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 10 - 깐짜나부리.
1월 1일.
방콕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캄캄한데 후레쉬 켜고 헬로태국을 뒤지면서 어떻게 하면 남은 여정을 알뜰하게 쓸 수 있을까...고민하다가 곧장 깐짜나부리로 가기로 했다. 예상대로 버스는 무진장 빨리 달려서 방콕 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해도 안뜬 6시가 좀 넘은 시간이다. 곧장 칸짜나부리로 가는 1등 버스표를 79밧씩 주고 사서 버스에 오르니 타자마자 쌩~ 간다.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중에 타고 내리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일등 버스가 맞는지 계속 의심을 했는데. 물수건과 물을 나눠주는걸 보니 맞긴 맞는가 보다.
깐짜나 부리에 도착해서 터미널에 앉아 이리저리 방향을 잡고 있는데 온갖 숙소의 명함을 들고 나타나는 삐끼 아저씨들...우리는 그 유명한 졸리 프록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저씨 40밧에 릭샤를 타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정말 우리 둘에 짐까지 실으면 그 약해보이는 릭샤가 퍽하고 부서져 내릴것 만 같다. 우리는 큰 짐가방 두개를 보여주면서 짐때문에 안되겠다고 하고 큰길로 걸어나가는데 아저씨는 계속 따라오면서 타라고 사정사정 하신다. 괜히 아침부터 마음이 심란해져서 "그냥 타 보자"하고 탔는데.. 아저씨는 신난 표정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정말 느리다. -_-;;;;;
뒤에서 페달을 밟을때마다 아자씨 다리에 힘줄이 불거져 나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마음속으로 그 동안 여행하면서 먹은 음식탓을 할 수 박에 없었다. "한국에선 안이랬어......"하면서 ㅠ.ㅠ
정말 마음이 아파서 다신 릭샤 못타겠다고 하면서...(게다가 릭샤 운전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이 많은 노인분들이다.. 여자도 있더라.) 깍으려는 생각도 안하고 부르는대로 40밧을 줬다.
졸리 프록에 도착했는데 9시도 안된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얼마 없고....물어보니 방도 마지막 하나 남았단다. 그것도 주방옆에 딸린...그 아름다운 졸리프록의 정원은 보이지도 앉는 곳에 붙어있는 공동화장실 방만이 남아있댄다. 우리가 욕실 딸린 방을 원한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체크아웃 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그래서 "아침이나 먹으면서 기다리자...." 하고 앉아서 스테이크 중에 아무거나 주문했는데...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German 식 이라고 써있었다. 빵과 샐러드가 같이 나오는데 샐러드는 드레싱 맛이 이상해서 못먹었고 빵은 무지무지 맛있게 먹었다. 빵 크기도 모닝빵 싸이즈가 아닌 간단한 식사가 될정도의 크기라서 먼저 나온 빵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다~ 그리고 나서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양이 정말~많다. 총 세 덩이의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한 덩이는 어쩔 수 없이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시간표를 보니 11시에 기차를 타지 않으면 기차타고 싸이욕 너이 폭포까지 가는 건 불가능해 질것 같다. 그래서 그때까지 방이 안나면 그냥 짐 맡기고 가려고 했는데 마침 딱 10시쯤에 방이 났다. 2층이었는데 올라가서 보니 방 앞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 그리고 옆으론 강이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다~! (싱글 침대 200밧)
밖으로 나가서 10분 정도 걸으니 깐짜나부리 역이 보인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이 바글 바글 댄다. 웬 현지인 단체 관광객도 있다. 버스와 달리 기차는 제시간에 거의 맞춰서 도착한거 같은데.. 오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장면 목격. 사람들은 앉아가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기차가 서기도 전에 우르르 올라탄다. 미쳐 내리지 못한 외국인이 문 옆에 낀채로 "oh no!"를 외치는데도 사람들은 들은체도 안하고 우르르르 타서 자리를 잡기에 바쁘다. 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았는데 웬 흙먼지가 그리도 많은지...조금 털어내 보다가 그냥 턱 앉아버렸다.
열차는 사람을 잔뜩 채운채로 출발 했고 조금 후에 콰이강의 다리를 지난다. 헬로태국의 '기차여행 편'을 읽으면서 이게 연합군 포로들이 맨손 으로 만들었다는 절벽이구나..동굴 사원이 여기구나....하다가 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조금 씩 지겨워질 무렵....남똑 역에 도착했다. 내리자 마자 대기하고 있던 썽태우들이 한 사람당 10밧씩 받고 싸이욕 너이 폭포까지 데려간다. 올라가는 계단이 또 있는걸 보고 덜컥 겁이 났지만....다행히 얼마 안가 폭포가 있다. 건기라 물이 말라서 그런지 사진보다는 물의양이 적었는데...우리가 놀란것은 발 디딜 틈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었다. 외국인도 몇몇 있었지만. 현지인들이 훠얼씬 더 많다. 그 중엔 아예 속옷만 입고 몸에 비누칠을 하고 떨어지는 폭포 아래서 자연 냉수 사우나를 하는 태국 아저씨도 있었으니....물이 조금이라도 고여있는곳에선 수 많은 아린이 들이 첨벙대고....정말 난리도 아니다. "도대체 여기 왜 이러냐......" 하고 입 딱 벌리고 생각해 보니 오늘이 바로 1월 1일...나도 모르는 새에 한 살 더 먹어 있는 거였다. 휴일 이라 현지인들이 그렇게 많은 거였을꺼다. 하두 위에서 비눗칠들을 해 대는 바람에 물은 거의 오수가 되어 내려오고 있었고....우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내려오는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8203 버스를 타고 빨리 숙소로 돌아가 좀 쉬다가 저녁때 콰이강의 다리에 가서 멋진 저녁 노을을 보는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는데.....정류장에서 물어보니 거의 한시간에 한대씩 버스가 온다고 한다. 올 시간 거의 다 됐으니 기다리래서 건너편 편의점에서 요구르트하나씩 사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을 가득 태운 8203 버스가 휙~ 하고 그냥 지나간다. 우리는 뒤따라 가면서 "탈 사람 있어요!!!!" 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들은체도 안하고 휘릭 가버린다. 도대체 한시간 가까이를 또 어떻게 기다리란 말이냐.......낙담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어려 보이는 태국소녀 두명이다. "어디로 가세요?" 한다. 우리가 깐짜나부리 시내로 간다고 하자 8203 버스를 탈꺼냐고 묻는다. 그래서 버스가 가 버려서 많이 기달려야 할것 같다고 했더니 정류장으로가서 운전기사들에게 태국말로 뭐라고 뭐라고 묻더니 "버스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 정류장에 잘 안설것 같다..." 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걱정스런 얼굴을 하니 이 소녀들 자기도 깐짜나 부리 시내에 살아서 돌아가야 하는데 괜찮다면 같이 가자고 한다. 처음부터 경계하기엔 너무나도 순박하고 착한 얼굴로 다가온 이 두 소녀는 깐짜나부리의 고등학생들이었고 외국인들이 버스정류장에서 쩔쩔매고 있는걸 보곤 도와주려고 말을 건 것이었다. 우린 다시 썽태우를 타고 기차역으로 돌아와 한 시간 남짓 남은 기차시간을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고 한재석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도 봤다고 한다. 아쉼게도 두 소녀중에 한명은 영어를 잘 못했고 한명은 아주 잘했는데 그 녀의 이름은 "파레이" 사람들은 그냥 "파" 라고 부른단다...주책맞게 자꾸 먹는 "파"가 생각나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_-;;;;
우리가 고마움의 표시로 스프라이트 한캔을 사 줬는데 무지하게 사양하다가 우리가 자꾸만 권하자 그제야 웃는 얼굴로 고맙다고 받아든다. 정말 어린 동생들인데 여행지에서 만난 그녀들은 그저 친구 같았을 뿐이다. 출발시간이 가까워져서야 표를 팔기 시작했는데 파레이가 기차 안에서 끊어도 된다고 하길래 그냥 자리 잡고 앉았다. 기차 안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정차한 간이역에서 바나나도 한송이 사서 나눠먹으며 그녀들에게 태국어도 배우고 어깨 맞대고 졸기도 하다보니 어느새콰이강의 다리 역에 도착했다.
다 같이 내려서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는데 생각보다 무섭다. 발을 헛디디면 밑으로 톡 빠져버릴것 같다. 해는 기차 타고 오는 도중에 넘어가 버렸고 어둑어둑 해져 가고 있었다.
헤어짐이 아쉬웠지만 파레이와 그녀의 친구일행과는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나중에 꼭 다시보기를 약속했다. 그녀들은 그 앞에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시내로 간다고 했다.
그녀들이 탄 오토바이 택시가 보이지 않게 될때까지 손을 흔든다음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바로 옆에 있는 플로팅 레스토랑을 갔다.
여기서 우리는 처음으로 어이없는 음식을 주문하게 되었다.
우리가 시킨 것은 해산물과 야채 볶음, 생선 칠리 소스 구이와, 그리고 무슨 무슨 고기과 토마토 소스가 섞인 파스타...우린 도대체 무슨 파스타가 나올까....토마토 소스가 들어갔으니 맛있겠지...하고 기대에 차 있었는데 웬 고추장 종지 같은것을 가운데다가 둔 야채 접시가 나온다. 이건 뭐야....서비스야?? 하고 그걸 푹 찍어 먹었는데..맛이 정말 기가 막힌다. 이건 뭐 타이의 향신료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것만 섞어 놓았는지 아아주 이상한 맛이 나서 한 번 찍어 맛을 본 이후로는 손도 못 대겠다. 영자댁도 얼굴이 아주 일그러 졌다.
"야...도대체 이건 뭐냐" "그러게.. 뭐 이런걸 서비스로 주지?? 차라리 마요네즈를 주지..-_-" 우린 그 때 까지도 그것이 서비스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음식이 다 나왔는데도 우리가 기대하던 파스타는 가져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메뉴판을 확인한 순간..
우리가 시킨것이 pasta 가 아닌 paste 라는 것을 확인해 버리고 말았다...."야....이거....페이스트.....우리가 시킨게 페이스트 이거냐??" "허걱" 고추장이 칠리 페이스트 니까....페이스트가 이거 맛는거 같다. ㅠ.ㅠ 그나마 나머지 두가지 음식이 좀 정상적이어서 다행이지 피눈물 흘릴뻔했다. 우리가 계산서 달라고 하자 종업원이 와서 그 이상한 소스가 담긴 야채접시가 고대로 있는걸 보더니 "맛이 이상하냐"고 묻는다, 우린 애써 웃으면서 "너무 매워서요...." 하고 씩~ 웃었다. 차마 파스타인줄 알고 시켰단 소리는 못하겠더라.
거기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30 밧에 졸리프록까지 왔는데 평소처럼 앉으면 됐을 것을 우아하게 옆으로 앉아서 오다가 허리 꺽어지는줄 알았다. 또한 깐짜나부리의 밤공기는 무지하게 차가웠다.
또 한번 밤에 외출을 했으니 터미널 근처의 야 시장.
우리는 불야성 같은 야시장을 기대하고 나갔는데 꽤 일찍 문을 닫는 편이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맛있을것 같은 음식이 눈에 안들어 온다.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했는데 우리의 입맛을 뚝 떨어뜨려 놓은 그것은 바로 껍질을 벗겨놓은 왕개구리 -_-;;;;;
왕개구리들이 나름대로 생선들옆에 축축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딱 떨어진다.
상큼하게 과일이나 먹자 하고 큰 오렌지 다섯개 들은것과 람부탄 통조림을 사가지고 와서 먹었는데...람부탄 통조림을 여는순간~~
오 이것은 바로 명동 샐러드가게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내가 그리도 찾아 헤매던 과일이 아니었던가!!! 40밧을 주고 샀는데 둘이 먹기 많은 양이 들어있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 오렌지는 우리나라에 수입되는것과 달리 씨가 많고 조금 신 편이었다.
영자댁이 뭔가 발견하고 꽥 소리를 지르는데 우리가 먹다가 남긴 과자와 빵봉투 안에 개미가 300마리 들어있다. -_-;;; 람부탄 통조림에도 개미가 들어갈까봐 오렌지와 함께 곱게 싸서 벽에 매달아 놓고 잤다.
1월2일.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아침을 먹으면서 다음 여행 루트를 짰다. 시간이 정말 많이 흘러 벌써 1월이 되었다는 부담감에 조금이라도 많이 보고 가겠다고 우리의 남은 날들중 쉬는 날을 모조리 삭제 했다.
깐짜나 부리에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즉시 동부 터미널로 가서 팟타야로 직행......하는게 우리의 계획.
졸리프록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터미널까지 가려고 나섰는데 썽태우나 오토바이 택시는 보이지도 않고 또다시 힘 없어 보이는 릭샤 할아버지들이 몰려 온다, 헉....릭샤....안 타요....그랬더니 할아버지 40밧 불르다가 그럼 30 밧에 가잔다. 으이구 증말 못살아. 결국 또 타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어디서 왔냐고 묻더니 한국이라고 하니까 월드컵~~!!! 하면서 자기가 축구를 무지 좋아하는데 돈이 없어서 한국엔 못가고 티비로 봐야 한다고 하신다.
터미널에 다 와서 우리가 40밧을 냈더니 할아버지 10밧을 거슬러 주려다 우리가 됐다고 하니 이빨이 드러나게 활짝 웃으시면서 고맙다고 한다....10밧...우리돈으로 300원..정말 껌 값도 안되는 돈이지만 그 돈으로 저렇게 행복한 미소를 볼수 있다는것이 기분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하다.
방콕으로 가는 버스표를 잘못 끊어서 에어컨 이등 버스를 탔는데 중간 중간 진짜 많이 서고 자다가 깨보니 서서 가는 사람도 있다. 2시간 좀 넘게 걸려 방콕에 도착했는데 노선을 확인하니 터미널에서 길을 건너 타면 에까마이 (동부터미널) 까지 가는 511번 버스가 있다.
그 앞에 있는 KFC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99밧짜리 세트를 시켰는데 닭다리만 15개가 나왔다....양이 무지 하게 많다. 닭다리만 죽도록 먹는데 먹다가 보니 닭 털도 가끔 붙어서 튀겨져 있다 -_-;;;; 결국 마지막 하나를 서로 눈치보다가( 니가 먹어 ...니가 먹어..) 남기고 조금 걸어서 육교로 길을 건너니 시원한 에어컨 버스 511번이 오고 있다. 그걸 타고 에까마이까지 12밧.
에까마이에 도착하니 시간은 5시가 다 되어간다. 지친몸은 버스안에서 쉬기로 하고.....90밧짜리 버스 티켓을 끊어서 드디어 그 유명한 파타야로 간다. 서양 늙은이들이 많다더니 버스안에서 느끼함이 뚝뚝 떨어지는 노인네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말도 걸고 짜증나게 하길래 그냥 자는척 해 버렸다. 자는척 하다가 정말 잤다 -_-;;;;
방콕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캄캄한데 후레쉬 켜고 헬로태국을 뒤지면서 어떻게 하면 남은 여정을 알뜰하게 쓸 수 있을까...고민하다가 곧장 깐짜나부리로 가기로 했다. 예상대로 버스는 무진장 빨리 달려서 방콕 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해도 안뜬 6시가 좀 넘은 시간이다. 곧장 칸짜나부리로 가는 1등 버스표를 79밧씩 주고 사서 버스에 오르니 타자마자 쌩~ 간다. 2시간 정도 걸리는데 도중에 타고 내리는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일등 버스가 맞는지 계속 의심을 했는데. 물수건과 물을 나눠주는걸 보니 맞긴 맞는가 보다.
깐짜나 부리에 도착해서 터미널에 앉아 이리저리 방향을 잡고 있는데 온갖 숙소의 명함을 들고 나타나는 삐끼 아저씨들...우리는 그 유명한 졸리 프록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저씨 40밧에 릭샤를 타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 정말 우리 둘에 짐까지 실으면 그 약해보이는 릭샤가 퍽하고 부서져 내릴것 만 같다. 우리는 큰 짐가방 두개를 보여주면서 짐때문에 안되겠다고 하고 큰길로 걸어나가는데 아저씨는 계속 따라오면서 타라고 사정사정 하신다. 괜히 아침부터 마음이 심란해져서 "그냥 타 보자"하고 탔는데.. 아저씨는 신난 표정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는데 속도가 정말 느리다. -_-;;;;;
뒤에서 페달을 밟을때마다 아자씨 다리에 힘줄이 불거져 나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마음속으로 그 동안 여행하면서 먹은 음식탓을 할 수 박에 없었다. "한국에선 안이랬어......"하면서 ㅠ.ㅠ
정말 마음이 아파서 다신 릭샤 못타겠다고 하면서...(게다가 릭샤 운전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나이 많은 노인분들이다.. 여자도 있더라.) 깍으려는 생각도 안하고 부르는대로 40밧을 줬다.
졸리 프록에 도착했는데 9시도 안된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사람도 얼마 없고....물어보니 방도 마지막 하나 남았단다. 그것도 주방옆에 딸린...그 아름다운 졸리프록의 정원은 보이지도 앉는 곳에 붙어있는 공동화장실 방만이 남아있댄다. 우리가 욕실 딸린 방을 원한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체크아웃 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단다. 그래서 "아침이나 먹으면서 기다리자...." 하고 앉아서 스테이크 중에 아무거나 주문했는데...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German 식 이라고 써있었다. 빵과 샐러드가 같이 나오는데 샐러드는 드레싱 맛이 이상해서 못먹었고 빵은 무지무지 맛있게 먹었다. 빵 크기도 모닝빵 싸이즈가 아닌 간단한 식사가 될정도의 크기라서 먼저 나온 빵만 먹었는데도 배가 부르다~ 그리고 나서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양이 정말~많다. 총 세 덩이의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한 덩이는 어쩔 수 없이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시간표를 보니 11시에 기차를 타지 않으면 기차타고 싸이욕 너이 폭포까지 가는 건 불가능해 질것 같다. 그래서 그때까지 방이 안나면 그냥 짐 맡기고 가려고 했는데 마침 딱 10시쯤에 방이 났다. 2층이었는데 올라가서 보니 방 앞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진 그리고 옆으론 강이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다~! (싱글 침대 200밧)
밖으로 나가서 10분 정도 걸으니 깐짜나부리 역이 보인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람들이 바글 바글 댄다. 웬 현지인 단체 관광객도 있다. 버스와 달리 기차는 제시간에 거의 맞춰서 도착한거 같은데.. 오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장면 목격. 사람들은 앉아가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기차가 서기도 전에 우르르 올라탄다. 미쳐 내리지 못한 외국인이 문 옆에 낀채로 "oh no!"를 외치는데도 사람들은 들은체도 안하고 우르르르 타서 자리를 잡기에 바쁘다. 나무로 만든 의자에 앉았는데 웬 흙먼지가 그리도 많은지...조금 털어내 보다가 그냥 턱 앉아버렸다.
열차는 사람을 잔뜩 채운채로 출발 했고 조금 후에 콰이강의 다리를 지난다. 헬로태국의 '기차여행 편'을 읽으면서 이게 연합군 포로들이 맨손 으로 만들었다는 절벽이구나..동굴 사원이 여기구나....하다가 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조금 씩 지겨워질 무렵....남똑 역에 도착했다. 내리자 마자 대기하고 있던 썽태우들이 한 사람당 10밧씩 받고 싸이욕 너이 폭포까지 데려간다. 올라가는 계단이 또 있는걸 보고 덜컥 겁이 났지만....다행히 얼마 안가 폭포가 있다. 건기라 물이 말라서 그런지 사진보다는 물의양이 적었는데...우리가 놀란것은 발 디딜 틈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었다. 외국인도 몇몇 있었지만. 현지인들이 훠얼씬 더 많다. 그 중엔 아예 속옷만 입고 몸에 비누칠을 하고 떨어지는 폭포 아래서 자연 냉수 사우나를 하는 태국 아저씨도 있었으니....물이 조금이라도 고여있는곳에선 수 많은 아린이 들이 첨벙대고....정말 난리도 아니다. "도대체 여기 왜 이러냐......" 하고 입 딱 벌리고 생각해 보니 오늘이 바로 1월 1일...나도 모르는 새에 한 살 더 먹어 있는 거였다. 휴일 이라 현지인들이 그렇게 많은 거였을꺼다. 하두 위에서 비눗칠들을 해 대는 바람에 물은 거의 오수가 되어 내려오고 있었고....우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내려오는 수 밖에 없었다. 거기서 8203 버스를 타고 빨리 숙소로 돌아가 좀 쉬다가 저녁때 콰이강의 다리에 가서 멋진 저녁 노을을 보는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는데.....정류장에서 물어보니 거의 한시간에 한대씩 버스가 온다고 한다. 올 시간 거의 다 됐으니 기다리래서 건너편 편의점에서 요구르트하나씩 사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사람을 가득 태운 8203 버스가 휙~ 하고 그냥 지나간다. 우리는 뒤따라 가면서 "탈 사람 있어요!!!!" 하고 소리를 질렀지만 들은체도 안하고 휘릭 가버린다. 도대체 한시간 가까이를 또 어떻게 기다리란 말이냐.......낙담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
어려 보이는 태국소녀 두명이다. "어디로 가세요?" 한다. 우리가 깐짜나부리 시내로 간다고 하자 8203 버스를 탈꺼냐고 묻는다. 그래서 버스가 가 버려서 많이 기달려야 할것 같다고 했더니 정류장으로가서 운전기사들에게 태국말로 뭐라고 뭐라고 묻더니 "버스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 정류장에 잘 안설것 같다..." 고 말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걱정스런 얼굴을 하니 이 소녀들 자기도 깐짜나 부리 시내에 살아서 돌아가야 하는데 괜찮다면 같이 가자고 한다. 처음부터 경계하기엔 너무나도 순박하고 착한 얼굴로 다가온 이 두 소녀는 깐짜나부리의 고등학생들이었고 외국인들이 버스정류장에서 쩔쩔매고 있는걸 보곤 도와주려고 말을 건 것이었다. 우린 다시 썽태우를 타고 기차역으로 돌아와 한 시간 남짓 남은 기차시간을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고 한재석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도 봤다고 한다. 아쉼게도 두 소녀중에 한명은 영어를 잘 못했고 한명은 아주 잘했는데 그 녀의 이름은 "파레이" 사람들은 그냥 "파" 라고 부른단다...주책맞게 자꾸 먹는 "파"가 생각나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_-;;;;
우리가 고마움의 표시로 스프라이트 한캔을 사 줬는데 무지하게 사양하다가 우리가 자꾸만 권하자 그제야 웃는 얼굴로 고맙다고 받아든다. 정말 어린 동생들인데 여행지에서 만난 그녀들은 그저 친구 같았을 뿐이다. 출발시간이 가까워져서야 표를 팔기 시작했는데 파레이가 기차 안에서 끊어도 된다고 하길래 그냥 자리 잡고 앉았다. 기차 안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정차한 간이역에서 바나나도 한송이 사서 나눠먹으며 그녀들에게 태국어도 배우고 어깨 맞대고 졸기도 하다보니 어느새콰이강의 다리 역에 도착했다.
다 같이 내려서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는데 생각보다 무섭다. 발을 헛디디면 밑으로 톡 빠져버릴것 같다. 해는 기차 타고 오는 도중에 넘어가 버렸고 어둑어둑 해져 가고 있었다.
헤어짐이 아쉬웠지만 파레이와 그녀의 친구일행과는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나중에 꼭 다시보기를 약속했다. 그녀들은 그 앞에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시내로 간다고 했다.
그녀들이 탄 오토바이 택시가 보이지 않게 될때까지 손을 흔든다음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바로 옆에 있는 플로팅 레스토랑을 갔다.
여기서 우리는 처음으로 어이없는 음식을 주문하게 되었다.
우리가 시킨 것은 해산물과 야채 볶음, 생선 칠리 소스 구이와, 그리고 무슨 무슨 고기과 토마토 소스가 섞인 파스타...우린 도대체 무슨 파스타가 나올까....토마토 소스가 들어갔으니 맛있겠지...하고 기대에 차 있었는데 웬 고추장 종지 같은것을 가운데다가 둔 야채 접시가 나온다. 이건 뭐야....서비스야?? 하고 그걸 푹 찍어 먹었는데..맛이 정말 기가 막힌다. 이건 뭐 타이의 향신료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것만 섞어 놓았는지 아아주 이상한 맛이 나서 한 번 찍어 맛을 본 이후로는 손도 못 대겠다. 영자댁도 얼굴이 아주 일그러 졌다.
"야...도대체 이건 뭐냐" "그러게.. 뭐 이런걸 서비스로 주지?? 차라리 마요네즈를 주지..-_-" 우린 그 때 까지도 그것이 서비스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음식이 다 나왔는데도 우리가 기대하던 파스타는 가져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메뉴판을 확인한 순간..
우리가 시킨것이 pasta 가 아닌 paste 라는 것을 확인해 버리고 말았다...."야....이거....페이스트.....우리가 시킨게 페이스트 이거냐??" "허걱" 고추장이 칠리 페이스트 니까....페이스트가 이거 맛는거 같다. ㅠ.ㅠ 그나마 나머지 두가지 음식이 좀 정상적이어서 다행이지 피눈물 흘릴뻔했다. 우리가 계산서 달라고 하자 종업원이 와서 그 이상한 소스가 담긴 야채접시가 고대로 있는걸 보더니 "맛이 이상하냐"고 묻는다, 우린 애써 웃으면서 "너무 매워서요...." 하고 씩~ 웃었다. 차마 파스타인줄 알고 시켰단 소리는 못하겠더라.
거기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30 밧에 졸리프록까지 왔는데 평소처럼 앉으면 됐을 것을 우아하게 옆으로 앉아서 오다가 허리 꺽어지는줄 알았다. 또한 깐짜나부리의 밤공기는 무지하게 차가웠다.
또 한번 밤에 외출을 했으니 터미널 근처의 야 시장.
우리는 불야성 같은 야시장을 기대하고 나갔는데 꽤 일찍 문을 닫는 편이다. 아무리 돌아다녀도 맛있을것 같은 음식이 눈에 안들어 온다. 그러다가 뭔가를 발견했는데 우리의 입맛을 뚝 떨어뜨려 놓은 그것은 바로 껍질을 벗겨놓은 왕개구리 -_-;;;;;
왕개구리들이 나름대로 생선들옆에 축축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보니 뭔가 먹고 싶은 생각이 딱 떨어진다.
상큼하게 과일이나 먹자 하고 큰 오렌지 다섯개 들은것과 람부탄 통조림을 사가지고 와서 먹었는데...람부탄 통조림을 여는순간~~
오 이것은 바로 명동 샐러드가게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던~~내가 그리도 찾아 헤매던 과일이 아니었던가!!! 40밧을 주고 샀는데 둘이 먹기 많은 양이 들어있다.
그리고 정말 맛있다!!!!! 오렌지는 우리나라에 수입되는것과 달리 씨가 많고 조금 신 편이었다.
영자댁이 뭔가 발견하고 꽥 소리를 지르는데 우리가 먹다가 남긴 과자와 빵봉투 안에 개미가 300마리 들어있다. -_-;;; 람부탄 통조림에도 개미가 들어갈까봐 오렌지와 함께 곱게 싸서 벽에 매달아 놓고 잤다.
1월2일.
일어나서 짐을 챙기고 아침을 먹으면서 다음 여행 루트를 짰다. 시간이 정말 많이 흘러 벌써 1월이 되었다는 부담감에 조금이라도 많이 보고 가겠다고 우리의 남은 날들중 쉬는 날을 모조리 삭제 했다.
깐짜나 부리에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즉시 동부 터미널로 가서 팟타야로 직행......하는게 우리의 계획.
졸리프록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터미널까지 가려고 나섰는데 썽태우나 오토바이 택시는 보이지도 않고 또다시 힘 없어 보이는 릭샤 할아버지들이 몰려 온다, 헉....릭샤....안 타요....그랬더니 할아버지 40밧 불르다가 그럼 30 밧에 가잔다. 으이구 증말 못살아. 결국 또 타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어디서 왔냐고 묻더니 한국이라고 하니까 월드컵~~!!! 하면서 자기가 축구를 무지 좋아하는데 돈이 없어서 한국엔 못가고 티비로 봐야 한다고 하신다.
터미널에 다 와서 우리가 40밧을 냈더니 할아버지 10밧을 거슬러 주려다 우리가 됐다고 하니 이빨이 드러나게 활짝 웃으시면서 고맙다고 한다....10밧...우리돈으로 300원..정말 껌 값도 안되는 돈이지만 그 돈으로 저렇게 행복한 미소를 볼수 있다는것이 기분 좋기도 하고 한편으론 속상하기도 하다.
방콕으로 가는 버스표를 잘못 끊어서 에어컨 이등 버스를 탔는데 중간 중간 진짜 많이 서고 자다가 깨보니 서서 가는 사람도 있다. 2시간 좀 넘게 걸려 방콕에 도착했는데 노선을 확인하니 터미널에서 길을 건너 타면 에까마이 (동부터미널) 까지 가는 511번 버스가 있다.
그 앞에 있는 KFC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99밧짜리 세트를 시켰는데 닭다리만 15개가 나왔다....양이 무지 하게 많다. 닭다리만 죽도록 먹는데 먹다가 보니 닭 털도 가끔 붙어서 튀겨져 있다 -_-;;;; 결국 마지막 하나를 서로 눈치보다가( 니가 먹어 ...니가 먹어..) 남기고 조금 걸어서 육교로 길을 건너니 시원한 에어컨 버스 511번이 오고 있다. 그걸 타고 에까마이까지 12밧.
에까마이에 도착하니 시간은 5시가 다 되어간다. 지친몸은 버스안에서 쉬기로 하고.....90밧짜리 버스 티켓을 끊어서 드디어 그 유명한 파타야로 간다. 서양 늙은이들이 많다더니 버스안에서 느끼함이 뚝뚝 떨어지는 노인네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고 말도 걸고 짜증나게 하길래 그냥 자는척 해 버렸다. 자는척 하다가 정말 잤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