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여행기(방콕편) ㅠ,.ㅠ 1월 8일 ~1월15일 (1)
1월 8일
밤늦게까지 딴짓을 하느라 잠을 못잤다. 두세시간 눈을 겨우 붙인 뒤 7시 조금 넘어 잠에서 깨어났다. 부랴부랴 옷을 입고 전날 싸둔 짐을 들고는 약속 장소에 도착. 박 양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괘씸한 ..유난히 추운 오늘 같은 날씨에.. 무거운 가방을 낑낑대며 박양의 집까지 걸어갔으나, 아뿔사 그녀는 이미 떠났단다. 다시 약속장소로 이동.. 도착해있던 박양을 타박하고는 서둘러 버스를 탔다. 길음역에서 공항 리무진으로 갈아타고는 9시 무렵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둘러 티켓을 끊고, 물건 찾고, 환전하고.. 친구 만나고, 비행기 탑승 이륙..
일찍 자리를 잡은 탓인지 자리는 꽤 마음에 들었다. 환히 보이는 창가자리.. 가운데 좌석에 갖힌게 아니니 이정도면 만점.. 이었으나.. 직책이 높아보이는 남자 승무원이 다가오더니.. 옆자리에 앉은 꼬맹이를 위해 자리를 바꿔 줄 수 없냐.. 고 물어왔다. 똑같은 창가자리로 옮겨 주겠다는 말에 ok 했으나.. 곧 후회.. 창가는 창가이지만.. 창문이 없는 창가자리 였던 것이다. 더구나 앞에 모니터도 없어서.. 볼려고 맘먹었던 영화는 물 건너 갔고.. ㅡ,.ㅡ;; 비행시간 내내 기내식, 그리고 늘씬한 스튜어디스를 보며 감탄 하는 것 만이 유일한 낙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ㅡ,.ㅡ;; 헬로 태국을 다시 한번 훑고, 준비한 책을 읽는 사이 태국에 도착했다.
도착 시간 4시 30분경.. 매우 수월한 입국 수속후 우리는 택시를 잡기 위해 터미널 밖으로 이동했다. 택시 잡는 곳에서 줄서서 잡아탄 택시는 분명 미터 택시.. 미터임을 확인하고 택시에 올라탔으나, 사람 좋아 보이던 택시 운전기사는 호텔에 도착하자 300바트를 요구한다.. 요금 올리려고 호텔 주변에서 뱅뱅 돌고 시간도 끌었으나 그럼에도 230바트 밖에 안나오자 막무가내로 때를 쓴다. 역시 소문대로 방콕의 바가지 택시로군.. 택시비를 지불 하고는 체크인을 했다. -_- 쏠트윈 호텔은 기대 이상으로 그럴 듯 한 호텔 이었다. 만족스럽게 방을 확인하고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호텔을 나왔다. 친구와 싸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눈치보고 친절해보이는 여자분을 붙잡고는 싸얌을 물어 보았다. 친절히 알려 주시는 여자분.. 그분은 우리에게 택시나 뚝뚝을 타고 가지 그러냐.. 라고 하셨으나, 우리는 산책겸 한번 걸어보기로 맘먹었으므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씩씩하게 걸어갔다. 가는길 내내 왠지 알수 없는 낯익음이 느껴졌다. '청계천'을 걷는 느낌.. 철공이나 그런 종류의 상점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남루한 건물들과.. 명동과 종로와 같다는 화려한 쇼핑가가 아닌 몬가 남루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한참을 걷고 또 걷자.. 싸얌이 아닌 휠람퐁 역이 나왔다. ㅡ,.ㅡ;; 첫날부터 잘못 알아듣고 반대방향으로 씩씩하게 걸은 것.. 기왕 온 것.. 하며 역에 한번 들어가 역을 구경하고.. ㅡ,.ㅡ;;
막무가내로 달리는 차들 사이로 눈치보며 미친 듯이 달려 길을 건너고 다시 싸얌을 향해 씩씩하게 걸었다. 걷고 또 걷고.. 초행길이라서인지 무척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중간에 만난 현지인들은 어떤이는 친절하게 싸얌가는 길을 알려주고 어떤이는 무시한다. 역시.. 이곳도 사람 사는 동네라서, 친절한 사람 불친절한 사람이 공존하는 것이다. 아무튼 한참을 걸은 끝에 싸얌의 끝부분인 마분콩센터에 도착했다. 오.. 생각 외로 너무나 우리나라와 비슷한 쇼핑센터.. 우리는 계획했던 저녁식사를 위해 엠케이 수끼를 찾았다. 수끼는.. 너무 기대 했던 탓이었는지 분명 맛났는데도 기대에는 못미쳤다. 환상이 너무 컸던 게야.. ㅡ,.ㅡ;; 아무튼 이것저것 맛나게 먹고, 수박주스도 마시고, 슈퍼마켓에도 들려서 그 맛나보이는 열대과일들을 사들고는 다시 씩씩하게 호텔로 '걸어' 돌아왔다.
오.. 맨발로 운동화를 신고 돌아다닌 덕에 발에는 물집이 벌써.. ㅡ,.ㅡ;;;
이닦기 전 악명 높은 두리안을 맛보았다. 기대 이하의 냄새와 기대 이하의 맛.. ㅡ,.ㅡ;; 못견딜 정도의 악취도 아니었고, 못견딜 정도의 맛도 아니었으나, 기가막힌 별미도 아니었기에 꾸역꾸역 비닐 봉지에 넣어 버렸다. 망고 스틴은 무척 맛있었다. 입에서 살살 녹더군..
하지만 열대과일은 공통적으로 어떤 '풋내'가 나는 것 같았다.
1월 9일
6시에 일어났다. 생각보다 눈이 수월하게 떠진다. 옆에서 자고있는 박양보다 먼저 일어나 내가 박양을 깨울 정도이다. 호텔의 아침 식사는 생각보다 훌륭하다. 시리얼 몇 개와 소시지 몇조각 정도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 종류로 인해 아침 식사를 즐겁게, 배불리 즐겼다. 7시정도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택시를 탄 후 카오산으로 출발했다. 이지 투어를 찾아 아유타야 일일투어 예약을 위해서였다. 또한 어차피 가는 것, 카오산도 구경하며 왕궁으로 내려 가기로 했던 것이다. 아침에 잡아탄 택시는 젊은 태국 총각이 운전하고 있었는데, 공항에서와는 달리 정직한 미터 택시였다. 창밖으로 가끔씩 보이는 사원의 모습에 '태국인가벼~'라며 촌스런 재잘거림을 지껄며 카오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며 난 박양에게 잔돈 받지 말고 좀 더 주라고 말했고, 짐을 확인했다. 헬로 태국을보며 이지 투어방향을 잡아 걸었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인지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뉴 월드 백화점도 보았고, 카오산의 개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휠람퐁 역의 개때(!)가 훨씬 강력하다고 생각.. ㅡ,.ㅡ;; ) 도 구경하며 걷고 있을 때.. 눈앞에 갑자기 '요새'가 나오는 것이다. 오! 이런.. 귀신에 홀렸는지... 엉뚱한 주소를 보고 찾아 갔던 것.. ㅡ,.ㅡ;; 더구나 여행내내 나를 찜찜하게 만든 사건이 바로 여기서 일어났는데.. 요새 앞에서 문득 어깨의 허전함을 느끼고 짐을 체크하자.. 카메라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것이다! 택시에서 두고 내린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 좁은 택시에 나먼저 나왔고 꽤 오랜시간 (계산을 천천히 하는 박양으로 인하여) 짐 확인을 했으며, 끝으로 나온 박양도 택시에 남겨진 물건이 있나 체크했지만 없었다! 결론은 한가지.. 카오산 경찰서 앞에서 '길을 알려 주겠다며' 접근하던 현지인 중년 남성이 나에게 말을 걸었을 때 난 '노'라고 외치며 외면하고 길을 걸었는데 그 순간 당한 것이다!! 날치기를!!! 신기한 것은 행여 가방치기라도 당할까, 일렬로 교대로 걷고있던 우리였는데도 귀신도 모를 솜씨로 훔쳐 갔다는 것..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장만한 카메라.. 내 카메라.. 비싼.. 필름 한통도 뽑지 못하고 그렇게 날아갔다. ㅡ,.ㅡ
일단 요새에서 이지투어로 다시 걸어갔다. 마음이 워낙 무거워서인지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 이지투어를 찾은 후 예약과 카메라 분실에 대한 여행자 보험 상담을 하기 위해 직원을 기다리고 있자니, 한국 팀 두 팀이 들어온다. 한팀은 조카를 위해 다시 배낭 오셨다는 분이고, 한팀은 온가족 배낭 팀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투어사 한국인 직원을 기다렸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한국인 직원은커녕 현지인 직원도 오지 않는다.. ㅡ,.ㅡ;;
결국 전화로 한국인 직원과의 연결을 시도했는데, 이런.. 게시판에서 '오시면 만나실수 있읍니다~'라고 하시더니.. 파타야란다.. ㅡ,.ㅡ;; 더구나, 아유타야 일일투어의 픽업시간이.. 카오산에서 6시 라는 놀라운 글을 읽고는 아유타야행을 포기..(호텔에서 이곳까지 6시 픽업을 위해 준비한다면 4시에는 깨야하는데.. 도저히 무리였다 ㅠ,.ㅠ ) 다른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먼저 왕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시간은 9시를 조금 넘고 카오산 상점들은 천천히 문을 열고 있었다. 물론 카메라 도난사건으로 눈에 들어오는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ㅡ,.ㅡ
일단 카오산 경찰서로 가서 도난 신고를 문의했다. 경찰서에서는 두씻에 있는 관광경찰서로 가란다. ㅡ,.ㅡ;;; 다시 왕궁으로 내려오며 홍익 여행사를 발견, 친절한 여직원분께 문의.. 여직원분은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그거 신고해도 보험 얼마 못받아요.. ㅡ,.ㅡ '.. 또 이분께 전화기 쓰는 법을 배웠다. ^-^
카오산에서 왕궁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택시타고 올때는 금방이었는데.. 여기서 우리는 또한가지 방콕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는데, 설마 설마 했지만.. 왕궁 앞 그 엄청난 대로를 무단횡단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위대한 무단횡단의 힘이여~ >,.<
- 가만 생각하면 태국 여행의 가장 큰 추억은 사정없는 무단 횡단이었던 것 같다. ㅡ,.ㅡ;;
우리는 수시로 눈치를 보고 '달려~'를 외치며 대로(大路), 소로(小路) 할것없이 미친듯 뛰어다녔던 것이다..
싸남 르앙에서 사진찍고 국립박물관에 갔다. 한산하고, 수리를 많이 하던 박물관 사실.. 다소 실망이었던것은, 워낙 약탈을 많이 당한 국가여서인지.. 생각보다 유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 또한, 유물의 보존 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 박물관을 나온 후 왕궁으로 향했다. 이상하게도 우리가 워낙 빈해 보여서였는지 그 흔하디 흔하다는 보석 사기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 .. 현지인 한명이 우리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외친적은 있다. ㅡ,.ㅡ;; 무사히 너무나 수월하게 왕궁을 찾은 우리는 가지고간 치마로 갈아 입은후 에메랄드 사원에 들어갔다. 오오..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건물들 건물들 건물들.. 굉장한 화려함과 압도적인 인파였다. ㅡ.,ㅡ;; 사진찍기 힘들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원들을과 건물들은..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건설했을까 싶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붙어 있었다. 건물들은 화려한 발색을 자랑하며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게끔 만들었다. 순식간에 필름 3통을 찍어버렸다. ^-^ 나머지 궁전들을 구경한 후 시간 관계상 왓포에는 들르지 못하고 두씻으로 갔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굉장히 무서운 얼굴이었는데, 태국에서 만난 태국인중 가장 정직한 사람이었다! 그분은 두씻 근처에 우리를 내려주시고는, ( 두씻 앞은 그때 엄청 막힌다고 그곳에서 걸어 가라셨다. ) 1바트, 1쌍트 까지 완벽하게 우리에게 거슬러 주셨다. 내친구가 놀랄 정도로.. 중앙선에 과일 노점아저씨를 발견 '달려~ '로 중앙선까지 건넌후 파인애플과 파파야를 사서 먹으며 위만멕으로 향했다. 왕궁과 두씻 주변에는 먹을만한 식당이 없었으므로, 그 과일들이 우리의 점심인 샘이었는데, 파인애플.. 정말 맛있었다!! >,.<
위만멕은 생각보다 현대적인 분위기의 궁전이었다. 왕궁에서 느꼈던 화려함과 가슴이 답답할정도로 시야 가득히 펼쳐진 건물들이 아닌, 넓은 정원과 나무와 목조 가옥(궁전)으로 이루어져 눈이 시원했다. 위만멕 입구에서, 친절한 안내인의 도움으로 우리는 때마침 준비중이던 전통 무용을 관람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태국 아가씨들이여~ 태국의 춤은 생각보다 흥겹고, 낯익고, 즐겁다. 즐겁게 공연 관람을 끝낸 후 우리는 위만멕을 볼수 있었다. 가이드 아가씨의 차분한 설명, 영어에 한없이 약한 내가 알아 들을 수 있을정도로 쉽게 설명하는 그 여자분께 감사를.. ^-^ 여기서 느낀건 태국인들의 '왕가'에 대한 존경심이었다. 우리나라였다면 상상도 못할.. 위만멕을 다 보고 시간을 확인하니 얼추 폐관시간 3시 30분경.. 우리는 택시를 잡아타고는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차이나 타운은 생각보다 정신이 없어서 '본격적인 구경은 실패' 라고 말하고 싶다. 단, 전자 상가에서 노점에 깔린 카메라들을 보며 '아.. 오늘아침에 날치기 당한 내 카메라도 지금 여기 어딘가 나와 있겠군.. ㅡ,.ㅡ ' 이란 생각이 들었다. 젠장.. 대충 구경조금하고 풀빵 사먹고 (맛있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월텟으로 갔다. 월텟행 택시에서 기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은 같게 생겼다' 라며 이런저런 농담을 거셨다. 우호~ 내가보기엔 삼국 모두 틀리지만, 역시 다른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나보다 ㅡ,.ㅡ;; 흐음~ 빡빡한 방콕의 교통 체증을 뚫고 도착한 월텟.. 월텟 글자의 형광등이 두개나 나가있는 심상치 않은 모습.. 우 그리고 그 내부는 너무너무 익숙한 우리나라 쇼핑몰 처럼.. 친구들에게 뿌릴 선물을 몇개 사고 또다시 슈퍼마켓에 들어갔다- 나와 내 친구는 서민들이라 그런지, 고가의 귀중품따위는 눈도 가지 않지만 이런 과자나 과일같은 먹거리에는 환장한다. ㅡ,.ㅡ;; - 요런저런 구경을 한후 월텟 윗층에 있는 씨파에서 저녁을 먹었다. 똠양꿍과 얌느앙과 알수없는 국수요리.. 똠양꿍과 국수요리는 맛있었다. 그러나 얌느앙은.. ㅡ,.ㅡ;;;; 권하고 싶지 않다. 육회좋아하시는 분은 좋아 하실지도.. ㅡ,.ㅡ;;; 밥먹은후 길건너 나라야 판에 가보았다. 오우마이갓~ 누가 나라야 판이 싸고 좋은 전통 물건이 많다고 했던가.. 완벽 바가지 매장들~! ㅡ,.ㅡ;;; 똑같은 물건을 카오산이나 월텟에서 100이라면 나라야 판에서는 150~200은 부르더라 ㅡ,.ㅡ;; 실망실망 대실망! 나라야 판을 훑어보고 다시 월텟으로 갔다. 할머님께 드리리라 맘먹었던 가오리 제품을 찾아서 샀다. 원체 흥정에 약한 나는 분명 바가지 썼으리라. 배가 아팠지만.. 능력이 없는데 어쩔꼬.. 같이간 친구역시 흥정에는 한없이 약한 인간인지라.. 가오리 큰놈으로 장 지갑과 중간 지갑 두개를, 두 개 살태니 깍아달래서 700바트정도 깍았다. 2000바트에 샀다. ㅡ,.ㅡ;;; 사실 더깍으려면 가능했겠지만 이때쯤 내 상태가 심히 좋지 않아서.. ㅡ,.ㅡ ;; ( 발에 10개는 될듯한 물집자국이 있었고, 그중 두개는 엄지손톱만큼 부풀어 올라 걷는 것은 불가하고 서있기 조차 힘든 상태였다 ㅠ,.ㅠ ) 더구나 그때까지도 가오리 물건 파는데는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고, 조금있으면 월텟 문닫을 시간이고, 우리앞의 관광객이 물건을 안 사고 가버렸으며 그 상인은 문닫기전 하나라도 더 팔으려는 눈치였기에.. 그냥 샀다.. ㅠ,.ㅠ 사실 나란 인간은 이딴 물건에는 요만치도 관심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그 가죽을 얻기 위해 가오리를 죽이는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 손녀딸의 첫 동남아 여행에 분명! 내심! 기대하고 계실 할머님을 생각하면 어찌 맨손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더구나 싱가폴은 태국보다 물가가 비쌀 것이고.. ㅡ,.ㅡ;;; 대충 사서 호텔로 돌아갔다. ㅡ,.ㅡ;;
호텔에서 물집 치료를 하고 목욕하고 짐정리하고 취임하려니 벌써 3시.. 오.. 아유타야. 6시 픽업.. 예약 안하기 잘했군..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1월10일
아유타야를 제끼고 호텔에서 빈둥거렸다. 사실 오늘이 태국의 마지막 날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일 11시 비행기 타고 싱가폴에 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밥먹고 (이때쯤 호텔의 맛난 식사도 슬슬 질려서 ㅡ,.ㅡ;;; ) 침대에서 꾸벅거리며 졸고, 박양은 학교 애들에게 엽서 보낸다고 아침부터 엽서 30장을 써대고.. ㅡ,.ㅡ;; 12시쯤 슬슬 거리로 나갔다. 마땅히 갈곳이 없었고 시간도 그랬기에 (돈도 많지 않았고.. ) 싸얌 스퀘어를 구경하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월텟에서 내린 후 엽서를 사고 면세점에 잠깐 들른 후 싸얌 스퀘로 걷기 시작했다. 면세점에서 산물건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 가격을보고 한마디 하지 않을수가 없다. 엄청 비싸게 붙여 놨더군!!!! 초콜릿도, 과자도, 말린 과일도, 가오리지갑도 말이야! ㅡ,.ㅡ 장사가 안될것 같다.. 패키지 여행객들 빼고는.. ㅡ,.ㅡ;; 면세점의 가오리 지갑 가격을보고는 '그나마 다행이군' 이란 생각을 하며 후후 거리고 웃었다. ㅡ,.ㅡ;; (내가 산 지갑보다 무늬도 절반 이상 조그만 작은 가오리인데도 가격은 2000바트가 붙어 있었다. 고로 내가 산것보다 상품가치가 무척 떨어지는것임이 분명하다.. 우후후.. 소심한 내 심장이여 ㅡ,.ㅡ;;) 물집을 잘 치료한 덕인지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은 내 발은 꽤 잘 견디는 편이다. 싸얌 스퀘는 남대문! 동대문! 그 분위기이다. 슬슬 가게를 돌아보며, '오 이 가방 이쁜걸~ 근데 생각보다 비싸군~' 이런 수작을 걸며 구경하고 다녔다. 사테인듯한 꼬치를 파는가게를 발견해서 사먹었는데 정말! 정말! 맛있었다!! 어떤분이 그러시던데.. 고급요리보다 저가의 꼬치가 더 맛있더라고.. 아마도 내가 간 집이 그분이 가셨던 그 집인듯.. 정말 맛있었다! 진작 먹지 못한게 한이었다! >,.< 역시 불량식품에 길들여진 나의 미각이여.. ㅡ,.ㅡ;;;
쥬스 마시고, 꼬치먹고 가게들 구경하고.. 그러니 어느덧 저녁시간.. 오늘도 점심은 건너 뛰었기에(꼬치두개로.. ) 저녁을 거나하게 먹기로 결정. 하드락 카페로 갔다. ㅡ,.ㅡ..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지 않다던가. 하드락카페는 서양인 천지~ 음식은 맛있었다!>,.< 그 샐러드 또 먹고 싶다. 역시 태국이 울나라보다 싸다는것을 느꼈는데 그리 많이 먹었는데도 우리나라에서 먹은 돈의 반 정도도 안나왔다 .. 멋지군.....
레스토랑을 나온 후 택시를 집어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박양이 남은 엽서에 피치를 올리고 있을때, 난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와 호텔탐험에 나섰다. (이때까지 호텔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ㅡ,.ㅡ;; ) 호텔 2층에는 상점가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기에, 뺀짜룽을 하나 샀다. 분명 바가지 썼겠지만, 적어도.. 적어도 나라야 판 보다는 값이 쌌다!!! ㅡ,.ㅡ;;;
호텔로 돌아가 박양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주머니를 확인하니 이제 남은 바트화는 공항세와 택시비와 박양의 우표값을 빼고는 둘이 합해 몇십바트도 남지 않았따 ( 내주머니에는 달랑 10바트 남아 있더라.. ㅡ,.ㅡ;;; )
냉장고를 열어보니 손도 대지 않은 맥주가 깨져있었다. ㅡ,.ㅡ;; 밑이.. 얼어서 터진것 같다. 젠장.. 사실 우리는 미니바 손도 대지 않았다. 단지 마켓에서 산 음료수와 기타를 넣어놓고 먹긴 했지만.. ㅡ,.ㅡ;;;
열심히 짐을 챙기고 잠자리에 누웠다. 낮에 너무 많이 잔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지만, 결국.. 내가 박양보다 일찍 잔것 같다. ㅡ,.ㅡ;;;;
밤늦게까지 딴짓을 하느라 잠을 못잤다. 두세시간 눈을 겨우 붙인 뒤 7시 조금 넘어 잠에서 깨어났다. 부랴부랴 옷을 입고 전날 싸둔 짐을 들고는 약속 장소에 도착. 박 양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괘씸한 ..유난히 추운 오늘 같은 날씨에.. 무거운 가방을 낑낑대며 박양의 집까지 걸어갔으나, 아뿔사 그녀는 이미 떠났단다. 다시 약속장소로 이동.. 도착해있던 박양을 타박하고는 서둘러 버스를 탔다. 길음역에서 공항 리무진으로 갈아타고는 9시 무렵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서둘러 티켓을 끊고, 물건 찾고, 환전하고.. 친구 만나고, 비행기 탑승 이륙..
일찍 자리를 잡은 탓인지 자리는 꽤 마음에 들었다. 환히 보이는 창가자리.. 가운데 좌석에 갖힌게 아니니 이정도면 만점.. 이었으나.. 직책이 높아보이는 남자 승무원이 다가오더니.. 옆자리에 앉은 꼬맹이를 위해 자리를 바꿔 줄 수 없냐.. 고 물어왔다. 똑같은 창가자리로 옮겨 주겠다는 말에 ok 했으나.. 곧 후회.. 창가는 창가이지만.. 창문이 없는 창가자리 였던 것이다. 더구나 앞에 모니터도 없어서.. 볼려고 맘먹었던 영화는 물 건너 갔고.. ㅡ,.ㅡ;; 비행시간 내내 기내식, 그리고 늘씬한 스튜어디스를 보며 감탄 하는 것 만이 유일한 낙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ㅡ,.ㅡ;; 헬로 태국을 다시 한번 훑고, 준비한 책을 읽는 사이 태국에 도착했다.
도착 시간 4시 30분경.. 매우 수월한 입국 수속후 우리는 택시를 잡기 위해 터미널 밖으로 이동했다. 택시 잡는 곳에서 줄서서 잡아탄 택시는 분명 미터 택시.. 미터임을 확인하고 택시에 올라탔으나, 사람 좋아 보이던 택시 운전기사는 호텔에 도착하자 300바트를 요구한다.. 요금 올리려고 호텔 주변에서 뱅뱅 돌고 시간도 끌었으나 그럼에도 230바트 밖에 안나오자 막무가내로 때를 쓴다. 역시 소문대로 방콕의 바가지 택시로군.. 택시비를 지불 하고는 체크인을 했다. -_- 쏠트윈 호텔은 기대 이상으로 그럴 듯 한 호텔 이었다. 만족스럽게 방을 확인하고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호텔을 나왔다. 친구와 싸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눈치보고 친절해보이는 여자분을 붙잡고는 싸얌을 물어 보았다. 친절히 알려 주시는 여자분.. 그분은 우리에게 택시나 뚝뚝을 타고 가지 그러냐.. 라고 하셨으나, 우리는 산책겸 한번 걸어보기로 맘먹었으므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는 씩씩하게 걸어갔다. 가는길 내내 왠지 알수 없는 낯익음이 느껴졌다. '청계천'을 걷는 느낌.. 철공이나 그런 종류의 상점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남루한 건물들과.. 명동과 종로와 같다는 화려한 쇼핑가가 아닌 몬가 남루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한참을 걷고 또 걷자.. 싸얌이 아닌 휠람퐁 역이 나왔다. ㅡ,.ㅡ;; 첫날부터 잘못 알아듣고 반대방향으로 씩씩하게 걸은 것.. 기왕 온 것.. 하며 역에 한번 들어가 역을 구경하고.. ㅡ,.ㅡ;;
막무가내로 달리는 차들 사이로 눈치보며 미친 듯이 달려 길을 건너고 다시 싸얌을 향해 씩씩하게 걸었다. 걷고 또 걷고.. 초행길이라서인지 무척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중간에 만난 현지인들은 어떤이는 친절하게 싸얌가는 길을 알려주고 어떤이는 무시한다. 역시.. 이곳도 사람 사는 동네라서, 친절한 사람 불친절한 사람이 공존하는 것이다. 아무튼 한참을 걸은 끝에 싸얌의 끝부분인 마분콩센터에 도착했다. 오.. 생각 외로 너무나 우리나라와 비슷한 쇼핑센터.. 우리는 계획했던 저녁식사를 위해 엠케이 수끼를 찾았다. 수끼는.. 너무 기대 했던 탓이었는지 분명 맛났는데도 기대에는 못미쳤다. 환상이 너무 컸던 게야.. ㅡ,.ㅡ;; 아무튼 이것저것 맛나게 먹고, 수박주스도 마시고, 슈퍼마켓에도 들려서 그 맛나보이는 열대과일들을 사들고는 다시 씩씩하게 호텔로 '걸어' 돌아왔다.
오.. 맨발로 운동화를 신고 돌아다닌 덕에 발에는 물집이 벌써.. ㅡ,.ㅡ;;;
이닦기 전 악명 높은 두리안을 맛보았다. 기대 이하의 냄새와 기대 이하의 맛.. ㅡ,.ㅡ;; 못견딜 정도의 악취도 아니었고, 못견딜 정도의 맛도 아니었으나, 기가막힌 별미도 아니었기에 꾸역꾸역 비닐 봉지에 넣어 버렸다. 망고 스틴은 무척 맛있었다. 입에서 살살 녹더군..
하지만 열대과일은 공통적으로 어떤 '풋내'가 나는 것 같았다.
1월 9일
6시에 일어났다. 생각보다 눈이 수월하게 떠진다. 옆에서 자고있는 박양보다 먼저 일어나 내가 박양을 깨울 정도이다. 호텔의 아침 식사는 생각보다 훌륭하다. 시리얼 몇 개와 소시지 몇조각 정도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 종류로 인해 아침 식사를 즐겁게, 배불리 즐겼다. 7시정도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택시를 탄 후 카오산으로 출발했다. 이지 투어를 찾아 아유타야 일일투어 예약을 위해서였다. 또한 어차피 가는 것, 카오산도 구경하며 왕궁으로 내려 가기로 했던 것이다. 아침에 잡아탄 택시는 젊은 태국 총각이 운전하고 있었는데, 공항에서와는 달리 정직한 미터 택시였다. 창밖으로 가끔씩 보이는 사원의 모습에 '태국인가벼~'라며 촌스런 재잘거림을 지껄며 카오산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며 난 박양에게 잔돈 받지 말고 좀 더 주라고 말했고, 짐을 확인했다. 헬로 태국을보며 이지 투어방향을 잡아 걸었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인지 가게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뉴 월드 백화점도 보았고, 카오산의 개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휠람퐁 역의 개때(!)가 훨씬 강력하다고 생각.. ㅡ,.ㅡ;; ) 도 구경하며 걷고 있을 때.. 눈앞에 갑자기 '요새'가 나오는 것이다. 오! 이런.. 귀신에 홀렸는지... 엉뚱한 주소를 보고 찾아 갔던 것.. ㅡ,.ㅡ;; 더구나 여행내내 나를 찜찜하게 만든 사건이 바로 여기서 일어났는데.. 요새 앞에서 문득 어깨의 허전함을 느끼고 짐을 체크하자.. 카메라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것이다! 택시에서 두고 내린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 좁은 택시에 나먼저 나왔고 꽤 오랜시간 (계산을 천천히 하는 박양으로 인하여) 짐 확인을 했으며, 끝으로 나온 박양도 택시에 남겨진 물건이 있나 체크했지만 없었다! 결론은 한가지.. 카오산 경찰서 앞에서 '길을 알려 주겠다며' 접근하던 현지인 중년 남성이 나에게 말을 걸었을 때 난 '노'라고 외치며 외면하고 길을 걸었는데 그 순간 당한 것이다!! 날치기를!!! 신기한 것은 행여 가방치기라도 당할까, 일렬로 교대로 걷고있던 우리였는데도 귀신도 모를 솜씨로 훔쳐 갔다는 것.. 이번 여행을 위해 새로 장만한 카메라.. 내 카메라.. 비싼.. 필름 한통도 뽑지 못하고 그렇게 날아갔다. ㅡ,.ㅡ
일단 요새에서 이지투어로 다시 걸어갔다. 마음이 워낙 무거워서인지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 이지투어를 찾은 후 예약과 카메라 분실에 대한 여행자 보험 상담을 하기 위해 직원을 기다리고 있자니, 한국 팀 두 팀이 들어온다. 한팀은 조카를 위해 다시 배낭 오셨다는 분이고, 한팀은 온가족 배낭 팀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투어사 한국인 직원을 기다렸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한국인 직원은커녕 현지인 직원도 오지 않는다.. ㅡ,.ㅡ;;
결국 전화로 한국인 직원과의 연결을 시도했는데, 이런.. 게시판에서 '오시면 만나실수 있읍니다~'라고 하시더니.. 파타야란다.. ㅡ,.ㅡ;; 더구나, 아유타야 일일투어의 픽업시간이.. 카오산에서 6시 라는 놀라운 글을 읽고는 아유타야행을 포기..(호텔에서 이곳까지 6시 픽업을 위해 준비한다면 4시에는 깨야하는데.. 도저히 무리였다 ㅠ,.ㅠ ) 다른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먼저 왕궁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시간은 9시를 조금 넘고 카오산 상점들은 천천히 문을 열고 있었다. 물론 카메라 도난사건으로 눈에 들어오는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ㅡ,.ㅡ
일단 카오산 경찰서로 가서 도난 신고를 문의했다. 경찰서에서는 두씻에 있는 관광경찰서로 가란다. ㅡ,.ㅡ;;; 다시 왕궁으로 내려오며 홍익 여행사를 발견, 친절한 여직원분께 문의.. 여직원분은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그거 신고해도 보험 얼마 못받아요.. ㅡ,.ㅡ '.. 또 이분께 전화기 쓰는 법을 배웠다. ^-^
카오산에서 왕궁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다. 택시타고 올때는 금방이었는데.. 여기서 우리는 또한가지 방콕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는데, 설마 설마 했지만.. 왕궁 앞 그 엄청난 대로를 무단횡단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위대한 무단횡단의 힘이여~ >,.<
- 가만 생각하면 태국 여행의 가장 큰 추억은 사정없는 무단 횡단이었던 것 같다. ㅡ,.ㅡ;;
우리는 수시로 눈치를 보고 '달려~'를 외치며 대로(大路), 소로(小路) 할것없이 미친듯 뛰어다녔던 것이다..
싸남 르앙에서 사진찍고 국립박물관에 갔다. 한산하고, 수리를 많이 하던 박물관 사실.. 다소 실망이었던것은, 워낙 약탈을 많이 당한 국가여서인지.. 생각보다 유물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 또한, 유물의 보존 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 박물관을 나온 후 왕궁으로 향했다. 이상하게도 우리가 워낙 빈해 보여서였는지 그 흔하디 흔하다는 보석 사기꾼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아 .. 현지인 한명이 우리에게 '안녕하세요~'라며 외친적은 있다. ㅡ,.ㅡ;; 무사히 너무나 수월하게 왕궁을 찾은 우리는 가지고간 치마로 갈아 입은후 에메랄드 사원에 들어갔다. 오오..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건물들 건물들 건물들.. 굉장한 화려함과 압도적인 인파였다. ㅡ.,ㅡ;; 사진찍기 힘들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원들을과 건물들은..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건설했을까 싶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붙어 있었다. 건물들은 화려한 발색을 자랑하며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게끔 만들었다. 순식간에 필름 3통을 찍어버렸다. ^-^ 나머지 궁전들을 구경한 후 시간 관계상 왓포에는 들르지 못하고 두씻으로 갔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굉장히 무서운 얼굴이었는데, 태국에서 만난 태국인중 가장 정직한 사람이었다! 그분은 두씻 근처에 우리를 내려주시고는, ( 두씻 앞은 그때 엄청 막힌다고 그곳에서 걸어 가라셨다. ) 1바트, 1쌍트 까지 완벽하게 우리에게 거슬러 주셨다. 내친구가 놀랄 정도로.. 중앙선에 과일 노점아저씨를 발견 '달려~ '로 중앙선까지 건넌후 파인애플과 파파야를 사서 먹으며 위만멕으로 향했다. 왕궁과 두씻 주변에는 먹을만한 식당이 없었으므로, 그 과일들이 우리의 점심인 샘이었는데, 파인애플.. 정말 맛있었다!! >,.<
위만멕은 생각보다 현대적인 분위기의 궁전이었다. 왕궁에서 느꼈던 화려함과 가슴이 답답할정도로 시야 가득히 펼쳐진 건물들이 아닌, 넓은 정원과 나무와 목조 가옥(궁전)으로 이루어져 눈이 시원했다. 위만멕 입구에서, 친절한 안내인의 도움으로 우리는 때마침 준비중이던 전통 무용을 관람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태국 아가씨들이여~ 태국의 춤은 생각보다 흥겹고, 낯익고, 즐겁다. 즐겁게 공연 관람을 끝낸 후 우리는 위만멕을 볼수 있었다. 가이드 아가씨의 차분한 설명, 영어에 한없이 약한 내가 알아 들을 수 있을정도로 쉽게 설명하는 그 여자분께 감사를.. ^-^ 여기서 느낀건 태국인들의 '왕가'에 대한 존경심이었다. 우리나라였다면 상상도 못할.. 위만멕을 다 보고 시간을 확인하니 얼추 폐관시간 3시 30분경.. 우리는 택시를 잡아타고는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차이나 타운은 생각보다 정신이 없어서 '본격적인 구경은 실패' 라고 말하고 싶다. 단, 전자 상가에서 노점에 깔린 카메라들을 보며 '아.. 오늘아침에 날치기 당한 내 카메라도 지금 여기 어딘가 나와 있겠군.. ㅡ,.ㅡ ' 이란 생각이 들었다. 젠장.. 대충 구경조금하고 풀빵 사먹고 (맛있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월텟으로 갔다. 월텟행 택시에서 기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일본인 중국인 한국인은 같게 생겼다' 라며 이런저런 농담을 거셨다. 우호~ 내가보기엔 삼국 모두 틀리지만, 역시 다른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나보다 ㅡ,.ㅡ;; 흐음~ 빡빡한 방콕의 교통 체증을 뚫고 도착한 월텟.. 월텟 글자의 형광등이 두개나 나가있는 심상치 않은 모습.. 우 그리고 그 내부는 너무너무 익숙한 우리나라 쇼핑몰 처럼.. 친구들에게 뿌릴 선물을 몇개 사고 또다시 슈퍼마켓에 들어갔다- 나와 내 친구는 서민들이라 그런지, 고가의 귀중품따위는 눈도 가지 않지만 이런 과자나 과일같은 먹거리에는 환장한다. ㅡ,.ㅡ;; - 요런저런 구경을 한후 월텟 윗층에 있는 씨파에서 저녁을 먹었다. 똠양꿍과 얌느앙과 알수없는 국수요리.. 똠양꿍과 국수요리는 맛있었다. 그러나 얌느앙은.. ㅡ,.ㅡ;;;; 권하고 싶지 않다. 육회좋아하시는 분은 좋아 하실지도.. ㅡ,.ㅡ;;; 밥먹은후 길건너 나라야 판에 가보았다. 오우마이갓~ 누가 나라야 판이 싸고 좋은 전통 물건이 많다고 했던가.. 완벽 바가지 매장들~! ㅡ,.ㅡ;;; 똑같은 물건을 카오산이나 월텟에서 100이라면 나라야 판에서는 150~200은 부르더라 ㅡ,.ㅡ;; 실망실망 대실망! 나라야 판을 훑어보고 다시 월텟으로 갔다. 할머님께 드리리라 맘먹었던 가오리 제품을 찾아서 샀다. 원체 흥정에 약한 나는 분명 바가지 썼으리라. 배가 아팠지만.. 능력이 없는데 어쩔꼬.. 같이간 친구역시 흥정에는 한없이 약한 인간인지라.. 가오리 큰놈으로 장 지갑과 중간 지갑 두개를, 두 개 살태니 깍아달래서 700바트정도 깍았다. 2000바트에 샀다. ㅡ,.ㅡ;;; 사실 더깍으려면 가능했겠지만 이때쯤 내 상태가 심히 좋지 않아서.. ㅡ,.ㅡ ;; ( 발에 10개는 될듯한 물집자국이 있었고, 그중 두개는 엄지손톱만큼 부풀어 올라 걷는 것은 불가하고 서있기 조차 힘든 상태였다 ㅠ,.ㅠ ) 더구나 그때까지도 가오리 물건 파는데는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고, 조금있으면 월텟 문닫을 시간이고, 우리앞의 관광객이 물건을 안 사고 가버렸으며 그 상인은 문닫기전 하나라도 더 팔으려는 눈치였기에.. 그냥 샀다.. ㅠ,.ㅠ 사실 나란 인간은 이딴 물건에는 요만치도 관심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그 가죽을 얻기 위해 가오리를 죽이는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 손녀딸의 첫 동남아 여행에 분명! 내심! 기대하고 계실 할머님을 생각하면 어찌 맨손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더구나 싱가폴은 태국보다 물가가 비쌀 것이고.. ㅡ,.ㅡ;;; 대충 사서 호텔로 돌아갔다. ㅡ,.ㅡ;;
호텔에서 물집 치료를 하고 목욕하고 짐정리하고 취임하려니 벌써 3시.. 오.. 아유타야. 6시 픽업.. 예약 안하기 잘했군..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1월10일
아유타야를 제끼고 호텔에서 빈둥거렸다. 사실 오늘이 태국의 마지막 날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일 11시 비행기 타고 싱가폴에 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밥먹고 (이때쯤 호텔의 맛난 식사도 슬슬 질려서 ㅡ,.ㅡ;;; ) 침대에서 꾸벅거리며 졸고, 박양은 학교 애들에게 엽서 보낸다고 아침부터 엽서 30장을 써대고.. ㅡ,.ㅡ;; 12시쯤 슬슬 거리로 나갔다. 마땅히 갈곳이 없었고 시간도 그랬기에 (돈도 많지 않았고.. ) 싸얌 스퀘어를 구경하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월텟에서 내린 후 엽서를 사고 면세점에 잠깐 들른 후 싸얌 스퀘로 걷기 시작했다. 면세점에서 산물건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 가격을보고 한마디 하지 않을수가 없다. 엄청 비싸게 붙여 놨더군!!!! 초콜릿도, 과자도, 말린 과일도, 가오리지갑도 말이야! ㅡ,.ㅡ 장사가 안될것 같다.. 패키지 여행객들 빼고는.. ㅡ,.ㅡ;; 면세점의 가오리 지갑 가격을보고는 '그나마 다행이군' 이란 생각을 하며 후후 거리고 웃었다. ㅡ,.ㅡ;; (내가 산 지갑보다 무늬도 절반 이상 조그만 작은 가오리인데도 가격은 2000바트가 붙어 있었다. 고로 내가 산것보다 상품가치가 무척 떨어지는것임이 분명하다.. 우후후.. 소심한 내 심장이여 ㅡ,.ㅡ;;) 물집을 잘 치료한 덕인지 양말을 신고 운동화를 신은 내 발은 꽤 잘 견디는 편이다. 싸얌 스퀘는 남대문! 동대문! 그 분위기이다. 슬슬 가게를 돌아보며, '오 이 가방 이쁜걸~ 근데 생각보다 비싸군~' 이런 수작을 걸며 구경하고 다녔다. 사테인듯한 꼬치를 파는가게를 발견해서 사먹었는데 정말! 정말! 맛있었다!! 어떤분이 그러시던데.. 고급요리보다 저가의 꼬치가 더 맛있더라고.. 아마도 내가 간 집이 그분이 가셨던 그 집인듯.. 정말 맛있었다! 진작 먹지 못한게 한이었다! >,.< 역시 불량식품에 길들여진 나의 미각이여.. ㅡ,.ㅡ;;;
쥬스 마시고, 꼬치먹고 가게들 구경하고.. 그러니 어느덧 저녁시간.. 오늘도 점심은 건너 뛰었기에(꼬치두개로.. ) 저녁을 거나하게 먹기로 결정. 하드락 카페로 갔다. ㅡ,.ㅡ..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지 않다던가. 하드락카페는 서양인 천지~ 음식은 맛있었다!>,.< 그 샐러드 또 먹고 싶다. 역시 태국이 울나라보다 싸다는것을 느꼈는데 그리 많이 먹었는데도 우리나라에서 먹은 돈의 반 정도도 안나왔다 .. 멋지군.....
레스토랑을 나온 후 택시를 집어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박양이 남은 엽서에 피치를 올리고 있을때, 난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와 호텔탐험에 나섰다. (이때까지 호텔에 뭐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ㅡ,.ㅡ;; ) 호텔 2층에는 상점가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기에, 뺀짜룽을 하나 샀다. 분명 바가지 썼겠지만, 적어도.. 적어도 나라야 판 보다는 값이 쌌다!!! ㅡ,.ㅡ;;;
호텔로 돌아가 박양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주머니를 확인하니 이제 남은 바트화는 공항세와 택시비와 박양의 우표값을 빼고는 둘이 합해 몇십바트도 남지 않았따 ( 내주머니에는 달랑 10바트 남아 있더라.. ㅡ,.ㅡ;;; )
냉장고를 열어보니 손도 대지 않은 맥주가 깨져있었다. ㅡ,.ㅡ;; 밑이.. 얼어서 터진것 같다. 젠장.. 사실 우리는 미니바 손도 대지 않았다. 단지 마켓에서 산 음료수와 기타를 넣어놓고 먹긴 했지만.. ㅡ,.ㅡ;;;
열심히 짐을 챙기고 잠자리에 누웠다. 낮에 너무 많이 잔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았지만, 결국.. 내가 박양보다 일찍 잔것 같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