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두번째 만나는 태국4 (두여자, 수상시장에서 국제적쪼다된 사연)
새벽같이 일어나 미련없이 호텔을 나왔습니다. 아침도 안먹어버리구요.
카오산에 도착해 잠든 이지투어의 문을 두르려 짐을 모두 맡기고 시간이 좀 남아 프랜드리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출발!
남들도 다 간다는 수상시장-로즈가든-악어농장 투어입니다.
은경탱이님은 남들이 다 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깐...하고 흥을 돋구었습니다.
저는 첫눈에 우리 가이드에게 홀딱 반했습니다.
우리는 젤 후줄근한 미니버스에 올라타고 투어를 시작했는데 무지하게 덥고 좁고 너저분한 차 안이었지만 그 가이드 덕분에 즐거웠죠.
키가 아주 작고 배가 볼록 나오고 얼굴은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니 재미있게 생겼는데 도저히 이런 가이드 말고는 어울리는 일이 없을 것 같은 천상 가이드라고나 할까요.
언제나 특유의 어투로 레이디스앤젠틀맨~! 하며 말을 시작하는데 말하는 내용의 반이 농담이지만 어쩜 그렇게 외워서 말하는 것처럼 웃지도 않고 어투의 변화도 없이 허무개그를 잘하는지...
저는 더워서 지치기도 했지만 매번 그 가이드의 말하는 모습을 황홀하게 지켜보느라 넋이 빠져있곤 했는데 그런 저의 모습이 무지 멍청해 보였는지 가이드는 꼭 설명하다 말고 제 소매를 당기며 아유언더스탠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또 저는 어리버리해서 예스, 슈얼. 하구요...
ㅋㅋ, 무지하게 독특한 캐릭터의 가이드여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싶었지만...찍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시작된 우리 투어의 첫번째 코스는 다름아닌 코코넛 카라멜을 만드는 농장.
그런대로 독특한 맛이 나는 카라멜 환 봉지에 50바트씩 파는데 물론 은경탱이님과 저는 빠지지 않고 구입을 했습니다만 나중에 수상시장 입구에서 보니 20바트에 팔더군요...다 그렇지...
수상시장에서는 1인당 100바트의 추가비용을 내고 작은 배를 탔습니다.
강 위의 트래픽 잼 끝내주더군요...배들끼리 부딪혀 오도가고 못하고...
기다란 배에 맨 앞머리에는 일본 여자애덜 두 명이, 그 뒤엔 우리 두 여인, 그리고 그 뒤엔 서양 쪽에서 온 여러 커플들...
가이드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배에 타서 아무 것도 먹지 말고 사지 마라, 다 사기다.
그러나 우리는 흑흑...
우선 저희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일본 아그들 얘길 해야겠슴다. 아시져, 일본 여우들이 얼마나 서양 남자들만 보면 넉살 좋게 하이~! 하이~! 하면서 웃음을 날리는지.
왜들 그런답니까.
여자들도 무시하고 태국 남들도 무시하고 오직 서양 남자만 보면 늙으나 젊으나 그저 좋아서 하이~! 하이~!
이건 세계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갠적으로.
우리는 그런 두 여아들을 보며 뒤통수에 비웃음을 날리고 있었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원생이를 데불고 나와 있는 아저씨 아줌마를 통과하면서 부터 였슴다.
제 홈피의 여행기 사진을 보면 빠지지 않고 현지에서 만난 동물들의 사진이 등장합니다.
저 자신도 개를 키우고 있고...다시 말해 동물을 무지 사랑한다 이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데...
그 이뿌게 손질해 놓은 원생이를 그냥 지나쳤을 리가 없죠.
은경탱이님과 저는 배가 지나갈 때 원생이를 가리키며 어머, 너무 이뽀! 하고 생난리를 쳤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아저씨는 원숭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라고 권했지만...
이미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던 저로서는 은경탱이님께 귓속말로 아는 척을 하고 넘겼습니다.
저거 이찌...다 돈받는 거야. 20바트씩 받고 찍는다더라...
그리고 배는 수상골목 끝에서 다시 돌아나와 같은 자리를 또 지나게 되었는데...
아까 그 아저씨 이쁘다고 오버하던 저희를 잊었을 리가 없져, 배가 옆으로 다가가자 뭐라 할 틈도 없이 원숭이를 은경탱이님 무릎 위에 턱하니 올려 놓고 사진기를 반강제적으루다 빼앗은 뒤 셔터를 누르더군요.
원생이는 먹을 거 하나 손에 받아 쥐고 좋다고 안겨있고...저희는 매우 얼떨결에 사진한방을 날렸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죠.
그래, 이것도 추억인데...20바트 날리지, 머, 한국돈으로 얼마 하지도 않는데...
아저씨는 이어서 제 무릎위로 원생이를 옮기고 한방 더 찍었습니다. 그래, 나도 안고 찍어야지, 그래야 공평하쥐.
그러나 이노므 원생이 제 무릎 위로 오자 지 먹을 거 다 먹었다고 바닥만 쳐다보며 얼굴도 안들었습니다.
마치 원숭이 털로 만든 담요같은 거 하나 안고 찍은 거 처럼 얼굴이 안나왔습니다. 얼굴이...
아쉬운 마음으로 기습적인 사진을 찍히고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원생이는 우리 앞의 일본 아덜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아, 일본 여아들, 무지하게 사진 잘 찍더군요.
하이~! 하이~! 하면서 온갖 개폼은 다잡고 진짜 사진 한번 제대로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저희에게 아저씨는 돈을 달라고 했슴다.
저는 다 안다는 듯 20바트를 흔쾌히 주었슴다.
그러나 아저씨는 계산기에 300바트를 찍었슴다!
그것도 1인당 300바트랍니다!!!
저는 순간 당황했슴다....
은경탱이님은 한술 더떠서 히트 예감의 한마디를 더 날렸슴다.
어떡하지...우리 깍아서 200바트만 주자...
아니, 200바트라니, 순진해도 순진해도 어쩜 이리도 잘 당하는 한국인이랍니까요.
저요? 못지 않습니다. 200바트? 말도 안돼, 100바트만 주면 돼. (이런걸 오십보 백보라고 하지요.)
얼결에 100바트를 이미 꺼내서 아저씨께 넘겼슴다.
아저씨, 저희 돈없으니까 이것만 받고 보내주세여....
정말 불쌍하고 마음 약한 착한 한국 여인들 아닙니까...흑,흑...
아마 원생이도 저희를 비웃었을 겁니다. 나는 니들 덕분에 먹을 거 하나 얻어먹었지만 너흰 모냐, 한심하다, 그돈을 날리게..
그 다음은 일본 여인들.
그러나 아저씨는 애초 그녀들의 습성을 아는지 아주 소극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하이~!를 남발하던 아가씨들, 이제는 아예 아저씨 쪽은 쳐다도 안보고 손한번 흔들며 안된다고 한마디 하더니 완전 철판을 깝니다.
아저씨가 머라고 말해도 코로도 안듣는 눈칩니다. 완전 무시...
그렇겠져, 아저씨가 첨엔 돈 내는 거란 경고도 안하고 강제적으로 원생이를 안겼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맘 약해서 그렇게 잘 못하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결국 아저씨는 몇번 시도도 안해보고 포기하더군요.
저는 기가 막혀 영어도 안나왔슴다.
한국말로 아니, 얘네들은 왜 안받고 우리만....
말끝을 흐리자 아저씨는 다시 한번 일본 애덜에게 돈 달라고 형식적으로다가 시늉만 한번 해보이곤 할 수 없단 표정으로 아주 익살스럽게 지으며 우리 배를 떠나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돈 내도 좋을만큼 사진 자알 찍어놓은 건 그쪽인데 돈은 우리가 다 내 주고...그 아저씨, 우리가 준 120바트 만으로도 4인분 충분하니까 일본 애덜한테 매달릴 필요가 없었겠지요.
아, 얄미운 뒤통수. 저희 쪽 한번 돌아보지 않는 뒤통수...
속으로 얼마나 저희를 비웃고 있을까요.
그네들 뿐만 아니라 같은 배에 타고 있던 모두가 우리를 얼마나 한심하게 보고 있겠습니까...
잘 살지도 못하는 나라 애덜이 돈은 더 잘쓴다니깐, 어수룩한 게 사기 당하기 딱 좋게 생긴 애들이네, 어떤 바보가 수상시장 와서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해주나 했더니 그런 애들이 있긴 있군...등등의 말들이 각자 자기네 나라 말로 오고 갔겠지요, 모르긴 해도...
한마디로 저희 둘, 수상시장에서 국제적으로다가 쪼다되었습니다.
다음 코스는 목공예 공장이었슴다.
넘 비싼 가구들이 많아 다 그림에 떡일 뿐이었지만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하면서 수상시장에서의 아픔을 치유했죠.
점심 식사는 어떤 수상 레스토랑이었는데 무지하게 맛있게 잘 먹었슴다.
그냥 밥이랑 3-4가지 반찬이었는데 다 맛있었습니다.
악어농장에 갔슴다.
우선 유치찬란한 마술쇼를 한편 보고 코끼리쇼를 봤슴다.
그냥 귀엽기도 하지만 코끼리들 참 안되었구나 하는 생각.
코끼리 귀들이 왜그렇게 너덜너덜 합니까. 바람난 걸레같이, 원래 그런겁니까.
코끼리 쇼를 보고 나서 나오는데 가이드를 만났슴다.
왜 악어쇼는 안보고 그냥 나오냐구...
아, 안봇긴 왜 안봐, 그거 보구 싶어서 별렀는데..안하니까 안봤지.
그러나 아니었슴다.
이래서 어디 가면 가이드 말에 귀를 귀울여 줘야 한다니까...
가이드는 저희에게 빨리 뛰어가 보라며 악어쇼 위치를 가르쳐 주었슴다.
막 뛰어가서 악어 입에 머리 집어넣는 태국 남자를 봤슴다.
우쉬, 대단하다, 태국 넘들.
로즈가든에 도착하자 차가운 물수건도 주고 실내에 에어콘도 잘나오고 좋더군요....
제가 지난번에 홀딱 반했던 타이댄스도 실컷 보구...
마지막에 어떤 남자가 저보구 무대로 나가서 같이 추자고 하는데 거절했슴다.
나갔으면 클날뻔 했슴다.
관객들을 데불고 나와서 같이 춤을 추며 끝나는데 웬 한국 여자 한명이 무지하게 타이춤을 잘 추더군요.
제가 나가서 막춤을 췄으면 볼만 했을뻔 했지요.
하루 일정을 마치고 카오산으로 돌아와 못다 이룬 리어카 쇼핑의 한을 풀고 카오산 센터에서 또다시 팟타이등 태국음식을 먹고 커피월드에서 시원한 커피도 마셨슴다.
커피월드에서 쿠폰을 나눠줘서 40바트나 할인도 받았슴다.
커피월드 건물은 새로 짓고 있는 모양인데 참 멋진 현대식 건물이 될 듯 싶었습니다. (화장실이 넘 좋았거든요)
파타야로 옮기기 위해 우리는 동부터미널로 이동했지만 택시 아저씨는 차가 막힌다며 북부터미널로 저희를 데려갔슴다.
남부터미널 보다 무지 좋더군요, 크고.
헬로태국 책에는 7시 차가 마지막이라고 써있었지만 왠일인지 7시 반 차가 있어 그걸 탔습니다.
저는 헬로태국 책을 보고 태국말을 배워서 가는 중간 버스가 설 때마다 옆 자리의 태국 학생에게 티니티나이카? 하고 물었습니다.
머라고 하는데 파타야는 아니더군요.
은경탱이님은 왜 사람들이 다 헬로태국을 들고다니냐? 하고 물었습니다.
음, 그건 말이쥐...패키지 아닌 사람들은 다 이걸 들고 오게 되어있어...비밀이야...쉿!
오늘은 어땠어? 외국온 기분 났어?
음...가이드 붙어서 버스타고 세군데나 다니니까 진짜 여행 온 것 같긴 하더라...
이상, 셋째날 얘기 끝. 다음 편 기대해주세요....
카오산에 도착해 잠든 이지투어의 문을 두르려 짐을 모두 맡기고 시간이 좀 남아 프랜드리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출발!
남들도 다 간다는 수상시장-로즈가든-악어농장 투어입니다.
은경탱이님은 남들이 다 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니깐...하고 흥을 돋구었습니다.
저는 첫눈에 우리 가이드에게 홀딱 반했습니다.
우리는 젤 후줄근한 미니버스에 올라타고 투어를 시작했는데 무지하게 덥고 좁고 너저분한 차 안이었지만 그 가이드 덕분에 즐거웠죠.
키가 아주 작고 배가 볼록 나오고 얼굴은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니 재미있게 생겼는데 도저히 이런 가이드 말고는 어울리는 일이 없을 것 같은 천상 가이드라고나 할까요.
언제나 특유의 어투로 레이디스앤젠틀맨~! 하며 말을 시작하는데 말하는 내용의 반이 농담이지만 어쩜 그렇게 외워서 말하는 것처럼 웃지도 않고 어투의 변화도 없이 허무개그를 잘하는지...
저는 더워서 지치기도 했지만 매번 그 가이드의 말하는 모습을 황홀하게 지켜보느라 넋이 빠져있곤 했는데 그런 저의 모습이 무지 멍청해 보였는지 가이드는 꼭 설명하다 말고 제 소매를 당기며 아유언더스탠드?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또 저는 어리버리해서 예스, 슈얼. 하구요...
ㅋㅋ, 무지하게 독특한 캐릭터의 가이드여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싶었지만...찍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시작된 우리 투어의 첫번째 코스는 다름아닌 코코넛 카라멜을 만드는 농장.
그런대로 독특한 맛이 나는 카라멜 환 봉지에 50바트씩 파는데 물론 은경탱이님과 저는 빠지지 않고 구입을 했습니다만 나중에 수상시장 입구에서 보니 20바트에 팔더군요...다 그렇지...
수상시장에서는 1인당 100바트의 추가비용을 내고 작은 배를 탔습니다.
강 위의 트래픽 잼 끝내주더군요...배들끼리 부딪혀 오도가고 못하고...
기다란 배에 맨 앞머리에는 일본 여자애덜 두 명이, 그 뒤엔 우리 두 여인, 그리고 그 뒤엔 서양 쪽에서 온 여러 커플들...
가이드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배에 타서 아무 것도 먹지 말고 사지 마라, 다 사기다.
그러나 우리는 흑흑...
우선 저희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일본 아그들 얘길 해야겠슴다. 아시져, 일본 여우들이 얼마나 서양 남자들만 보면 넉살 좋게 하이~! 하이~! 하면서 웃음을 날리는지.
왜들 그런답니까.
여자들도 무시하고 태국 남들도 무시하고 오직 서양 남자만 보면 늙으나 젊으나 그저 좋아서 하이~! 하이~!
이건 세계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 풍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갠적으로.
우리는 그런 두 여아들을 보며 뒤통수에 비웃음을 날리고 있었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원생이를 데불고 나와 있는 아저씨 아줌마를 통과하면서 부터 였슴다.
제 홈피의 여행기 사진을 보면 빠지지 않고 현지에서 만난 동물들의 사진이 등장합니다.
저 자신도 개를 키우고 있고...다시 말해 동물을 무지 사랑한다 이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데...
그 이뿌게 손질해 놓은 원생이를 그냥 지나쳤을 리가 없죠.
은경탱이님과 저는 배가 지나갈 때 원생이를 가리키며 어머, 너무 이뽀! 하고 생난리를 쳤습니다.
그런 저희에게 아저씨는 원숭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라고 권했지만...
이미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던 저로서는 은경탱이님께 귓속말로 아는 척을 하고 넘겼습니다.
저거 이찌...다 돈받는 거야. 20바트씩 받고 찍는다더라...
그리고 배는 수상골목 끝에서 다시 돌아나와 같은 자리를 또 지나게 되었는데...
아까 그 아저씨 이쁘다고 오버하던 저희를 잊었을 리가 없져, 배가 옆으로 다가가자 뭐라 할 틈도 없이 원숭이를 은경탱이님 무릎 위에 턱하니 올려 놓고 사진기를 반강제적으루다 빼앗은 뒤 셔터를 누르더군요.
원생이는 먹을 거 하나 손에 받아 쥐고 좋다고 안겨있고...저희는 매우 얼떨결에 사진한방을 날렸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죠.
그래, 이것도 추억인데...20바트 날리지, 머, 한국돈으로 얼마 하지도 않는데...
아저씨는 이어서 제 무릎위로 원생이를 옮기고 한방 더 찍었습니다. 그래, 나도 안고 찍어야지, 그래야 공평하쥐.
그러나 이노므 원생이 제 무릎 위로 오자 지 먹을 거 다 먹었다고 바닥만 쳐다보며 얼굴도 안들었습니다.
마치 원숭이 털로 만든 담요같은 거 하나 안고 찍은 거 처럼 얼굴이 안나왔습니다. 얼굴이...
아쉬운 마음으로 기습적인 사진을 찍히고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원생이는 우리 앞의 일본 아덜 쪽으로 넘어갔습니다.
아, 일본 여아들, 무지하게 사진 잘 찍더군요.
하이~! 하이~! 하면서 온갖 개폼은 다잡고 진짜 사진 한번 제대로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저희에게 아저씨는 돈을 달라고 했슴다.
저는 다 안다는 듯 20바트를 흔쾌히 주었슴다.
그러나 아저씨는 계산기에 300바트를 찍었슴다!
그것도 1인당 300바트랍니다!!!
저는 순간 당황했슴다....
은경탱이님은 한술 더떠서 히트 예감의 한마디를 더 날렸슴다.
어떡하지...우리 깍아서 200바트만 주자...
아니, 200바트라니, 순진해도 순진해도 어쩜 이리도 잘 당하는 한국인이랍니까요.
저요? 못지 않습니다. 200바트? 말도 안돼, 100바트만 주면 돼. (이런걸 오십보 백보라고 하지요.)
얼결에 100바트를 이미 꺼내서 아저씨께 넘겼슴다.
아저씨, 저희 돈없으니까 이것만 받고 보내주세여....
정말 불쌍하고 마음 약한 착한 한국 여인들 아닙니까...흑,흑...
아마 원생이도 저희를 비웃었을 겁니다. 나는 니들 덕분에 먹을 거 하나 얻어먹었지만 너흰 모냐, 한심하다, 그돈을 날리게..
그 다음은 일본 여인들.
그러나 아저씨는 애초 그녀들의 습성을 아는지 아주 소극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방금 전까지 하이~!를 남발하던 아가씨들, 이제는 아예 아저씨 쪽은 쳐다도 안보고 손한번 흔들며 안된다고 한마디 하더니 완전 철판을 깝니다.
아저씨가 머라고 말해도 코로도 안듣는 눈칩니다. 완전 무시...
그렇겠져, 아저씨가 첨엔 돈 내는 거란 경고도 안하고 강제적으로 원생이를 안겼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맘 약해서 그렇게 잘 못하는 거 아시지 않습니까...
결국 아저씨는 몇번 시도도 안해보고 포기하더군요.
저는 기가 막혀 영어도 안나왔슴다.
한국말로 아니, 얘네들은 왜 안받고 우리만....
말끝을 흐리자 아저씨는 다시 한번 일본 애덜에게 돈 달라고 형식적으로다가 시늉만 한번 해보이곤 할 수 없단 표정으로 아주 익살스럽게 지으며 우리 배를 떠나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돈 내도 좋을만큼 사진 자알 찍어놓은 건 그쪽인데 돈은 우리가 다 내 주고...그 아저씨, 우리가 준 120바트 만으로도 4인분 충분하니까 일본 애덜한테 매달릴 필요가 없었겠지요.
아, 얄미운 뒤통수. 저희 쪽 한번 돌아보지 않는 뒤통수...
속으로 얼마나 저희를 비웃고 있을까요.
그네들 뿐만 아니라 같은 배에 타고 있던 모두가 우리를 얼마나 한심하게 보고 있겠습니까...
잘 살지도 못하는 나라 애덜이 돈은 더 잘쓴다니깐, 어수룩한 게 사기 당하기 딱 좋게 생긴 애들이네, 어떤 바보가 수상시장 와서 어처구니 없는 사기를 당해주나 했더니 그런 애들이 있긴 있군...등등의 말들이 각자 자기네 나라 말로 오고 갔겠지요, 모르긴 해도...
한마디로 저희 둘, 수상시장에서 국제적으로다가 쪼다되었습니다.
다음 코스는 목공예 공장이었슴다.
넘 비싼 가구들이 많아 다 그림에 떡일 뿐이었지만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하면서 수상시장에서의 아픔을 치유했죠.
점심 식사는 어떤 수상 레스토랑이었는데 무지하게 맛있게 잘 먹었슴다.
그냥 밥이랑 3-4가지 반찬이었는데 다 맛있었습니다.
악어농장에 갔슴다.
우선 유치찬란한 마술쇼를 한편 보고 코끼리쇼를 봤슴다.
그냥 귀엽기도 하지만 코끼리들 참 안되었구나 하는 생각.
코끼리 귀들이 왜그렇게 너덜너덜 합니까. 바람난 걸레같이, 원래 그런겁니까.
코끼리 쇼를 보고 나서 나오는데 가이드를 만났슴다.
왜 악어쇼는 안보고 그냥 나오냐구...
아, 안봇긴 왜 안봐, 그거 보구 싶어서 별렀는데..안하니까 안봤지.
그러나 아니었슴다.
이래서 어디 가면 가이드 말에 귀를 귀울여 줘야 한다니까...
가이드는 저희에게 빨리 뛰어가 보라며 악어쇼 위치를 가르쳐 주었슴다.
막 뛰어가서 악어 입에 머리 집어넣는 태국 남자를 봤슴다.
우쉬, 대단하다, 태국 넘들.
로즈가든에 도착하자 차가운 물수건도 주고 실내에 에어콘도 잘나오고 좋더군요....
제가 지난번에 홀딱 반했던 타이댄스도 실컷 보구...
마지막에 어떤 남자가 저보구 무대로 나가서 같이 추자고 하는데 거절했슴다.
나갔으면 클날뻔 했슴다.
관객들을 데불고 나와서 같이 춤을 추며 끝나는데 웬 한국 여자 한명이 무지하게 타이춤을 잘 추더군요.
제가 나가서 막춤을 췄으면 볼만 했을뻔 했지요.
하루 일정을 마치고 카오산으로 돌아와 못다 이룬 리어카 쇼핑의 한을 풀고 카오산 센터에서 또다시 팟타이등 태국음식을 먹고 커피월드에서 시원한 커피도 마셨슴다.
커피월드에서 쿠폰을 나눠줘서 40바트나 할인도 받았슴다.
커피월드 건물은 새로 짓고 있는 모양인데 참 멋진 현대식 건물이 될 듯 싶었습니다. (화장실이 넘 좋았거든요)
파타야로 옮기기 위해 우리는 동부터미널로 이동했지만 택시 아저씨는 차가 막힌다며 북부터미널로 저희를 데려갔슴다.
남부터미널 보다 무지 좋더군요, 크고.
헬로태국 책에는 7시 차가 마지막이라고 써있었지만 왠일인지 7시 반 차가 있어 그걸 탔습니다.
저는 헬로태국 책을 보고 태국말을 배워서 가는 중간 버스가 설 때마다 옆 자리의 태국 학생에게 티니티나이카? 하고 물었습니다.
머라고 하는데 파타야는 아니더군요.
은경탱이님은 왜 사람들이 다 헬로태국을 들고다니냐? 하고 물었습니다.
음, 그건 말이쥐...패키지 아닌 사람들은 다 이걸 들고 오게 되어있어...비밀이야...쉿!
오늘은 어땠어? 외국온 기분 났어?
음...가이드 붙어서 버스타고 세군데나 다니니까 진짜 여행 온 것 같긴 하더라...
이상, 셋째날 얘기 끝. 다음 편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