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 6 - 방콕에서 보낸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12월 24일
치앙마이에서 방콕까지 12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했는데..생각보다 빨리 달려 10시간 반 만에 도착..우린 새벽 6시 30분에 카오산에 떨어지는 신세가 되었다. 차 안에서 생각한것은 오로지 추위...방콕은 덥겠지...카오산은 더울꺼야... 그 러 나 버스에서 내리는 순가 기대는 무너지고...새벽공기의 그 쌀쌀함이란..치앙마이나 다름없었다. 점퍼를 입고 어쩔수 없이 간 곳은 카오산거리의 24시간 오픈된 호프집..거기서 옥수수 수프와 팬케이크를 시켜놓고 엎어져 잤다. 옥수수수프....옥수수알이 둥둥 떠있는 기름국이다...아무리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라도...아침부터 먹기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따듯한 수프가 낫지 싶어 시킨건데..실망 왕실망...ㅠ.ㅠ
조금 있으니 버스 안에서 추위를 같이 했던 사람들도 갈데가 없는지 그 호프집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서로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란...."그래..너두 갈 데 없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린 치앙마이로 가기전 홍익여행사에 짐을 맡기면서 24일 맨해턴 호텔 바우쳐를 미리 끊어놨었다.(1100밧)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호텔밥이라도 먹어야 기분이 나지 않을까..해서였다. 우린 빨리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시계를 한 100번쯤 쳐다봤을때 드디어 9시가 되었다. 가방을 짊어지고 처음으로 간곳은 밥집도 아닌...바로 짜이디 마사지 가게...우리가 그 날의 첫손님이었다. 아주머니 ..무지하게 반겨주시고 한국말로 말을거신다~ 우린 발마사지 한시간씩을 받기로하고 이불 뒤집어 쓰고 잤다. 잠 잘때 예민해서 누가 조금만 건드려두 금새 깨던 나였는데 마사지사가 꾹꾹 누르는지 어쩌는지 그냥 발을 맡기고 잠이 들어버렸다. 한시간은 금방 가고 피곤할때 받은 마사지의 효과는 2배가 되어 정말 개운~하다. ^0^ 차 한잔까지 마시고 나오니 10시도 넘어 이제 거리는 또 다시 활기차졌다. 다시 방콕에 온 기념으로 엄마에게 전화한번 했다. 치앙마이에서는 국제전화용 전화기가 많이 없다. 여행중에 엄마목소리를 들으니 힘이 또 난다!!
홍익여행사에 가서 짐을 찾아 쑤쿰윗 맨해턴 호텔까지는 미터택시를 탔다..처음 카오산에 올때 240밧의바가지를쓰고 온 기억때문에 이번엔 확실히 미터를 꺽는걸 확인하고 탔다. 맨해턴 호텔까지 80밧이 나왔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체크인을 하고 호텔을 둘러보니 아담하고 좋은 호텔이다. 수영장에 가서 폼잡고 사진도 찍고...ㅋㅋㅋ
여하튼간에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 서울에 있었으면 만날 사람 하나 없는 솔로들끼리 모여 밤새 술이나 펐을텐데....하구 생각하니 방콕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참 다행이다...싶다. 게다가 오늘은 빡빡한 여행일정도 없다~ 한국에선 욕먹을까봐 못입었던 끈나시 원피스를 입고 오래간만에 화장도 하고 거리로 나갔다. BTS를 타고 쇼핑왕국이라는 싸얌에서 내렸다. (20밧)
싸얌 센터..마분콩센터...눈에띄는 엔간한 쇼핑센터는 다 들어가봤다...점심은 ZEN에 가서 먹었는데...스시를 못먹는 영자댁은 돈까스세트를 먹고 스시에 환장하는 나는 혼자서 3인분어치는 먹은것 같다...초밥세트 하나 시키고 캘리포니아 마끼도 시키고...나 혼자서만 350밧어치를 먹었다. 정말 싱싱한 회로 만든 초밥.....감동이다...ㅠ.ㅠ 정말 잘 먹구 간만에 포식했다고 생각했는데.....점심때 젠에 간것을 후회하게 만든 사건이 저녁에 발생해버렸다...그리고 우리 여행기간 내내 가장 큰 돈을 한꺼번에 써버린 사건이기도 했다.
늦은 점심으로 배는 그다지 고프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아쉬움이 계속 따라와서....우린 빠뚜남시장근처의 씨푸드를 먹어볼까...하고 기웃거렸다. 가격표가 붙어있는데 장난이 아닐것 같다..
열심히 헬로 태국을 뒤져보니 근처에 괜찮은 식당중에 제이 더블유 매리욧 호텔 뷔페 550 밧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가격이 나와 있다.
호텔 뷔페엔 .....해산물도 있겠지...? 게다가 디저트와 여러종류의 케이크 들두 있겠지~~~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땡긴다. 게다가 두명에 1100 밧이면 해산물먹는것보다 저렴할 것 같다. 룰루 랄라~ 우리는 발걸음도 가볍게 제이더블류 매리욧 호텔로 갔다.
입구에서 기웃거리니 안으로 호화로운 저녁식탁이 보인다~
곧이어 유창한 영어로 웨이트리스가 우리를 창가 자리로 안내한다. ^-^ 그래 이런거였어~ 우리 바로 앞에선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캐롤이 연주되고 있었고...웨이트리스가 뭐라고 뭐라고하는데 원따우전 어쩌고 저쩌고 한다....그래그래 우리 두명 합쳐서 1100 밧인거 알어..,,제대로 듣지도 않고 오케이 해 버리고 우린 음식들을 향해 달려갔다!! 아까먹었던 스시와 마끼들이 접시에 수북히 담겨있다...ㅠ.ㅠ 크리스마스 특별코너인 식탁위에선 과자로 만들어진 산타 설탕으로 뒤덮힌 집....미니 루돌프..선물을 가득담은 기차까지 칙칙폭폭 돌아가고 있다...생전 처음 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말그대로 예술인 저녁이다! 음식의 종류도 가지가지 너무 많아서 한가지씩만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양고기 바베큐..송아지고기 요리, 구운 새우,와인에 절인 딸기, 푸딩, 부드러운 슈 크림과 호두 케이크..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안돼 먹어야해......정말로 머릿속까지 다 음식으로 채워졌다는 기분이 들었을때 우린 멈췄다...말하기도 힘들정도로 우린 많이 먹은 상태였다. 정말 Full 이라는 생각이 들었을때 계산해 달라고 했는데...웨이터가 가져다 준 노트에는 2800 밧이라는 충격적인 계산서가 들어있었다. 헉......어떻게 된거지....계산서에 붙어있는 제목을 보니.."크리스마스 이브 스페셜 뷔페" 다...그래....오늘이 스페셜 데이지...-_-;;;; 이럴줄 알았으면...조금 더 먹고 첵 빌을 외치는 건데.....어쩔수가 없다. 마침 나는 환전한 돈이 있었고 우선 그걸로 계산했다. 한국돈으로 계산해 보자...84000 원...일인당 42000 원....그래....한국에선 42000 원가지고 저정도 뷔페 못먹지...게다가 한국에 있었으면 술값으로 나갔을 돈인데...멋진 저녁을 먹었으니~그걸루 만족하자~~
서로 그렇게 위로하며 호텔로 돌아오고 있었지만..둘다 말이 없었다. 그리고 돌아와선 쓰러지듯 잠들어 버렸다...밖에선 어렴풋이 캐롤 소리가 들려온다...왜그렇게 캐롤이 우울하게 들리던지...
12월25일
크리스마스 아침!
어제 그렇게 먹었는데도 우리의 식욕은 다시 살아나 아침이 되자마자 배가 고프다...맨해턴 호텔의 아침 뷔페..한국인이 많이 묶는다더니 메뉴중에두 한국 음식이 여러가지 있다. 그 중에 우리를 감동 시켰던 것은 육계장. 오우~~~~ 육계장!!!!! 이러면서 몇그릇을 퍼다먹었는지 모른다. 면발도 퍽퍽 건져먹고....도대체 먹으려고 여행온 사람들 처럼 ...끝 없이 먹었다...ㅠ.ㅠ
호텔안에서 이리저리 사진좀 찍고 체크아웃하고 다시 이젠 배낭 여행자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카오산으로 왔다. 미터 택시로 왔는데 길이 막혀서 150밧이 나왔다. 숙소를 잡으려고 돌아다니는데 디엔디 인은 너무 비싸고 홍익여행사 근처에 새로생긴 싸왓디 게스트 하우스를 갔더니 보증금이 필요한데 우리에겐 어제의 여파로 현금이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환전을 해서 다시 오기는 너무 귀찮았다.
" 우리..어제 너무 낭비했으니까 반성하는 자세로 오늘은 싼 숙소에서 자자." 이렇게 해서 발걸음을 돌려 사원뒤쪽의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메리 브이 게스트 하우스가 눈에 띈다. 짐 두개를 들고 걷는것도 지쳐서 그냥 방 있으면 묵을려구 가격을 물어보니 트윈에 180 이란다. 오케이 하구 열쇠를 받았는데 504 라고 씌여있다...헉...5층....ㅠ.ㅠ 아랫층에 방 없어요? 하니까 그 여자 무지 쌀쌀 맞게 "없어요!" 한다. 옆에서 웬 흑인이 건들건들 하고 앉아 있는데 그 흑인이랑 잘 되가고 있는지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 헉헉대며 5층으로 올라가서 방문을 연 순간...그 썰렁한 방이란....달랑 침대 두개 뿐이다. 수건은 커녕 이불도 없고,,,거울도 없고..아! 쓰레기 통은 있었다. 화장실은 공동인가 보다. 가서 보니 화장실 변기는 양변기 인데 윗 부분이 모두 뜯어져 있다...여기서 일보려면...운동좀 해야겠군....-_- 게다가 퍼세식이다. 샤워실이랑 같이 달려있는데 샤워를 하기엔 너무 좁다. 그래도...어제를 생각하면서 참았다.
빨리 방에서 나가고 싶어서 가방을 침대위에 던져두고 밖으로 나갔다. 환전을 하고 수영복을 사러 갔다. 이제 남부로 갈 준비를 슬슬 해야 하기 때문에!! 어제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수영복을 100 개정도 본거 같은데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 모두가 1500 밧 이상의 수영복 밖에 없었다. 좀 이쁘다 생각되는걸 집으면 2500밧을 훌떡 넘으니...도대체 수영복 천도 쪼끔밖에 안들어가는데 가격은 왜 그냥 옷보다 비싼건지 모르겠다. (왕 불 만!!) 카오산에도 뒷골목에 수영복 파는 곳이 여럿 있었다. 맘 좋아 보이는 아줌마네 가게로 가서 그냥 무난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골랐다. 카오산의 수영복은 한결같이 끈으로 조절하는것이었다. 싸이즈도 딱 하나다. 마른 여성은 끈을 꽉 묶으면 되고 좀 있는 여성은 헐렁하게 묶으면 되는거지..얼마나고 했더니 250밧씩이란다. "아줌마 두개 살꺼니까 220 밧씩에 주세요~"하니까 첨엔 망설이더니 우리가 " we are student~we don't have much money" 하니까 웃으면서 오케이 하신다. 수영복 봉지를 들고 우리는 남부터미널로 향했다. 내일 오후 출발하는 푸켓행 에어컨 1등버스를 예매하고 나니 기분이 또 업된다. up up up~! 드디어 바다 다!!! 길거리에서 "푸켓!!"하고 소리지르며 우리끼리 행복해 하니 지나가던 사람들 슬슬 우리를 피한다....
삔까오에 들른 이상 그냥 들어갈 수가 없다. 센트럴 쇼핑센터까지 와서 Fuji 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덴뿌라 세트를 먹었는데 (150밧)
정말 바삭바삭 한것이 끝내준다. 참! 김치가 처음에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새콤한것이 너무 맛있어서 더 달라고 했더니 15밧에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하여간에 연속으로 며칠째 일식을 먹었더니 정말 흐뭇하다.
센트럴 쇼핑센터 안에 아주 이상한 화장품 가게가 있다. 2층에 있는데 가게 이름은 "Tomy" 다. 여긴 완전 가짜 상품들의 천국이랄까..
샤넬, 랑콤, 입생로랑, 에스티 로더, 맥, 에스틸..등등 유명한 색조 브랜드들을 아주 똑같이 만들어 놓았다. 가격도 정말 싸다. 처음엔 이것이 정품인가...했는데 정품이라기엔 너무나 의심스러운 가격때문에 찬찬히 살펴보니 다 가짜다. 그런데 스티커 하나까지 정교하게 만들어 붙여놔서 얼핏보면 정말 진짜 같다. 우리나라처럼 어설프게 스펠하나 틀리게 해 놓은것두 아니다. 거기서 우리나라 브랜드인 에뛰드 화장품도 팔고 있었는데 가짜 랑콤 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ㅋㅋㅋ 거기 점원중에 분명 트랜스젠더 같은 사람이 한명 있는데 무지 애교 많구 친절하다. 그리고 영어두 그 중에서 제일 잘 한다. 그 언니(?)가 하나하나 설명두 해 주구 테스터두 발라주고 해서 싼걸로 조금 샀는데 나중에 발라보니 질도 무지 좋다. 여성분들 여기서 화장품 사두 괜찮을것 같다.
센트럴 쇼핑센터에서 나와서 길을 건너니 노점시장들이 즐비하다.
39밧 짜리 반바지가 있다!!! 남성용 속옷같은 분위기의 반바지인데 난 화려한 꽃무늬 영자댁은 핑크색 코끼리 무늬로 한개씩 샀다. 해변가에서 입으면 딱일것 같아서!!! ^-^ (이 옷두 정말 잘 입었다)
그 옆으로 씨네플렉스 던가,,하여간에 대형 영화관이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론 오픈된 쇼핑공간이 하나 더 있는데..여기서 우리는 여행내내 우리의 입에 오르내리던 "팔찌소년"을 만나게 된다. 영자댁이 치앙마이에서 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해변가에서 불편할 둣 하여 안경점을 찾다가 우연히 그 쇼핑센터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이 팔찌가게에서 특별히 사야겠다는 마음도 없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영자댁이 뭔가 맘에 드는걸 골랐는지 "얼마에요?" 하니 영어를 못하는 아가씨 "잠깐만요.."하더니 누군가를 데려온다. 바로 그 운명의 "팔찌 소년"!!! 크지 않은키에..흰 편인 얼굴에...웃음어린 눈까지..야리야리한 일본 모델 같다. 어쩌면 목소리도 그렇게 귀여운지...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팔찌를 하나씩 사고..(게다가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면 알아서 디스카운트 까지 해 준다..^^) 아쉬워하면서 그 가게를 나왔다. 그 날부터 삔까오의 "팔찌소년"은 우리 입에 100번도 넘게 오르내렸다.
돌아오는 길에 카오산에서 헤나도 한번 했다. 작은 나비를 쇄골뼈 부근에 했는데 나중에 그리는 사람이 손을 떠는 바람에 날개 끝부분이 번졌다. -_-;;;; 50밧 부르는걸 40밧 줬다.
12월26일
메리브이 게스트 하우스...아침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방음이 하나도 안된다...웬 프랑스어로 속삭이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 건너방에서 나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나는것처럼 어주 또렷이 들린다. 이게 왜이래 하고 잘 살펴 봤더니..방 윗부분은 모조리 뜷려있고 모기장 처리 되어있다. 가방 지퍼 여닫는 소리까지 아주 선명하게 들린다 -_-;;;;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서 홍익 여행사에 짐을 맡기고 미스터 렉 라면집을 갔다. 홍익여행사에 들를때마다 하두 민망하게 인사를 해서 매일 그냥 지나치기가 미안했는데 마침 라면이 먹고 싶어져서 들어갔다. 아저씨 역시나 90도 각도로 인사를 해서 나를 민망하게 만들었다. 새우튀김(55밧) 과 카레 라면을 먹었는데..(70밧) 둘다 정말 맛있다! 물도 공짜루 준다. 얼음이 다 녹으면 얼음도 리필해 준다!! 이런 좋은곳이!!!!! 우린 거기서 메뉴를 구경하며 우리가 크리스마스때 뷔페를 안갔더라면 뭘 얼마나 먹을수 있었을까를 계산하는 놀이도 했다...-_-;;;
든든히 점심을 먹고 나와 지난번에 못 간 왕궁을 갔다.
영자댁이 끈 없는 샌들을 신고 갔다가 거기서 빌려주는 이상한 스포츠 샌들로 갈아신었다. 날씨가 좋았는데 정말 볼만 했다...왕궁이 이 정도는 되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과 달리 사진을 못찍게 하는 곳이 많았는데 에메랄드 사원 앞에서 도록을 팔고 있었다.
정말 아기자기 세심하게 만들어 놓은것에 감탄에 또 감탄을 했다..
왕궁을 나와 걸어서 선착장으로 간 후 해부학 박물관을 향해서 출발~배 삯은 2밧씩이다. 짜오프라야 강은 짙은 녹색...아주 많이 오염된 색이다.
병원에 도착해 어디로 들어간건지..샴쌍둥이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에 먼저 들어가게 되었다. 정말 ..미이라들이 애기인데도 너무너무 무섭다...툭 튀어나올 것 같다. -_-;;;;
사진으로만 봤던 씨우이의 미이라도 봤다. 미이라 얼굴을 자세히 봤는데 나쁜 사람은 미이라도 무섭게 만들어 놨다. 그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이마로 총알이 관통해서 죽은 사람을 그 총알이 뜷고 들어간 대로 반 딱 잘라서 오픈(?) 해 놓은게 있었는데...머리카락까지 흩날리는게..몸에서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고생들이 많이 관람을 와 있었는데.. 맘에 드는 작품(?)을 표시하는건지..사탕과 작은 쿠키들을 진열된 작품아래 놓고 간다.
카오산으로 돌아와 배가 고픈데 자꾸 그넘의 미이라들이 생각이 나서 입맛이 안난다. 우리가 "할아방구네 춘권" 이라고 이름을 붙인 춘권 노점으로 갔다. 카오산 로드에도 "스프링 롤" 을 팔긴 하지만 3개에 20밧이구 (25밧인데도 있다) 느끼하기만 하다. 그런데 카오산 로드를 조금 벗어나 뉴월드 백화점 쪽으로 걸어오다 보면 큰 슈퍼마켓이 있고 그 앞에 할아버지가 파는 춘권노점이 있다. 여기가 춘권의 원조라고 할수 있겠다. 4개 20밧이다. 100개를 먹어도 안질릴거 같다. 너무 맛있다! 다른곳에서도 여러번 춘권을 먹어봣지만 여기처럼 맛있는데는 없었다. 소스두 끝내준다. 바로 엾에선 젊은 총각이 찐 춘권을 팔고 있다. 찐 춘권은 안먹어봐서 모르겠고 그 "할아방구 춘권" 이 정말 맛있었다!! 거기서 춘권을 사서 먹으니 그 미이라 들이 좀 잊혀진다.
5시 30분 출발 푸켓행 버스 티켓을 예매했는데 짐 찾아서 남부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가는 길에 웬 슬리퍼 매장이 보여서 해변가에서 신을 슬리퍼를 사겠다고 고르고 가격 깎다가 정신차리고 시계를 보니 5시가 다 되어간다. 헉!!!! 이러다가 버스 놓치는거 아니야!!! 해서 뚝뚝이라도 타고 가겠다고 뚝뚝을 잡아서 60밧에 남부터미널까지 가자고 하고 탔다. 그런데 랏담넌 꽉 막힌 길로 들어서서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유턴해서 가면 된다고 여유있게 말하는 아자씨...그 자리에 서서 15분을 홀랑 까 먹고 시간은 벌써 5시 20분을 향해 가는데 우린 아직도 민주기념탑이 보이는 위치에 있다..안되겠다 싶어서 우린 뚝뚝아저씨에서 40밧을 주고 내려서 무단횡단으로 길을 건너서 반대편에서 새로운 뚝뚝을 잡았다. 우리는 계속 시계만 들여다 보는데 30분이 거의 다 되어간다. 피가 바싹 바싹 마르는 기분이다.
"We have no time! hurry up please" 하니 아저씨 갑자기 입가에 미소를 띄더니 완전 얌체처럼 운전을 한다. 버스뒤에 붙어서 가다가 매연 마시고 질식하는줄 알았다. 하여간에 이리 삐죽 저리 삐죽 해서 남부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5시 34분! 내려서 죽도록 뛰었다. 그날따라 빨간색 치마를 입고 있어서 얼마나 눈에 띄었는지 마라톤 선수가 달리듯 터미널 근처 사람들은 짐을 들고 달리는 우리를 구경하기 시작한다. 개 중에는 " Hurry!! Hurry!!" 하면서 응원(?)해 주는 아자씨도 있다. 그런건 안중에도 없이 우리는 달렸다..
푸켓행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눈에 보이는 버스마다 뛰어 올라가서 티켓을 보여줬는데 계속 다음버스로 가란다. 그러다가 끝까지 왔다 -_-;;; 시간은 40분을 넘어 우린 절망했다. 우리의 티켓이 쪼끔이라도 보상 받을 길이 있기를 바랬을 뿐이다.
드디어 푸켓행 버스가 눈에 띄였다. 올라가서 티켓을 보여주니 이 버스가 아니란다. 흑....10분도 안기다려 주고 떠났단 말이냐...
힘이 쫙 빠져서 짐을 끌고 서 있는데 아저씨가 표를 보더니 버스가 20분정도 늦어서 조금 기다리란다. 오!!! 구세주 같은 아저씨 정말 안아주고 싶을정도로 이뻐보이는 아자씨다. 그 아자씨가 우리 티켓도 확인해 주고 짐에다가 꼬리표도 달아주셨다. 죽을 힘으로 뛰었더니 다리가 후들후들 하다. 버스는 6시가 훨씬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터미널을 떠났다..
1등버스 정말 좋다. 간식으로 준 빵을 게눈 감추듯 해 치워 버리고 의자를 뒤로 젖힌채 잠을 청했다. 여행사 버스처럼 미친듯 에어컨을 틀어대는것도 아니고 자기가 조절할 수도 있다.
버스는 참 좋았는데...밤 10시 정각 갑자기 누군가의 가방에서 알람시계가 울린다. 멜로디 소리도 아니고 귀따가운 "따르르르~~!!!!!" 소리다. 끄겠지..하고 기다리는데 그 시계주인은 뒷좌석에 앉아있는지 아무도 가방을 확인하는 사람이 없다. 몇몇이 시계소리에 깨서 일어나길래 누군가 말 하려나 보다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말을 안한다. 그냥 다 참고 있는 얼굴이다...요즘 알람시계는 10분정도 울리고 안끄면 알아서 꺼지니까...하고 10분을 기다렸는데...안꺼진다. 어느새 20분이 지나고....머릿속이 온통 시계소리로 가득찬다... 신경 안쓸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점점 더 크게 들리는 시계소리...1시간이 지나도록 시계는 계속 울리고 있다. 눈이 뱅글 뱅글 돌아가는 내 얼굴이 자꾸 보이는것 같다. 슬슬 화가 난다...아니 이사람들은 도대체 왜 다들 가만히 있는거야!!! 1시간 반째...정말 많이 참았다. 도저히 잠 못잔다... 운전석은 문으로 막혀져 있다. 앞으로 가서 안내양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두드렸다. 안내양은 없고 운전기사 아자씨 옆에는 손님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앉아있다.
"어떤사람 시계가 한시간 반 동안 울리고 있어서 잠을 잘수가 없어요!" 하고 아주 또박또박 천천히 말했지만 이 기사 아자씨 영어를 모른다. 화장실을 찾는줄 알고 뒤쪽을 가르킨다. "아니요 화장실 말구요 지금 안에서 시계가 울려서 무지하게 시끄럽다구요..." 하니까 그래도 모른다...ㅠ.ㅠ
할 수 없이 자리에 와서 앉았는데 잠시후에 누군가가 앞으로 쓰윽 오더니 자기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다가 시계가 울리는걸 듣고 아무렇지도 않게 띡 끄고 간다. 헉....그 사람에게 뭐라하는 사람도 한명 없었고 그 사람도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다...오히려 난리친 내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 후로 나도 엥간한건 참고 넘기기로 했다.
한시간 반동안 신경쇠약 걸린사람처럼 부들부들 떨다가 막상 시계가 꺼지니 그 조용함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
눈을뜨면 녹색의 바다가 펼쳐진 푸켓에 다다라 있기를.....
치앙마이에서 방콕까지 12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했는데..생각보다 빨리 달려 10시간 반 만에 도착..우린 새벽 6시 30분에 카오산에 떨어지는 신세가 되었다. 차 안에서 생각한것은 오로지 추위...방콕은 덥겠지...카오산은 더울꺼야... 그 러 나 버스에서 내리는 순가 기대는 무너지고...새벽공기의 그 쌀쌀함이란..치앙마이나 다름없었다. 점퍼를 입고 어쩔수 없이 간 곳은 카오산거리의 24시간 오픈된 호프집..거기서 옥수수 수프와 팬케이크를 시켜놓고 엎어져 잤다. 옥수수수프....옥수수알이 둥둥 떠있는 기름국이다...아무리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라도...아침부터 먹기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따듯한 수프가 낫지 싶어 시킨건데..실망 왕실망...ㅠ.ㅠ
조금 있으니 버스 안에서 추위를 같이 했던 사람들도 갈데가 없는지 그 호프집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서로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란...."그래..너두 갈 데 없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린 치앙마이로 가기전 홍익여행사에 짐을 맡기면서 24일 맨해턴 호텔 바우쳐를 미리 끊어놨었다.(1100밧)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호텔밥이라도 먹어야 기분이 나지 않을까..해서였다. 우린 빨리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시계를 한 100번쯤 쳐다봤을때 드디어 9시가 되었다. 가방을 짊어지고 처음으로 간곳은 밥집도 아닌...바로 짜이디 마사지 가게...우리가 그 날의 첫손님이었다. 아주머니 ..무지하게 반겨주시고 한국말로 말을거신다~ 우린 발마사지 한시간씩을 받기로하고 이불 뒤집어 쓰고 잤다. 잠 잘때 예민해서 누가 조금만 건드려두 금새 깨던 나였는데 마사지사가 꾹꾹 누르는지 어쩌는지 그냥 발을 맡기고 잠이 들어버렸다. 한시간은 금방 가고 피곤할때 받은 마사지의 효과는 2배가 되어 정말 개운~하다. ^0^ 차 한잔까지 마시고 나오니 10시도 넘어 이제 거리는 또 다시 활기차졌다. 다시 방콕에 온 기념으로 엄마에게 전화한번 했다. 치앙마이에서는 국제전화용 전화기가 많이 없다. 여행중에 엄마목소리를 들으니 힘이 또 난다!!
홍익여행사에 가서 짐을 찾아 쑤쿰윗 맨해턴 호텔까지는 미터택시를 탔다..처음 카오산에 올때 240밧의바가지를쓰고 온 기억때문에 이번엔 확실히 미터를 꺽는걸 확인하고 탔다. 맨해턴 호텔까지 80밧이 나왔다. 그래 이게 정상이지~~~~
체크인을 하고 호텔을 둘러보니 아담하고 좋은 호텔이다. 수영장에 가서 폼잡고 사진도 찍고...ㅋㅋㅋ
여하튼간에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 서울에 있었으면 만날 사람 하나 없는 솔로들끼리 모여 밤새 술이나 펐을텐데....하구 생각하니 방콕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참 다행이다...싶다. 게다가 오늘은 빡빡한 여행일정도 없다~ 한국에선 욕먹을까봐 못입었던 끈나시 원피스를 입고 오래간만에 화장도 하고 거리로 나갔다. BTS를 타고 쇼핑왕국이라는 싸얌에서 내렸다. (20밧)
싸얌 센터..마분콩센터...눈에띄는 엔간한 쇼핑센터는 다 들어가봤다...점심은 ZEN에 가서 먹었는데...스시를 못먹는 영자댁은 돈까스세트를 먹고 스시에 환장하는 나는 혼자서 3인분어치는 먹은것 같다...초밥세트 하나 시키고 캘리포니아 마끼도 시키고...나 혼자서만 350밧어치를 먹었다. 정말 싱싱한 회로 만든 초밥.....감동이다...ㅠ.ㅠ 정말 잘 먹구 간만에 포식했다고 생각했는데.....점심때 젠에 간것을 후회하게 만든 사건이 저녁에 발생해버렸다...그리고 우리 여행기간 내내 가장 큰 돈을 한꺼번에 써버린 사건이기도 했다.
늦은 점심으로 배는 그다지 고프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아쉬움이 계속 따라와서....우린 빠뚜남시장근처의 씨푸드를 먹어볼까...하고 기웃거렸다. 가격표가 붙어있는데 장난이 아닐것 같다..
열심히 헬로 태국을 뒤져보니 근처에 괜찮은 식당중에 제이 더블유 매리욧 호텔 뷔페 550 밧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가격이 나와 있다.
호텔 뷔페엔 .....해산물도 있겠지...? 게다가 디저트와 여러종류의 케이크 들두 있겠지~~~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땡긴다. 게다가 두명에 1100 밧이면 해산물먹는것보다 저렴할 것 같다. 룰루 랄라~ 우리는 발걸음도 가볍게 제이더블류 매리욧 호텔로 갔다.
입구에서 기웃거리니 안으로 호화로운 저녁식탁이 보인다~
곧이어 유창한 영어로 웨이트리스가 우리를 창가 자리로 안내한다. ^-^ 그래 이런거였어~ 우리 바로 앞에선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캐롤이 연주되고 있었고...웨이트리스가 뭐라고 뭐라고하는데 원따우전 어쩌고 저쩌고 한다....그래그래 우리 두명 합쳐서 1100 밧인거 알어..,,제대로 듣지도 않고 오케이 해 버리고 우린 음식들을 향해 달려갔다!! 아까먹었던 스시와 마끼들이 접시에 수북히 담겨있다...ㅠ.ㅠ 크리스마스 특별코너인 식탁위에선 과자로 만들어진 산타 설탕으로 뒤덮힌 집....미니 루돌프..선물을 가득담은 기차까지 칙칙폭폭 돌아가고 있다...생전 처음 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말그대로 예술인 저녁이다! 음식의 종류도 가지가지 너무 많아서 한가지씩만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양고기 바베큐..송아지고기 요리, 구운 새우,와인에 절인 딸기, 푸딩, 부드러운 슈 크림과 호두 케이크..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안돼 먹어야해......정말로 머릿속까지 다 음식으로 채워졌다는 기분이 들었을때 우린 멈췄다...말하기도 힘들정도로 우린 많이 먹은 상태였다. 정말 Full 이라는 생각이 들었을때 계산해 달라고 했는데...웨이터가 가져다 준 노트에는 2800 밧이라는 충격적인 계산서가 들어있었다. 헉......어떻게 된거지....계산서에 붙어있는 제목을 보니.."크리스마스 이브 스페셜 뷔페" 다...그래....오늘이 스페셜 데이지...-_-;;;; 이럴줄 알았으면...조금 더 먹고 첵 빌을 외치는 건데.....어쩔수가 없다. 마침 나는 환전한 돈이 있었고 우선 그걸로 계산했다. 한국돈으로 계산해 보자...84000 원...일인당 42000 원....그래....한국에선 42000 원가지고 저정도 뷔페 못먹지...게다가 한국에 있었으면 술값으로 나갔을 돈인데...멋진 저녁을 먹었으니~그걸루 만족하자~~
서로 그렇게 위로하며 호텔로 돌아오고 있었지만..둘다 말이 없었다. 그리고 돌아와선 쓰러지듯 잠들어 버렸다...밖에선 어렴풋이 캐롤 소리가 들려온다...왜그렇게 캐롤이 우울하게 들리던지...
12월25일
크리스마스 아침!
어제 그렇게 먹었는데도 우리의 식욕은 다시 살아나 아침이 되자마자 배가 고프다...맨해턴 호텔의 아침 뷔페..한국인이 많이 묶는다더니 메뉴중에두 한국 음식이 여러가지 있다. 그 중에 우리를 감동 시켰던 것은 육계장. 오우~~~~ 육계장!!!!! 이러면서 몇그릇을 퍼다먹었는지 모른다. 면발도 퍽퍽 건져먹고....도대체 먹으려고 여행온 사람들 처럼 ...끝 없이 먹었다...ㅠ.ㅠ
호텔안에서 이리저리 사진좀 찍고 체크아웃하고 다시 이젠 배낭 여행자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카오산으로 왔다. 미터 택시로 왔는데 길이 막혀서 150밧이 나왔다. 숙소를 잡으려고 돌아다니는데 디엔디 인은 너무 비싸고 홍익여행사 근처에 새로생긴 싸왓디 게스트 하우스를 갔더니 보증금이 필요한데 우리에겐 어제의 여파로 현금이 별로 남아있지 않았다. 환전을 해서 다시 오기는 너무 귀찮았다.
" 우리..어제 너무 낭비했으니까 반성하는 자세로 오늘은 싼 숙소에서 자자." 이렇게 해서 발걸음을 돌려 사원뒤쪽의 숙소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메리 브이 게스트 하우스가 눈에 띈다. 짐 두개를 들고 걷는것도 지쳐서 그냥 방 있으면 묵을려구 가격을 물어보니 트윈에 180 이란다. 오케이 하구 열쇠를 받았는데 504 라고 씌여있다...헉...5층....ㅠ.ㅠ 아랫층에 방 없어요? 하니까 그 여자 무지 쌀쌀 맞게 "없어요!" 한다. 옆에서 웬 흑인이 건들건들 하고 앉아 있는데 그 흑인이랑 잘 되가고 있는지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 헉헉대며 5층으로 올라가서 방문을 연 순간...그 썰렁한 방이란....달랑 침대 두개 뿐이다. 수건은 커녕 이불도 없고,,,거울도 없고..아! 쓰레기 통은 있었다. 화장실은 공동인가 보다. 가서 보니 화장실 변기는 양변기 인데 윗 부분이 모두 뜯어져 있다...여기서 일보려면...운동좀 해야겠군....-_- 게다가 퍼세식이다. 샤워실이랑 같이 달려있는데 샤워를 하기엔 너무 좁다. 그래도...어제를 생각하면서 참았다.
빨리 방에서 나가고 싶어서 가방을 침대위에 던져두고 밖으로 나갔다. 환전을 하고 수영복을 사러 갔다. 이제 남부로 갈 준비를 슬슬 해야 하기 때문에!! 어제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수영복을 100 개정도 본거 같은데 가격 때문에 포기했다. 모두가 1500 밧 이상의 수영복 밖에 없었다. 좀 이쁘다 생각되는걸 집으면 2500밧을 훌떡 넘으니...도대체 수영복 천도 쪼끔밖에 안들어가는데 가격은 왜 그냥 옷보다 비싼건지 모르겠다. (왕 불 만!!) 카오산에도 뒷골목에 수영복 파는 곳이 여럿 있었다. 맘 좋아 보이는 아줌마네 가게로 가서 그냥 무난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골랐다. 카오산의 수영복은 한결같이 끈으로 조절하는것이었다. 싸이즈도 딱 하나다. 마른 여성은 끈을 꽉 묶으면 되고 좀 있는 여성은 헐렁하게 묶으면 되는거지..얼마나고 했더니 250밧씩이란다. "아줌마 두개 살꺼니까 220 밧씩에 주세요~"하니까 첨엔 망설이더니 우리가 " we are student~we don't have much money" 하니까 웃으면서 오케이 하신다. 수영복 봉지를 들고 우리는 남부터미널로 향했다. 내일 오후 출발하는 푸켓행 에어컨 1등버스를 예매하고 나니 기분이 또 업된다. up up up~! 드디어 바다 다!!! 길거리에서 "푸켓!!"하고 소리지르며 우리끼리 행복해 하니 지나가던 사람들 슬슬 우리를 피한다....
삔까오에 들른 이상 그냥 들어갈 수가 없다. 센트럴 쇼핑센터까지 와서 Fuji 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덴뿌라 세트를 먹었는데 (150밧)
정말 바삭바삭 한것이 끝내준다. 참! 김치가 처음에 밑반찬으로 나오는데 새콤한것이 너무 맛있어서 더 달라고 했더니 15밧에 따로 주문을 해야 한단다. 하여간에 연속으로 며칠째 일식을 먹었더니 정말 흐뭇하다.
센트럴 쇼핑센터 안에 아주 이상한 화장품 가게가 있다. 2층에 있는데 가게 이름은 "Tomy" 다. 여긴 완전 가짜 상품들의 천국이랄까..
샤넬, 랑콤, 입생로랑, 에스티 로더, 맥, 에스틸..등등 유명한 색조 브랜드들을 아주 똑같이 만들어 놓았다. 가격도 정말 싸다. 처음엔 이것이 정품인가...했는데 정품이라기엔 너무나 의심스러운 가격때문에 찬찬히 살펴보니 다 가짜다. 그런데 스티커 하나까지 정교하게 만들어 붙여놔서 얼핏보면 정말 진짜 같다. 우리나라처럼 어설프게 스펠하나 틀리게 해 놓은것두 아니다. 거기서 우리나라 브랜드인 에뛰드 화장품도 팔고 있었는데 가짜 랑콤 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ㅋㅋㅋ 거기 점원중에 분명 트랜스젠더 같은 사람이 한명 있는데 무지 애교 많구 친절하다. 그리고 영어두 그 중에서 제일 잘 한다. 그 언니(?)가 하나하나 설명두 해 주구 테스터두 발라주고 해서 싼걸로 조금 샀는데 나중에 발라보니 질도 무지 좋다. 여성분들 여기서 화장품 사두 괜찮을것 같다.
센트럴 쇼핑센터에서 나와서 길을 건너니 노점시장들이 즐비하다.
39밧 짜리 반바지가 있다!!! 남성용 속옷같은 분위기의 반바지인데 난 화려한 꽃무늬 영자댁은 핑크색 코끼리 무늬로 한개씩 샀다. 해변가에서 입으면 딱일것 같아서!!! ^-^ (이 옷두 정말 잘 입었다)
그 옆으로 씨네플렉스 던가,,하여간에 대형 영화관이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론 오픈된 쇼핑공간이 하나 더 있는데..여기서 우리는 여행내내 우리의 입에 오르내리던 "팔찌소년"을 만나게 된다. 영자댁이 치앙마이에서 안경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해변가에서 불편할 둣 하여 안경점을 찾다가 우연히 그 쇼핑센터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이 팔찌가게에서 특별히 사야겠다는 마음도 없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영자댁이 뭔가 맘에 드는걸 골랐는지 "얼마에요?" 하니 영어를 못하는 아가씨 "잠깐만요.."하더니 누군가를 데려온다. 바로 그 운명의 "팔찌 소년"!!! 크지 않은키에..흰 편인 얼굴에...웃음어린 눈까지..야리야리한 일본 모델 같다. 어쩌면 목소리도 그렇게 귀여운지...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팔찌를 하나씩 사고..(게다가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면 알아서 디스카운트 까지 해 준다..^^) 아쉬워하면서 그 가게를 나왔다. 그 날부터 삔까오의 "팔찌소년"은 우리 입에 100번도 넘게 오르내렸다.
돌아오는 길에 카오산에서 헤나도 한번 했다. 작은 나비를 쇄골뼈 부근에 했는데 나중에 그리는 사람이 손을 떠는 바람에 날개 끝부분이 번졌다. -_-;;;; 50밧 부르는걸 40밧 줬다.
12월26일
메리브이 게스트 하우스...아침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방음이 하나도 안된다...웬 프랑스어로 속삭이는 소리에 잠이 깼는데 건너방에서 나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나는것처럼 어주 또렷이 들린다. 이게 왜이래 하고 잘 살펴 봤더니..방 윗부분은 모조리 뜷려있고 모기장 처리 되어있다. 가방 지퍼 여닫는 소리까지 아주 선명하게 들린다 -_-;;;;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나와서 홍익 여행사에 짐을 맡기고 미스터 렉 라면집을 갔다. 홍익여행사에 들를때마다 하두 민망하게 인사를 해서 매일 그냥 지나치기가 미안했는데 마침 라면이 먹고 싶어져서 들어갔다. 아저씨 역시나 90도 각도로 인사를 해서 나를 민망하게 만들었다. 새우튀김(55밧) 과 카레 라면을 먹었는데..(70밧) 둘다 정말 맛있다! 물도 공짜루 준다. 얼음이 다 녹으면 얼음도 리필해 준다!! 이런 좋은곳이!!!!! 우린 거기서 메뉴를 구경하며 우리가 크리스마스때 뷔페를 안갔더라면 뭘 얼마나 먹을수 있었을까를 계산하는 놀이도 했다...-_-;;;
든든히 점심을 먹고 나와 지난번에 못 간 왕궁을 갔다.
영자댁이 끈 없는 샌들을 신고 갔다가 거기서 빌려주는 이상한 스포츠 샌들로 갈아신었다. 날씨가 좋았는데 정말 볼만 했다...왕궁이 이 정도는 되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과 달리 사진을 못찍게 하는 곳이 많았는데 에메랄드 사원 앞에서 도록을 팔고 있었다.
정말 아기자기 세심하게 만들어 놓은것에 감탄에 또 감탄을 했다..
왕궁을 나와 걸어서 선착장으로 간 후 해부학 박물관을 향해서 출발~배 삯은 2밧씩이다. 짜오프라야 강은 짙은 녹색...아주 많이 오염된 색이다.
병원에 도착해 어디로 들어간건지..샴쌍둥이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에 먼저 들어가게 되었다. 정말 ..미이라들이 애기인데도 너무너무 무섭다...툭 튀어나올 것 같다. -_-;;;;
사진으로만 봤던 씨우이의 미이라도 봤다. 미이라 얼굴을 자세히 봤는데 나쁜 사람은 미이라도 무섭게 만들어 놨다. 그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이마로 총알이 관통해서 죽은 사람을 그 총알이 뜷고 들어간 대로 반 딱 잘라서 오픈(?) 해 놓은게 있었는데...머리카락까지 흩날리는게..몸에서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고생들이 많이 관람을 와 있었는데.. 맘에 드는 작품(?)을 표시하는건지..사탕과 작은 쿠키들을 진열된 작품아래 놓고 간다.
카오산으로 돌아와 배가 고픈데 자꾸 그넘의 미이라들이 생각이 나서 입맛이 안난다. 우리가 "할아방구네 춘권" 이라고 이름을 붙인 춘권 노점으로 갔다. 카오산 로드에도 "스프링 롤" 을 팔긴 하지만 3개에 20밧이구 (25밧인데도 있다) 느끼하기만 하다. 그런데 카오산 로드를 조금 벗어나 뉴월드 백화점 쪽으로 걸어오다 보면 큰 슈퍼마켓이 있고 그 앞에 할아버지가 파는 춘권노점이 있다. 여기가 춘권의 원조라고 할수 있겠다. 4개 20밧이다. 100개를 먹어도 안질릴거 같다. 너무 맛있다! 다른곳에서도 여러번 춘권을 먹어봣지만 여기처럼 맛있는데는 없었다. 소스두 끝내준다. 바로 엾에선 젊은 총각이 찐 춘권을 팔고 있다. 찐 춘권은 안먹어봐서 모르겠고 그 "할아방구 춘권" 이 정말 맛있었다!! 거기서 춘권을 사서 먹으니 그 미이라 들이 좀 잊혀진다.
5시 30분 출발 푸켓행 버스 티켓을 예매했는데 짐 찾아서 남부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가는 길에 웬 슬리퍼 매장이 보여서 해변가에서 신을 슬리퍼를 사겠다고 고르고 가격 깎다가 정신차리고 시계를 보니 5시가 다 되어간다. 헉!!!! 이러다가 버스 놓치는거 아니야!!! 해서 뚝뚝이라도 타고 가겠다고 뚝뚝을 잡아서 60밧에 남부터미널까지 가자고 하고 탔다. 그런데 랏담넌 꽉 막힌 길로 들어서서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유턴해서 가면 된다고 여유있게 말하는 아자씨...그 자리에 서서 15분을 홀랑 까 먹고 시간은 벌써 5시 20분을 향해 가는데 우린 아직도 민주기념탑이 보이는 위치에 있다..안되겠다 싶어서 우린 뚝뚝아저씨에서 40밧을 주고 내려서 무단횡단으로 길을 건너서 반대편에서 새로운 뚝뚝을 잡았다. 우리는 계속 시계만 들여다 보는데 30분이 거의 다 되어간다. 피가 바싹 바싹 마르는 기분이다.
"We have no time! hurry up please" 하니 아저씨 갑자기 입가에 미소를 띄더니 완전 얌체처럼 운전을 한다. 버스뒤에 붙어서 가다가 매연 마시고 질식하는줄 알았다. 하여간에 이리 삐죽 저리 삐죽 해서 남부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5시 34분! 내려서 죽도록 뛰었다. 그날따라 빨간색 치마를 입고 있어서 얼마나 눈에 띄었는지 마라톤 선수가 달리듯 터미널 근처 사람들은 짐을 들고 달리는 우리를 구경하기 시작한다. 개 중에는 " Hurry!! Hurry!!" 하면서 응원(?)해 주는 아자씨도 있다. 그런건 안중에도 없이 우리는 달렸다..
푸켓행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눈에 보이는 버스마다 뛰어 올라가서 티켓을 보여줬는데 계속 다음버스로 가란다. 그러다가 끝까지 왔다 -_-;;; 시간은 40분을 넘어 우린 절망했다. 우리의 티켓이 쪼끔이라도 보상 받을 길이 있기를 바랬을 뿐이다.
드디어 푸켓행 버스가 눈에 띄였다. 올라가서 티켓을 보여주니 이 버스가 아니란다. 흑....10분도 안기다려 주고 떠났단 말이냐...
힘이 쫙 빠져서 짐을 끌고 서 있는데 아저씨가 표를 보더니 버스가 20분정도 늦어서 조금 기다리란다. 오!!! 구세주 같은 아저씨 정말 안아주고 싶을정도로 이뻐보이는 아자씨다. 그 아자씨가 우리 티켓도 확인해 주고 짐에다가 꼬리표도 달아주셨다. 죽을 힘으로 뛰었더니 다리가 후들후들 하다. 버스는 6시가 훨씬 넘긴 시간이 되어서야 터미널을 떠났다..
1등버스 정말 좋다. 간식으로 준 빵을 게눈 감추듯 해 치워 버리고 의자를 뒤로 젖힌채 잠을 청했다. 여행사 버스처럼 미친듯 에어컨을 틀어대는것도 아니고 자기가 조절할 수도 있다.
버스는 참 좋았는데...밤 10시 정각 갑자기 누군가의 가방에서 알람시계가 울린다. 멜로디 소리도 아니고 귀따가운 "따르르르~~!!!!!" 소리다. 끄겠지..하고 기다리는데 그 시계주인은 뒷좌석에 앉아있는지 아무도 가방을 확인하는 사람이 없다. 몇몇이 시계소리에 깨서 일어나길래 누군가 말 하려나 보다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말을 안한다. 그냥 다 참고 있는 얼굴이다...요즘 알람시계는 10분정도 울리고 안끄면 알아서 꺼지니까...하고 10분을 기다렸는데...안꺼진다. 어느새 20분이 지나고....머릿속이 온통 시계소리로 가득찬다... 신경 안쓸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점점 더 크게 들리는 시계소리...1시간이 지나도록 시계는 계속 울리고 있다. 눈이 뱅글 뱅글 돌아가는 내 얼굴이 자꾸 보이는것 같다. 슬슬 화가 난다...아니 이사람들은 도대체 왜 다들 가만히 있는거야!!! 1시간 반째...정말 많이 참았다. 도저히 잠 못잔다... 운전석은 문으로 막혀져 있다. 앞으로 가서 안내양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문을 두드렸다. 안내양은 없고 운전기사 아자씨 옆에는 손님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앉아있다.
"어떤사람 시계가 한시간 반 동안 울리고 있어서 잠을 잘수가 없어요!" 하고 아주 또박또박 천천히 말했지만 이 기사 아자씨 영어를 모른다. 화장실을 찾는줄 알고 뒤쪽을 가르킨다. "아니요 화장실 말구요 지금 안에서 시계가 울려서 무지하게 시끄럽다구요..." 하니까 그래도 모른다...ㅠ.ㅠ
할 수 없이 자리에 와서 앉았는데 잠시후에 누군가가 앞으로 쓰윽 오더니 자기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다가 시계가 울리는걸 듣고 아무렇지도 않게 띡 끄고 간다. 헉....그 사람에게 뭐라하는 사람도 한명 없었고 그 사람도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다...오히려 난리친 내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 후로 나도 엥간한건 참고 넘기기로 했다.
한시간 반동안 신경쇠약 걸린사람처럼 부들부들 떨다가 막상 시계가 꺼지니 그 조용함이 오히려 더 이상하다.
눈을뜨면 녹색의 바다가 펼쳐진 푸켓에 다다라 있기를.....