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각자의 매력은 다르지만 어울림은 하나.
나는 결국 10일날 오전에 이곳에서 코팡안으로 가기로 맘먹었다.
나만믿고 코팡안에 이미 가있는(그는 이번이 첫 태국여행이다.)
상덕오빠와의 약속을 내맘대로 깰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그렇다고 방콕에서 야간버스 + 페리타고 하루 전에 코팡안에 도착한 그에게
다시 페리 + 장거리버스 + 페리를 타고 이곳으로 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 이곳을 떠나기 정말 싫지만 나... 결국 가야 하는구나.... ㅠ.ㅠ)
결국 몇 일간의 내맘대로 여행이 이렇게 막을내리게 되게 생겼다. 흑...
(그래 이왕지사 내일 가야한다면 오늘은 실컫 놀자.
그리고 풀문 끝나고 가능하다면 이리로 다시 넘어오자.)
뭐 이렇게 편히 생각하니 그리 아쉽진 않네.
또 오면 되지, 뭐.
비록 몸은 겁나 힘들겠지만 뭐... 그래도 뭐..... ^^;;
그러며 오늘 하루도 해변에서 빈둥빈둥이다.
리조트 레스토랑 앞 작은 private beach는 정말 아담하고 예쁘다.
해변에 누워 태닝하며 책읽고 있는데
바이킹의 인기 男, 브루노가 살며시 다가온다.
[누나... 저 누나 옆에 누워도 될까요?]
[어머~ 넌 뭘 그런걸 물어보니~~ 어서 앉아, 얘~ ]
브루노는 웃으며 내 발밑에 자리 잡고 앉는다.
[어머, 얘!!! 내 옆에 앉는다더니 왜 내 발밑에 앉니?]
[저.... 누나가 발로 만져주시라고요....]
[하하... 그래.... 알았당~~ ㅎㅎ]
그러며 열심히 만져주는 나.
하하하, 브루노군 표정이 아주 가관이다. ^^
그런데 그때 문자가 온다.
어? 상덕오빠다.
코팡안에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 더이상은 못견디겠다며
풀문파티고 나발이고 그냥 다른 곳으로 떠나겠다는 문자.
Oh, my God!!!
하나님이 내 마음을 아신것일까.
난 얼른 상덕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곳은 건기라 날씨도 죽이고 리조트도 끝내주니
조금 힘들겠지만 이곳으로 오라고.
그는 자신을 생고생시킨 나를 무지 원망하면서도(오빠 미안.... ㅜ.ㅜ)
이 곳 날씨가 끝내준다는 말을 듣고는
내일 당장 아침에 피피로 출발하겠다고 했다.
(Wow~~ 나 그럼 이제 걱정없이 여기 더 있을 수 있는거야?
신난다!!!! )
갑자기 마음이 무진장 편해졌다.
이제 남은 시간 이곳에서 편하게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
갑자기 급 좋아진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데 퀘군이 다가온다.
오늘밤 BBQ 파티를 위해 타운에 나가야 된다며
다같이 나가자고 한다.
[타운? 그래, 좋아!! 나도 어차피 살 것도 있었어~
그리고 나 여기 더 있을 수 있게 되었어~~
친구가 코팡안에서 내일 이곳으로 오겠데.]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퀘군, ㅎㅎ
그리고 잠시 후 삼삼오오 모여 타운으로 나갔다.
(오늘 밤 BBQ 파티를 한다 이거지??
그럼 오늘 기분도 좋은데 술 한 병 사가서 쏴야겠다.ㅎㅎ)
그렇게 도착한 타운.
그런데 기분이 초큼 이상하다.
불과 몇 일전엔 나혼자 외롭게 거닐던 이 길에
이제는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이다.
그들과 함께 걸으니 왠지 든든하고
왕따도 아닌 것 같고 마냥 좋았다.
레오나는 타운에 도착하자
불쇼를 가르쳐주는 shop에 불쇼 배우는 course를 등록한다고 갔고,
(정말 특이한 아해다. 불쇼를 배우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거야?)
니나는 공주님답게 ㅋㅋ 손톱, 발톱 손질을 위해 네일샾으로,
커리는 혼자 볼 것이 있다며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래서 둘만 남게 된 퀘군과 나. ㅡㅡ;
퀘군과 나는 모기향 케이스와 저녁 BBQ 재료를 사러
현지시장을 향해 걸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함께 걷는데 퀘군은 정말 밝고 예의바른 사람이었다.
타운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일일히 인사를 먼저 나누는 것도 그랬고
늘 미소 가득한 얼굴로 춤을 추듯이 신나게 걷는 그 모양새도
주변사람을 덩달아 기분좋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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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바이킹에 도착했을 때
퀘군을 소개해주던 레오나.
그리고 그의 비밀아닌 비밀까지 알려줬는데
그의 외모에서 나오는 이미지와 그녀의 이야기가 너무 달라
나를 놀라게 했던. ㅎㅎ
게다가 그의 배경때문인지 그를 알기도 전에 작은 선입견이 생겼었는데
알면 알 수록, 얘기를 나누면 나눌 수록
그가 정말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바르게 잘 자란 청년임을 느끼게 되었다.
어쩌면 레오나와 퀘군처럼
나도 퀘군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느꼈다.
아니, 솔직히 말해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졌다.
그동안 9번의 여행동안 단 한 명의 태국인 친구를 사귀지 못했었기에
태국 현지인 친구가 궁금하고, 절실히 필요하다 느꼈었다.
태국을 더 잘 알고 느끼려면 태국사람을 알고 싶었었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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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군과 타운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어릴 때 이야기부터 미래의 꿈까지.
난 사실 레오나에게 처음 그의 얘기를 들었을 때
그가 생각없이 놀고 먹는 사람일거란 편견이 있었다.
다른 평범한 태국인들과는 조금 다르니까
그저 편하게 생각없이 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이 마음속에 가득찬
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건실한 청년 중 하나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비밀아닌 비밀을 내가 알고 있는 줄 퀘군은 몰랐기에
난 그저 그의 얘기를 들으며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배경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멋진 넘... ㅎ)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그 시간
그를 좋아했던 레오나가 이해되기 차츰 시작했다.
사실 그 전까진 정말 레오나가 이해되지 않았었다.
퀘군은 정말... 한 순간에 반하게 될.... 그런... 외모가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역시 사람은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라는 걸 뼈져리게 느끼게
믿음직스러운 퀘군의 매력.
그의 여자친구는 분명 행운아임이 분명하다. ^^
부럽다, 그녀여!!
자, 이제 장도 다 보고 난 오늘 밤 마실
Absolute Vodka Mandarin을 한 병 샀다.
이거에다가 라임과 tonic water를 넣어 마시면 정말 듁음이다~ ㅎㅎ
(꼭 레몬이 아닌 라임을 가득 짜서 넣어야 한다는 거.)
그리고 오늘 밤 레오나가 특별 요리를 해준다고 해 요리 재료들도 사고~
(그녀의 요리솜씨 정말 모두가 깜짝 놀랐다!!!)
but!! 니나의 변신(?)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중 자신을 가꿀 줄 아는 그녀만이 진정한 여자... ㅡㅡ;)
그래서 우리는 니나가 있는 네일샾 앞에 모여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에서 어떤 동양여자가 레오나에게 다가오더니
[혹시, 레오나 아니세요?]라고 묻는다.
(어라? 레오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또 있네??)
바로 태사랑을 보고 레오나를 알아본 한국인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두 명의 한국여인들, 정윤, 윤희언니.
태사랑 정말 무섭다..... 하하
그녀들은 이 곳 타운에서 열흘가량을 묵었고
이제 곧 다른 곳으로 가려고 마음먹었는데 그때 딱 우리를 만난 것이다.
그리고 바이킹리조트 구경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결국 우리와 함께 바이킹으로 갔다.
그리고 벌어진 BBQ 파티.
파티라고 해봤자 새우와 생선이 전부이지만
역시 야외 해변 레스토랑에서 먹는 해산물 BBQ는
맛으로 먹는다기보다 기분으로 먹는다는 말이 정답인 것 같다.
내가 가져간 루미큐브 게임도 하고 카드마술 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우리.
내 손에 든 건 라임을 가득 넣은 보드카 토닉.
그리고 그 앞에 빈병은 태국 위스키. ㅋㅋ
이쁜 커플 카이와 니나.
리조트에서 새로 사귄 태국 미인 나이스와도 함께~
그리고 모두를 놀라게 했던 레오나의 케이준 치킨 샐러드.
정말 amazing이었다. ㅜ.ㅜ
그 여느 미국 레스토랑보다 맛있었던 그녀의 요리.
멀지않은 미래에 꼭 그녀가 원하는 푸드칼럼니스트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마냥 행복한 나.
생각보다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운까지 무지 좋아
정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까지 많이 만나
더할나위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제 내일이면 상덕오빠도 이곳으로 오게되고
2009년 새해 첫 Full moon이 뜨는 날이구나.
내일은 달을 보며 이 멋진 곳에 오게됨을 다시 한 번 감사하며
하나님께 기도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