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 12 - 자연 그대로의 꼬 싸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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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의 여행얘기 12 - 자연 그대로의 꼬 싸멧...

BINA 2 1220
반페에 내리니 봉고차 세 대로 모인 사람들이 바글 바글 한데...문도 없는 아주 후진....-_- 여행사 안에서 좀 기다리라 한다. 그러더니 내 짐작에..새로 생긴 선착장으로 가는 듯....줄 맞춰서 소풍가는 것처럼... 가다가 길 건너는 바람에 다 흩어졌다. 드디어 배를 탔는데....푸켓에서 피피 갈때와는 완전 다르다. 거의 통통 배 수준에.....창 문도 없고 그냥 창문 자리만 뻥뻥 뚫려 있는....배 가운데에 짐을 쌓아두고...

싸멧섬은 반페에서 무지 가깝다. 선착장에서 보면 보일정도?? 거길 통통배를 타고 가니까 30 분이 걸리지...-_-;;;;
하여간 뚫린 창문으로 날라들어오는 물방울 들을 피해 몇번 자리를 옮기니 벌써 밖으로 '싸멧섬에 온걸 환영한다'는 나단 선착장으로 짐작되는 곳의 간판(?) 이 보인다. 우리는 가방을 챙겨 들고 내릴준비를 했는데....

우리가 아직까지도 이해 할 수 없는 일이 여기서 일어났다. 아자씨가 갑자기 우리보고 "Wait"하란다. 엥?? 뭐지? 뭐지? 하고 있는데 우리를 비롯한...배 안의 몇명은 못내리게 하더니 배를 다시 운전해서 싸멧섬을 한바퀴 돌기 시작...책에 나와있는대로 군데 군데 해변가가 보이는데...도대체 왜 선착장에 안내려 주고 이리로 가는지...이해 할 수 없는 우리에게 떠오른 생각이란....

국립공원 입장료 포함해서 끊은 티켓이니까..."이쪽으로 돌아서 국립공원 입장료 안내도 되는 해변가에서 내려주는것이다....." 라고 그럴 듯한 상상을 하고 있는데...

"아오 웡드만"으로 확신되는 곳에 다다르니...웬 판 떼기가 우리 배를 보고 빠른 속도로 접근한다. 그 판떼기는 정말 말 그대로....조금 튼튼해 보이는 판떼기 같은 (절대 배라고 볼 수 없음) 데다가 긴꼬리배에 붙어있던 그 프로펠러만 갖다가 붙여 놓은 것인데...우리보고 다 그걸로 바꿔 타란다. 헉....얼마나 무서웠는지....판떼기 고대로 가라 앉아 버리는것이 아닐까...
그 넘의 국립공원 입장료 안낼려고 별 짓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건 우리의 착각. 해변가에 다다르자...내리라는데...우리야 샌들신고 있었으니 물로 풍덩 뛰어서 걸어 들어왔는데...운동화 신고 온 사람들은 양말 벗고....운동화 벗고..-_-;;;;

우리 가방은 휙 휙 던져져서 바닷물 한방울 안 묻고 모래 사장 위에 잘 쌓여 있었다.
해변가에서 해수욕 하던 사람들은.."쟤네 뭔데 해변으로 들어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고...그런데 거기서 나타난..웬 해양 경찰(?) 복장의 사람들 두명....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잡고 국립공원 입장료 200밧씩을 내라고 한다.
우리는 여행사 티켓에 포함에서 냈다고 말해야 하는데 여행사에서 나온 사람들은 이미 그 판떼기를 타고 돌아가고 있었고....ㅠ.ㅠ
증명할 길도 없고...도망갈 길은 더더욱 없고...우린 200밧씩을 그냥 냈다.

썽태우를 타고 아오 힌 콕으로 들어오니 한 사람당 30밧.
정말 대단한 비포장 도로인데..썽태우를 타는게 거의 놀이기구 타는 수준이다. 밖으로 뛰쳐나갈려는 가방 잡고 한손으론, 썽태우의 허술한 난간(?)을 붙잡고...발은 모래 투성이에...정말 난민같은 모습이다.-_-;;;;

아오 힌 콕이라고 내려주길래 봤더니 바로 앞에 똑 리틀 헛 이라는 간판이 보이는데...웬지 깔끔해 보이길래 들어가려고 했더니 바에 앉은 남자가 "Full"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든다...
바로 위에 나가 방갈로로 가니 거기도 풀......아니 여긴 숙소도 몇개 없어 보이는데 드디어 노숙을 한번 해 보게 되는 것인가....

마지막으로 다시 똑리틀 헛을 지나 젭스 방갈로 에 갔더니 산꼭대기에 있는 600밧 짜리 방이 딱 하나 남았댄다. 그냥 군 소리 앉고 오늘은 재수떼기 라고 생각했다. 영자댁이 방을 보고 오는데 시간이 한~~~참 걸린다. 내려오더니 하는 소리 "여기 뱀 나온다" 엥?? 웬 뱀?? 했더니 올라가는 길에 뱀이 쉬리릭 지나가서 열라 놀랬더니 앞에 가던 그 안내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참 민망했더라...하는 얘길 한다. -_-;;; 그래도 모래사장에서 노숙하는것보다야 낫지,,,하면서 그 곳에서 있기로 하고...올라가는데 정말 산꼭대기다 -_-...다행히 우리 올라갈때는 뱀은 안나왔다. 나왔으면 뭐...보신관광 됐게찌...

숙소에 짐을 풀면서 계산을 했다. 둘이서 차비 600밧에 입장료 400밧에 숙소는 600밧.. 오늘을 위해서 1600 밧을 썻는데...밋밋하게 있으면 안되지! 하는 생각이 들어 초 스피드로 수영복을 갈아입고 해변가로 갔다...3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그런건지...사람이 원래 많이 없어서 그랬는지...모래 사장은 한가한 편이다. 비치 의자도 몇개 없고...

나무가 늘어져서 그늘이 진 곳에 싸롱을 깔고 엎어져 바다를 바라보는데...정말 그림 같다. 섬 안에 화려한 건물도 없고...자연 그대로다.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던 맑은 하늘을 보여주고 있어 정말 기뻤다.

엎드려서 보니 모래가 유난히 하얗다.....
밀 가루 같네....하고 한 움큼 쥐어 봤는데....정말 밀가루 인줄 알았다. 헉......이렇게 좋을 수가!!! 손에서 쥐면 뽀드득 소리가 나는게....정말 모래사장이 예술이다.

물은 맑지만 금새 깊어지는 편, 파도도 간간히 있어서 물에 누워서 하늘이나 볼까 했는데 안되게 생겼다.
영자댁이 잠깐 숙소에 간 사이 난 혼자 모래 사장에서 발만 모래속에 파 묻고 (?) 바다를 보면서 있는데..
거의 연인 단위인 그 곳에 혼자 바닷가에 앉아 쓸데 없는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기분이 묘~하다. 싸멧이 마지막 여행지 였던 탓도 있겠고...그 짧은 명상(?)은 헤나 하라고 하던 태국 소년에 의해 끝이 났지만...^^;;;

영자댁이 돌아오고 우린 인어 동상을 경계로 핫 싸이 꺠우 쪽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가다 보니 웬 요가단체 (?) 가 보인다. 거기서 요가를 가르쳐 주는건지...아니면 나름대로 하고 있는건지 정말 심각한 분위기의 요가 단체....동양인은 없고 서양인 뿐이었는데 모래 사장에 쭈욱 늘어서서...아주 진지하게 요가를 즐기고 있다. 바위를 넘어서 드디어 인어공주 동상...인어공주 동상이.....
안델센의 그 인어공주처럼 안타까운 모습이 아니라...무진장 커서 괴물 같다 -_-;;; 태국의 왕궁에서 많이 볼 수 있던 웬 도깨비(?) 상과 같이 서 있다. 분위기는 괴상, 희한.....

바로 앞에 미니 햄버거 노점이 있다...피피에서의 그 죽도록 맛있었던 샌드위치를 기억하며...하나씩 사 먹었는데....영 벨루다...ㅠ.ㅠ
게다가 난 치즈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정말 정직하게도 빵 속에 치즈만 달랑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ㅠ.ㅠ 햄은 기본으로 들어있을줄 알았더니....

노점 앞에 마련된 비치의자에 앉아서 그걸 먹고 있는데 누군가 우리에게 구운 땅콩을 건네며 말을 건다...
정말 Cool 하게 생긴 서양 아저씨! 배 안나오고 안 느끼하고...찝적거리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대화가 시작 됐는데...
그 아저씬 오스트리아에서 온 37세의 늙은 청년(?)..직업은 "Captain"이란다..
엥? 웬 캡틴? 그랬더니 못 믿게냐고 하면서 오스트리아에 온 외국인 들을 배에 태우고 아름다운 곳을 소개 시켜 주는 캡틴이란다. 아~정말 캡틴 맞구나...영어두 무지하게 잘 한다~!!
태국을 오랫동안 여행중인데 싸멧섬이 제일 좋다고 한다. 천국이란 말도 아끼지 않는다.
아직 결혼두 안했구 태국엔 여자친구랑 같이 왔는데 여자친구가 먼저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단다. 그래서 이제 남은 날은 혼자 고 자유라며 웃는 그 아자씨의 눈은 바다 보다 파랬다...

정말 여행중에 사람들과의 추억을 남겨가는게..그 어느 멋진 곳을 가는 것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나에게..그 이름모를 37세의 오스트리아 아저씨는 세상을 행복하게 사는 또 한사람으로 기억에 자리 잡았다.

다시 우리가 출발했던 아오 힌콕으로 돌아오는데...해가 뉘역 뉘엿 진다. 정말...너무 아름답다! 피피에서도 구름에 가려 놓친 석양의 바다가 아니었던가....자연 그대로의 싸멧 섬에서 빠른 속도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니 ..참 아쉽기도 하고 아름다워서 눈물이 날것도 같다. 해는 정말 빠른 속도로 진다...사진찍고 돌아보면 해가 반으로 줄어있고...또 반의 반으로 줄고....완전히 넘어가 버리자 모래 사장에도 빨리 어둠이 찾아든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우리를 반기는건 왕 모기!!!
피피의 뷰 포인트에서처럼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것도 아니고 그 크기에 걸맞게 사람을 노리는 매처럼 날아다니다가.....목표물로 날아드는게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정말 따갑다....다리에서 뭐가 따끔 해서...모래 밭에서 나뭇잎이 붙어왔나....하고 치마를 펄럭였더니 왕모기가 날아간다...슬리퍼 들고 쫒아가서 잡았는데 피의 양의 거의 헌혈 수준이다....-_-;;;;;;;
우리는 한쪽에 슬리퍼 한짝씩 들고 모기잡기를 시작했는데...자세히 보니 밝은 색의 벽에 간간히 무늬처럼 있던 모든 게 모기잡은 흔적이다....

싸멧섬에도 밤 늦게 까지 영업하는 바들이 있지만..정말 조용한 편이다. 밤이 찾아들면 정말 어두운 편 이기도 하고..새벽부터 울어 짜증나게 만드는 닭들도 없고.. 늦게까지 잠이 안오면 해변가에 있던 작은 바에 가서 칵테일 한잔 하면서 밤 바다를 바라보려고 했는데......또 다시 눈떠보니 아침이다. 이런 썩을!!!!!!

1월 5일

오늘은 계획에 맞추어 방콕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아침에 싸멧에서 나가지 않으면 시간이 참 어리버리 하게 되어버린다. 나단 선착장으로 가야 하는데 지나가는 썽태우가 하나도 없다...
2 Comments
BINA 1970.01.01 09:00  
네 퍼온다는것을 깜박했는데 어찌나 아쉽던지....그런데 그거 ..모래..째끔 퍼 와두 괜찮나여??
이수민 1970.01.01 09:00  
그립다... 꼬 싸멧... 정말 모래 곱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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