨며(?) 버스터미널로 내려갔다.
싱가폴의 버스는 우리나라와는 틀리다. 요금은 분명 탈때 받지만, 거리에 따라 요금이 틀리고 (일본과 같다.. ) 좌석의 위치나, 기타 등도 다소 틀리다. 우리는 거대한 우리의 짐들을 낑낑 거리고 버스에 올라갔다. 일단 자리를 잡고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께 MRT로 갈아타야 하는 역이 어딘지 물어보았다. 아주머니는 자신은 그전에 내린다며, 옆자리에 앉은 학생에게 우리를 인수인계하신다. 오.. 친절.. 적당한 역으로 버스가 이동하자 학생은 우리와 같이 내린 후 MRT역까지 내려가서는 표끊는 법부터 타는 법까지 아주 쉬운 영어로 또박 또박 일러준다. 박양과 나는 감탄했다. '싱가폴에는 천사가 사나보다~ ㅍ,.ㅍ '
- 싱가폴에서 가장 기분좋았던 것은 이점이다. 누구에게 물어도 친절히 또박또박 설명해준다. 자신이 모르면 다른사람에게라도 물어봐 준다. 우리가 이해 못하더라도 친절하고 끈기있게 천천히 설명해준다. '친절'이 몸에 밴 국민들이다. 우리는 여행내내 그들의 친절에 감탄하고 감사하지 않을수 없었다.
우리는 다시 MRT를 타고 부기스역에서 내린다. 여행 안내 책자의 지도를 보니 부기스 역과 숙소인 '골든 랜드 마크 호텔'이 두블럭즘 떨어진듯하다. 우.. 짐도 무거운데. 걱정을 하며 역에서 내려 호텔로 걸어갔다. 생각보다 가깝다. 몇 분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싱가폴은 나라 자체가 워낙 좁아서 호텔의 객실등도 매우 작다고 들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수준이다. 볕도 잘들고.. 우리는 만족스런 마음으로 짐을 풀었다. 물집으로 아픈 내발을 위해 어제 방콕에서 사두었던 노오란 필라 슬리퍼를 꺼내 신었다. 욕실에서 머리를 감고 있는데 박양이 전화를 받으란다. 전화를 바꾸니 자신이 여행사 직원이라며 마치 싱가폴 항공 직원인듯 위장하여 일일투어를 하자는 제의였다. ㅡ,.ㅡ;; '미안하지만 우리는 계획이 있어요. 바빠요 안되요. 곤란해요~ 좋은하루 되세요~" 십분은 얘기한것 같다. ㅡ,.ㅡ;;; 우리가 체크인 한것을 귀신같이 알고 전화한것을 보니 호텔내에 정보통이 있는것 같다. 아니면 호텔에서 하는 여행사이던가.. ㅡ,.ㅡ;;
일정대로 오늘은 근처의 리들 인디아를 탐험할 계획이다. 저녁으로는 맛난 인도 요리를.. 후후후.. 박양과 나는 겁도 없이 걸어서 리들 인디아 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방콕에서도 걸어다녔는데 이거리도 못걷겠는가 하면서.. 조금은 두근거렸지만.. 왠걸.. 싱가폴은 정말 작은 나라라서 ㅡ,.ㅡ;;; 지도상으로는 무척 길고 오래걸릴것 같은 길들도 막상 걸어보면 금방이고.. 아무튼 리들 인디아까지 30분 정도 걸었나.. 이곳저곳 두리번 거리며 사진도 찍고.. 촌스런 우리들은 남들이 건널때 같이 건너고 그러며 무단횡단도 하였다. ㅡ,.ㅡ;;
- 이것이 우리의 첫번째 무단횡단이었는데 싱가폴 여행내내 무척이나 많은 무단횡단을 했다. ㅡ,.ㅡ;;;
가기로 마음먹었던, 책자에 별표를 받은 식당을 찾았으나 그사이 건물이 헐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방황하다가 그 근처에 별표를 받은 '델리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인도식 볶음밥과 치킨을 시켰다. 맛있다! 박양과 나는 미친 듯 밥을 먹었다. 입에 꼭 맞는다. 향긋한 카레향과 맛있는 안남미 - 사실 우리는 여행내내 우리나라에서는 악평이 자자한 안남미로 지은 밥을 무척 맛나게 먹었는데, 그것은 쌀의 특성을 살린 그네들의 밥짓는 법으로 요리된(?) 밥은 우리나라 밥에 뒤지지 않게 맛있었기 때문이다. - 주인장은 우리에게 계속 일본어로 말을 건다. 난 시침 뚝 때고 일본어로 대답해주었다. 맛나게 밥과 후식까지 다 먹은후 나는 주인장에게 우리 책을 보여주며 '여기서 보고 찾아왔다' 라며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려주었다. 주인은 무척이나 미안해하면서 '한국 여행서적'에 자신의 가게가 나와있는것을 신기하며 우리에게 한국어도 한마디 배웠다. ' 감사합니다..'
사실 여행내내 이런식이었다. 누군가 우리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면 고대로 대답해 준 후 우리는 한국인이라 밝히고 친절하게 여행서적을 보여주었다. 또한, 무단횡단등 범법행위(?)를 할 때는 절대 한국어 하지말고 어줍은 영어나 일어를 하자고 친구와 약속했다. ㅡ,.ㅡ;; 밖에 나가면 다 애국자라던가.. 이것도 애국이라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분좋게 배불리 먹은후 우리는 주인장과 인사를 나누고 부기서 정션으로 향했다. 부기스 빌리지와 부기스 정션.. 우리나라 돈암동 거리보다 작은 것 같은.. ㅡ,.ㅡ;;; 무단횡단도 하고 사진도 찍고 세이유 백화점 수퍼마켓에서 이것저것 사고 호텔로 돌아갔다. 하루종일 무거운 습기로 가득찬 싱가폴의 더위에 시달린 나는 욕조에서 피로를 풀고는 책을 읽다 잠이 들어 버렸다.
1월 12일
8시에 일어났다. 오늘 아침부터는 호텔의 조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 먹어야 한다. 난 한국에서 준비한 컵라면과 고추참치를 꺼냈다. 박양은 어제 슈퍼마켓에서 싱가폴 컵라면을 하나 샀다. 물을 덥히기 위해 포트의 뚜껑을 열어보니.. 무척 깨름직해 보이는 내부 구조가 보였다. 설마 먹고 죽지야 않겠지.. ㅡ.,ㅡ;;;; 우리는 눈 딱 감고 물을 끓여서 컵라면을 먹었다. 맛있다. 그러나 여행 일수가 워낙 짧아서인지 특별히 '우리 나라 라면 죽인다~'이런 느낌은 없었다. ㅡ,.ㅡ;; 대충 아침을 먹고는 근처의 아랍 스트리트를 구경했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인지 문을 연 상점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비싸보이는 카펫 상이 'いらっゃいませ~'라며 나에게 호객행위를 한다. 이봐요! 사람을 봐가면서 호객행위를 하라구요~! 먹구 죽을돈도 없어요~!! ㅡ,.ㅡ;; 술탄 모스크를 보고 책자에 나온 좋은 선물용품점을 찾았다. '멜로스 쿠리오스' (중요하다! 이름을 암기해도좋다. 이집이 우리 여행에 이후 얼마나 큰 정신적 타격을 입혔는지.. ㅡ,.ㅡ;; )오오.. 아직 문을 안열었다. ㅡ,.ㅡ;; 그 앞에서 땀을 식히고 있자니 주인이 와서 문을 연다. 타이밍이 좋다~! 우리는 조르르 따라 들어가 구경했다. 특이한 물건도 많고 이쁜 물건도 많다. 가격은 태국보다 월등히 쎄다. 당연한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물가가 비싼 나라라니깐.. 음.. 싱가폴의 물가는 생각보다 비싼가 보군~! 아침 개시 손님인데 그냥 나오기가 뭐해서 친구와 나는 멀라이어 상이 조각된 포크 한세트와 종 하나를 사들고 나왔다. 오는길에는 리본가게에 들러서 정말 특이한 리본도 하나씩 사들었다. 싱가폴의 첫 기념품이다. MRT를 타고 오차드 로드로 갔다. 오늘의 일정 첫번째는 국립 난 공원이다. 오차드에서 보타닉 가든으로 가는 버스가 있단다. 버스 정거장을 찾아서 해매는것이 힘들것 같아 그냥 걸어 가기로 했다. 싱가폴은 아침부터 덥다. 방콕과는 틀렸다. 이것이 건기와 우기의 차이인가? 태국의 더위는 건기여서 그런지, 습도가 없어 견딜만 했는데.. 싱가폴의 더위는 숨이 막히는 습도가 있었다. 초행길이라서인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보인다. 한참을.. 정말 한참을 걸었다. 40분정도 걸은끝에 겨우겨우 보타닉 가든을 찾았다. (나중에 지도를보니.. 엉뚱한 샛길로 새서.. 정말 한참 돌아 갔던 것이다. ㅡ,.ㅡ;; 젠장..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 보타닉 가든에서 받은 감동 하나.. 그것은 애완동물 입장 가능한 공원(!)이라는 것이다. 멋지다~ 이렇게 훌륭한 넓직하고 녹지로 가득찬 공원이 애완동물 입장 가(可)라니.. ㅠ,.ㅠ 우리나라의 볼거라고는 잔디밖에 없는 올림픽 공원은 애완동물은 커녕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팅도 금지 아닌가! 반성해야 한다! 보타닉 가든을 걷고 있으려니 집에 있는 우리 새끼들 생각이 절로 났다. ( 개두마리 고양이두마리 햄스터 두마리.. ㅡ,.ㅡ;; )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그 더운 날에 조깅을 하는 서양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헉.. 미쳤어!!! ㅡ,.ㅡ;;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더워 죽겠는데 말이야~! 보는 내가 더 더워졌다.
아무튼 보타닉 가든은 그 명성 그대로 (허니문 사진 찍는 장소 일순위라는.. )이쁘다, 곳곳에 사진 찍어주세여~ 라고 말하는 듯한 나무와 정자들이 있었고, 국립 난 공원 역시 좋았다. 난이나 꽃에 대해 무지한 우리는 '와~ 이꽃 이쁘다~ 와 저꽃은 비싼건가봐 비닐하우스 안에 있네~ ' 이러며 구경을 했다. ㅡ,.ㅡ;; 보타닉을 대충 둘러보고 오차드까지 다시 걸어 나왔다. 이번에는 길을 잃지 않고 걸어 나온 덕에 수월하게 오차드 로드까지 도착했다. 잠시 커피빈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친구가 태클을 건다. 오후 일정이었던 주룽 새공원이 시간이 빡빡해서 '새쑈'를 보기 힘들다며 오늘 가지 않겠단다. 나는 광분했다. 그렇잖아도 그놈의 '새쑈' 때문에 한국에서도 말다툼을 했었다. 한사코 '오후 새쑈'를 봐야겠다는 친구와 '어차피 새쑌데 오전꺼 보자~'는 나 사이의 충돌~! 결국 힘들게 다시 일정을 조정했는데.. 이번에는 오전쑈 본다며 오늘 일정 캔슬이라니.. 죽일.. 친구에게 미친듯이 화를 낸 후 일정을 재 조정했다. (근데 사실 지금생각하면 이때 화낸 이유중 절반 이상은 싱가폴의 더위로 인한 짜증인것 같다. ㅡ,.ㅡ;; 박양 미안.. ㅡ,.ㅡ;;) 결국 오후에는 오차드에서 차이나 타운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차이나 타운 관광도 목적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역시 '저녁식사'가 목적이었다. 맛좋은 레스토랑이라는 '리앙키레스토랑'을 찾아라~..
가까운 역에 내려서 리앙키를 찾아갔다.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니 이 여자분도 관광객.. ㅡ,.ㅡ;; 영어에 능한 자신의 남편을 부르더니 우리에게 길을 설명해준다. 오 고마워라~ 그것도 모자라 그 남편분은 지나가던 남학생을 불러 세워서는 우리를 인수인계해준다. 학생은 말도 모르면서 우리 여행 책자를 붇잡고는 길을 헤메기 시작한다. ㅡ,.ㅡ;; 한차을 해맨끝에 '왜 리앙키 레스토랑을 찾느냐'라고 묻기에 우리는 '뭔가 먹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그제서야 학생은 명쾌한 표정으로 중국 식당 밀집 지역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알고 보니 그곳이 리앙키 레스토랑과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그러게 방향만 알려 주면 우리가 찾을수 있다니깐.. ㅠ,.ㅠ 가는동안 우리의 직업, 국적등등에 대해 간단한 대화를 나누더니 우리에게 주소와 전화번호, 이메일까지 적어주며 우리의 주소도 적어달라고 한다. 헉.. 친절한 싱가폴인.. 좀 무섭다. ㅠ,.ㅠ 영어로 편지쓰기 힘든데.. ㅠ,.ㅠ( 여기서의 교훈 하나는 친절함은 정말 관광대국으로 가기위한 미덕이자 의무이지만 지나친 친절은 타인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다. ㅡ,.ㅡ;; ) 우리가 식당안에서 자리잡는것을 확인하고 떠난 친절한 남학생과의 작별 후 우리는 그 근처에 있을 리앙키 레스토랑을 찾아 나섰다. ㅡ,.ㅡ;; 다행히 호커 센터라 뭐랄 사람도 없었다. 우리는 혹시 그 학생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되어 몇분동안 각 음식 점들의 메뉴를 구경한후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만약 그학생과 그곳을 빠져나오는 우리가 마주치면 얼마나 미안하겠는가! ) 리앙키를 찾아라~ 생각보다 너무 크게 표시된 싱가폴의 도로들에서 해매다 결국 찾았다 .. 리앙키.. ㅠ,.ㅠ
리앙키의 음식은 맛있었다. 음.. 역시 별표가 있을만 하군~ 특히 후식으로 먹은 얌은 일품! 지대한 관심을 보이시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여행책자와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 보고 찾아왔다'라고 하니 너무나 기뻐하신다. 작년에 찍은 사진이라면서 한국 '잡지'에 나온다고 해단다. 아주머니는 안에서 카메라까지 들고 나오시더니 기념촬영까지 하신다. ㅡ,.ㅡ;; 만족스런 식사 후 우리는 천천히 차이나타운 구경을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싱가폴에 방문했을때 들렀다는 티챕터라는 찻집에서 차도 사고( 이 집은 차 마실때 입장료가 있으며 여왕이 앉은 자리는 따로 10 S$ 일반석5S$ 거기 찻값까지 보태 받는, 놀라운 상혼이 존재하는 집이었다.) 싱가폴의 국보라는 (지정되었단다.. ) 스리마리암만사원(인도사원)도 구경했다. 거기에 남대문 시장을 연상 시키는 노점들.. 화려한 차이나 드레스, 출처와 진위가 불분명한 고미술품들 닭 모양 그대로 말린 육포, 거기에.. 3개 10S$ 하는 가게.. 오오 이럴수가 놀랍게 도 이가게에는 내가 산 멀라이어상 포크.. '멜로스 쿠리오스'에서 무려 18S$나 주고 구입한 포크가.. 단돈 11S$에 팔리고 있었다. ㅡ,.ㅡ 이런.. 오자마자 이런 엄청난 바가지를.. 고작 포크하나에.. 5000원이 넘는 바가지라니.. ㅡ,.ㅡ;; 무서운 나라 .. 싱가폴.. 태국에서의 바가지는 소문을 들었으나 싱가폴에도 바가지가 존재할지는 미처 생각을 못했으며, 또한 여행책자와 인터넷상의 많은 이들이 추천한 상점이라 방심한게 화근이었다! 이후 우리는 싱가폴에서 어떤 물건을 보던 '에이 우리가 멜로스에서 바가지 안썼으면 샀을텐데~ 그때 그거였으면 이게 몇갠데~'라며 투덜거리는 습관이 생겼다.ㅡ,.ㅡ;; 멜로스 쿠리오스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노점들 구경하며 중국 과자점을 찾았다. 집식구들에게의 선물. 먹성좋은 우리 식구들은 분명 이런것을 기대할 것이다. 중국 과자이름은 '월병'밖에 아는것이 없는지라.. 월병을 찾자 주인장 아저씨께서 '월병은 추석에만 나오는 특별한 과자라 지금은 없다'라며 열심히 설명해 주신다. 아저씨의 추천으로 일주일 이상 보관 가능한 과자만 종류별로 사들고 나왔다. 꽤 무겁군.. 나중에 짐을 챙긴후 자리가 나면 더 사야 겠다. ㅡ,.ㅡ;;
내일 일정은 동물원이기때문에 이만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 오늘의 교훈!
1. 싱가폴은 바닥이 좁다. 그바닥이 그바닥이다. 아침일찍 서둘러 돌아다닐 필요는 없는듯 하다. ㅡ,.ㅡ;;;
2. 지도를 너무 믿지 말자. 서울이나 태국지도와는 틀리게 무진장 도로가 작고 짧아서 지도믿고 가다가는 오히려 헤맬 위험이 있다. ㅡ,.ㅡ;;
1월 13일
오늘은 조금 천천히 나가기로 했다. 오늘 아침은, 세이유백화점 푸드 코트에서 나시 고랭 비슷한 것을 먹었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괜찮은 맛이었다. 보기에는 무척 껄쭉해 보였지만.. ㅡ,.ㅡ 흐뭇한 식사 후 클락키로 향했다. 시청역 MRT에서 내린 후 클락키까지 걸었다. 생각보다 짧군.. 20분정도 걷자 클락키가 나왔다. 그러나.. 너무 이른가? 시간이?? 아무도 없네.. ㅡ,.ㅡ;; 이상하다.. 분명 책에서는 8시 30분부터 벼룩시장 시작이라고 하던데.. 텅빈 카페거리를 걸으며 근처 맥도날드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창밖의 노천테이블에 남겨진 맥 머핀을 거리의 새들이 무섭게 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새는 참새도 열대새다.. ^-^ 누가 그러던데 미국 거지는 양담배 핀다구.. ㅡ,.ㅡ;;; 아무튼 우리나라로치면 참새에 해당할것 같은 무진장 흔한 노랑부리에 노랑 발을 가진 귀여운 새들이 맥 머핀에 목을 맨다. 그 모습을 구경하며 천천히 먹은후 다시 클락키로 가봤다. 오 이제서야 좀 보이는군.. 이런.. 지금시간은 12시 30분.. ㅡ,.ㅡ;; 모야 이 여행책자.. ㅡ,.ㅡ;;그나마 몇개 문열고 있지도 않는다 눈치를 보아하니 지금부터 슬슬 문을 여는 모양이다. ㅠ,.ㅠ 스머프 인형이 갖고 싶었지만 둘곳 없는 내방을 생각한 후 아쉬운 발걸음을 떼었다. 오늘은 북부 지역에서 하루 종일 있을 계획이다. 동물원과 나이트 사파리~! 신난다~ MRT를 타고 여행 책자의 동물원 안내를 확인하니 초아추캉이나 아모교 역에서 내리란다. 노선도를 보니 아모교 역은 없다. ㅡ,.ㅡ;; 앙모교는 있지만.. 대충 짐작은 갔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아추캉에서 내렸다. 역내 매점에서 생수 한병 사들고 버스를 기다려 타고 갔다. 이층 버스 한번 타기 위해 버스 몇대 보내고 겨우 이층에 올라가 맨 앞에 자리잡았다. ( 예전에 서울랜드에서 타본적 있지만 그때는 이층이 다차서 일층에 앉았었다. ㅠ,.ㅠ ) 그러나, 생각보다 좋지 않다 이층버스.. 일단.. 작열하는 태양에 그대로 노출되었고, 너무 낡아서 덜컹거렸으며 멀미를 조장했다. 더구나.. 에어컨이 없었다. 갈때는 에어컨 버스 타고 가야지.. ㅡ,.ㅡ;;
동물원 앞에서 무사히 내려서 동물원 입장권과 트램권을 샀다. 슬프게도 우리는 입장권에 트램이 포함된 사실을 자세히 몰랐기에 결국 트램권을 또 샀다. ㅡ,.ㅡ;; 트램타고 동물원을 먼저 한바퀴 돈후 천천히 걸으며 동물 구경을 했다. 싱가폴 동물원은 소문대로 '장벽없는 동물원'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아주 위험한 맹수는 유리창으로 격리 시켜 버렸지만, 일반 맹수는 아주 엉성해보이는 철망 하나가 있을뿐.. 마음만 먹으면 맹수 우리에 손을 넣을수 도 있을것 같다. 철망 앞에는 사자가 '캬웅~'하며 발짓하는 주의 표지판이 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동물원은 깨끗한 환경과 느긋해보이는 동물들이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나 싱가폴.. 작았다.. 규모가.. ㅠ,.ㅠ;; 생각보다.. 천천히 정말 천천히 구경하고 (왜냐하면 나이트 사파리 시간과 맞추어야만 했기에.. ㅠ,.ㅠ )급기야는 담벼락에 누워 아슬아슬하게 잠이든 바다사자(라고 추측.. ㅡ,.ㅡ;;) 을 바라보며 벤츠에 누워 잠이 들었다. ㅡ,.ㅡ;; 꼬꼬댁~ 졸고 있는데 누가 깨운다. 동물원 관계자가 우리에게 설문 조사 좀 하잔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힘들게 인터뷰에 응했다. 잠이 깬 나는 아직 못한 동물원 구경을 좀 더 하고 나이트 사파리를 포기하고 호텔에 돌아가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동물원의 규모를 보니 나이트 사파리도 조금은 실망할것 같았다. 기념품점에서 야광으로 빛나는 멋진~ 표범눈 나이트 사파리 티를 사고는 먼저 호텔로 돌아왔다. 세이유에서 사온 초밥과, 엄청 양 많은 콘슬로우, 컵라면까지 끓이니 진수 성찬이다. 꼴깍.. 맛난다~~~~ ㅠ,.ㅠ 싱가폴 초밥은 묘하게도 와사비맛이 별로 강하지 않다. 나에게는 딱~ 먹기 좋다~ 값도 싸고.. 배부른 식사후 야광 티를 입고는 불을 껐다. 이럴수가.. 동물원에서는 그리도 멋지게 잘도 빛나던 표범 눈이... 보이지 않는다..
ㅠ,.ㅠ 실망 실망... 실망이야~~~~
책보고, 일기쓰고, 목욕하고, 뒤굴거리고 있으니 사파리를 본 친구가 들어온다. 재미는 있었지만 아주 많이 재미있지는 않았단다. 다행이다.. ㅡ,.ㅡ;;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후 잠이 들었다.
1월 14일
오늘은 주룽새공원과 센토사 가는날~
시청역 후난 전자상가를 잠깐 들른후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사들고는 주룽새 공원으로 향했다. 출퇴근 시간이지만 우리는 시내가 아닌 외각으로 빠지는 길이어서 MRT내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MRT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공원에 도착해서 트램 한바퀴 타고나니 올스타 새쇼 하는 시간이다. 화려하고 우아한 새들이 공중을 날아다닌다.. 이뻐라~ 저거 한마리 따악 집에 데리고 가면 쓰겄네ㅡ,.ㅡ;; 주룽 새공원은 한국인 천국이다. 어찌나 한국인이 많은지 트램을 비롯한 각종 가이드 녹음 시설에 한국어가 들어가 있고, 길가다 마주치면 한국인이다. 역시 난공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새에대해 조예가 깊지않은 우리는 오.. 새다.. 오 저새는 비싼샌가봐 새장에 가두었어~ 이러며 요런저런 새들을 구경했다. 기억남는 새는 .. 노란 큰부리를 가진 새..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숲에서 떨어지는 열대 과일을 기다리며 하늘을 향해 입벌리고 있다는 그 모습은 경악.. 이었다. 헉.. 감나무 아래서 떨어질 때 기다린다더니.. ㅡ,.ㅡ;;; 그것을 실천하는 녀석이 여기 있었군! 주룽새공원을 한바퀴돌고 기념품점에서 박양은 마치 중국 병풍에 나오는 수놓은 호랑이와 흡사한 묘한 호랑이티와 코끼리 티를 샀다. 두장사면 싸게 준단다.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박양.. 쯧쯧..
센토사로 이동한다. 케이블카는 분명 멀미할것 같아서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대관람차등을 타면 멀미한다. ㅡ,.ㅡ;; )버스를 타고 센토사로 들어갔다. 먼저 모노레일을 타고 언더 워터 월드를 관람했는데, 소문대로 아쿠아리움보다는 전반적인 시설이 떨어진다. 하지만 '듀공'을 보았다. 이것만으로도 언더 워터 월드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스러운 듀공 .. 가엾기도 하구나~
단, 언더 워터 월드 관람에는 결정적인 흠이 있는데 돌핀 라군(돌고래쇼)와 같이해서 입장료를 판다는 것이다! 라군에 어지간히 손님이 없나보다 ㅡ,.ㅡ;; 하지만 돌고래쇼는 우리나라가 최고인걸.. ㅡ,.ㅡ;; 별수 없이 워터월드와 라군 입장료를 샀다. 워터월드 관람을 끝낸후에 나비 박물관으로 이동~ 사실 벌레라면 모두 '신발로 쳐 죽여야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나비 역시 좋아하지는 않지만 ( 좋긴 좋지만..많은 나비가 날라 다니는 것은 싫다.. ㅠ,.ㅠ 무섭단 말야...ㅠ,.ㅠ )워낙 강하게 보고싶다는 박양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했다. 관람이 끝난 후 우리는 머라이어 상을 가로 질러 실로소 비치로 갔다. 싱가폴 항공에서 훔쳐온(?) 기내 담요를 넓직하게 펴고는 그 위에 누웠다. 일어나기 싫다~~~ 멀리서 분수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야자수 아래 해변에 배 깔고 누워있으니, 차라리 분수쇼를 보지않으리라.. 란 결심이 섰다. ㅡ,.ㅡ;; 한참을 석양 아래 뒹굴거리다가 일어났다. 7시 30분 분수쇼가 남았지만 우리는 그냥 시내로 가기로 했다. 저녁식사를 위해.. ㅡ,.ㅡ;;;; 자고로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지 않은가!
오차드 로드의 센터 포인트내에 있다는 푸드 컬쳐인가 하는 푸드코트를 찾았지만.. 그런곳은 없단다.. 정말 이 여행 서적.. 실망이다.. ㅡ,.ㅡ 근처의 알 수 없는 이상한 중국집에서 겉보기에는 자장면 처럼 보였던 소고기 간장볶음 국수와 볶음밥을 먹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무진장 간이 짠 저녁식사여서 인지, 생수 1.5리터를 완샷 해버렸다 ㅡ,.ㅡ;;
내일의 출발을 위해 짐을 싸는데.. 짐이 예술이다. ㅡ,.ㅡ;; 어찌나 많은지 가방에 갑빠가 선다. ㅡ,.ㅡ;;; 발로 밟고 깔고 앉아 겨우겨우 짐을 우겨 넣는다. 가방이 터질것 같다. ㅡ.,ㅡ;;;
가는길에 비행기내에 살포시 두고 오려고 했던 싱가폴 항공의 담요는 정말 미안하게도 운반 포기이다. 무리다 무리.. 도저히 들고 갈수가 없다. ㅡ,.ㅡ;;
이제 싱가폴에서의 밤도 마지막 밤이다. 오호~
1월 15일
느긋이 침대에서 뒤척이며 시간을 끌었다. 11시 즈음에 체크아웃을 하고는 짐을 모두 맏기고는 호텔을 나섰다. 아침식사로는 먹어보고 싶었던 나시고랭을 먹었다. 오호~ 맛있군.. 전반적으로 나는 태국 음식보다는 싱가폴음식이 훨씬 맛났던것 같다. - 물론 내가 가리거나 그런건 아니다. 남들은 끔찍하다는 팍치도 내 입맛에는 잘 맛았고, 남찜도 맛있었고, 똠양꿍도, 수끼도 꼬치도 모두 맛있었다. 불량식품으로 단련된 우리의 몸은 물갈이는 커녕 감기도 앓지 않았고 잔지 발에 물집만 좀 잡혔을 뿐이다.-
오차드에가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니안시티와 쇼핑센터의 장난감들과 이것저것 구경을 하며 시간을보냈다. 니안시티 안의 홀베인 상점은 정말 탐나는 인형과 조각들이 많았다. 니안 시티 안의 알수 없는 오야꼬돈부리로 이른 저녁을 해치웠다. 그 넓은 식당에 우리 단 둘뿐.. 어찌나 손님이 없고 심심했던지, 우리가 자리에 앉자 놀고 있던 종업원들이 달려온다.ㅡ,.ㅡ;; (밥먹는 우리가 민망하다. )반찬으로 나온 엄지손가락만한 단무지가 무척이나 반갑다.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시간은 7시.. 공항까지 가는데 부담가는 짐때문에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싱가폴 택시를 탔다.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좋은 택시라는건 잘 모르겠더라. 물론 택시 자체는 볼보였지만.. 후후후.. 아마도 강제 합승이나, 승차 거부등이 없기때문에 세계적인 서비스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자 등쳐먹지도 않고.. ㅡ,.ㅡ;;
공항에 일찍와서 수속을 끝내고는 면세점 구경을 했다. 참 이상한 것은 분명 '면세점'이라함은 세금을 받지 않는 물건이기에 시내보다 당연히 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태국의 면세점도 일반 상점의 몇배나 되는 가격이었고, 싱가폴 면세점도 초콜릿 같은 품목은 시내 백화점 슈퍼마켓보다 2배이상의 가격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백화점에서 쵸콜릿좀 더 사오는건데.. ㅡ,.ㅡ;; 때늦은 후회를 하며 남은 돈을 원화로 환전했다. 겨우 14만원돈 남았었는데 환전하니 환차손이 2만원이나 된다. 헉.. ㅡ,.ㅡ;;; 무섭군.. 친구뒤를 따라다니며 화장품과 술들을 구경한후 앉아서 쉬다가 비행기를 탔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좌석은 잡음도 나지않고 화질도 괜찮은 모니터가 존재한다. 디아더스 봐야지~~~ >,.<
재미나게 영화를 보고 게임을하며 혼자 놀았다. 박양은 옆에서 쿨쿨.. 혼자놀기에 지쳐 쓰러져 있으니 이제 아침 기내식이 나온다. 꼬들꼬들한 씹기힘든 볶음밥을 먹은 후 면세품을 팔기위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스튜어디스를 구경하며 조금 쉬려니 벌써 한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이제.. 중국집 가도 단무지가 나오는 내 나라에 온것이다. ㅡ,.ㅡ;;;
무사히 도착하여 입국 수속을 끝내고는 리무진 버스에 탔다. 한국은 그동안 따뜻했단다.. 젠장.. 내가 없을때는 무진장 추워야 하는거 아냐~!
딱 세명 탄 리무진 버스는 얼마나 난방을 쎄게 했는지 정신이 혼미해지고 숨이 턱턱 막히는 경지였다. ㅡ,.ㅡ;; 태국보다도 덥고 싱가폴보다도 더웠다. 태양열에의해 날개를 잃고 떨어지는 이카루스의 기분을 느꼈다. ㅡ,.ㅡ;; 옷을 하나하나 벗고 덥다고 투덜거리며 숨막히는 공기를 부채질하며 땀을 흘리는 우리들을 보고도 기사 아저씨는 난방을 줄이지 않는다. 서울역에서 택시로 갈아탄 후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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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허접한 여행기입니다. 친구와 단둘이 멀리까지 가는 여행은 처음 이었기에 더욱 허접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친구들과 우루루루, 또는 친척집에 가는기위해 일본등에 출국한적은 있었지만 말이죠. ㅡ,.ㅡ;; )
사실 제 여행은 아직 여행의 입문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겠지요.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행하며 느낀점중 가장 중요한것 한가지만 말한다면 '잘 만들어진 여행서적 한권이면 어디든 갈수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만들어진 여행서적 한권만 있으면 여행은 무적이더군요. (개인적으로 헬로우 태국은 최고의 책이었지만 헬로우 싱가포르는 최악까지는 아니어도 별루! 인 여행책자였습니다.)
물론 도둑등을 조심하고 (제가 카메라를 당해서.. ㅡ,.ㅡ;; ) 밤길을 조심하며, 낯선사람을 너무 믿으면 안되겠지만요. (그건 어딜가나 기본이잖아요. ^-^)
용기를 내고 도전하면 못할 것은 없더군요.
허접한 여행이었다 너무 욕하지는 말아 주시구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8시 정도에 일어났다.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한 후, 일찌감치 체크아웃했다. 택시를 잡아타고는 그 무거운 짐들을 들고 공항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는 300바트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미터'를 주장했고 결국 미터로 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돈을 더 주고 싶어도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주지.. ㅡ,.ㅡ;; 공항세랑 택시비 빼곤 몇푼 남지도 않았는걸.. ㅡ,.ㅡ;;;;;
공항에서 엽서 부치고, 짐부치고, 면세점 구경하니 시간이 다가 버렸다. ㅡ,.ㅡ;;
비행기를 탔다. 여전히 아름다운 스튜어디스 언니들.. 요번 자리도 창가이긴 하지만 창문이 없는 창가이다. ㅡ,.ㅡ;; 모니터는 있었지만 잡음이 심해서 영화는 포기 ㅡ,.ㅡ;; 여전히 짠 기내식을 먹고 싱가폴책 조금 읽으니 벌써 도착이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싱가폴..
창이 공항은 정말 한때 아시아 최고의 공항이라 자랑할 만 하다. 정말 효과적인 동선으로 되어있는 공항.. 입출국 면세점이 공존한다는것이 흥미롭고, 또한 입출국 절차를 하는 데스크에 공항 이용객을 위해 비치되어 있는 사탕들도 맛있었다. ( 난 원래 이런거에 약하다. ㅡ,.ㅡ;; ) 자.. 이제 벌금의 나라 싱가폴이다. 교통 질서가 존재 하지 않는듯 했던 방콕에서 이제는 세계 최고의 벌금국가 싱가폴.. 우리는 살짝 떨며(?) 버스터미널로 내려갔다.
싱가폴의 버스는 우리나라와는 틀리다. 요금은 분명 탈때 받지만, 거리에 따라 요금이 틀리고 (일본과 같다.. ) 좌석의 위치나, 기타 등도 다소 틀리다. 우리는 거대한 우리의 짐들을 낑낑 거리고 버스에 올라갔다. 일단 자리를 잡고 옆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께 MRT로 갈아타야 하는 역이 어딘지 물어보았다. 아주머니는 자신은 그전에 내린다며, 옆자리에 앉은 학생에게 우리를 인수인계하신다. 오.. 친절.. 적당한 역으로 버스가 이동하자 학생은 우리와 같이 내린 후 MRT역까지 내려가서는 표끊는 법부터 타는 법까지 아주 쉬운 영어로 또박 또박 일러준다. 박양과 나는 감탄했다. '싱가폴에는 천사가 사나보다~ ㅍ,.ㅍ '
- 싱가폴에서 가장 기분좋았던 것은 이점이다. 누구에게 물어도 친절히 또박또박 설명해준다. 자신이 모르면 다른사람에게라도 물어봐 준다. 우리가 이해 못하더라도 친절하고 끈기있게 천천히 설명해준다. '친절'이 몸에 밴 국민들이다. 우리는 여행내내 그들의 친절에 감탄하고 감사하지 않을수 없었다.
우리는 다시 MRT를 타고 부기스역에서 내린다. 여행 안내 책자의 지도를 보니 부기스 역과 숙소인 '골든 랜드 마크 호텔'이 두블럭즘 떨어진듯하다. 우.. 짐도 무거운데. 걱정을 하며 역에서 내려 호텔로 걸어갔다. 생각보다 가깝다. 몇 분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싱가폴은 나라 자체가 워낙 좁아서 호텔의 객실등도 매우 작다고 들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수준이다. 볕도 잘들고.. 우리는 만족스런 마음으로 짐을 풀었다. 물집으로 아픈 내발을 위해 어제 방콕에서 사두었던 노오란 필라 슬리퍼를 꺼내 신었다. 욕실에서 머리를 감고 있는데 박양이 전화를 받으란다. 전화를 바꾸니 자신이 여행사 직원이라며 마치 싱가폴 항공 직원인듯 위장하여 일일투어를 하자는 제의였다. ㅡ,.ㅡ;; '미안하지만 우리는 계획이 있어요. 바빠요 안되요. 곤란해요~ 좋은하루 되세요~" 십분은 얘기한것 같다. ㅡ,.ㅡ;;; 우리가 체크인 한것을 귀신같이 알고 전화한것을 보니 호텔내에 정보통이 있는것 같다. 아니면 호텔에서 하는 여행사이던가.. ㅡ,.ㅡ;;
일정대로 오늘은 근처의 리들 인디아를 탐험할 계획이다. 저녁으로는 맛난 인도 요리를.. 후후후.. 박양과 나는 겁도 없이 걸어서 리들 인디아 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방콕에서도 걸어다녔는데 이거리도 못걷겠는가 하면서.. 조금은 두근거렸지만.. 왠걸.. 싱가폴은 정말 작은 나라라서 ㅡ,.ㅡ;;; 지도상으로는 무척 길고 오래걸릴것 같은 길들도 막상 걸어보면 금방이고.. 아무튼 리들 인디아까지 30분 정도 걸었나.. 이곳저곳 두리번 거리며 사진도 찍고.. 촌스런 우리들은 남들이 건널때 같이 건너고 그러며 무단횡단도 하였다. ㅡ,.ㅡ;;
- 이것이 우리의 첫번째 무단횡단이었는데 싱가폴 여행내내 무척이나 많은 무단횡단을 했다. ㅡ,.ㅡ;;;
가기로 마음먹었던, 책자에 별표를 받은 식당을 찾았으나 그사이 건물이 헐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잠시 방황하다가 그 근처에 별표를 받은 '델리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인도식 볶음밥과 치킨을 시켰다. 맛있다! 박양과 나는 미친 듯 밥을 먹었다. 입에 꼭 맞는다. 향긋한 카레향과 맛있는 안남미 - 사실 우리는 여행내내 우리나라에서는 악평이 자자한 안남미로 지은 밥을 무척 맛나게 먹었는데, 그것은 쌀의 특성을 살린 그네들의 밥짓는 법으로 요리된(?) 밥은 우리나라 밥에 뒤지지 않게 맛있었기 때문이다. - 주인장은 우리에게 계속 일본어로 말을 건다. 난 시침 뚝 때고 일본어로 대답해주었다. 맛나게 밥과 후식까지 다 먹은후 나는 주인장에게 우리 책을 보여주며 '여기서 보고 찾아왔다' 라며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려주었다. 주인은 무척이나 미안해하면서 '한국 여행서적'에 자신의 가게가 나와있는것을 신기하며 우리에게 한국어도 한마디 배웠다. ' 감사합니다..'
사실 여행내내 이런식이었다. 누군가 우리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면 고대로 대답해 준 후 우리는 한국인이라 밝히고 친절하게 여행서적을 보여주었다. 또한, 무단횡단등 범법행위(?)를 할 때는 절대 한국어 하지말고 어줍은 영어나 일어를 하자고 친구와 약속했다. ㅡ,.ㅡ;; 밖에 나가면 다 애국자라던가.. 이것도 애국이라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분좋게 배불리 먹은후 우리는 주인장과 인사를 나누고 부기서 정션으로 향했다. 부기스 빌리지와 부기스 정션.. 우리나라 돈암동 거리보다 작은 것 같은.. ㅡ,.ㅡ;;; 무단횡단도 하고 사진도 찍고 세이유 백화점 수퍼마켓에서 이것저것 사고 호텔로 돌아갔다. 하루종일 무거운 습기로 가득찬 싱가폴의 더위에 시달린 나는 욕조에서 피로를 풀고는 책을 읽다 잠이 들어 버렸다.
1월 12일
8시에 일어났다. 오늘 아침부터는 호텔의 조식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 먹어야 한다. 난 한국에서 준비한 컵라면과 고추참치를 꺼냈다. 박양은 어제 슈퍼마켓에서 싱가폴 컵라면을 하나 샀다. 물을 덥히기 위해 포트의 뚜껑을 열어보니.. 무척 깨름직해 보이는 내부 구조가 보였다. 설마 먹고 죽지야 않겠지.. ㅡ.,ㅡ;;;; 우리는 눈 딱 감고 물을 끓여서 컵라면을 먹었다. 맛있다. 그러나 여행 일수가 워낙 짧아서인지 특별히 '우리 나라 라면 죽인다~'이런 느낌은 없었다. ㅡ,.ㅡ;; 대충 아침을 먹고는 근처의 아랍 스트리트를 구경했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인지 문을 연 상점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비싸보이는 카펫 상이 'いらっゃいませ~'라며 나에게 호객행위를 한다. 이봐요! 사람을 봐가면서 호객행위를 하라구요~! 먹구 죽을돈도 없어요~!! ㅡ,.ㅡ;; 술탄 모스크를 보고 책자에 나온 좋은 선물용품점을 찾았다. '멜로스 쿠리오스' (중요하다! 이름을 암기해도좋다. 이집이 우리 여행에 이후 얼마나 큰 정신적 타격을 입혔는지.. ㅡ,.ㅡ;; )오오.. 아직 문을 안열었다. ㅡ,.ㅡ;; 그 앞에서 땀을 식히고 있자니 주인이 와서 문을 연다. 타이밍이 좋다~! 우리는 조르르 따라 들어가 구경했다. 특이한 물건도 많고 이쁜 물건도 많다. 가격은 태국보다 월등히 쎄다. 당연한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물가가 비싼 나라라니깐.. 음.. 싱가폴의 물가는 생각보다 비싼가 보군~! 아침 개시 손님인데 그냥 나오기가 뭐해서 친구와 나는 멀라이어 상이 조각된 포크 한세트와 종 하나를 사들고 나왔다. 오는길에는 리본가게에 들러서 정말 특이한 리본도 하나씩 사들었다. 싱가폴의 첫 기념품이다. MRT를 타고 오차드 로드로 갔다. 오늘의 일정 첫번째는 국립 난 공원이다. 오차드에서 보타닉 가든으로 가는 버스가 있단다. 버스 정거장을 찾아서 해매는것이 힘들것 같아 그냥 걸어 가기로 했다. 싱가폴은 아침부터 덥다. 방콕과는 틀렸다. 이것이 건기와 우기의 차이인가? 태국의 더위는 건기여서 그런지, 습도가 없어 견딜만 했는데.. 싱가폴의 더위는 숨이 막히는 습도가 있었다. 초행길이라서인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보인다. 한참을.. 정말 한참을 걸었다. 40분정도 걸은끝에 겨우겨우 보타닉 가든을 찾았다. (나중에 지도를보니.. 엉뚱한 샛길로 새서.. 정말 한참 돌아 갔던 것이다. ㅡ,.ㅡ;; 젠장.. 더워 죽는 줄 알았는데.) 보타닉 가든에서 받은 감동 하나.. 그것은 애완동물 입장 가능한 공원(!)이라는 것이다. 멋지다~ 이렇게 훌륭한 넓직하고 녹지로 가득찬 공원이 애완동물 입장 가(可)라니.. ㅠ,.ㅠ 우리나라의 볼거라고는 잔디밖에 없는 올림픽 공원은 애완동물은 커녕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팅도 금지 아닌가! 반성해야 한다! 보타닉 가든을 걷고 있으려니 집에 있는 우리 새끼들 생각이 절로 났다. ( 개두마리 고양이두마리 햄스터 두마리.. ㅡ,.ㅡ;; ) 또 하나 놀라운 것은 그 더운 날에 조깅을 하는 서양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헉.. 미쳤어!!! ㅡ,.ㅡ;;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더워 죽겠는데 말이야~! 보는 내가 더 더워졌다.
아무튼 보타닉 가든은 그 명성 그대로 (허니문 사진 찍는 장소 일순위라는.. )이쁘다, 곳곳에 사진 찍어주세여~ 라고 말하는 듯한 나무와 정자들이 있었고, 국립 난 공원 역시 좋았다. 난이나 꽃에 대해 무지한 우리는 '와~ 이꽃 이쁘다~ 와 저꽃은 비싼건가봐 비닐하우스 안에 있네~ ' 이러며 구경을 했다. ㅡ,.ㅡ;; 보타닉을 대충 둘러보고 오차드까지 다시 걸어 나왔다. 이번에는 길을 잃지 않고 걸어 나온 덕에 수월하게 오차드 로드까지 도착했다. 잠시 커피빈에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쉬고 있는데 친구가 태클을 건다. 오후 일정이었던 주룽 새공원이 시간이 빡빡해서 '새쑈'를 보기 힘들다며 오늘 가지 않겠단다. 나는 광분했다. 그렇잖아도 그놈의 '새쑈' 때문에 한국에서도 말다툼을 했었다. 한사코 '오후 새쑈'를 봐야겠다는 친구와 '어차피 새쑌데 오전꺼 보자~'는 나 사이의 충돌~! 결국 힘들게 다시 일정을 조정했는데.. 이번에는 오전쑈 본다며 오늘 일정 캔슬이라니.. 죽일.. 친구에게 미친듯이 화를 낸 후 일정을 재 조정했다. (근데 사실 지금생각하면 이때 화낸 이유중 절반 이상은 싱가폴의 더위로 인한 짜증인것 같다. ㅡ,.ㅡ;; 박양 미안.. ㅡ,.ㅡ;;) 결국 오후에는 오차드에서 차이나 타운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차이나 타운 관광도 목적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역시 '저녁식사'가 목적이었다. 맛좋은 레스토랑이라는 '리앙키레스토랑'을 찾아라~..
가까운 역에 내려서 리앙키를 찾아갔다.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보니 이 여자분도 관광객.. ㅡ,.ㅡ;; 영어에 능한 자신의 남편을 부르더니 우리에게 길을 설명해준다. 오 고마워라~ 그것도 모자라 그 남편분은 지나가던 남학생을 불러 세워서는 우리를 인수인계해준다. 학생은 말도 모르면서 우리 여행 책자를 붇잡고는 길을 헤메기 시작한다. ㅡ,.ㅡ;; 한차을 해맨끝에 '왜 리앙키 레스토랑을 찾느냐'라고 묻기에 우리는 '뭔가 먹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그제서야 학생은 명쾌한 표정으로 중국 식당 밀집 지역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알고 보니 그곳이 리앙키 레스토랑과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다. 그러게 방향만 알려 주면 우리가 찾을수 있다니깐.. ㅠ,.ㅠ 가는동안 우리의 직업, 국적등등에 대해 간단한 대화를 나누더니 우리에게 주소와 전화번호, 이메일까지 적어주며 우리의 주소도 적어달라고 한다. 헉.. 친절한 싱가폴인.. 좀 무섭다. ㅠ,.ㅠ 영어로 편지쓰기 힘든데.. ㅠ,.ㅠ( 여기서의 교훈 하나는 친절함은 정말 관광대국으로 가기위한 미덕이자 의무이지만 지나친 친절은 타인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다. ㅡ,.ㅡ;; ) 우리가 식당안에서 자리잡는것을 확인하고 떠난 친절한 남학생과의 작별 후 우리는 그 근처에 있을 리앙키 레스토랑을 찾아 나섰다. ㅡ,.ㅡ;; 다행히 호커 센터라 뭐랄 사람도 없었다. 우리는 혹시 그 학생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되어 몇분동안 각 음식 점들의 메뉴를 구경한후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만약 그학생과 그곳을 빠져나오는 우리가 마주치면 얼마나 미안하겠는가! ) 리앙키를 찾아라~ 생각보다 너무 크게 표시된 싱가폴의 도로들에서 해매다 결국 찾았다 .. 리앙키.. ㅠ,.ㅠ
리앙키의 음식은 맛있었다. 음.. 역시 별표가 있을만 하군~ 특히 후식으로 먹은 얌은 일품! 지대한 관심을 보이시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여행책자와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 보고 찾아왔다'라고 하니 너무나 기뻐하신다. 작년에 찍은 사진이라면서 한국 '잡지'에 나온다고 해단다. 아주머니는 안에서 카메라까지 들고 나오시더니 기념촬영까지 하신다. ㅡ,.ㅡ;; 만족스런 식사 후 우리는 천천히 차이나타운 구경을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싱가폴에 방문했을때 들렀다는 티챕터라는 찻집에서 차도 사고( 이 집은 차 마실때 입장료가 있으며 여왕이 앉은 자리는 따로 10 S$ 일반석5S$ 거기 찻값까지 보태 받는, 놀라운 상혼이 존재하는 집이었다.) 싱가폴의 국보라는 (지정되었단다.. ) 스리마리암만사원(인도사원)도 구경했다. 거기에 남대문 시장을 연상 시키는 노점들.. 화려한 차이나 드레스, 출처와 진위가 불분명한 고미술품들 닭 모양 그대로 말린 육포, 거기에.. 3개 10S$ 하는 가게.. 오오 이럴수가 놀랍게 도 이가게에는 내가 산 멀라이어상 포크.. '멜로스 쿠리오스'에서 무려 18S$나 주고 구입한 포크가.. 단돈 11S$에 팔리고 있었다. ㅡ,.ㅡ 이런.. 오자마자 이런 엄청난 바가지를.. 고작 포크하나에.. 5000원이 넘는 바가지라니.. ㅡ,.ㅡ;; 무서운 나라 .. 싱가폴.. 태국에서의 바가지는 소문을 들었으나 싱가폴에도 바가지가 존재할지는 미처 생각을 못했으며, 또한 여행책자와 인터넷상의 많은 이들이 추천한 상점이라 방심한게 화근이었다! 이후 우리는 싱가폴에서 어떤 물건을 보던 '에이 우리가 멜로스에서 바가지 안썼으면 샀을텐데~ 그때 그거였으면 이게 몇갠데~'라며 투덜거리는 습관이 생겼다.ㅡ,.ㅡ;; 멜로스 쿠리오스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노점들 구경하며 중국 과자점을 찾았다. 집식구들에게의 선물. 먹성좋은 우리 식구들은 분명 이런것을 기대할 것이다. 중국 과자이름은 '월병'밖에 아는것이 없는지라.. 월병을 찾자 주인장 아저씨께서 '월병은 추석에만 나오는 특별한 과자라 지금은 없다'라며 열심히 설명해 주신다. 아저씨의 추천으로 일주일 이상 보관 가능한 과자만 종류별로 사들고 나왔다. 꽤 무겁군.. 나중에 짐을 챙긴후 자리가 나면 더 사야 겠다. ㅡ,.ㅡ;;
내일 일정은 동물원이기때문에 이만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 오늘의 교훈!
1. 싱가폴은 바닥이 좁다. 그바닥이 그바닥이다. 아침일찍 서둘러 돌아다닐 필요는 없는듯 하다. ㅡ,.ㅡ;;;
2. 지도를 너무 믿지 말자. 서울이나 태국지도와는 틀리게 무진장 도로가 작고 짧아서 지도믿고 가다가는 오히려 헤맬 위험이 있다. ㅡ,.ㅡ;;
1월 13일
오늘은 조금 천천히 나가기로 했다. 오늘 아침은, 세이유백화점 푸드 코트에서 나시 고랭 비슷한 것을 먹었다.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괜찮은 맛이었다. 보기에는 무척 껄쭉해 보였지만.. ㅡ,.ㅡ 흐뭇한 식사 후 클락키로 향했다. 시청역 MRT에서 내린 후 클락키까지 걸었다. 생각보다 짧군.. 20분정도 걷자 클락키가 나왔다. 그러나.. 너무 이른가? 시간이?? 아무도 없네.. ㅡ,.ㅡ;; 이상하다.. 분명 책에서는 8시 30분부터 벼룩시장 시작이라고 하던데.. 텅빈 카페거리를 걸으며 근처 맥도날드에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창밖의 노천테이블에 남겨진 맥 머핀을 거리의 새들이 무섭게 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기 새는 참새도 열대새다.. ^-^ 누가 그러던데 미국 거지는 양담배 핀다구.. ㅡ,.ㅡ;;; 아무튼 우리나라로치면 참새에 해당할것 같은 무진장 흔한 노랑부리에 노랑 발을 가진 귀여운 새들이 맥 머핀에 목을 맨다. 그 모습을 구경하며 천천히 먹은후 다시 클락키로 가봤다. 오 이제서야 좀 보이는군.. 이런.. 지금시간은 12시 30분.. ㅡ,.ㅡ;; 모야 이 여행책자.. ㅡ,.ㅡ;;그나마 몇개 문열고 있지도 않는다 눈치를 보아하니 지금부터 슬슬 문을 여는 모양이다. ㅠ,.ㅠ 스머프 인형이 갖고 싶었지만 둘곳 없는 내방을 생각한 후 아쉬운 발걸음을 떼었다. 오늘은 북부 지역에서 하루 종일 있을 계획이다. 동물원과 나이트 사파리~! 신난다~ MRT를 타고 여행 책자의 동물원 안내를 확인하니 초아추캉이나 아모교 역에서 내리란다. 노선도를 보니 아모교 역은 없다. ㅡ,.ㅡ;; 앙모교는 있지만.. 대충 짐작은 갔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아추캉에서 내렸다. 역내 매점에서 생수 한병 사들고 버스를 기다려 타고 갔다. 이층 버스 한번 타기 위해 버스 몇대 보내고 겨우 이층에 올라가 맨 앞에 자리잡았다. ( 예전에 서울랜드에서 타본적 있지만 그때는 이층이 다차서 일층에 앉았었다. ㅠ,.ㅠ ) 그러나, 생각보다 좋지 않다 이층버스.. 일단.. 작열하는 태양에 그대로 노출되었고, 너무 낡아서 덜컹거렸으며 멀미를 조장했다. 더구나.. 에어컨이 없었다. 갈때는 에어컨 버스 타고 가야지.. ㅡ,.ㅡ;;
동물원 앞에서 무사히 내려서 동물원 입장권과 트램권을 샀다. 슬프게도 우리는 입장권에 트램이 포함된 사실을 자세히 몰랐기에 결국 트램권을 또 샀다. ㅡ,.ㅡ;; 트램타고 동물원을 먼저 한바퀴 돈후 천천히 걸으며 동물 구경을 했다. 싱가폴 동물원은 소문대로 '장벽없는 동물원'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아주 위험한 맹수는 유리창으로 격리 시켜 버렸지만, 일반 맹수는 아주 엉성해보이는 철망 하나가 있을뿐.. 마음만 먹으면 맹수 우리에 손을 넣을수 도 있을것 같다. 철망 앞에는 사자가 '캬웅~'하며 발짓하는 주의 표지판이 있어서 한참을 웃었다. 동물원은 깨끗한 환경과 느긋해보이는 동물들이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나 싱가폴.. 작았다.. 규모가.. ㅠ,.ㅠ;; 생각보다.. 천천히 정말 천천히 구경하고 (왜냐하면 나이트 사파리 시간과 맞추어야만 했기에.. ㅠ,.ㅠ )급기야는 담벼락에 누워 아슬아슬하게 잠이든 바다사자(라고 추측.. ㅡ,.ㅡ;;) 을 바라보며 벤츠에 누워 잠이 들었다. ㅡ,.ㅡ;; 꼬꼬댁~ 졸고 있는데 누가 깨운다. 동물원 관계자가 우리에게 설문 조사 좀 하잔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힘들게 인터뷰에 응했다. 잠이 깬 나는 아직 못한 동물원 구경을 좀 더 하고 나이트 사파리를 포기하고 호텔에 돌아가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동물원의 규모를 보니 나이트 사파리도 조금은 실망할것 같았다. 기념품점에서 야광으로 빛나는 멋진~ 표범눈 나이트 사파리 티를 사고는 먼저 호텔로 돌아왔다. 세이유에서 사온 초밥과, 엄청 양 많은 콘슬로우, 컵라면까지 끓이니 진수 성찬이다. 꼴깍.. 맛난다~~~~ ㅠ,.ㅠ 싱가폴 초밥은 묘하게도 와사비맛이 별로 강하지 않다. 나에게는 딱~ 먹기 좋다~ 값도 싸고.. 배부른 식사후 야광 티를 입고는 불을 껐다. 이럴수가.. 동물원에서는 그리도 멋지게 잘도 빛나던 표범 눈이... 보이지 않는다..
ㅠ,.ㅠ 실망 실망... 실망이야~~~~
책보고, 일기쓰고, 목욕하고, 뒤굴거리고 있으니 사파리를 본 친구가 들어온다. 재미는 있었지만 아주 많이 재미있지는 않았단다. 다행이다.. ㅡ,.ㅡ;;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후 잠이 들었다.
1월 14일
오늘은 주룽새공원과 센토사 가는날~
시청역 후난 전자상가를 잠깐 들른후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사들고는 주룽새 공원으로 향했다. 출퇴근 시간이지만 우리는 시내가 아닌 외각으로 빠지는 길이어서 MRT내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MRT내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 공원에 도착해서 트램 한바퀴 타고나니 올스타 새쇼 하는 시간이다. 화려하고 우아한 새들이 공중을 날아다닌다.. 이뻐라~ 저거 한마리 따악 집에 데리고 가면 쓰겄네ㅡ,.ㅡ;; 주룽 새공원은 한국인 천국이다. 어찌나 한국인이 많은지 트램을 비롯한 각종 가이드 녹음 시설에 한국어가 들어가 있고, 길가다 마주치면 한국인이다. 역시 난공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새에대해 조예가 깊지않은 우리는 오.. 새다.. 오 저새는 비싼샌가봐 새장에 가두었어~ 이러며 요런저런 새들을 구경했다. 기억남는 새는 .. 노란 큰부리를 가진 새..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숲에서 떨어지는 열대 과일을 기다리며 하늘을 향해 입벌리고 있다는 그 모습은 경악.. 이었다. 헉.. 감나무 아래서 떨어질 때 기다린다더니.. ㅡ,.ㅡ;;; 그것을 실천하는 녀석이 여기 있었군! 주룽새공원을 한바퀴돌고 기념품점에서 박양은 마치 중국 병풍에 나오는 수놓은 호랑이와 흡사한 묘한 호랑이티와 코끼리 티를 샀다. 두장사면 싸게 준단다.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박양.. 쯧쯧..
센토사로 이동한다. 케이블카는 분명 멀미할것 같아서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대관람차등을 타면 멀미한다. ㅡ,.ㅡ;; )버스를 타고 센토사로 들어갔다. 먼저 모노레일을 타고 언더 워터 월드를 관람했는데, 소문대로 아쿠아리움보다는 전반적인 시설이 떨어진다. 하지만 '듀공'을 보았다. 이것만으로도 언더 워터 월드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스러운 듀공 .. 가엾기도 하구나~
단, 언더 워터 월드 관람에는 결정적인 흠이 있는데 돌핀 라군(돌고래쇼)와 같이해서 입장료를 판다는 것이다! 라군에 어지간히 손님이 없나보다 ㅡ,.ㅡ;; 하지만 돌고래쇼는 우리나라가 최고인걸.. ㅡ,.ㅡ;; 별수 없이 워터월드와 라군 입장료를 샀다. 워터월드 관람을 끝낸후에 나비 박물관으로 이동~ 사실 벌레라면 모두 '신발로 쳐 죽여야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는 나비 역시 좋아하지는 않지만 ( 좋긴 좋지만..많은 나비가 날라 다니는 것은 싫다.. ㅠ,.ㅠ 무섭단 말야...ㅠ,.ㅠ )워낙 강하게 보고싶다는 박양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했다. 관람이 끝난 후 우리는 머라이어 상을 가로 질러 실로소 비치로 갔다. 싱가폴 항공에서 훔쳐온(?) 기내 담요를 넓직하게 펴고는 그 위에 누웠다. 일어나기 싫다~~~ 멀리서 분수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야자수 아래 해변에 배 깔고 누워있으니, 차라리 분수쇼를 보지않으리라.. 란 결심이 섰다. ㅡ,.ㅡ;; 한참을 석양 아래 뒹굴거리다가 일어났다. 7시 30분 분수쇼가 남았지만 우리는 그냥 시내로 가기로 했다. 저녁식사를 위해.. ㅡ,.ㅡ;;;; 자고로 먹고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지 않은가!
오차드 로드의 센터 포인트내에 있다는 푸드 컬쳐인가 하는 푸드코트를 찾았지만.. 그런곳은 없단다.. 정말 이 여행 서적.. 실망이다.. ㅡ,.ㅡ 근처의 알 수 없는 이상한 중국집에서 겉보기에는 자장면 처럼 보였던 소고기 간장볶음 국수와 볶음밥을 먹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무진장 간이 짠 저녁식사여서 인지, 생수 1.5리터를 완샷 해버렸다 ㅡ,.ㅡ;;
내일의 출발을 위해 짐을 싸는데.. 짐이 예술이다. ㅡ,.ㅡ;; 어찌나 많은지 가방에 갑빠가 선다. ㅡ,.ㅡ;;; 발로 밟고 깔고 앉아 겨우겨우 짐을 우겨 넣는다. 가방이 터질것 같다. ㅡ.,ㅡ;;;
가는길에 비행기내에 살포시 두고 오려고 했던 싱가폴 항공의 담요는 정말 미안하게도 운반 포기이다. 무리다 무리.. 도저히 들고 갈수가 없다. ㅡ,.ㅡ;;
이제 싱가폴에서의 밤도 마지막 밤이다. 오호~
1월 15일
느긋이 침대에서 뒤척이며 시간을 끌었다. 11시 즈음에 체크아웃을 하고는 짐을 모두 맏기고는 호텔을 나섰다. 아침식사로는 먹어보고 싶었던 나시고랭을 먹었다. 오호~ 맛있군.. 전반적으로 나는 태국 음식보다는 싱가폴음식이 훨씬 맛났던것 같다. - 물론 내가 가리거나 그런건 아니다. 남들은 끔찍하다는 팍치도 내 입맛에는 잘 맛았고, 남찜도 맛있었고, 똠양꿍도, 수끼도 꼬치도 모두 맛있었다. 불량식품으로 단련된 우리의 몸은 물갈이는 커녕 감기도 앓지 않았고 잔지 발에 물집만 좀 잡혔을 뿐이다.-
오차드에가서 시간을 때우기로 했다. 니안시티와 쇼핑센터의 장난감들과 이것저것 구경을 하며 시간을보냈다. 니안시티 안의 홀베인 상점은 정말 탐나는 인형과 조각들이 많았다. 니안 시티 안의 알수 없는 오야꼬돈부리로 이른 저녁을 해치웠다. 그 넓은 식당에 우리 단 둘뿐.. 어찌나 손님이 없고 심심했던지, 우리가 자리에 앉자 놀고 있던 종업원들이 달려온다.ㅡ,.ㅡ;; (밥먹는 우리가 민망하다. )반찬으로 나온 엄지손가락만한 단무지가 무척이나 반갑다.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고는 호텔로 돌아왔다 시간은 7시.. 공항까지 가는데 부담가는 짐때문에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싱가폴 택시를 탔다.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좋은 택시라는건 잘 모르겠더라. 물론 택시 자체는 볼보였지만.. 후후후.. 아마도 강제 합승이나, 승차 거부등이 없기때문에 세계적인 서비스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자 등쳐먹지도 않고.. ㅡ,.ㅡ;;
공항에 일찍와서 수속을 끝내고는 면세점 구경을 했다. 참 이상한 것은 분명 '면세점'이라함은 세금을 받지 않는 물건이기에 시내보다 당연히 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태국의 면세점도 일반 상점의 몇배나 되는 가격이었고, 싱가폴 면세점도 초콜릿 같은 품목은 시내 백화점 슈퍼마켓보다 2배이상의 가격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백화점에서 쵸콜릿좀 더 사오는건데.. ㅡ,.ㅡ;; 때늦은 후회를 하며 남은 돈을 원화로 환전했다. 겨우 14만원돈 남았었는데 환전하니 환차손이 2만원이나 된다. 헉.. ㅡ,.ㅡ;;; 무섭군.. 친구뒤를 따라다니며 화장품과 술들을 구경한후 앉아서 쉬다가 비행기를 탔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좌석은 잡음도 나지않고 화질도 괜찮은 모니터가 존재한다. 디아더스 봐야지~~~ >,.<
재미나게 영화를 보고 게임을하며 혼자 놀았다. 박양은 옆에서 쿨쿨.. 혼자놀기에 지쳐 쓰러져 있으니 이제 아침 기내식이 나온다. 꼬들꼬들한 씹기힘든 볶음밥을 먹은 후 면세품을 팔기위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스튜어디스를 구경하며 조금 쉬려니 벌써 한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이제.. 중국집 가도 단무지가 나오는 내 나라에 온것이다. ㅡ,.ㅡ;;;
무사히 도착하여 입국 수속을 끝내고는 리무진 버스에 탔다. 한국은 그동안 따뜻했단다.. 젠장.. 내가 없을때는 무진장 추워야 하는거 아냐~!
딱 세명 탄 리무진 버스는 얼마나 난방을 쎄게 했는지 정신이 혼미해지고 숨이 턱턱 막히는 경지였다. ㅡ,.ㅡ;; 태국보다도 덥고 싱가폴보다도 더웠다. 태양열에의해 날개를 잃고 떨어지는 이카루스의 기분을 느꼈다. ㅡ,.ㅡ;; 옷을 하나하나 벗고 덥다고 투덜거리며 숨막히는 공기를 부채질하며 땀을 흘리는 우리들을 보고도 기사 아저씨는 난방을 줄이지 않는다. 서울역에서 택시로 갈아탄 후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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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허접한 여행기입니다. 친구와 단둘이 멀리까지 가는 여행은 처음 이었기에 더욱 허접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친구들과 우루루루, 또는 친척집에 가는기위해 일본등에 출국한적은 있었지만 말이죠. ㅡ,.ㅡ;; )
사실 제 여행은 아직 여행의 입문에도 못미치는 수준이겠지요.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여행하며 느낀점중 가장 중요한것 한가지만 말한다면 '잘 만들어진 여행서적 한권이면 어디든 갈수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잘 만들어진 여행서적 한권만 있으면 여행은 무적이더군요. (개인적으로 헬로우 태국은 최고의 책이었지만 헬로우 싱가포르는 최악까지는 아니어도 별루! 인 여행책자였습니다.)
물론 도둑등을 조심하고 (제가 카메라를 당해서.. ㅡ,.ㅡ;; ) 밤길을 조심하며, 낯선사람을 너무 믿으면 안되겠지만요. (그건 어딜가나 기본이잖아요. ^-^)
용기를 내고 도전하면 못할 것은 없더군요.
허접한 여행이었다 너무 욕하지는 말아 주시구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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