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정이와 으네의 태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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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정이와 으네의 태국여행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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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5시 45분 우린 치앙마이라 불리는 곳에 떨궈졌다.
VIP버스는 정말 이름만큼이나 VIP의 위력을 단단히 떨쳤다.
자는 내내 얼마나 춥던지, 가져간 점퍼에 타이항공 담요에
버스에 구비되어 있는 이불까지 총동원해서 온몸을 감쌌는데도
너무 추워서 거의 20분에 한번꼴로 잠을 설쳤다.
자세도 영 불편할 뿐더러 너무 추워서 버스에서 내리고나니
온몸이 욱신욱신하다~ ㅠ.ㅠ

우린 트레킹을 주관하는 여행사인 나이스플레이스 인에 또다시 떨궈지고 이제 정말 트레킹 시작인가 보다 왕빵 긴장하며 귀를 쫑끗 세우고 있는데 아무도 우리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뭐야 정말~~이것들이......
괜히 약이 오르는데 우리와 함께 온 서양인들은 하나둘씩 여행사를 떠나는거다. 아마도 개별 트레킹을 하거나 우리와 다른 팀인것 같았다. 우린 언제 출발하냐고 물으니 9시 반에 출발할꺼란다.
헉~~ 그당시 시간이 7시가 안된 시간이었는데 이런~~ 욕나온다. 난 타이항공 담요펼쳐들고 기다랗고 딱딱한 의자에 누워버렸다.
으네는 쪽팔려한다. 쪽팔린게 대수냐? 졸리구 몸이 죽겠는데~~
누워서 잠이 들락말락하는데 여행사 직원이 베개 가져다 준다.
ㅠ.ㅠ 내가 그리 불쌍해보였나?
아무튼 난 그렇게 누워서 오들오들 떨다가 이내 잠이들었고
내가 새우잠을 자는동안 으네는 뭘했는지 모르겠지만
잠에서 깨어보니 심심해 죽을뻔했다는 표정이다.
우리 으네~~심심하믄 안돼지~ *^^*
우린 가방을 맡기고 치앙마이 시내 구경을 나갔다.


치앙마이는 태국 제2의 도시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정도라고 할까? 그렇다고 해안도시는 아니고 방콕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한 내륙도시이다. 방콕의 번잡함, 화려함을 알기때문에 치앙마이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른 아침 산책을 나서서 마주한 치앙마이는 너무 소박했다. 사람들도 순박하고 곳곳에 이쁜 집들도 많고 물가도 싸고 아무튼 첫인상이 너무 좋은 그런곳이다. 깔끔하게 정돈되어 보이는 한 베이커리에서 샌드위치와 에그프라이와 모닝커피를 시켜서 먹고는 다시 여행사로 돌아와 우리와 함께갈 트레킹 팀을 기다렸다.

드뎌 차가오더니 사람들이 한무데기 내린다.
오~ 이런~ 모두 한국사람들인거 같다. 앗싸~ 신난다!
그런데 막상 한국 사람들하구 마주쳤는데도 선뜻 말해볼 용기가 엄따. 그동안 군중속의 고독인냥 돌아다니던게 버릇이 된건지~
그래도 어쨌든 서양인들속에 우리만 '따'될줄 알았는데 넘넘 다행이다 ㅠ.ㅠ


예정시간을 조금넘겨 트레킹이 시작됐다.
일단은 썽태우라고 불리는 미니버스같은걸 타구 어데론가 한참을 달린다. 좁아 죽겠다. 승차감도 영 꽝~~~
그래도 우린 감사해야지. 트레킹 현지 가이드로 보이는
차림이 정말 남루한 아저씨는 썽태우 뒤에 달린 사다리에 몸을 의지해서 그 오랜 시간을 달린다. 그게 생활인지 그렇게 힘들어 하지도 않는다. 가다가 왠 편의점과 시장이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살것도 있으면 사라고 한다.
기사아저씨와 가이드는 시장을 봐오는 모양이다. 닭과 파인애플, 식빵같은걸 한뭉테기 사오더니 차는 다시 출발한다.
전철처럼 마주보고 앉게 된 의자라서 좀 있으려니 멀미가 난다
빨리 내렸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가는동안 다른 사람들과 조금씩 말도 텄다. 커플이 두팀이다. 한팀은 신혼여행이구 한팀은 대학생 커플이다. 그리고 대학교 친구들끼리 온 팀이 4명,->이팀은 정말 시끄럽고 잼있다. 아마 이들은 태국이 아닌 어디를 가도 그들끼리만 있으면 정말 심심할 일 없겠다. 사실 조금 부럽기도 했다. ㅠ.ㅠ 나도 나중엔 꼭 여럿이 갈테야!!!!
그리고 혼자 여행중이시라는 여자분 1분
또 같은 학교 선생님이시라는 여자분 3분~~그리고 우리 둘!
다 좋은 사람들같다~ 당근이 우리도 좋은 사람이다 . -> 믿거나 말거나~


차가 산 중턱까지 오르더니 내리란다. 짐은 두고 내리라는데 아마도 코끼리를 탈껀가 보다. 우린 넘 가까이 보이는 정말 집채만한 코끼리 모습에 흥분했다. 으네는 막 떨린다구 한다. ㅋㅋㅋ 나도 사실 떨려~ 그런데 코끼리 타는 일은 의외로 노가다였다.
우리 두 몸땡이를 싣고 가는 코끼리도 고생이지만 거기에 불안하게
매달려 가는 우리도 너무 힘들었다. 완전 디스코 팡팡이 따루없다.
내리막길에선 정말 몸이 밑으로 쏟아질꺼같다~ 얼마나 팔에 힘을 줬는지 담날 자고 일어났을때 어깨로 팔로 안 아픈데가 없을 정도~~~~ 근데 우리가 좀 유난인가? 우리만큼 소리를 크게 지르는 팀이 없다. 다들 넘 멀쩡하게 가는거 같다. 도대체 우린 왜그런거야?


아무튼 그렇게 코끼리 트레킹을 마치고 왠 노천식당같은데서 점심을 준다. 볶음밥이다. 태국음식중 입에 맞는 한가지를 고르라면 난 주저없이 볶음밥을 고를꺼다. 우리나라 중국집 볶음밥과 비슷한데 그렇게 느끼하지도 않고 먹을만하다. 배고팠던 차에 볶음밥에다가 팀원중 한분이 싸온 고추장 꺼내서 싹싹 비벼먹었더니 의외로 맛있다. 옆의 다른 팀은 국수를 먹는다. 볶음 국수인데 맛은 별루 없어보인다. 그렇게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갔는데 줄이 길었다. 주변 구경하면서 기다리는데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한 여자애(우리 팀원이다 대학생 4명중 한명)가 나오면서
'그래두 아메리칸 스탠다드라네'라고 말했다. 우리 앞에 서있던
서양남자 눈매가 가늘어지더니 살벌해진다.
막상 그 말을 한 여자애는 전혀 눈치를 못챘는데 앞만 쳐다보고 있던 우리는 그남자의 살벌한 표정에 괜히 땅만 쳐다봤다. ^^;
갑자기 왜 그런 소릴 하지?~~~
이궁 화장실 들어가서야 알았다.
정말 후질근한 화장실(물 일일이 퍼서 부어야 함)인데
변기에는 너무나 선명하게 아메리칸 스탠다드라고 써있었던 거다.
허허~~~ 이것을 말한거구나.
그 서양남자도 오해가 없었음 좋겠는데~~~


점심먹고 이제 정말 고생시작이다.
배낭 메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첨엔 길도 완만하구 나무 그늘인데다가 옆에 물도 흐르고 걷기가 수월했다. 그런데 어느정도 가다보니 땡볕이구 가파르다. 죽겠당! 그런데 이런~~
내가 맨날 산 못탄다구 놀리던 우리의 으네는 그 짧은 다리로
빠릿빠릿하게 넘넘 잘 가고 있는게 아닌가?
근데 으네에게 잔소리하던 나는 왜 이모양인가?
한줄로 산을 오르는데 내앞에서만 간격이 넓어지곤하는거다.
쪽팔리게~~~ ㅠ.ㅠ
차를 구입하고나서는 정말 걷는일이 너무 적어졌다.
그렇구나~ 그런거였구나. 정말 돌아가면 운동좀 해야지~
쪽팔려 못살겠단 생각까지 들었다 ㅠ.ㅠ

가이드가 두명인데 한명은 맨 앞에서 한명은 맨뒤에서 온다.
그런데 맨 앞에 가는 아저씨~ 정말 빨리도 간다.
그 가파른 길을 막 뛰어가는게 아닌가... 아휴~ 진짜
누굴 놀리는건지~~
좀더 가면 워터폴이 나온다고 한다. 워터폴?
얼마나 대단한게 나오길래,,, 미리부터 광고하고 그러지?
멀리 왠 원두막같은게 보이고 바나나 나무도 보인다.
좀더 가까이 가보니 정말 근사한 폭포가 있다
와~~
생각같아선 물에 첨벙 뛰어들고 싶지만 남은 스케줄이 바빠
그러지는 못했다. 거기 앉아서 쉬고 있으니까 삼겹살에 쏘주 생각이 절로난다.
이런데 앉아서 한잔 들이켜야 하는건데 말이쥐!!!
평소엔 술도 잘 안마시는데 괜히 그런데 가니깐 술생각이 나네~
나도 참 주책이지...



폭포에서 좀 쉬는동안 가이드 옆에 갔다가
헉~ 진짜 질식해 죽을뻔했다. 냄새가 장난이 아닌거다.
안씻은지 한 일년은 되는거 같다. 그 아저씨 바로 뒤에 따라가던 여자애도 빨리 가고 싶어도 냄새땜에 못가겠다고 말할정도니~~~
이렇게 좋은 폭포도 있는데 좀 씻지 ^^


다시 몸을 추스리곤 산을 올랐다. 정말 피곤해 죽겠다고 생각할때쯤
고산족 마을에 도착했다. 좀 큰 마을이 산 꼭대기에 있고 우리가 묵는곳은 바로 그 아래에 따로 있었다. 그곳에 서서 멀리를 바라보니 정말 우리가 높히 왔다는게 실감이 됐다. 으네는 아주 자랑스러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하긴 나도 내가 대견하다!! 내 짧은 다리로 고산족마을을 정복하다뉘~~~ 이런 경사스런 일이....
그러나 고산족 마을에 도착했다고 모든일이 오케이난건 아니다.
일단 땀을 많이 흘렸는데도 씻을 곳이 마땅치 않다.
수도가 하나 있지만 그곳에서 샤워를 할순 없으니까~
비누 박박 문질러서 머리는 감았지만 샤워는 못하고 옷만 갈아입었다. 고산지대라서 해가 지기도 전에 날씨가 쌀쌀해진다.
점퍼를 입고 잠좀 자다가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왠 닭고기 요리와 야채볶음 그리고 밥과 국을 먹는데..
아~~ 어느것하나 입에 맞는게 없다 ㅠ.ㅠ
난 고추장 원조를 부탁해서는 고추장에 비벼 김싸먹었다.
흐미 불쌍한거.....
으네도 입에 안맞기는 마찬가지인거 같다.
그런데 으네가 팍치라면서 풀쪼가리 하나를 건져준다.
난 살짝 입에 넣고 씹어봤다.
우엑~ ~~~ 난 그때 진정한 팍치의 맛과 향을 음미할수 있었다.
정말 뭐라 표현할수 없는 그맛!
그런걸 어떻게 그렇게 잘먹는지,,, 그들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어쨌거나 그런건 문화의 상대성일 뿐이다.
난 예전에 이태원에서 김치 정말 싫어요~라고 인터뷰하는 외국인들을 본적이 있다.
마찬가지겠지.. 김치가 싫은 그들처럼 나도 팍치가 싫지만
그렇다고 그걸 먹는 사람을 손가락질 하면 안되는거니까~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니까 과일준다.
앗싸 파인애플~~ 맛나는건 파인애플 뿐!! 많이도 챙겨먹었다.하하~~ 해가 순식간에 떨어지더니 이른시간인데도 깜깜하다.
우리 팀은 모여서 서로 정보도 나누고 잼있는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랫만에 말이 통하는 사람들하고 얘기하니까
너무 좋았다. 그래서인지 으네랑 나랑은 쫌 오바한거 같다. ㅋㅋㅋ


그렇게 한참을 떠들다가 파장분위기가 됐다.
으네랑 나랑은 화장실 갔다가 오는데 무심코 허리를 펴 하늘을 쳐다봤다. 헉~~~세상에나~~ 이럴쑤가~~~ 정말 그 상당한 쇼크는 뭐라고 표현이 안된다.
너무 아름답다. 그깟 밤하늘에 감동먹구 그러는 내가 아닌데..
그 하늘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는다.
마치 천체만원경을 통해 밤하늘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때 본 그 감동 만빵을 어케 표현해야 하나?
마음속 깊이까지 시려올만큼
선명한 검푸른 색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은 정말 코끝이 찡할만큼 예뻤다.
목이 저려서 아플때까지 그렇게 하늘을 쳐다봤다.


고산족 마을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내 마음같았다.^^


경비(2인)
휴계소(과자,우유):45밧
편의점(ABC과자 -> 아주 맛남):5밧
베이커리 아침식사:66밧
와플:10밧

트레킹시작하고는 돈쓴게 엄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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